거대한 통유리 너머로 강남 한복판이 내려다보이는 빌딩.정말 놀라웠다.수완이 얼마나 좋길래 이 비싸 보이는 빌딩의 두 개 층을 통째로 쓰고, 쉰 명 넘는 직원을 수하처럼 굴리는지.“뭐, 아무리 수완이 좋아도 그 돈이 없었다면 이렇게 됐겠냐고.”회사 로고가 보였다.자동문이 열리고 복도를 지나가자, 몇몇 직원들의 시선이 닿았다.“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아, 여기 대표님께서 저희 이모셔요.”“아, 오늘 오신다고 했던 대표님 조카님이셨군요.”이모의 조카라는 타이틀 덕에 받는 따뜻한 대접.그들의 눈빛 뒤에 숨겨진 '대표님 조카는 무슨 복일까' 하는 것 같은 시선이 느껴졌다.'복은 무슨. 니들은 니들한테 월급 주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서 그래.'직원의 안내를 받아 대표실 문 앞에 섰다.똑똑—.“들어오세요.”차갑고, 단정하며, 거부할 수 없는 이모의 목소리.나는 문손잡이를 잡기 전 잠시 멈추고,어제부터 일부러 뭉갠 입술을 만져보았다.'자, 이모가 자기 남자를 건든 조카를 어떻게 공격하시려나.'나는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세상에서 가장 주눅 든 얼굴을 장착했다.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왔니?”들려오는 목소리는 부드러웠다.그 바람에 내 미간이 나도 모르게 살짝 구겨졌다.바로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나는 어깨를 최대한 움츠린 채,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으로 대표실 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이, 이모. 안녕하세요. 부르셨어요?”그런데,“이리 와, 유진아. 공부하느라 고생 많지?”이모가 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차갑고 날 선, 마음에 기스가 잔뜩 날 대사들을 예상하며 장전했던 내 방어기제가 허공에서 갈 길을 잃고 삐걱거렸다.‘이모, 설마 모르는 거야?’이번에는 분명 난도질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에구, 우리 조카 얼굴이 반쪽이 됐네.”“네?”마치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이모’처럼 나를 맞이했다.순간 소름이 돋았다.‘이모가 왜 이런 말을 하지.’이모는 날 소파로 이끌었다.푹신한 소파에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