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네 조약 1조. 두 나라는 하론 강을 경계로 하고, 서로 군대를 강 건너로 보내지 않는다.」페트라는 로잘린이 웃음을 거둔 뒤에도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무슨 말인데요?”“그럼 짜겠다고 했어.”“뭐가요?”“소금을 그렇게 많이 먹는 사람들이라면.”페트라가 입을 벌렸다가 닫았다. 조금 뒤에는 빵을 집어 로잘린의 접시에 놓았다.“마님도 얼른 드세요. 수프가 식겠어요.”로잘린은 빵을 수프에 적셨다. 페트라도 숟가락을 들었다. 아래층에서 누군가 의자를 끄는 소리가 났지만, 페트라는 더는 문 쪽을 돌아보지 않았다.잠들기 전에는 외투 안쪽의 끈을 마저 꿰맸다. 로잘린이 입어 보자 페트라는 새로 단 끈을 잡아당겼다.“이제 안 풀려요.”로잘린은 그 끈을 여민 채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남쪽으로 갔다.«▼»하론 강에 닿았을 때 마차꾼은 말을 천천히 몰았다.추수달 23일이었다. 창밖으로 돌다리의 난간이 보였다. 낮은 밭만 이어지던 길이 끝나고, 바퀴 아래에서 돌을 밟는 소리가 났다.로잘린은 창을 조금 열었다.강물이 다리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 어릴 때 관세소 창에서 보던 물빛보다 짙었다. 다리 기둥 가까이에서는 물결이 갈라졌다가 다시 모였다.페트라가 옆으로 붙어 창밖을 보았다.“여기가 국경이에요?”“다리 가운데부터.”“저쪽 사람들이 라우덴 호위인가 봐요.”다리 반대편에 말과 사람들이 서 있었다. 앞서 받은 서한대로 호위는 넷이었다. 그 뒤에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외투를 입은 남자가 말을 타고 있었다.로잘린은 가방의 잠금쇠를 확인했다. 폐위 문서와 조약 원문은 안에 있었다. 가죽 장부는 천에 싸서 발치에 놓아두었다.올덴 호위 하나가 마차 옆으로 말을 붙였다.“여기서 잠시 멈춥니다.”마차꾼이 고삐를 당겼다. 바퀴가 멎자 강물 소리가 더 또렷해졌다.“말을 갈아야 하나요?”로잘린이 묻자 마차꾼이 뒤를 돌아보았다.“말은 그대로 갑니다. 저도 멜리네까지 모셔다드리고 돌아오라는 명을 받았습니다.”“그러면
Last Updated : 2026-10-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