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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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00화

  모두가 이 말을 듣고도 아이가 철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신 오히려 동정과 연민의 눈빛으로 고윤택을 바라보았다.하지율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미묘해졌다.친자식조차 자신의 엄마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건 엄마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또한 그녀가 평소 아이에게 잘해 주지 않았다는 것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윤택의 담당 교사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이번 학기에 윤택 친구가 전학을 왔을 때만 해도...”유치원 선생님은 하지율을 한 번 쳐다보더니 말을 멈췄다.고윤택이 엄마의 연락처를 적어두었지만 그녀는 하지율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유치원 선생님은 이번에는 임채아를 힐끗 바라보았다.고윤택의 입학 절차부터 유치원 활동에 전부 임채아가 함께했고 직접 등·하원을 시키는 것도 몇 번 봤었다.그녀가 고윤택의 엄마일 줄 알았는데...조금 전 하지율의 태도를 보며 유치원 선생님은 그녀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심지어 그녀는 마음속으로 하지율이 재벌가에 시집간 후 하루 종일 쇼핑하고 유흥에 사치를 즐기면서 아이는 한 번도 돌보지 않는 엄마일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하지율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모든 사람의 비난을 받고 있었다.이 상황을 본 임채아의 눈동자에 일순간 의기양양함이 스쳤다.그때 갑자기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율 이모, 오셨네요.”시선을 내려 사람들 틈에 가려진 정시온을 돌아보자 하지율의 차갑던 눈동자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몸을 굽혀 정시온과 눈을 마주치며 조용히 물었다. “시온아, 괜찮아?”하지율을 보는 순간 정시온이 눈시울을 붉혔다.“지율 이모, 저는 괜찮아요.” 아이는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머리를 숙였다.“죄송해요. 제가... 형을 때렸어요.”정시온이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자 소매가 조금 내려가며 팔에 이미 피가 굳은 긁힌 자국 몇 개가 드러났다.하지율은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덥석 정시온의 팔을 잡았다.“시온아, 팔이 왜 이래?”정시온의 눈동자에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움이 스쳤고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99화

  하지율이 교무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안쪽에서 대화 소리가 들렸다.“얘가 우리 윤택이를 자주 괴롭혀요. 몸에 있는 상처 좀 봐요. 오늘도 윤택이를 때렸잖아요. 지후야, 이번 일은 절대 쉽게 넘어가면 안 돼. 애 부모가 오면 제대로 따져야 해.”곧 남자의 중저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하지율은 잠시 망설이다가 교무실 문을 두드렸다.“죄송해요. 늦었네요.”하지율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어린아이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기 왜 왔어요?”하지율의 눈동자가 움찔하며 임채아의 품에 안겨있는 고윤택을 바라보았다.그녀와 시선이 마주치자 고윤택은 턱을 치켜들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우리 집 도우미는 여기 나타날 자격이 없어요!”고윤택은 정말 화가 났다.싸워서 선생님이 전화를 걸었는데 그의 엄마가 아니라고 했다.‘쳇, 채아 이모 말이 맞아. 엄마는 일부러 수작을 부려서 나랑 아빠 관심을 끌려는 거야. 안 온다면서 결국 왔잖아?’임채아는 하지율을 보고 그녀가 불청객이라도 되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지율 씨가 여긴 왜 왔어요?”말을 마친 뒤에야 그녀는 뭔가를 깨달은 듯 급히 입을 가렸다.“하지율 씨, 미안해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선생님께서 전화했을 때 오지 않으려 하고 윤택 엄마가 아니라고 했다길래... 윤택이가 억울함을 당할까 봐 와봤어요. 하지율 씨... 오해하지 마요. 전 그 쪽한테서 윤택이를 빼앗을 생각 없어요.”유치원의 선생님, 교감, 교장까지 모두가 그 말을 듣고 하지율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분이 윤택이 어머니였군요?”“지난번 활동 때도 윤택이 어머니가 아니라 이 아가씨가 오셨는데...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아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야죠.”“그러게요. 윤택이 엄마가 아니라고 하다니, 그건 좀 너무한 것 같아요.”몇몇 선생님들은 참지 못하고 작게 수군거렸다.명문 유치원의 교사들은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뽑히며 고학력은 물론 아이들을 책임지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해야 한다.아무리 앞에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98화

