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407 화

Author: 윤아
제나가 먼저 전화를 건 적은, 대부분 가면남의 협박 메시지를 받은 직후였다.

그렇다. 그는 하루 종일 변조기를 달고 제나의 전화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가면남 역시 바쁠 때가 있고, 받기 곤란한 순간도 있을 터.

‘그게 바로... 그 사람의 허점을 잡을 수 있는 순간일지도 몰라.’

제나는 곧장 두 번 더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여전히 받지 않았다.

문자 역시 답이 없었다.

그 사이, 경후가 제나를 찾아 휴게실로 들어왔다.

전화를 손에 쥔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제나를 본 경후의 눈빛이 묘하게 깊어졌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13 화

    “아니, 윤세린이 아니에요.”제나의 머릿속에 한 여자의 뒷모습이 스쳐 갔다.“내가 의심하는 건... 차경후 마음속에 진짜로 숨겨진 그 여자예요.”[진짜로 숨겨진 여자라뇨?]제나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예전엔 차경후가 좋아하는 사람이 윤세린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됐죠... 윤세린은 그 여자의 그림자, 그저 대리일 뿐이라는 걸.”잠시의 침묵 끝에, 하성이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합니까?]“차경후 서재에서 사진을 봤어요. 그리고...”제나의 목소리가 자조적으로 흔들렸다.“차경후가 나와 이 결혼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12 화

    [언니,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전 대표님만이 도와줄 수 있다고 했어요.]차경후가 어떤 사람인가... S시에선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존재였다.‘차경후는 S시의 하늘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이 도시에서 감히 차경후를 미행하거나 조사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언론조차도 차경후에 대한 기사를 함부로 쓰지 못했다. 설령 누군가 마음먹는다 해도, 능력과 배짱이 뒷받침돼야 했다.기억을 잃은 제나는 아는 얼굴조차 많지 않았다. 예전의 인맥은 아무 쓸모가 없었고, 결국 연주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연주가 말한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11 화

    제나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요즘... 많이 바빠?”[응.]“중요한 계약이야?”경후의 목소리에는 어쩐지 짜증스러운 기색이 묻어 있었다.[무슨 일 있어?]“아니... 언제쯤 돌아올 거야?”[나중에 얘기하자.]차갑게 던진 그 한마디와 함께, 전화는 무심하게 끊어졌다.검은 화면 속에 비친 건 핏기 없는 얼굴과 초점 잃은 제나의 눈빛뿐이었다.그녀는 준비해 둔 저녁을 겨우 몇 숟가락 삼키고는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책상 앞에 앉아 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대신 핸드폰을 꺼내 들고 곧장 번호를 눌렀다.“연주야, 혹시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10 화

    석양이 하늘을 금빛과 붉은빛으로 물들였다.제나는 또다시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봤다. 몇 번째인지도 알 수 없었다.이 시간쯤이면 경후가 집에 돌아와 있어야 했다.며칠 전에도 사이가 좋지 않아 경후가 제나에게 차갑게 굴긴 했지만, 그래도 집엔 돌아오곤 했다. 심지어 식사도 함께했다.그런데 오늘은 벌써 약속된 시간보다 삼십 분이 넘게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그 여자 일만 몰랐더라면... 이렇게까지 불안하지 않았을 텐데.’알고 난 순간부터는 마치 수많은 개미가 가슴을 파고드는 듯했다. 숨이 막히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09 화

    경후는 끝내 부정하지 않았다.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다만 아직은 그 여자와 그 선을 넘지 않았을 뿐이었다.핸드폰이 연달아 진동했다.가면남이었다.‘또 전화야...’제나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잠시 후, 통화는 자동으로 끊겼고, 제나는 짧은 문자를 보냈다.[알았어요.]더는 이어갈 마음이 없다는 뉘앙스였다.하지만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오늘 계속 전화했더라. 무슨 급한 일 있었어?]제나는 잠시 멈칫하다가 짧게 손가락을 움직였다.[아니에요. 방금 좀 한가해서 그냥 아무렇게나 보내드렸어요.]잠시 뜸을 들이더니,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08 화

    제나의 얼굴에 순간적인 당혹감이 스쳤다.그건 마치 자기 잘못이 들킨 부끄러움보다 더 큰,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었다.“당신 전화가 울리길래... 소리가 나서 꺼내주려고 했을 뿐이야.”경후의 시선이 서서히 내려갔다.그가 바라본 것은 제나의 손안에 놓인, 그 낯선 핸드폰.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순식간에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경후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제나의 손에서 핸드폰을 거칠게 빼앗았다.냉랭한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단번에 얼려버렸다.“누가 내 물건을 마음대로 뒤져보라 했어?”“아니, 나는...”제나는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