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이 열렸다. 쿠우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철문이 양옆으로 갈라졌다. 윤서화는 저도 모르게 고삐를 움켜쥐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이상한 곳이었다. 성벽은 검은 돌로 쌓여 있었다. 한양의 성곽과는 생김새부터 달랐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탑과 뾰족한 지붕, 커다란 유리창. 무엇보다. 사람들이 달랐다. “…….” 서화는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자꾸만 시선이 움직였다. 금빛 머리카락. 붉은 머리카락. 갈색은 그나마 익숙했지만 눈동자 색까지 제각각이었다. 푸른색. 초록색. 회색. ‘정말 조선이 아니구나.’ 조금 전까지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혹시나 했다. 자신이 모르는 먼 나라일지도 모른다고. 오라버니와 함께 아버지의 지도를 들여다보며 수많은 나라 이야기를 들었다. 서역에는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이 다른 사람들이 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손끝에서 불을 만들어내는 사람까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하늘에는 달이 둘이었다. 서화는 품 안의 백옥 노리개를 만졌다. ‘어머니.’ 손끝에 차가운 옥의 감촉이 닿았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익숙했다. “전하!” 누군가 크게 외쳤다. 그러자 성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기사들이 길을 열었다. 사용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허리를 숙였다. 몇몇은 거의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 모든 시선이. 한 사람에게 향했다. 카시안. 서화가 옆을 바라봤다. 남자는 여전히 말 위에 앉아 있었다. 창백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저 이상한 검은 기운까지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런데도 등을 곧게 펴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동안에는 쓰러지지 않으려는 것처럼. ‘이 사람.’ 서화의 눈이 가늘어졌다. ‘상당히 높은 사람인가.’ 높은 정도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성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까. 카
Last Updated : 2026-08-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