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최고의 서브를 구합니다: Kapitel 91 – Kapitel 100

139 Kapitel

91화

태준이 강혁의 집에 들어온 건 점심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웬일로 집에서 보자고 했냐.”신발을 벗으며 태준이 물었다.강혁은 먼저 거실로 들어갔다.“네가 근처라며.”“그래도 넌 나온다고 할 줄 알았지.”“귀찮아.”“나이 들었네.”강혁이 뒤를 돌아봤다.“갈래?”“커피는 먹고.”태준은 익숙하게 소파에 앉았다.강혁이 주방으로 갔다.“아이스?”“응.”냉장고 문이 열렸다.얼음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태준은 휴대폰을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강혁이 잔 두 개를 들고 나오고 있었다.하나를 태준 앞에 놓으려다 손이 잠깐 멈췄다.잔을 한번 내려다봤다.손가락으로 유리 바깥을 짚었다.그리고 자기 쪽으로 다시 가져갔다.“뭐 해?”강혁이 봤다.“뭘.”“방금.”“뭐가.”강혁은 다시 잔을 내려놓았다.태준이 손을 뻗다가 멈췄다.“너 온도 본 거야?”“얼음 녹았나 봤어.”태준이 잔을 들었다.안에는 얼음이 충분했다.“멀쩡한데.”“그러니까 먹어.”태준이 한 모금 마셨다.강혁도 맞은편에 앉았다.몇 초 뒤 태준이 다시 물었다.“근데 너 원래 이런 거 확인했냐?”강혁이 휴대폰에서 시선을 들었다.“뭘 자꾸 확인했다는 거야.”“남 먹을 거.”“했겠지.”“아닌데.”강혁의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태준은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마셨다.“내가 너 몇 년 봤는데.”“그걸 네가 어떻게 기억해.”“기억하지. 이 새끼야.”“쓸데없는 걸 잘 기억하네.”“네가 옛날엔 내 앞에 컵 놓으면서 손 데든 말든 신경도 안 썼으니까.”강혁이 피식 웃었다.“뜨거운 거 줬다고 아직도 그러냐?”“그거 손가락 물집 잡혔어.”“안 죽었잖아.”“봐.”태준이 잔을 가리켰다.“이게 원래 너야.”강혁은 대꾸하지 않았다.다시 휴대폰을 봤다.태준도 별일 아니라는 듯 몸을 뒤로 기댔다.잠깐 조용해졌다.그러다 강혁이 물었다.“그래서 주말에 뭐 하자고.”“아.”태준이 휴대폰을 꺼냈다.“이 얘기하려고 왔지.”캘린더를 열었다.“이번 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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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태준은 정말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아, 맞다. 민석이 다음 주에 들어온대.”강혁은 대답하지 않았다.태준이 계속 말했다.“한 달 만인가.”강혁의 손이 잔으로 갔다.들었다.입에 가져가기 전에 잠깐 멈췄다.아까 자기가 확인했던 잔이 눈에 들어왔다.얼음은 거의 녹아 있었다.강혁은 그대로 한 모금 마셨다.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게 더 거슬렸다.태준이 돌아간 뒤에 거실에는 마시다 남은 잔 두 개가 있었다.강혁은 하나를 집어 싱크대에 넣었다.다른 하나도 집었다.유리 바깥에 물기가 맺혀 있었다.손가락이 잠깐 멈췄다.‘너 그거 언제부터 했냐.’강혁이 잔을 싱크대에 내려놓았다.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물을 틀었다.잔을 헹구고 커피 자국이 남은 테이블도 닦았다.휴대폰을 들고 서재로 들어갔다.노트북을 열었다.메일 몇 개를 확인하고, 숫자를 훑었다.평소대로 일이 됐다.태준이 한 말도 더는 생각나지 않았다.한 시간쯤 지났을 때였다.일정을 확인하려고 캘린더를 열었다.이번 주.토요일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정확히는,표시된 일정이 없었다.강혁의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췄다.은유가 오는 건 캘린더에 적어두지 않았다.적을 필요가 없었다.정해진 날에 왔으니까.강혁이 다음 주로 넘겼다.그다음 주.다시 이전 주로 돌아왔다.비슷했다.은유가 오는 날에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거의 없었다.