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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Author: 밥벌이요정
“경비팀, 저 셋을 당장 쫓아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별장 관리팀장이 황급히 달려왔다.

“고 대표님, 사모님, 이 별장은 정지욱 씨 명의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도 함부로 이분들을 내보낼 수 없습니다.”

고영훈이 조용히 말했다.

“여보, 정지욱이 허연수 모녀를 정씨 가문에 데려가 정식으로 가족으로 받아들이려고 해. 오랜 친구이자 의리로... 이번 일은 그냥 묻어두는 게 어떨까?”

“출생증명서는 어떻게 할 건데?”

고영훈이 손짓하자 경호원이 연한 초록색 서류를 꺼내 내밀었다.

“이미 다 바로잡아뒀어. 정씨 가문에서 곧 민지 이름으로 등본도 올릴 거야.”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날 속이려 했던 거겠지...’

송서윤은 맥이 풀린 듯 블루 스타 목걸이를 쥔 채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허연수를 돌아봤다.

“이렇게 좋은 친구라면 온 가족이 다시 뭉치는 날인데... 우리가 선물을 안 할 수 없지.”

“그래. 네 말이 맞아. 이런 날엔 선물이 필요하지.”

고영훈은 담담하게 맞장구쳤다.

“뭘 주고 싶어?”

“물론... 선물은 클수록 좋지. 그래야 당신의 진심이 느껴지니까.”

이렇게 큰 짐을 정지욱이 대신 져줬으니 제대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우리가 세기의 결혼식을 열어주자.”

송서윤의 눈빛이 서늘하게 빛났다.

“어차피 내 이복동생이 미혼모로 재벌가에 시집간다는 소문은 결국 내 얼굴에 먹칠하는 거니까. 혼수도 우리가 내는 걸로 하지.”

송서윤의 말에 허연수는 몸서리가 쳐졌다.

이대로라면 자신과 정지욱의 결혼은 못을 박은 셈이고 두 번 다시는 고씨 가문과 엮일 수 없었다.

정말로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허연수는 고영훈을 바라보며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왜... 싫어?”

그러자 송서윤이 고영훈을 향해 다시 물었다.

“날짜도 내가 이미 골라놨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고영훈의 어둡고 깊은 눈빛이 허연수를 꿰뚫었고 그 기운에 허연수는 꼼짝 못 했다.

그는 송서윤의 손을 잡아 살며시 쥐었다.

“내 아내는 아무한테나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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