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첫아내
서이  
한사예의 5년의 결혼 생활은 혼자만의 외로운 연극이었다.
아이를 위해 참고 또 참던 그녀는, 언젠가 남편 송기현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첫사랑이 나타났다.
그 순간, 기현의 모든 따뜻함과 미소는 오롯이 그 여자에게로 향했다.
아들도 다른 여자를 ‘엄마’라 부르며, 사예와 함께 있기를 피했다.
그때 사예는 완전히 깨달았다.
이제 이 결혼과 이 가족을 자신이 굳이 지킬 이유가 없었다.
사예는 결심했다.
남편도, 아이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고.
이혼 서류 한 장,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아이의 양육권까지 전부 기현에게 넘겼다.
...
이혼 후, 사예는 일에 몰두했다.
성공이 뒤따랐고, 그녀를 향한 구애도 끝이 없었다.
그제야 알았다. 지난 세월의 희생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하지만, 수많은 구혼자 사이로 전남편 송기현이 나타났다.
그는 사예의 곁을 맴도는 남자들을 하나하나 밀어내며, 결국 그녀를 벽으로 몰았다.
사예는 비웃듯 미소 지었다.
“송 대표님, 우린 이미 이혼했잖아요.”
기현은 사예의 목덜미를 가볍게 쥐며 낮게 웃었다.
“이혼? 서류에 내가 서명이라도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