강혁은 화면을 조금 더 내렸다.한 달 전.그날은 오후 네 시에 미팅이 하나 있었다.시간이 바뀌어 있었다.오전 열한 시.강혁이 그 일정을 눌렀다.변경 기록이 남아 있었다.자기가 옮긴 거였다.기억났다.별 이유는 없었다.그 시간이 편해서 바꿨다.강혁은 화면을 닫으려다 멈췄다.다른 주를 열었다.이번에는 저녁 식사 약속이 다음 날로 밀려 있었다.그것도 자기가 바꿨다.이유도 기억났다.은유가 늦게 왔던 날이었다.강혁이 소파에 등을 기댔다.태준의 목소리가 다시 떠올랐다.‘사람 하나 온다고 토요일 하루를 통째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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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토요일 아침 아홉 시 십칠 분.강혁의 휴대폰이 울렸다.은유였다.[주인님. 죄송합니다.][오늘은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강혁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두 번쯤 신호가 가고 은유가 받았다.“네, 주인님.”“왜.”“어머니가 오셨습니다.”“갑자기?”“네. 서울에 볼일이 있으셨는데 끝나고 들르신다고 해서요. 저도 아침에 연락받았습니다.”강혁이 시계를 봤다.“언제 가신대.”“아직 모르겠습니다.”“오늘 다른 일정 있으셔?”“아뇨. 저 보러 오신 겁니다.”은유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죄송합니다. 오늘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알았어.”“어머니 가시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됐어.”“그래도 약속이었으니까요.”“은유야.”“네.”“어머니 오는 것까지 네가 어떻게 해.”전화 너머가 잠깐 조용해졌다.“……그렇긴 합니다.”“그럼 됐어.”“네.”통화를 끊었다.강혁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노트북 화면으로 돌아갔다.열 시가 됐다.초인종은 울리지 않았다.강혁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메일을 몇 통 처리하고, 자료를 하나 끝까지 확인했다.점심은 집에서 간단히 먹었다.오후에도 별다른 일은 없었다.두 시가 지나고,세 시가 가까워졌다.강혁이 노트북에서 눈을 뗐다.벽에 걸린 시계를 한번 봤다.2시 48분.아침에 은유와 통화한 뒤 연락은 없었다.강혁이 휴대폰을 집었다.메시지창을 열었다.마지막은 오전 통화 기록이었다.잠깐 화면을 보다가 그대로 껐다.은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대신 자리에서 일어났다.침실로 들어갔다.집에서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었다.시계를 찼다.휴대폰과 차 키를 챙겼다.현관을 나섰다.차로 오래 걸리는 거리는 아니었다.강혁은 내비게이션도 켜지 않았다.몇 번 오가며 익혀둔 길이었다.은유가 사는 집은 애초에 자기가 알아본 곳이었다.건물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웠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복도에 내려 문 앞에 섰다.여기까지 와놓고도 은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초인종을 눌렀다.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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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지 그러셨습니까.”“왜.”“어머니가 아직 계실 수도 있지 않습니까.”“갔을 줄 알았어.”은유가 잠깐 그를 바라봤다.“제가 연락을 안 드렸는데요.”강혁이 들고 있던 컵을 내려놓았다.아침에 은유가 말했다.어머니가 가시면 다시 연락하겠다고.연락은 없었다.그런데 왔다.강혁이 은유를 봤다.은유가 물었다.“왜 오셨습니까?”잠깐 침묵이 흘렀다.강혁에게는 준비해둔 대답이 없었다.“그냥.”은유의 눈이 조금 커졌다.“……그냥요?”