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으면서 가슴은 답답했다. 곧 유하린은 분노를 가득 안은 채 밖으로 뛰쳐나갔다.구경하러 몰려 있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서택연이 경호원 몇 명을 데리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진연호는 검은 벤틀리 옆에 서서 눈매를 내리깐 채 무심한 표정이었다.유하린은 있는 힘을 다해 소리치느라 목에는 핏대마저 설 정도였다.“진연호, 밖에서 뭐 해! 이혼하러 오기로 했잖아? 들어가!”“유하린, 나한테 결혼해 달라고 매달린 건 너야. 기억 안 나?”눈을 뜨는 순간 진연호의 시선이 깊고 날카로웠다.“네가 나를 껴안고 말했지.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아도 곁에만 있을 수 있으면, 나를 보면서 평생 기다려도 기꺼이 그러겠다고.”“이제는 상관없어!”유하린의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렸고 목은 쉬어 있었다.“전부 없던 일로 해!”마음이 흔들리면서 둔하게 아파왔다. 가슴에 칼이 꽂히고 그 사이로 피가 멋대로 흐르는 것 같았다.기억이 시작될 때부터 유하린은 진연호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진연호는 유하린보다 여섯 살이 많았기에 집안 어른들은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다.유하린은 한 번도 오빠라고 부르지 않고 늘 반말을 일삼았다. 늘 진연호라고 불렀고, 장난기가 발동하면 연호나, 연호야라고 불렀다.진연호는 진씨 집안 후계자이기에 공부할 것이 많았다. 어린 나이에도 성숙하고 진중했으며 조숙한 천재였다. 어른들 입에 늘 오르내리는 엄친아였다.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부모와 싸워도, 돈이 모자라거나 아무리 큰 사고를 쳐도 모두 진연호를 찾았다.사춘기에 접어든 유하린은 반항심에 집안과 싸운 뒤 혼자 집을 나가서 해외로 갔다.그때 진연호가 유하린을 찾아내서, 자극적인 것이라면 뭐든 데리고 다니며 다 놀아 주었다.해외에서 지내던 그때, 두 사람은 자주 요트 갑판에 누워서 드넓은 하늘을 마주하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파도 소리를 들었다. 유하린은 유치하고 이상하면서 어두운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고, 이제는 자신도 지겨울 정도였다.그런데 진연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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