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졌다.
도희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우진의 상처를 누르고 있었다.
“우진 씨. 정신 차려요.”
손바닥이 피로 젖었다.
우진은 희미해지는 정신 속에서도 도희를 바라봤다.
“다친 데는… 없죠?”
“지금 내 걱정할 때예요?”
도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오두막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경찰입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우진의 시야가 흐려졌다.
마지막으로 보인
“강우진 씨.”노신사가 조용히 말했다.“당신도 책임져야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우진은 눈을 뜨지 않은 채 대답했다.“알고 있습니다.”이유가 무엇이었든 자신은 도희를 납치했다.결혼식장에서 강제로 데려왔고, 처음 며칠 동안은 문까지 잠갔다. 도희를 구하고 싶었다는 마음이 그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다.“받겠습니다.”우진이 말했다.“무슨 처벌이든.”도희가 우진을 바라봤다.“그럼… 얼마나 받게 되는 거예요?”노신사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그건 재판에서 판단할 일입니다.”“집에 못 돌아올 수도 있어요?”우진의 시선이 도희에게 향했다.“도희 씨.”“아니,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도희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지만, 손끝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이 집에서 나가고 싶었다. 우진이 문을 열어주기만을 기다렸다.그런데 이제는 그가 돌아오지 못할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졌다.도희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우진의 상처를 누르고 있었다.“우진 씨. 정신 차려요.”손바닥이 피로 젖었다.우진은 희미해지는 정신 속에서도 도희를 바라봤다.“다친 데는… 없죠?”“지금 내 걱정할 때예요?”도희의 목소리가 떨렸다.오두막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경찰입니다!”문이 열리는 순간 우진의 시야가 흐려졌다.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울고 있는 도희의 얼굴이었다.그리고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하얀 천장이었다.코끝으로 소독약 냄새가 스쳤다.우진은 몇 번 눈을 깜빡였다. 정신이 돌아올수록 옆구리에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우진 씨?”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리자 도희가 보였다.“도희 씨….”“움직이지 마요.”도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네가 저놈이랑 도망쳤다가 잡혀갔더구나.”순간 머릿속에 끊어졌던 기억이 스쳤다.오두막. 거칠게 자신의 팔을 잡아당기던 손. 그리고 멀리 서 있던 어린 우진.‘오빠 도망가!’도희가 숨을 삼켰다.그날 자신을 붙잡았던 손의 감각이 아직도 팔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어린 우진은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희는 그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몸이 뒤로 끌려갔다.그 뒤의 기억은 여전히 흐릿했다.“원장님이… 나를 데려간 거예요?”“그래.”“그럼 당신은요?”도희가 물었다.“그때 어디 있었는데요?”강인구의 시선이 우진에게 향했다.“여기.”“….”“네가 사라지고 혼자 남은 강우진 옆에.”우진의 얼굴이 굳었다.강인구가 희미하게 웃었다.“도희를 찾아주겠다고 했지.”도희가 우진을 돌아봤다.십칠 년 전
도희는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걸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그제야 현관 쪽을 바라봤다. 신발이 없었다.“설마….”창밖을 확인했다. 늘 세워져 있던 우진의 차도 사라지고 없었다.도희의 얼굴이 굳었다.“안 간다며.”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안 간다며, 진짜….”또였다.십칠 년 전에도 그랬다.가지 말라고 했다. 우진은 금방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을 두고 가버렸다.화가 났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감정은 두려움이었다.그날처럼 우진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아니, 이번에는 자신이 기다리고 있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진이 사라질 것 같았다.도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그 순간 희미한 장면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산길. 커다란 운동화. 나무 사이로 난 좁은 길.‘조금만 더 가면 돼.’어린 우진이 앞에서 자신을 끌어주고 있었다.도희가 눈을 떴다.“…길.”기억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아냐고요. 그, 선생님이라는 사람!”도희가 다시 물었지만 우진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그때였다. 짧은 진동음이 울렸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우진의 휴대전화였다.화면을 확인한 우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도희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했다.발신자는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짧은 문자 하나가 떠 있었다.[내일, 그 오두막.]도희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오두막.불과 몇 분 전까지 두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던 장소였다. 십칠 년 전, 자신과 우진이 함께 도망쳤던 곳. 그리고 자신이 사라졌던 곳.“누구예요?”우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뒤집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 행동만으로 충분했다.“그 사람이에요?”“….”“선생님?”“도희 씨.”“맞죠?”우진은 끝내 부정하지 않았다. 도희는 다시 휴대전화를 바라봤다.“내일이면… 내일 가라는 거잖아요.”“….” 
도희가 그를 바라봤다.“제가요?”“네.”우진은 웃으려 했지만 실패했다.“아무리 찾아도 없었어요.”산 아래에서 약을 구해 올라왔을 때 오두막 문이 열려 있었다. 우진은 처음에는 도희가 밖에 나간 줄 알았다.“도희야.”대답이 없었다.방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이불은 흐트러져 있었고, 도희가 누워 있던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도희야!”밖으로 뛰쳐나갔다. 주변을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나무 뒤도 보고, 산길도 내려다봤다. 목이 쉴 때까지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도희야!”우진의 목소리가 떨렸다.현재의 이야기를 하는데도 꼭 그날로 돌아간 사람 같았다.도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다가.”우진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어요.”“….”“도희 씨 목소리.”도희의 심장이 세게 뛰었다. 다음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아직 듣지도 않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