“응.”은유가 입을 다물었다.그러더니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강혁이 바로 말했다.“왜 웃어.”“안 웃었습니다.”“웃었잖아.”“조금요.”“왜.”은유가 강혁을 보다가 대답했다.“그냥요.”강혁의 눈이 가늘어졌다.은유는 이번에는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방 안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은유가 바로 표정을 정리했다.그리고 강혁에게서 한 걸음 떨어졌다.강혁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어머니는 통화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왔다.“미안해요. 전화가 좀 길어졌네.”“괜찮습니다.”어머니가 자리에 앉으며 은유를 봤다.“나 이제 가봐야겠다.”은유가 시계를 확인했다.“벌써?”“응. 저녁 전에 내려가려면 지금 나가는 게 나아.”“조금 더 있다 가지.”“됐다. 얼굴 봤으면 됐지.”어머니가 가방을 챙겼다.은유도 자리에서 일어났다.“내가 역까지 데려다줄게.”“뭘 데려다줘. 지하철 타면 되는데.”“짐 있잖아.”“이게 무슨 짐이라고.”두 사람이 현관으로 갔다.강혁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머니가 그걸 보고 손을 내저었다.“아니에요. 앉아 계세요.”“그래도 인사는 드려야죠.”강혁이 현관까지 따라갔다.어머니가 신발을 신다가 은유에게 말했다.“밥 잘 챙겨 먹고.”“먹고 있어.”“사진 보면 맨날 커피만 마시더라.”“밥도 먹어.”“말은.”은유가 어머니의 가방을 들어주려 하자 어머니가 뺏었다.“됐다니까.”그러고는 강혁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오늘 처음 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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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도어락 누르는 소리가 났다.익숙한 번호가 눌리고,잠금장치가 풀렸다.강혁이 들어왔다.신발을 벗고 고개를 들었다.은유가 두 손을 가지런히 허벅지 위에 올린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오셨습니까, 주인님.”강혁의 손이 멈췄다.며칠 전에도 이 집에 왔다.그때 은유는 서 있었다.옆에는 어머니가 있었고,자신은 아는 사람이었다.지금은 무릎을 꿇고 있었다.“주인님.”늘 듣던 말이었다.강혁이 은유를 내려다봤다.은유가 고개를 조금 들었다.“왜 그러십니까?”“아무것도 아니야.”강혁이 안으로 들어왔다.그런데 은유를 지나치지 않았다.잠시 그대로 내려다봤다.은유도 움직이지 않았다.강혁이 말했다.“일어나.”“네.”은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강혁이 거실로 들어갔다.은유가 뒤따랐다.“커피 드시겠습니까?”“아니.”“그럼 물이라도…….”“됐어.”강혁이 걸음을 멈췄다.은유도 따라 멈췄다.강혁이 돌아봤다.“은유야.”“네.”“옷 벗어.”은유의 시선이 잠깐 강혁에게 머물렀다.평소라면 침실로 들어가거나,소파나 식탁 앞에 자리를 잡은 뒤에 들었을 말이었다.오늘은 달랐다.“네, 주인님.”은유가 상의를 벗었다.하나씩 벗어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강혁은 앉지 않았다.그 자리에서 은유가 옷을 벗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마지막 속옷까지 벗은 은유가 다시 섰다.“다 벗었습니다.”강혁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갔다.은유의 몸을 훑고 다시 얼굴로 올라왔다.“저기, 거실 가운데 서.”강혁이 거실 한가운데를 가리켰다.은유가 그쪽을 봤다.소파에서도,식탁에서도,침대에서도 떨어진 자리였다.은유가 걸어가 멈췄다.강혁이 말했다.“똑바로.”은유가 등을 폈다.두 발을 가지런히 두고 그를 바라봤다.강혁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은유를 봤다.은유가 기다렸다.“양손으로 발목 잡아.”은유의 눈이 아주 잠깐 움직였다.“네, 주인님.”허리를 숙였다.손이 아래로 내려갔다.