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이현이 깊은 무의식 속에서 절규하며 신에게 매달린 그 처절한 기도가 허공을 맴돌던 그때였다.이현의 뇌리 속에서 재생되던 과거의 잔혹한 풍경에 기이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하유주..... 내 유주를 제발 깨어나게 해주세요. 제발......."그가 생명줄처럼 꽉 쥐고 있던, 미래 세계 속 유주의 차가운 손끝이 돌연 투명한 잿빛으로 변하더니 파스스 바스라지기 시작했다.'유주야............?'마치 사간이 역류하듯, 혹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기루처럼. 그녀의 텅 빈 육신이 미세한 빛의 가루가 되어 이현의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놀란 이현이 흩어지는 그녀를 안으려 허공을 허우적거렸지만, 붕괴는 멈추지 않았다.유주가 누워있던 침대도, 그가 오열하던 넓고 적막한 안방도, 창밖의 풍경도. 두 사람이 존재했던 첫 번째 세계 자체가 거대한 유리창이 깨지듯 산산조각 나며 새하얀 빛 속으로 소멸하고 있었다.'안 돼, 하유주! 가지 마! 안 돼!'모든 것이 무(無)로 돌아가는 압도적인 소멸 속에서, 이현의 절규마저 형체 없이 먹혀들어 갔다. 그것은 두 사람의 엇갈린 기도에 응답한 신이, 그들이 겪었던 참혹한 미래의 시간선 자체를 완벽하게 덮어씌워 지워버리는 경이롭고도 무자비한 순간이었다."허억..........!"현재의 시간. 침대에 기절하듯 누워있던 이현의 몸이 크게 한 번 튀어 올랐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혼수 상태에 빠져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대신 굳게 감긴 그의 긴 속눈썹 사이로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 속절없이 흘러내려 베갯잇을 적셨다."서이현..........?"그의 곁을 지키며 식은땀을 닦아주던 유주가 흠칫 놀라 손을 멈췄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손목을 부서져라 쥐고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아"라고 중얼거리던 그의 오만한 얼굴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영원히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처절하게 일그러져 있었다.그 순간.유주의 귓가에 얇은 얼음장이 깨져 허공으로 흩어지는 듯한 기묘한 이명이 스쳐 지나갔다."........?"유주는 반사
다정한 속삭임에도 품 안의 유주는 미동조차 없었다. 새근거리는 숨결은 얕게 이어지고 있었고 체온도 따뜻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어깨를 흔들어 깨워도, 귓가에 이름을 부르며 뺨을 쓰다듬어도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않았다.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간 빈 껍데기, 식물인간처럼 깊고 끝없는 수면에 빠져버린 것이다."하유주. 장난치지 마. 당장 눈 떠."처음엔 그저 자신을 향한 지독한 반항인 줄만 알았다. 분노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 이현은 서가 그룹의 모든 권력과 재력을 동원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의료진들을 전부 집 안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수십 번의 정밀 검사 끝에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이 절망적이었다."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신체적인 이상은 전혀 없으나, 뇌의 의식 활동이 완전히 멈췄습니다. 마치.... 환자 본인이 스스로 깨어나기를 거부하는 것처럼요."그 선고는 이현의 세상을 완벽하게 붕괴시켰다. 스스로 깨어나기를 거부한다고?이현은 핏발 선 눈으로 창백하게 누워있는 유주를 내려다보았다. 숨이 막혀올 정도로 형언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이 가슴을 짓눌렀다.'나를 보는 게 그렇게 끔찍했어? 내가 곁에 있는 게 너무 증오스러워서..... 차라리 모든 의식을 끊어내고 영원한 도피를 택할 만큼?'자신을 향한 혐오와 증오가 그녀의 숨통을 조이다 못해, 결국 그녀 스스로 깊은 무의식의 감옥에 갇혀버리게 만들었다고 이현은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내 곁에 완벽하게 가두었다고 생각했는데, 남은 것은 거저 생기 없이 시들어가는 텅 빈 육신뿐이었다.텅 빈 안방, 며칠째 식음도 전폐한 채 그녀의 곁을 지키던 이현의 오만했던 얼굴은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짐승처럼 앓는 소리를 내며 오열하다가, 이내 생기 없이 축 늘어진 유주의 가냘픈 손을 제 두 손으로 꽉 부여잡아냈다.자신은 태어나 단 한 번도 무언가에 고개를 숙인 적이 없는 오만한 사내였다. 절대자 따위는 없다고, 오직 자신만이 이 세상의 신이자