  “그쪽도 그쪽 입장이 있을 테니까 굳이 탓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을게요.”하지율은 표정은 차분했다. “함우민 씨,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전에는 줄곧 살갑게 이름을 불렀는데 오늘은 또다시 선을 긋는 태도로 되돌아갔다.“하지율 씨...”함우민이 입을 벙긋했지만 하지율은 그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유소린을 끌어당기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유소린은 의아한 얼굴로 하지율과 뒤에 남겨진 함우민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지율아, 저 사람 널 만나러 온 거야?”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언제부터 함우민 씨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됐어?”“네가 고지후에게 잡혀갔다는 걸 알고 난 뒤 병원에 찾아갔을 때 함우민 씨를 만났어. 내가 찾아온 목적을 알고 나서 네 행방을 알아봐 주겠다고 했어.”말하다 멈춘 하지율의 두 눈에 싸늘한 물결이 일렁거렸다.“그런데 일부러 거기서 날 기다렸다는 건 몰랐어.”유소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일부러 널 기다려?”하지율은 사건의 전말을 유소린에게 설명한 후 말했다. “고지후가 시켰을 거야.”유소린은 듣고 나서 눈동자를 번뜩이며 말했다. “지율아, 나는 네가 함우민 씨를 오해한 것 같아.”“오해?”“생각해 봐. 네가 고지후를 찾아가도 그 사람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방법이 없잖아. 그런데 왜 굳이 함우민 씨를 기다리게 하겠어? 게다가 함우민 씨는 정말로 내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걸 수도 있잖아.”유소린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아니면 알아냈어도 날 구할 방법이 없어서 너한테 잠시 알려주지 않은 걸 수도 있지. 어쩐지 고지후가 순순히 나한테 임채아에게 사과만 하면 풀어준다고 하더라. 내가 볼 땐 함우민 씨가 뭐라고 해서 고지후가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하진 않은 것 같아. 지율아, 이번 일에 대해 함우민 씨와 잘 얘기해 봐. 혹시 함우민 씨가 도와줘서 내가 쉽게 풀려난 걸 수도 있어. 그렇게 오해하는 건 좋지 않아.”하지율은 멈칫했다.유소린의 말이 맞다.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97화

  고지후도 웃으며 말했다.“너 참 똑똑하네.”“고지후 씨와 임채아 씨를 상대하는데 조심하지 않으면 나중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잖아.”왠지 모르게 예전에는 물처럼 밋밋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아내가 지금 이 순간에는 그에게 약간의 흥미를 일으켰다.“하지율, 만약 내 관심을 끌기 위해 수작 부리는 거라면 성공이야.”하지율은 참을 수 없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만약 자아도취에도 등급이 있다면 고지후는 SSS 등급에 플러스 표시까지 붙은 수준일 것이다.고지후는 당연히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으려 하지 않았고 하지율도 그렇게 바보가 아니었다.지난번 그가 기자 회견을 막았을 때 그녀가 더 큰 소동을 일으켰던 걸 보아 여자는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하지율, 이 일에 대해 추궁할지 말지는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하지율은 순간 멈칫했지만 곧 고지후의 말 속 숨은 의미를 알아차리고 눈동자에 강한 분노가 떠올랐다. “당신 또 내 친구를 협박하려는 거야?”고지후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 “네 친구에게 만족스러운 보상안을 제시할 거야.”하지율은 다시 한번 놀랐다.보상?유소린의 성격은 그녀가 잘 알고 있다.절대 보상을 위해 고지후와 타협할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임채아가 자살 기도를 했고 유소린은 하지율까지 끌어들인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본인이 억울함을 감수하더라도 하지율에게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아 하는 성격이다.또한 유소린은 하지율이 고지후에게 맞서면 결국 손해를 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마도 고지후의 보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역시나 하지율이 다시 유소린을 찾아갔을 때 그녀는 이미 진태환과 합의서까지 작성한 상태였다.하지율은 미안한 눈빛으로 유소린을 바라보았다.“소린아, 미안해.”유소린은 히죽 웃었다.“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나 공짜로 시내 중심에 있는 넓은 아파트 하나 생겼어. 사기만 하면 집값이 바로 뛰는데 나 혼자서는 평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96화