손끝이 발목에 닿았다.양손으로 단단히 잡았다.허벅지 뒤쪽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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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짝—손바닥이 오른쪽 엉덩이에 떨어졌다.소리가 거실에 짧게 울렸다.“읏…….”살이 눌렸다가 바로 달아올랐다.몸이 앞으로 쏠렸다.발목을 잡고 있던 손이 미끄러졌다.손끝이 거의 떨어질 뻔했다.“다시.”은유가 곧바로 발목을 움켜쥐었다.“네.”“대답.”“네, 주인님.”강혁이 기다렸다.은유가 흐트러진 자세를 다시 잡았다.허리를 깊게 숙이고,발목을 잡고,흔들리던 다리를 세웠다.엉덩이 오른쪽이 벌써 분홍으로 물들어 있었다.강혁이 그걸 전부 확인한 뒤에야 다시 손을 들었다.짝—이번엔 왼쪽이었다.은유가 이를 악물었다.손가락이 발목을 파고들었다.강혁은 연달아 때리지 않았다.한 번.기다렸다.은유의 호흡이 조금 가라앉을 때까지.다시 한 번.짝—오른쪽 아래쪽.살이 맞닿는 소리가 이전보다 더 낮고 무거웠다.“아…….”은유의 허벅지가 떨렸다.땀 냄새가 섞인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강혁은 또 기다렸다.은유는 언제 다음 타격이 올지 알 수 없었다.아픈 곳보다 자세를 유지하는 게 점점 더 힘들어졌다.허벅지 뒤쪽이 타는 것처럼 당겼고,종아리가 멈추지 않고 미세하게 경련했다.강혁이 봤다.“무릎 펴.“은유가 다시 무릎을 세우고 허리를 깊게 숙였다.엉덩이가 더 벌어졌다.“네, 주인님.”짝—정중앙에 가깝게 떨어졌다.몸이 크게 흔들렸다.은유의 숨이 끊겼다가 다시 터져 나왔다.이번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강혁의 시선이 발목을 움켜쥔 손에 머물렀다.관절이 하얗고,손등에 핏줄이 선명했다.은유가 스스로 자세를 되찾았다.말하지 않아도 됐다.제대로 하고 있었다.그런데 강혁은 멈추지 않았다.짝—왼쪽.짝—오른쪽.리듬 없이, 간격을 두고.은유의 엉덩이는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손바닥 자국이 겹치면서살이 미세하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강혁이 손바닥으로 그 위를 천천히 눌렀다.뜨거웠다.열이 손바닥 전체로 전해져 왔다.은유가 작게 숨을 삼키며반사적으로 허리를 움츠렸다.“아파?”“네.”“못 버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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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다시 발소리.이번에는 옆이었다.케인 끝이 은유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피부에 스쳤다.“붙여.”은유가 벌어지려던 팔을 다시 귀 옆에 붙였다.강혁은 이미 제대로 된 자세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그런데 또 봤다.은유가 입술을 한번 적셨다.침이 말라 있었다.강혁이 앞쪽으로 돌아왔다.눈이 마주쳤다.은유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힘들어?”“조금씩 힘들어집니다.”“어디가.”“어깨가 제일 힘듭니다.”“다리는.”은유가 잠깐 숨을 골랐다.“아직 떨립니다.”“그래.”강혁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허벅지를 지나 종아리에서 멈췄다.케인이 움직였다.휘익—짧은 바람 소리가 나고,짝.가느다란 소리가 거실에 울렸다.“읏……!”종아리 한가운데가 불에 데인 것처럼 타올랐다.가느다란 선이 피부를 파고드는 느낌이었다.은유의 한쪽 다리가 반사적으로 굳었다.무릎이 안쪽으로 말리며 몸이 반대편으로 기울었다.동시에 팔 하나가 내려왔다.통증이 종아리에서 허벅지 쪽으로 치밀어 올랐다.“손.”은유가 이를 악물고 바로 올렸다.양팔을 다시 귀 옆에 붙였다.어깨가 욱신거렸다.“죄송합니다.”강혁은 대답하지 않았다.케인 끝으로 은유의 반대쪽 종아리를 가볍게 짚었다.차갑던 끝이 피부에 닿자은유가 미리 다리에 힘을 줬다.근육이 딱딱하게 수축했다.강혁이 봤다.“힘 빼.”“네.”은유가 숨을 내쉬었다.다리에 들어간 힘을 억지로 풀었다.종아리에 살짝 힘이 빠진 순간,짝.