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의 형이 제 정체를 알아버렸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1 - チャプター 40

95 チャプター

별하나를 만든 사람

윤서린.이름이 드러난 순간 민유리는 사진 속 여자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다. 공개 일정이 있을 때마다 팬들의 줄을 정리하고, 위험하게 밀치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달려와 막던 직원이었다. 웃는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었지만 적어도 맡은 일은 성실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칠 주년 전시회 마지막 날에도 윤서린은 소속사 관계자 자격으로 찾아왔다. 루미너스 멤버들에게 전달할 편지와 선물을 확인한다는 이유였고, 유리는 그녀에게 직접 은색 스태프 팔찌를 건넸다.그때 나눈 말은 짧았다.전시회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시온 씨가 좋아해 주시면 좋겠네요.윤서린은 전시장 안을 천천히 둘러본 뒤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유리는 촬영 일정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떠났고, 이후 마주친 기억은 없었다.그런데 사진 속 윤서린은 분명 은색 팔찌를 차고 있었다.“시온아.”정태준이 휴대전화를 가까이 당겼다.“윤서린 대리 지금 어디 있지?”—오늘 회사에 안 나왔어. 어젯밤 늦게 몸이 안 좋다면서 연차를 냈대.“연차 신청 시각은?”—열한 시 조금 넘어서. 그런데 형, 그때면 유리 씨 가방에 있던 추적기가 레지던스로 이동하고 있었을 때잖아.회의실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굳었다.윤서린이 갑자기 연차를 낸 시각과 추적기의 위치가 새 숙소로 이동한 시각이 겹쳤다. 우연으로 넘기기에는 지나치게 정확했다.“연락은?”—팀장님도 계속 전화 중인데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경찰이 올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서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고.“혼자야?”—매니저 형이랑 보안팀 직원도 있어.“윤서린 자리에는 접근하지 마. 개인 물건도 만지지 말고.”—알았어. 그런데 형…….시온이 말을 멈췄다. 망설이는 숨소리 뒤로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윤 대리가 범인이라면 나 때문일까?“그게 왜 네 탓이지?”—내 팬을 관리하는 직원이었잖아. 팬레터와 일정도 전부 알고 있었고. 온리원 님이 언제 오는지 파악한 것도 결국 나를 통해서였을 테니까.“정시온.”태준은 동생의 말을 단호하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1
続きを読む

최애의 형과 열애설이 났습니다

사진은 회의실 유리벽 바로 바깥에서 찍혀 있었다.정태준은 화면을 확인한 즉시 민유리의 어깨를 끌어안고 몸을 돌렸다. 자신의 등으로 그녀를 완전히 가린 채 유리벽 너머의 복도를 살폈다. 붉은 비상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였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문 잠그세요.”그의 지시에 보안 직원이 회의실 문을 걸어 잠갔다. 다른 직원은 전동 블라인드를 작동시켰지만 화재경보 시스템과 함께 전력이 일부 차단됐는지 반응하지 않았다.“수동 가림막 없습니까?”“회의실 안쪽 수납장에 있습니다.”보안 직원들이 이동식 패널을 유리벽 앞으로 세우는 동안 태준은 유리를 회의실 가장 안쪽으로 데려갔다. 유리는 그의 셔츠를 움켜쥔 채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누군가 불과 몇 초 전까지 저 유리벽 너머에 있었다.벽 하나가 아니라 얇은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태준의 품에 안긴 자신을 촬영했다. 사진의 각도만 보면 렌즈는 허리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있었다. 몰래 몸을 숙여 찍었거나 복도에 카메라를 미리 설치한 것일 수도 있었다.“경찰이 있는 건물 안까지 들어왔어요.”유리가 속삭였다.“아직 건물 안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태준이 짧게 대답했지만 팔에 들어간 힘은 느슨해지지 않았다.“사진은 실시간이잖아요.”“자동 전송되는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그게 더 무서운 말인 건 알죠?”태준은 대답 대신 유리의 뒤통수를 감싸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붉은 불빛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의 단단한 몸과 빠른 심장 소리만 가까워졌다.침착한 척하고 있지만 태준 역시 긴장하고 있었다.“실제 화재인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수사관이 보안팀과 함께 무전으로 상황을 파악했다. 화재 신호가 감지된 곳은 같은 건물 육 층 자료실이었다. 천장 감지기가 작동했으나 CCTV에서는 연기나 불꽃이 확인되지 않았다.누군가 의도적으로 경보를 울린 것이라면 목적은 분명했다.회의실 안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복도로 끌어내는 것.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유리에게 접근하는 것.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1
続きを読む