갑자기 이현의 입에서 거칠고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뇌리를 날카롭게 찢고 들어오는, 두개골이 부서지 듯한 극심한 통증이었다. 마치 수천 족각으로 깨진 유리 파편 같은 미지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뇌세포를 강타하며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붉은 루비, 핏자국으로 얼룩진 손, 그리고 절망적으로 울부짖는 하유주의 환영.시야가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붉게 점멸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압도적인 두통과 알 수 없는 감각의 폭주에 이현은 운전대를 움켜쥐려던 손을 헛짚었다. 이내 거대한 거목이 쓰러지듯, 이현이 몸이 조수석 쪽으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쿵!"....! 서, 서이현!!!"이현의 갑작스러운 실신에 유주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본능적으로 두 팔을 뻗어 그의 무거운 상체를 받아냈다. 언제나 완벽하고 서늘했던,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남자가 제 어깨 위로 힘없이 쓰러진 낯선 감각에 유주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이현아! 서이현! 정신 차려봐!"유주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현의 어깨를 흔들며 깨워보려 애썼다. 하지만 이현은 미동없이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은 듯 미동조차 없었다. 그의 단단했던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차갑게 맺혀 흘러내렸고, 숨결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롭고 가빴다.'도망쳐야 해.'이성을 마비시켰던 두려움이 가시자,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미친 듯이 울려 퍼졌다. 자신을 옭아매던 지독한 족쇄가 아주 잠시 느슨해진, 기적 같은 틈이었다. 지금 당장 차 문을 열고 이대로 어둠 속으로 도망친다면, 이 미친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유주는 도망치지 못했다. 제 어깨에 묵직하게 기대어 온 그의 체온, 과거 자신이 아플 때마다 묵묵히 병간호를 해주던 그 서글프고 다정했던 손길의 기억이 발목을 강하게 붙잡고 늘어졌다. 자신을 끔찍하게 옭아매는 악마이면서도, 결국 제 세상의 유일한 구명줄이기도 했던 남자. 유주는 결국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현의 차가운 뺨을 감싸 쥐었다."제발...... 사람 놀라게 하지
서가 그룹의 일 년 중 가장 성대하고 화려한 밤. 최고급 호텔의 거대한 연회장에서 열린 '서가 창립기념 자선 파티'는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과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으로 눈이 시릴 만큼 번쩍였다. 유주는 금방이라도 숨이 막혀벌리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며, 제 곁에 선 남자의 단단한 팔에 억지로 이끌리듯 서 있었다. 서이현. 그는 보란 듯이 유주를 자신의 공식적인 파트너로 내세웠다. 며칠 전 백화점에서 그가 강압적으로 입혔던 칠흑 같은 블랙 머메이드 드레스. 그 드레스를 입은 유주를 제 옆에 세워둔 이현의 태도에는 한 치의 숨김도 없었다. 수백 명의 시선이 집중된 이 화려한 전장 한가운데서, 하유주라는 여자가 완벽한'서이현의 소유'임을 세상에 공표하려는 오만한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긴장 풀지, 하유주. 내 옆에서 그렇게 파랗게 질려있으면 곤란한데." 이현이 유주의 허리를거칠게 감싸 안으며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다정한 연인의 귓속말처럼 보였겠지만, 유주의 허리를 강하게 죈 그의 손아귀에는 지독한 통제욕이 묻어났다. "우리 동생, 파티의 주인공이 너무 늦게 나타난 거 아니야?" 서이진이었다. 