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입니다. 초는 한 개만 꽂았어요. 조각 케이크라서 자리가 없거든요. 한 개여도 불은 불이라서, 소원은 빌 수 있습니다.」유월 이십칠일 토요일 아침, 나는 지하철역 한가운데에서 걸음을 멈췄다.갈아타는 통로 벽에 하진이 있었다. 벽 한 칸을 다 차지한 광고판이었다. 흰 셔츠를 입고 고개를 조금 숙이고 웃는 얼굴. 그 옆에 글씨가 있었다.일곱 번째 여름, 생일 축하해요. 당신이 웃으면 우리 밤이 환해요. 「달무리 아래」 일동.광고판 밑에는 벌써 쪽지가 붙어 있었다. 노란 것, 분홍 것, 하트 모양으로 오린 것. 교복 입은 아이 둘이 까치발을 하고 맨 위에 하나를 더 붙였다. 붙이고 나서 둘이 손을 잡고 뛰어갔다.나는 한참 서 있었다. 바쁜 사람들이 내 어깨를 피해 갔다. 광고는 이번 주 내내 걸려 있었다. 사진으로는 벌써 봤는데, 생일 아침에 직접 보고 싶어서 일부러 한 정거장을 돌아온 거다.이상한 기분이었다. 벽에 걸린 저 사람하고, 어제 여백에 「점심 드셨습니까」라고 쓴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는 게. 저 얼굴은 하루에 몇만 명이 지나가며 보는 얼굴이고, 그 글씨는 나 혼자 보는 글씨라는 게.주머니 속에서 사탕통이 달그락거렸다. 일주일째 갖고 다닌다. 아직 한 알도 안 먹었다.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쪽지를 몇 개 읽었다. 오빠 덕분에 고3 버텨요. 서온이 물 주는 장면 백 번 봤어요. 태어나 줘서 고마워요. 글씨가 다 달랐다. 꾹꾹 눌러 쓴 것, 날려 쓴 것, 자를 대고 쓴 것.가방에서 영수증을 꺼냈다. 뒷면에 연필로 여섯 글자를 썼다. 생일 축하해요. 이름은 안 썼다. 줄도 안 그었다. 맨 아래 구석, 아무도 안 볼 자리에 붙였다. 붙이고 나서 누가 볼까 봐 빨리 걸었다. 나도 뛰어간 아이들하고 다를 게 없었다.팬카페에는 광고 사진이 스무 장 넘게 올라와 있었다. 운영자 달빛지기가 쓴 글도 있었다. 모금은 석 달
Last Updated : 2026-10-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