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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향

철향

“내 다 늙은 귀에 이게 무슨 호사냐. 괜찮으니 너 써라.” 그러나 곤평은 솜조각을 유심히 보았다. “이 목화는 여기 것이 아니구나.” “네. 운남 너머 월越국에서 온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질이 좋고, 월국 어디서에서든 잘 자랍니다만, 월나라는 사시사철 덥고 습해 면사보다는 삼베를 더 선호합니다. 어르신께서 생각이 있으시다면, 제가 연결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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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금기

"설날이니 세배를 받았으면 답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어리둥절한 호정이 두 손으로 받아 뚜껑을 열자, 등롱 불빛 아래 흰 것이 반짝였다. 눈처럼 맑은 백옥을 나비 모양으로 깎고, 연분홍 술을 길게 늘어뜨린 노리개였다.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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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서강빈

명의 서강빈

백형만은 미간을 찌푸린 채 휴대폰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보더니 휘둥그레진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면서 울부짖었다. “서준아? 이게 어디야! 어딘지 빨리 말해!” 백형만이 포효하듯 묻는 소리가 백씨 가문 리조트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하인은 말을 더듬으면서 대답했다. “라이트 호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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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의 안대

첫날밤의 안대

그녀는 과도를 손목에 꽉 대고 있었는데 손목에서는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성권휘는 마치 갑자기 수십 년은 늙어버린 듯 관자놀이에 흰머리가 눈에 띄었다. 그는 성하연을 노려보며 몹시 지쳐 보였다. 장모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칼을 내려놓으라고 울며 애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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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보지 말자

다시는 보지 말자

“사랑하는 여보한테 주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이야. 마음에 들어?” “그래도 너무 좋아하지는 마. 여보한테 줄 서프라이즈가 또 하나 있거든. 몇 달 동안 여보 몰래 한약을 먹으면서 얻은 선물이야. 확인해 보고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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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빛미르

붉빛미르

“장영실을 지킬 것입니다.” * * * “물빛미르의 아버님……. 그 성함이 뭐라 하셨더라? 백……. 백…….” “백자에 사성자를 쓰십니다.” “그, 그래. 백사성 기우사. 아무튼, 우리가 처음 만난 그 연못에서 말입니다.” 장영실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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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색

보호색

“요 흰둥.” 오후 늦은 시간에 커피 심부름을 온 세원이 뒤를 돌아보자, 재영의 같은 과 동기 임도현이 생긋 웃으며 서 있었다. 그녀를 흰둥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딱 이 인간 한 명이므로 돌아보기 전에 이미 그가 서 있을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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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비밀

왕의 비밀

고월영은 손끝이 떨려왔다. 강현우 입가의 웃음기가 조금 사라졌다. 그는 고월영을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 "갈대는 창창한데, 흰 이슬은 서리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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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꽃비

사랑의 꽃비

환한 햇살이 방 안을 가득 비추고 있었지만 그의 모습은 마치 어둠 속에 갇힌 듯 우울해 보였다. 배민후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한 구절만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세은아, 내가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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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수호천사

간호사는 노트북을 가져다주고는 내가 USB를 들고 있는 걸 보더니 친절하게 나를 빈 병실로 데려다주었다. “여기서 봐. 컴퓨터는 천천히 돌려줘도 돼.” 나는 컴퓨터를 열고 USB를 연결했다. 안에는 영상 파일 하나가 있었다. 영상 속, 책상 위 꽃병에 꽂힌 치자꽃이 만개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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