완벽하게 세팅된 수트 차림의 그는 한 손에 샴페인 잔을 든 채 특유의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 앞을 가로 막았다. 이현의 미간이 불쾌감으로 미세하게 좁아졌다. "방해할 거면 비켜." "방해라니. 우리가 인사도 못 할 사이는 아니잖아?" 이진은 이현의 차가운 경고를 가볍게 무시하더니, 시선을 돌려 유주를 위아래로 끈적하게 훑어 내렸다. "드레스는 완벽한데........ 아, 목이 좀 허전하네. 너도 참 무심하지. 이런 날 파트너 목에 보석 하나 안 걸어주고 말이야." 이진은 과장되게 혀를 차며, 제 안주머니에서 고급스로운 검은색 벨벳 케이스를 꺼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준비했지. 우리 유주한테 딱 어울릴 것 같아서." 딸깍-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케이스가 열렸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물을 확인한 순간
숨 막힐 듯 옭아매 오는 압박감 속에서도, 이현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짓씹으며 한층 더 맹렬하고 자비 없이 그녀를 몰아붙였다. 방 안의 온도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고, 두 사람의 얽혀드는 거친 숨소리와 마찰음이 무거운 공기 속으로 뜨겁게 흩어졌다. 자신의 통제 아래 유주를 거침없이 몰아붙이면서도, 그녀를 내려다보는 이현의 눈망울은 기괴할 정도로 태연했다. 짙게 가라앉은 눈동자 아래에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독한 이성과 냉정함이 서늘하고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극단적인 쾌락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서가 그룹의 수많은 이들이 서이현이라는 존재 자체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 서이현은 원래 이런 사람이야.' 고통과 아짤한 쾌락.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서 유주는 하얗게 질린 채 방황했다. 하지만 이내 본능적인 감각에 완전히 굴복해 버린 그녀는, 압도적으로 리드해 오는 이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며 그의 거친 호흡에 속도를 맞춰갔다. "흐읏.... 이, 이현아...." 애타게 헐떡이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유주의 떨리는 음성에, 이현의 서늘했던 눈동자 위로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열기가 훅 끼쳤다. 그는 유주의 몸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더 깊게 밀착하며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한 번 더 불러봐. 내이름." "서, 서이현.......!" 그녀가 이현의 목덜미에 뜨거운 숨을 뱉어내며 다시 이름을 부르자, 언제나 냉정하던 이현이 짐승처럼 앓는 소리를 내며 온몸을 잘게 떨었다. "미치겠네, 진짜."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고 밀려드는 폭력적인 자극에 유주의 이성이 완전히 끊어질 듯 절정에 치달았다. 쾌락에 잠식당한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현의 목에 두 팔을 단단히 휘감고는, 그의 귓바퀴를 살짝 깨물어 냈다. 그 찰나의 도발적인 자극에 이현 역시 등골을 타고 오르는 짜릿한 오싹함을 느끼며, 마침내 그녀와 함께 가장 깊고 아찔한 감각의 나락으로 속절없이 떨어져 내렸다. 퍼억- 푹-
서이현의 입에서 튀어나온 그 잔인하고도 노골적인 질문은 유주의 귓가를 사정없이 난도질했다. 질투와 광기가 뒤섞인 추궁 속에서, 유주는 묘하게도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지는 허탈감을 느꼈다.지독한 소유욕과 숨통을 조이는 집착 속에서도, 가끔씩 문득 스쳐 지나가던 그의 기괴할 정고로 서글프던 다정함. 과거 차가운 절망 속에서 오직 자신만을 향해 내밀어졌던 그 커다란 손길의 온기를, 순간적으로나마 그리워하고 말았던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비참했다.자조적인 한숨이 목구멍을 타고 치밀어 올랐다. 그의 품 안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사람을 속절없이 나약하게 만들고, 모든 저항을 포기한 채 그저 안주하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댜로 그의 체온에 녹아내려 가다가는, 영혼까지 완전히 그에게 잠식당해 뼛조각조차 남지 않을 것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더 이상 그의 품에 안겨 흔들려서는 안 됐다.