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 순찰이 담 밖을 지나간 뒤 쪽문이 열렸다.여울은 오늘 낮에 단이가 물동이를 안고 들어와 한 말을 아직 삼키지 못하고 있었다. 사신이 휘정전에 들어왔다고, 키는 여섯 자 반이 맞더라고. 그 뒤로 죽을 먹는 동안에도 마당을 쓰는 동안에도 담 밖 소리에 귀가 갔다.문이 열리고 강진이 들어와 닫았다. 검은 도포가 아니라 낮의 곤룡포 그대로였다. 조회에서 사신을 받고 저녁 죽을 먹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온 것이었다. 여울이 엎드리자 옥대가 풀리는 소리가 났다."사신이 궁에 있다.""……들었습니다.""내일부터 이 문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마라. 우물도, 마당도.""예.""단이도 봉수도 밖에서 들은 말을 네게 옮기지 못하게 하겠다."여울은 고개를 들었다. 곤룡포 아래로 드러난 옷깃이 이미 벌어져 있었다. 강진은 여울이 무엇을 물으려는지 기다리지 않고 턱을 잡았다. 얼굴이 등잔 쪽으로 돌려졌다.목의 자국은 옷깃 안쪽에 있었다. 첫 밤에 이가 갔던 자리, 그 위에 덧찍힌 자리. 전부 옷을 여미면 가려지는 데였다. 강진의 엄지가 그 자국을 지나 위로 올라왔다. 턱 밑, 옷깃이 닿지 않는 곳에서 멎었다."여기는 비었군.""……전하.""고개를 들어라."여울이 고개를 젖혔다. 강진의 입이 턱 밑에 왔다. 이가 닿기 전에 여울은 그것이 무슨 자리인지 알았다. 옷으로 가릴 수 없는 자리였다. 남이 보는 자리였다."거기는, 하, 보입니다…….""보라고 하는 것이다."이가 박혔다. 여울의 손이 강진의 소매를 그러쥐었다. 아픈 것보다 저 사람이 무엇을 하려는지가 먼저 왔다. 궁에 사신이 있는 날, 옷으로 못 가리는 데에 제 것이라는 표를 남기고 있었다. 강진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턱 밑에서 귀 아래로, 귀 아래에서 목 옆으로. 붉은 것이 줄지어 올라왔다.옷이 벗겨졌다. 곤룡포는 강진이 제 손으로 벗어 벽 쪽에 던졌다. 붉은 비단이 등잔불에 한 번 번들거리고 바닥에 늘어졌다. 그 위에 옥대가 떨어졌다.강진이 여울을 이부자리에 눕히고 다리를
Zuletzt aktualisiert : 2026-09-29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