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의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길어서.”“그건 압니다.”“그럼.”“왜 길게 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강혁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매번 다시 할 필요 없잖아.”“계약을요?”“응.”“번거로워서요?”“그것도 있고.”은유가 잠깐 생각했다.“집도 지금처럼 유지되는 겁니까?”“당연하지.”“급여도요?”“응.”“다른 조건도 그대로고요?”“그렇다니까.”은유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더 궁금합니다.”“뭐가.”은유가 강혁을 봤다.“처음에는 왜 2년으로 안 하셨습니까?”강혁의 입이 닫혔다.은유는 가만히 기다렸다.처음에는 이유가 분명했다.아직 모르는 사람이었다.조건에 맞는지 확인해야 했고,계약을 유지할 가치가 있는지도 판단해야 했다.그래서 그 기간이면 충분했다.지금은 달랐다.은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그러니까 길게 잡는 게 이상할 건 없었다.강혁이 입을 열었다.“그때는 처음이었으니까.”“지금은요?”“지금은 아니잖아.”은유가 눈을 깜빡였다.강혁은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두었다.은유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네.”“왜 웃어.”“안 웃었습니다.”“웃었잖아.”은유가 이번에는 정말 조금 웃었다.“그냥 좋았습니다.”“뭐가.”은유는 대답하지 않았다.다시 계약서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계속 보겠습니다.”강혁이 그녀를 봤다.“말하다 말고.”“말로 해야 합니까?”강혁의 시선이 멈췄다.은유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장을 넘겼다.강혁은 잠시 그대로 있다가,다시 화면을 봤다.커서가 새로 적힌 숫자 뒤에서 깜빡이고 있었다.2년.아까보다 길어졌다.그런데 그 아래 표시된 종료일은,여전히 남아 있었다.은유는 다시 계약서를 읽었다.남은 조항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몇 군데를 다시 확인하고,마지막 장까지 넘겼다.서명란이 나왔다.강혁이 물었다.“더 볼 거 있어?”은유가 앞장을 한번 넘겨봤다.“없습니다.”“바꿀 건.”“없습니다.”강혁이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펜을 집었다.은유에게 내밀었다.“그
Zuletzt aktualisiert : 2026-09-08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