유주는 질끈 감았던 눈을 뜨고, 떨리는 두 손을 뻗어 그의 단단한 어깨와 가슴팍을 강하게 밀어냈다. 그리고 그의 체온이 남아 있는 서늘한 품에서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엉망으로 흐트러진 호흡을 가까스로 골라 삼키며 말했다. "안에... 안에 사정했다면 어쩔 건데? 너와 난 항상 대화가 이런 식이야. 넌 날 쫓고 집착하고, 난 널 수용하고 받아들이려던 순간 너의 그 숨 막히는 집착 때문에 결국 이렇게 퉁명스럽게 굴게 돼." 유주의 목소리에는 자포자기에 가까운 서글픔과 짙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입고 있던 드레스의 끈을 홱 잡아 내려, 이현에게 보란 듯이 이진이 남긴 흔적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서이현, 똑바로 봐. 네가 그렇게 집착하는 하유주는 이런 여자야. 아무하고나 몸을 굴리는 그런 닳고 닳은 여자라고!" 유주의 자학 섞인 절규에도 이현은 당황하기는 커녕, 오히려 피식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서늘하게 웃어 보였다. 그 순간, 그의 눈동자 속에서 휘발되었던 집착의 광기가 다시금 검붉게 타올랐다. "하유주. 난 네가 이런 여자라서 오히려 좋아. 내 무
이현의 집착은 해가 저물수록 더욱 노골적이고 집요해졌다. 그에게 밤은 유주를 온전히 자신의 방안에 가두어 두는 시간이었다. 넓고 차가운 침실, 은은한 조명만이 감도는 그 공간에서 유주는 매일 밤 질식할 것 같은 공포를 견뎌야 했다. 이현은 항상 유주보다 늦게 잠들었다. 최근 들어 그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유주가 방에서 몰래 나와 거실 창문을 열어보았다는 보고를 받은 날부터, 그는 집 안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직접 재점검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CCTV 영상을 밤새 돌려보느라 며칠째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상태였다
서가 그룹 본사 로비는 인간의 오만을 형상화한 것 같은 공간이었다. 초고층 빌딩의 무게를 지탱하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은 마치 신전의 그것처럼 위압적이었고, 발소리조차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매끄러운 바닥은 침입자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반사해냈다. 하유주는 로비 한복판에 서서 가쁘게 몰아치는 숨을 억눌렀다. 손바닥에 쥔 메모지는 이미 땀으로 눅눅해져 글씨가 번져 있었다. 15년 전, 그 강가에서 등을 돌려 달아났을 때 유주는 믿었다. 사탕을 건네지 않았으니, 그 소년의 고독에 참견하지 않았으니, 이번 생의 궤적은 서이현이라는
이현의 집무실은 한낮에도 그림자가 짙었다.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채광조차 그의 서늘한 분위기에 눌려 맥을 못 추는 듯했다. 비서가 두고 간 ‘서가 문화재단 장학생 선발 명단’을 넘기던 이현의 손길이 일순간 멎었다.정작 그 '조각'이 된 하유주는, 대학교 도서관 한구석에서 숨을 죽인 채 전공 서적에 파묻혀 있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현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유주는 그가 이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유주는 가방을 챙겨 재빨리 건물 뒷문으로 향했다. 인파가 몰리는 정문 대신, 후진 지하 통로를 통해 학교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평창동의 고요한 저택. 유주는 통유리창 너머로 저물어가는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붉게 타오르는 하늘은 마치 누군가 쏟아버린 와인처럼 불길하고도 선명했다. “유주 아가씨, 식사 준비됐습니다.”등 뒤에서 들려오는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유주는 어깨를 움찔 떨었다. 이 집의 고용인들은 하나같이 표정이 없었다. 그들은 유주를 ‘손님’이라 부르지만, 실상은 감시 대상이라는 것을 유주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유주는 마지못해 다이닝 룸으로 향했다. 길게 뻗은 대리석 테이블 끝에는 이미 한 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