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가 끝난 고갯길은 고요했다.피 냄새가 진동했지만, 익호군 녀석들의 표정은 밝았다."대장님! 이 총이란 거, 생각보다 물건입니다!"최가가 노획한 조총을 들고 벙글거렸다. 녀석은 어깨에 걸친 끈을 만지작거리며 아이처럼 좋아했다."조심해서 다뤄. 심지에 불붙어 있으면 오발 난다."나는 녀석들에게 조총 다루는 법을 가르쳤다. 전생에 군대에서 배운 사격술과는 다르지만, 원리는 간단했다. 화약 넣고, 총알 넣고, 쑤시고, 불 붙이고, 빵.다행히 익호군 중에는 산에서 멧돼지 좀 잡아본 포수 출신들이 꽤 있었다. 그들에게 조총을 쥐여주니 금세 적응했다."활보다 사거리는 짧아도 위력은 죽여줍니다요. 멧돼지 가죽도 한 방에 뚫겠습니다.""그래. 이제 우린 칼 들고 설치는 원시인이 아니다. 화력전이다."나는 노획한 조총 50정을 포수들에게 지급했다. 나머지 병력은 창과 방패(전투 중에 주운 왜군의 갑옷 등)로 무장시켰다.승리의 기쁨도 잠시, 척후를 나갔던 춘식이가 헐레벌떡 뛰어왔다."대, 대장님! 큰일 났습니다!""왜. 똥이라도 마렵냐?""저, 저기 아래! 산 아래를 보십쇼! 새까맣습니다!"춘식이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이치 고개 아래, 굽이치는 산길.그곳에서 피어오르는 먼지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먼지구름 사이로 수천 개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선봉대와는 차원이 달랐다.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 족히 천 명, 아니 그 이상은 되어 보였다.왜군 본대(本隊).고바야카와 다카카게(小早川隆景)가 이끄는 제6군 주력 병력이었다."워메... 저게 다 사람이여? 개미 떼여?"최가의 입이 딱 벌어졌다. 방금 승리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공포가 엄습하는 듯했다. 100명 잡았다고 좋아했는데, 뒤에 1,000명이 넘게 오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쫄지 마라."나는 녀석의 등짝을 후려쳤다."어차피 이 좁은 고갯길엔 한 번에 많이 못 올라와. 병목 현상 알지? 놈들은 줄 서서 죽으러
آخر تحديث : 2026-09-2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