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헬레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카엘을 등진 채,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는 남편의 단단한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어둠이 내리는 저녁 노을빛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답답하게 가슴을 짓누르는 불안감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헬레나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저...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서요. 회사에서 가장 차갑고 두려운 대상이었던 상사가 알고 보니 날 좋아하고 있었다니."카엘이 나지막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껴안은 팔에 한층 더 힘을 주자, 그의 따스한 숨결이 헬레나의 쓸쓸한 목덜미에 살갑게 닿았다. 카엘은 아내의 검은 머리카락 속에 얼굴을 묻은 채, 곡선이 드러난 그녀의 몸을 마치 온전히 자신의 소유물인 양 가깝게 끌어당겼다."이 방 안에 상사 따위는 없어, 헬레나. 오직 당신 남편만 있을 뿐이지." 카엘이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숨기려 하지 않는 독점욕이 그득했다.아래층, 스미스 가문의 거실 분위기는 불청객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활기를 띠었다. 비비안 휠러가 우아한 크림색 드레스를 입고 들어서며, 늘 자랑으로 여기던 기품을 과시했다. 그러나 응접실에 편안하게 앉아 다과를 위층으로 부지런히 날라 오르는 하인들을 지휘하는 한셀 부인을 발견하자 그녀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한셀 숙모님." 비비안이 억지스러운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다가가 중년 여성의 양 뺨에 친근하게 입을 맞추었다. "말도 없이 갑자기 찾아봬서 죄송해요.""아이구, 비비안! 괜찮단다, 어서 앉으렴." 한셀 부인은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지만,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추어 찾아온 휠러 가문의 딸을 보며 살짝 의아해하는 기색을 내비쳤다.비비안은 1인용 소파에 앉으며 쥐죽은 듯 정적만이 흐르는 계단 쪽을 재빠르게 훑어보았다. "카엘은 어디 있나요, 숙모님? 그리고... 그의 비서, 그러니까 헬레나 말이에요."한셀 부인은 나지막하게 웃으며 손을 손사래 쳤다. "아, 그 둘은 아직 위층에 있단다,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11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