이번에는 반대쪽이었다.같은 자리에 정확히 떨어졌다.“아……!”은유의 숨이 목에서 끊겼다.종아리 근육이 경련하듯 뛰었다.통증이 뼈를 타고 무릎 위까지 번졌다.몸이 흔들렸다.하지만 팔은 내려오지 않았다.손끝이 하얗게 질린 채 공중에 고정되어 있었다.강혁이 기다렸다.은유도 기다렸다.호흡이 거칠게 오르내렸다.짝.처음 맞은 곳 가까이에 다시 타격이 떨어졌다.이미 달아오른 자리였다.살이 벌어질 듯 따끔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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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강혁이 온 건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이었다.도어락 소리가 났다.은유는 현관으로 나갔다.잠금장치가 풀리고 문이 열렸다.강혁이 들어왔다.은유는 이미 현관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오셨습니까, 주인님.”강혁이 신발을 벗었다.잠깐 은유를 내려다봤다.지난번 스팽 이후로 처음이었다.은유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고개를 조금 숙인 채 기다리고 있었다.“일어나.”“네.”은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강혁은 거실로 들어갔다.은유가 뒤따랐다.“커피 드시겠습니까?”“응.”강혁은 소파에 앉았다.은유가 주방으로 갔다.잠시 뒤 커피를 가져와 앞에 내려놓았다.“드십시오.”“너는.”“저도 마시겠습니다.”은유가 자기 컵을 가져와 맞은편에 앉았다.강혁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은유는 조용히 기다렸다.평소라면 오래 걸리지 않았다.강혁이 오늘 할 걸 정하고,은유가 준비했다.그런데 강혁은 아무 말이 없었다.휴대폰을 한번 확인했다가 내려놓았다.커피를 마셨다.은유가 먼저 물었다.“오늘은 어떻게 합니까?”강혁이 눈을 들었다.“뭘.”“플레이요.”“왜.”은유가 잠깐 멈췄다.“준비해야 하지 않습니까?”강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은유가 기다렸다.“아직 안 정했어.”은유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안 정하셨습니까?”“응.”강혁이 다시 컵을 들었다.은유는 그를 잠시 바라봤다.지난번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게 강혁에게 있었다.어디에 설지.어떻게 숙일지.얼마나 버틸지.언제 끝날지.오늘은 이상할 만큼 비어 있었다.은유가 컵을 들었다.강혁이 물었다.“왜.”“아닙니다.”“표정이 그런데.”“조금 의외라서요.”“뭐가.”“주인님이 안 정하셨다는 게요.”강혁이 피식 웃었다.“내가 매번 다 정해야 돼?”은유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강혁도 그 말을 하고 잠깐 멈췄다.별 뜻 없이 나온 말이었다.은유가 그를 봤다.“아닙니다.”“그럼.”강혁은 소파에 등을 기댔다.“하고 싶은 거 있어?”은유의 손이 컵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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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강혁이 피식 웃었다.“하고 싶다며.”은유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네.”손이 강혁의 어깨에 닿았다.이번에는 지시가 없었다.은유가 천천히 몸을 숙였다.얼굴이 가까워졌다.강혁은 그대로 있었다.은유의 시선이 잠깐 그의 입술로 내려갔다.다시 눈으로 올라왔다.아직도 마지막 한 뼘을 남겨두고 있었다.강혁이 물었다.“이것도 물어볼 거야?”은유가 잠깐 웃었다.“아닙니다.”그리고 먼저 입을 맞췄다.강혁의 눈이 감겼다.짧게 닿았다가 떨어지려던 입술을,이번에는 강혁이 따라갔다.은유의 허리에 손이 감겼다.몸이 가까워졌다.은유가 다시 입을 맞췄다.조금 전보다 깊었다.강혁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은유가 그의 어깨를 짚은 채 몸을 더 가까이 붙였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입술이 겹쳤다.