그래도 당신을 선택합니다

그래도 그 사람을 선택할 건가요?오늘 오후 일곱 시까지 대답하세요.남기혁이 남긴 질문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었다. 민유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는 그 대답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생각이었다.정태준을 선택한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을 더 공격할 것이고, 선택하지 않겠다고 하면 자신이 유리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믿을 것이다. 아무런 답을 하지 않더라도 침묵을 거절로 해석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온리원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은 삭제되지 않은 채 계속 퍼지고 있었다. 소속사가 플랫폼 측에 계정 탈취 사실과 불법 촬영 자료임을 알렸지만, 긴급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진은 수천 개의 계정으로 복사됐다. 원본 게시물을 지운다고 이미 저장된 파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온라인에서는 유리의 정체를 추측하는 일이 놀이처럼 번졌다.온리원이 과거 행사장에서 착용했던 옷과 사진 속 옷을 비교했고, 카메라 가방에 달려 있던 파란 별 장식을 단서로 예전 영상들을 뒤졌다. 행사장에 출입한 여성들의 얼굴을 무단으로 캡처해 후보 목록을 만드는 계정까지 생겼다.다온북스라는 회사명이 처음 등장한 것은 오전 일곱 시가 조금 지난 뒤였다.온리원 출판사 직원이라는 말 있던데?아동 출판 쪽에서 일한다는 얘기 예전부터 있었음.정시온이 동화책 추천했던 것도 온리원이 뒤에서 부탁한 거 아냐?근거 없는 추측이었다. 그러나 유리는 시온이 몇 달 전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이 편집한 책을 추천했던 일을 기억했다. 출판사에서 광고를 의뢰한 적도, 유리가 책을 전달한 적도 없었다. 시온이 개인적으로 읽고 좋았던 책을 소개했을 뿐인데 이제는 그것마저 형에게 접근하기 위한 계획으로 왜곡되고 있었다.유리가 댓글을 내리던 손을 멈추지 않자 태준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보지 말라고 했습니다.”“어디까지 알려졌는지 확인해야 해요.”“제가 확인합니다.”“제 이야기잖아요.”“그래서 당사자인 당신이 계속 볼 필요가 없습니다.”태준은 화면을 끄고 휴대전화를 테이블 반대편으로 밀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1
続きを読む

누구의 것도 아닌 선택

“같이 가요.”유리의 말에 태준은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화가 났을 때보다 더 무서운 얼굴이었다. 감정을 억누르느라 모든 표정이 지워진 얼굴.“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압니까?”“알아요.”“상대는 민유리 씨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위치 추적기를 달고, 계정을 해킹한 사람입니다. 이제는 폭발물까지 언급했어요.”“그래서 혼자 가면 안 된다고 한 거예요.”유리는 떨리는 손을 맞잡았다.두려웠다. 당연히 두려웠다.하지만 이번에도 숨어 버리면 남기혁은 계속 그녀의 선택을 빼앗으려 들 것이다. 온리원이라는 이름도, 시온을 좋아했던 마음도, 태준을 선택한 일도 전부 자기 뜻대로 해석하면서.“나를 미끼로 쓰자는 게 아니에요. 경찰과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요. 그 사람이 원하는 건 내가 혼자 오는 거니까, 온 척만 하면 되잖아요.”“계획대로 움직이는 인간이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습니다.”“그렇다고 태준 씨가 대신 갈 수는 없잖아요.”태준의 턱이 단단하게 굳었다.유리는 그의 앞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나 때문에 다치는 게 싫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나도 똑같아요.”“…….”“태준 씨가 나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만큼, 나도 태준 씨가 혼자 위험한 곳에 가는 건 싫어요.”그제야 태준의 시선이 흔들렸다.유리는 그의 손을 잡았다. 늘 따뜻했던 손끝이 오늘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같이 가요. 대신 약속할게요. 절대로 혼자 움직이지 않을게요.”태준은 유리의 손을 뒤집어 손가락 사이를 단단히 맞물렸다.“한 번이라도 제 지시를 어기면 바로 작전을 중단할 겁니다.”“네.”“영웅처럼 굴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그건 태준 씨도요.”“저는 원래 직업이 남 대신 싸우는 사람입니다.”“법정에서 싸우는 사람이잖아요.”“오늘은 예외로 하죠.”말은 여전히 딱딱했지만, 맞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민유리 씨.”“네.”“반드시 제 눈앞에 있어야 합니다.”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2
続きを読む