  평소 그녀를 괴롭힌 것도 모자라 친구까지 노리는 건 선을 넘었다.장하준이 이렇게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자기가 유소린을 건드려도 고지후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다른 건 다 참고 넘어갈 수 있어도 친구가 자기 대신 억울하게 당하는 꼴은 못 본다.게다가 이 일이 임채아와 무관할 리가 없지 않나.고지후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지금 채아를 혼자 둬서는 안 돼.”하지율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졌다.겉으로는 유소린과 장하준의 갈등 같아도 그들의 뒤엔 그녀와 임채아가 있다.명백히 고지후는 그녀와 임채아 사이에서 임채아를 선택했다.하지율이 더 말하려는데 고지후가 먼저 하지율의 손을 잡았다.“하지율,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자.”하지율과 고지후가 떠난 후 장하준의 얼굴에는 분노가 사라지고 대신 의심과 추측이 떠올랐다.“채아야, 고지후가 정말 나를 감옥에 보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당연히 아니지.”임채아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안심해, 지후는 절대로 너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 거야.”임채아의 말을 듣고 장하준도 안심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율이 이 일에 계속 집착하면 할수록 지후의 반감만 사게 될 거야.”임채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넌 하지율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지후는 그런 사소한 일까지 신경 쓰지 않을 거야. 게다가 다친 사람은 유소린이잖아. 지후에게 유소린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야.”...복도에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서 있었다.“하지율, 난 이 일이 계속 불거지길 원치 않아.”고지후의 뜻을 이미 알아차려도 그가 말을 뱉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분노가 일었다.고지후가 말을 이어갔다.“난 일이 바쁘고 채아는 챙겨줄 사람이 필요해. 장하준을 데려가면 채아가 큰 충격을 받을 거야.”“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데?”고지후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평온했다. “넌 이 일에 대해 계속 추궁할 수 있지만 장하준을 감옥에 보내면 화풀이하는 것 말고 얻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95화

  고지후는 하지율을 바라보며 검은 눈동자가 깊은 웅덩이처럼 어두워졌다.“하지율, 이건 채아 번호가 아니야. 문자를 보낸 당사자도 자기가 채아라고 말한 적이 없으니까 채아가 보냈다는 걸 증명할 수 없어.”“하지만 임채아 말고 누가 당신이 유소린을 납치했다는 걸 알겠어? 그 여자는 유소린이 실종된 다음 날 나랑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어. 당신도 봤잖아. 메시지에서 분명하게 유소린 행방을 언급했어. 그게 아니면 나랑 그 여자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실 정도로 친하다고 생각해?”고지후는 시선을 내려 그녀를 응시하며 말했다.“채아가 정말로 널 찾아온 게 확실해?”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해.”“좋아, 지금 당장 알아보라고 할게.”...조사가 끝난 후 고지후는 하지율을 데리고 임채아의 병실로 갔다.그 시각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임채아는 고지후가 묻는 말에 의아한 얼굴로 답했다.“하지율 씨가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잖아요?”하지율은 멈칫했다.“내가요?”“네, 그쪽이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잖아요. 내가 안 올까 봐 시내 중심의 카페를 예약했으니까 아무 위험도 없을 거라고 했어요.”임채아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휴대폰을 고지후에게 건넸다.“내 휴대폰에 하지율 씨가 보낸 문자가 있어요.”하지율도 함께 보았다.확실히 임채아의 말대로 그녀도 만나자는 메시지를 받았고,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그녀에게 보낸 것과 동일 인물이었다.하지율은 어딘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임채아가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도 알고 당시 카페에서 만나기도 했지만 고지후가 말한 것처럼 이 전화번호는 임채아의 것이 아니었다.그러니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임채아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어쨌든 임채아와 그녀가 만난 건 사실이고 고지후도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미처 제대로 생각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장하준이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나서서 말했다.“문자는 내가 보낸 거야. 채아랑 상관없어.”임채아는 장하준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