잠시 뒤 은유가 숨을 쉬려고 얼굴을 뗐다.강혁이 그녀를 봤다.“이게 네가 하고 싶었던 거야?”은유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아직 다 안 했습니다.”강혁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그래?”은유가 다시 가까이 왔다.“네, 주인님.”이번에는 강혁이 기다리지 않았다.은유의 허리를 끌어당겼다.입술이 다시 겹쳤다.조금 전까지 은유가 조심스럽게 만들던 속도가 단번에 흐트러졌다.은유가 소파 등받이에 손을 짚었다.강혁의 손이 허리를 따라 올라왔다.그런데 명령은 없었다.은유가 입술을 떼고 그를 봤다.강혁도 보고 있었다.“왜.”“아닙니다.”“또 그 말이네.”은유가 작게 웃었다.“기다렸습니다.”“뭘.”“뭐라고 하실지요.”강혁의 손이 멈췄다.평소라면 이미 몇 번은 말했다.어디에 손을 둘지.어떻게 움직일지.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오늘은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강혁이 물었다.“시키길 기다렸어?”은유가 잠깐 생각했다.“습관인가 봅니다.”“그럼 기다리지 마.”은유의 눈이 강혁에게 고정됐다.“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됩니까?”강혁은 대답 대신 그녀를 놓았다.은유가 그 의미를 알아들었다.이번에는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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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침대 가장자리에서 은유가 먼저 앉았다.강혁이 그 앞에 섰다.은유가 그의 벨트에 손을 댔다.버클을 풀고,지퍼를 내렸다.손끝이 잠깐 멈췄다.늘 강혁이 먼저 벗기던 순서였다.오늘은 반대였다.강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손을 내려다봤다.은유가 마저 옷을 벗겼다.강혁이 침대 위로 올라왔다.은유의 어깨를 밀어 눕혔다.베개에 머리가 닿았다.강혁이 위에서 내려다봤다.은유의 눈이 그를 향했다.말은 없었다.그런데 시선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기다리는 게 아니라,원하고 있다는 걸.강혁의 손이 은유의 옷 아래로 들어갔다.천천히 걷어 올렸다.은유가 몸을 살짝 들어 도왔다.옷이 벗겨지고 살결이 드러났다.강혁이 잠깐 멈춰 내려다봤다.“왜 그렇게 보십니까.”“그냥.”강혁이 몸을 숙였다.입술이 쇄골을 따라 내려갔다.가슴 위로 옮겨갔다.혀가 닿자 은유의 등이 살짝 휘었다.“……하.”낮은 숨이 새어 나왔다.강혁의 손이 허리를 타고 내려가 속옷 안으로 미끄러졌다.손끝이 닿는 순간 은유의 다리가 저절로 오므라들려 했다.강혁이 무릎으로 그 사이를 벌렸다.“긴장하지 마.”“긴장 안 했습니다.”“했는데.”은유가 대답 대신 숨을 내쉬었다.손가락이 이미 젖어 있는 곳을 천천히 문질렀다.은유의 허리가 들썩였다.“아……!”손목을 잡으려던 은유의 손이 이불을 움켜쥐는 걸로 바뀌었다.강혁은 리듬을 서두르지 않았다.느리게,깊게,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눌렀다.은유의 숨이 점점 짧아졌다.허벅지 안쪽이 미세하게 떨렸다.“주인님……”“왜.”“그냥…… 불렀습니다.”강혁이 손을 멈추지 않은 채 그녀를 봤다.은유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땀에 젖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이마에 붙어 있었다.강혁이 손을 빼냈다.은유가 짧게 숨을 삼켰다.몸을 낮춰 그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혀가 예민한 곳에 닿는 순간,은유의 허리가 크게 튀어 올랐다.“앗……!”두 손이 반사적으로 강혁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밀어내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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