이번에는 내가 말하겠습니다

폐극장을 빠져나온 뒤에도 유리의 귓가에는 남기혁의 목소리가 달라붙어 있었다. 자신만이 진짜 유리를 안다고 외치던 목소리와 셔터음, 태준의 팔을 스치던 칼날의 번뜩임이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사이로 몇 번이고 되살아났다. 담요를 두르고 앉아 있으면서도 몸은 좀처럼 따뜻해지지 않았다.“보호자분은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응급실 간호사의 말에 유리는 반사적으로 태준의 손을 붙잡았다. 구급대원이 임시로 감아 둔 붕대 아래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지만 태준은 오히려 그녀의 안색부터 살폈다.“금방 나옵니다.”“아까도 깊지 않다고 했잖아요. 그 말부터 못 믿겠어요.”“제가 비명을 지르며 실려 왔습니까?”“그럴 사람이 아니니까 더 못 믿는 거예요.”유리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워졌다. 태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다치지 않은 손으로 유리의 손등을 덮었다. 늘 단정하던 셔츠는 흙과 피로 엉망이었고, 뺨에도 옅은 상처가 나 있었다. 그런데도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표정만은 지나치게 침착했다.“칼끝이 스친 겁니다. 신경이나 힘줄은 다치지 않았다고 구급대원도 확인했어요. 봉합만 하면 됩니다.”“몇 바늘이나 꿰매야 하는데요?”“그건 의사가 보고 판단하겠죠.”“그걸 모르면서 금방 나온다고 했어요?”“민유리 씨.”태준이 조금 몸을 숙여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기다려요. 사라지지 말고.”마지막 말이 유리의 가슴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상처 입은 팔보다 그녀가 또다시 혼자 움직일 가능성이었다. 유리는 결국 손을 놓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안 사라져요. 여기 있을게요.”“전화는 받지 말고,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면 바로 경찰에게 알리십시오.”“알았어요.”“기자에게도 아무 말 하지 말고요.”“정태준 씨.”“네.”“빨리 치료받고 와요. 잔소리는 그다음에 들어 줄게요.”그제야 태준의 입가에 아주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는 간호사를 따라 처치실 안으로 들어갔고, 문이 닫힌 뒤에야 유리는 참았던 숨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3
続きを読む

카메라 앞에 선 편집자

다온북스 건물 앞은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출근 시간이 지난 평일 오전인데도 현관과 주차장 입구를 기자들이 에워싸고 있었고, 방송사 차량까지 도로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검은 승용차가 모퉁이를 돌아 건물 가까이 다가가자 몇몇 기자가 번호판을 확인하며 카메라를 들었다.조수석에 앉아 있던 유리의 손끝이 굳었다.“아직 차를 발견한 건 아닙니다.”태준이 운전대를 잡은 채 차분하게 말했지만 유리는 창밖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커다란 카메라와 망원렌즈, 누군가를 먼저 발견하려 분주하게 움직이는 눈동자들이 보였다. 자신도 오랫동안 카메라를 들고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러나 렌즈가 자신을 향하자 그 무게가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 선명하게 느껴졌다.“시온이도 매번 저 사이를 지나갔겠죠?”“그래서 경호원이 붙습니다.”“나는 저 앞을 지나가야 하고요.”“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회사 측에서 차량 번호를 등록해 뒀으니 바로 출입할 수 있어요.”유리는 무릎 위에 놓인 손을 내려다봤다. 태준의 말대로 지하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면 기자들과 마주치지 않아도 됐다.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에도 다른 출입구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범죄 피해자에게 당연히 허용되어야 할 보호였다.그런데 자신이 숨어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기자들은 회사에 남아 다른 직원들을 붙잡을 것이다. 한나와 편집장,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동료들에게 질문을 쏟아 내며 유리의 생활을 캐물을지도 몰랐다.“정문에서 내려 주세요.”태준의 시선이 곧장 유리에게 향했다.“안 됩니다.”“도망치듯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기자들 앞에 서겠다는 것과 무방비하게 둘러싸이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짧게라도 내가 직접 말하면 동료들을 붙잡고 물어보지는 않을 거예요.”“그들이 그렇게 합리적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합니까?”“아니요. 그래도 아무 말 없이 피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요.”유리는 창밖을 바라보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폐극장에서는 경찰이 준비한 송신기를 달고 남기혁의 앞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4
続きを読む

내 렌즈의 첫 번째 사람

“안 돼.”태준의 단호한 대답에 시온은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을 가늘게 떴다. 유리에게 건네려던 죽 봉투는 어느새 두 사람 사이에 끼인 채였고, 태준은 마치 시온이 위험한 계약서라도 내민 것처럼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형이 왜 안 된다고 하는데?”“합리적인 우선순위에 어긋나니까.”“사진 찍는 순서에 합리적인 기준이 어디 있어?”“있어.”“설마 형부터 찍어야 한다는 거야?”태준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침묵만으로도 충분했다. 시온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형, 누나는 내 홈마였어. 나를 찍으면서 유명해진 사람이 나부터 찍는 게 당연하잖아.”“그건 온리원일 때 이야기고, 앞으로는 민유리라는 이름으로 찍을 겁니다.”“그래서? 민유리 누나도 날 좋아하거든?”“좋아했습니다.”“누가 과거형이래?”“정시온.”낮아진 태준의 목소리에 시온의 눈썹이 올라갔다. 두 사람이 또다시 서로를 노려보자 유리는 한 손에는 기획서를, 다른 손에는 죽 봉투를 든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까지 기자들 앞에서 떨리지 않고 말했던 자신이 우스울 만큼 이 형제를 중재하는 일은 어려웠다.“둘 다 그만해.”유리가 끼어들자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그녀에게 향했다.“우선 내가 이 기획을 맡을지부터 결정해야 해. 아직 카메라를 다시 제대로 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시온의 표정이 즉시 누그러졌다.“카메라가 무서워요?”“조금.”유리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카메라를 떠올리면 오래 익숙했던 그립의 감촉보다 폐극장에서 울리던 셔터음과 자신의 일상을 몰래 담은 사진들이 먼저 떠올랐다. 셔터를 누르는 행위와 누군가의 사생활을 빼앗는 행위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았다. 하지만 남기혁이 자신의 사진과 카메라를 이용한 뒤부터는 오래 사랑했던 도구까지 낯설게 느껴졌다.시온은 잠시 망설이다 손에 든 약국 봉투를 태준에게 떠넘겼다.“그럼 나를 찍는 건 나중에 해도 돼요.”태준이 의외라는 듯 동생을 바라봤다.“방금 전까지 네가 먼저라며.”“누나가 무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5
続きを読む

사진 밖에 있던 사람

유리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을 감싸고 있는 팔부터 느꼈다. 허리 위에 놓인 단단한 손과 목덜미에 닿는 고른 숨결, 등 뒤로 밀착된 체온이 밤이 끝났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게 만들었다. 낯선 침대에서 깨어났는데도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서 아침을 맞았던 것처럼 몸이 자연스럽게 태준에게 기대어 있었다.조심스럽게 몸을 돌리자 잠든 태준의 얼굴이 가까이 보였다. 늘 빈틈없이 정돈돼 있던 머리카락은 이마 위로 흐트러져 있었고, 단정한 인상도 잠든 동안에는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유리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얇은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쇄골과 목덜미에는 자신이 남긴 옅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뒤늦게 얼굴이 뜨거워졌다.어젯밤에는 분명 자신이 먼저 침실로 데려왔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원해서라고 말했고, 태준은 그 말을 몇 번이나 확인한 뒤에야 그녀를 안았다. 다친 팔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느라 오히려 유리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고, 그때마다 태준의 절제된 표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이상한 만족감까지 느꼈다.유리는 기억을 멈추려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허리에 놓인 손에 힘이 들어왔다.“깼습니까?”잠이 묻은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렸다. 유리가 눈을 뜨자 태준은 이미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언제부터 깨어 있었어요?”“민유리 씨가 제 얼굴을 구경하기 시작했을 때부터.”“그럼 말을 하지 그랬어요.”“흥미로워 보여서 방해하지 않았습니다.”“자는 척한 거예요?”“눈을 감고 있었을 뿐입니다.”유리가 몸을 빼려 하자 태준의 손이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다치지 않은 오른팔 하나뿐인데도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어디 갑니까?”“일어나려고요.”“아직 이릅니다.”“아침 아홉 시가 넘었어요.”“보호 휴가 중이잖아요.”“태준 씨는 출근해야 하잖아요.”“저도 다쳤습니다.”“어제는 환자 아니라고 했으면서.”“상황에 따라 판단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변호사가 말을 그렇게 쉽게 바꿔도 돼요?”“의뢰인에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5
続きを読む

내가 보고 싶은 사람

〈다음에는 카메라가 아니라 나를 보게 한다.〉사진 속 문장은 짧았지만 유리는 한동안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곱 해 전 남기혁이 자신이 잃어버린 별을 주워 들고 그런 문장을 적었다는 사실이 쉽게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유리의 집에 들어오고 위치 추적기를 달기 훨씬 전부터, 유리가 이름조차 모르던 시절부터 그녀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릴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태준이 유리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가져갔다. 화면을 끄려 했지만 유리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조금만 더 볼게요.”“계속 본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알아요. 그런데 지금 눈을 돌리면 이 문장이 더 무서운 것으로 남을 것 같아요.”태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휴대전화를 돌려주었다. 대신 유리의 허리를 감싼 팔은 풀지 않았다. 따뜻한 손바닥이 옆구리에 닿아 있었고, 일정한 체온이 지금 자신이 안전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저 장식은 어떻게 처리돼요?”“우선 증거물로 보관됩니다. 남기혁의 지문과 디엔에이, 보관 장소, 메모의 작성 시기까지 감정할 겁니다.”“재판이 끝나면요?”“피해품으로 확인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유리는 투명한 봉투 안의 작은 별을 바라봤다. 예전에는 카메라가 허전해 보여 별 두 개를 나란히 달았다. 작은 별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아깝다는 생각만 했지, 누군가 그것을 가져가 오랫동안 보관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나는 돌려받고 싶지 않아요.”“그럼 폐기를 요청하면 됩니다.”“남기혁 씨가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무서운 물건이 된 것 같아서요.”“그 사람이 만졌다고 해서 처음부터 그 사람 물건이었던 건 아닙니다.”태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단호했다.“유리 씨가 직접 고르고 카메라에 달았던 장식입니다. 돌려받을지 버릴지도 남기혁이 아니라 유리 씨가 결정해야 해요. 지금 당장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유리는 다시 사진을 바라봤다. 태준의 말이 맞았다. 남기혁은 별을 주워 갔지만 그 별에 담긴 처음의 의미까지 가진 것은 아니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5
続きを読む

가장 좋은 자리에서

태준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아침, 유리는 자신의 머그잔을 찾는 데만 오 분을 썼다. 분명 전날 밤 식기세척기에 넣어 두었는데 찬장에는 같은 모양의 흰 컵만 줄 맞춰 놓여 있었다. 손잡이가 별 모양인 연보라색 머그잔은 어느 칸에도 보이지 않았다.“정태준 씨.”식탁에서 서류를 읽고 있던 태준이 고개를 들었다. 출근 준비를 마친 그는 한 손으로 넥타이를 정리하고 있었고, 실밥을 아직 풀지 못한 왼팔은 움직임이 불편해 보였다.“왜요?”“내 컵 어디 있어요?”“오른쪽 위에서 두 번째 칸입니다.”“없는데요.”“안쪽을 보십시오.”유리가 발끝을 들고 찬장 안쪽을 확인하자 흰 컵들 뒤에 연보라색 머그잔이 숨어 있었다. 일부러 가장 손이 닿지 않는 자리에 밀어 넣은 것처럼 보였다.“왜 여기다 뒀어요?”“색이 튀어서요.”“컵은 원래 색이 다를 수도 있죠.”“같은 종류끼리 정리하는 게 효율적입니다.”“그러니까 태준 씨 컵하고 내 컵을 같이 두면 되잖아요.”“색상과 형태가 다릅니다.”유리는 머그잔을 꺼내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나랑 같이 살고 싶은 건 맞아요?”“그 질문과 컵의 배치는 관계가 없습니다.”“있어요. 내 물건이 들어오면 태준 씨 집이 전처럼 완벽하게 정돈될 수는 없잖아요.”그사이 집 안에는 유리의 흔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현관에는 태준의 검은 구두 옆으로 흰 운동화가 놓였고, 거실 소파에는 보라색 담요가 생겼다. 서재 한편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원고와 촬영 기획서가 쌓여 있었으며, 욕실 선반에는 태준이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향의 샴푸와 작은 머리끈들이 자리를 잡았다.태준은 정돈된 공간을 좋아했다. 물건의 위치가 바뀌는 것도 싫어했고, 사용한 컵이 식탁 위에 오래 놓여 있는 것도 참지 못했다. 그런데도 유리의 짐이 들어온 뒤 한 번도 치우라고 말한 적은 없었다. 말없이 수납장을 비우고 책장을 추가했을 뿐이었다.“불편합니까?”태준이 묻자 유리는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쌌다.“조금요.”“제가 컵을 안쪽에 둬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5
続きを読む
前へ
123456
...
10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