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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Penulis: 애월섬
안정수는 화를 참으며 바로 추궁했다.

“안요한, 너 어디로 간 거야? 이렇게 많은 손님이 여기 있는데 그냥 도망치듯 나가면 어떻게 해?”

안요한은 숨을 가쁘게 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누군가 제게 약을 탔어요. 병원에 가야겠습니다.”

“약을 탔다고? 심각한 거냐?”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안정수의 목소리가 다시 엄숙해졌다.

“그래서 가영이가 네가 몸이 안 좋다고 했구나. 지금 어디니? 병원에 데려다주라고 할게.”

“아닙니다. 현주 씨랑 함께 있어요. 현주 씨랑 같이 가면 돼요.”

한동안 말이 없던 안정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안요한 너... 서현주와...”

짦게 대답하던 안요한은 고개를 돌리고 숨을 가쁘게 쉬더니 말을 이어갔다.

“할아버지, 호텔 CCTV와 주방을 조사해서 제게 약을 탄 사람을 찾아주세요.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제 주변의 진수인을 중점적으로 조사해 주세요.”

안정수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다.”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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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5화

    연동욱이 탁한 눈동자로 연채린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빛이 차분한데도 차마 똑바로 마주하기가 힘들었다.연채린이 손바닥이 흥건해져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할아버지, 혹시 태민 오빠 일을 알고 계세요?”그의 말투가 덤덤하기 그지없었다.“서현주를 납치했다가 붙잡힌 거?”연채린도 연동욱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듣고 나니 머리가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태민 오빠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요. 오빠네 집안 사정이 워낙 복잡하잖아요. 아버지는 사생아를 너무 많이 두셨고 어머니는 어느 요양원에 계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축복이를 돌볼 여력이 없어요. 게다가 축복이의 엄마도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제가 잠시 축복이를 돌보고 있는 거예요.”연동욱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가족이 있는데 왜 굳이 네가 나서? 그냥 돌려보내. 네가 황태민이랑 무슨 사이라고 아이까지 돌봐주는 거야? 황태민이 범죄를 저질러 붙잡힌 마당에 범죄자의 자식을 돌보다니. 남들이 어떻게 볼지 생각해봤어?”그 말에 연채린이 움찔했다.“하지만 태민 오빠는 이영 언니를 도우려다 이렇게 된 거잖아요. 제가 조금 도와주는 게 뭐 어때서요? 남들이 뭐라고 하든 전 신경 안 써요. 축복이가 갈 데 없이 고생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연동욱이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말했다.“넌 신경 쓰지 않아도 우리 가문은 신경 써. 네가 납치범의 딸이랑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우린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연채린이 말을 잇지 못했다. 목구멍에 뭔가가 걸린 것처럼 답답했다.“네가 아직 미혼이라는 사실을 잊었어? 결혼도 안 한 처녀가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앞으로 연애를 어떻게 해? 아 참, 그나저나 그 맞선 상대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연동욱의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을 견디지 못한 연채린이 고개를 푹 숙이고 주먹을 움켜쥔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그 사람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4화

    양지명이 가볍게 고개를 젓더니 소파에서 일어나 호텔 방을 나갔다.그가 나가자마자 연채린이 참지 못하고 연동욱에게 다가갔다. 숨이 가빴고 목소리도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할아버지...”상황이 너무나 급격하게 뒤집혔다. 어제까지만 해도 절망뿐이었고 사실을 바꿀 방법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사이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이런 변화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거품처럼 느껴져 믿기지 않았다. 하여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연채린이 자료를 꽉 쥐고 연동욱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할아버지, 이거 정말이에요?”연동욱이 천천히 고개를 들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자료를 네 눈으로 직접 확인했잖아.”그녀의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고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그럼 이 자료만 있으면 이영 언니가 정말 나올 수 있는 거죠?”“아까 그 사람이 충분히 설명한 것 같은데.”연채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믿기지 않아서 그래요. 이런 방법이 있다니...”연동욱이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믿기지 않아도 믿어야 한다. 유이영한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네 머릿속에 새겨넣어. 남들 앞에서 절대로 말실수해서는 안 되니까.”그녀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할아버지. 며칠 동안 밖에서 이것 때문에 바쁘셨던 거예요?”“응. 유준이는?”연채린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그제야 연유준이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유준이는 어젯밤에 지훈 오빠한테 갔어요. 유준이한테도 이 소식을 알려줄까요?”연동욱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알리지 마. 유준이는 아직 어려서 저도 모르게 남들한테 얘기할지도 몰라.”연채린도 그 말에 수긍했다.“알았어요. 말 안 할게요.”그러고는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연승재를 돌아봤다. 서서히 상황이 바뀌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그때 황축복의 모습이 보였다.연채린이 고개를 돌려보니 황축복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몸 절반을 벽 뒤에 숨긴 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심스러운 눈길로 그들을 쳐다봤다.연채린과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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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채린의 시선이 연동욱에게 향했다. 연동욱이 1인용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차를 한 모금 천천히 들이켰다.그녀는 연승재와 눈빛을 주고받은 뒤 다시 고개를 숙여 자료를 집어 들었다.이 자리에 동석한 중년 남성은 연동욱이 직접 부른 인물로 이름은 양지명이었다.양지명이 안경을 고쳐 쓰자 안경 렌즈 위로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그가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유이영 씨를 위해 제가 만든 자료입니다.”연채린이 자료를 자세히 살폈다. 상단에 정신질환 검사서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그리고 밑에 유이영의 인적 사항과 상세 정보들이 나열되어 있었다.그녀가 페이지를 빠르게 넘겼다. 대부분 검사 과정이었고 결론 부분에 유이영이 조현병, 조울증, 양극성 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연채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의아한 표정으로 양지명을 올려다보았다.‘이영 언니가 언제부터 이런 병에 걸렸었지?’양지명이 입을 열었다.“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범죄자는 형사 책임을 지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짧은 순간 연채린이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눈을 크게 뜨고 양지명과 연동욱을 번갈아 봤다가 다시 연승재를 쳐다봤다.연승재 역시 상황을 이해한 듯 호흡이 미세하게 가빠져 있었다.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그러니까... 이제 희망이 있단 말씀이네요...”양지명의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았다.“여러분, 제 말을 꼭 명심하세요. 이 자료는 유이영 씨가 6년 전에 미르국에서 받은 검사 결과예요. 그 때문에 미르국에서 한동안 치료를 받았고 상태가 호전된 뒤 귀국을 결정한 것이죠.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병세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고 그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결국 이번 사건으로 이어진 겁니다.”“만약 경찰이 묻는다면 반드시 이 시나리오대로 대답해야 합니다. 2심 재판이 열리기 전에 이 자료들을 제출하면 유이영 씨가 풀려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어요.”연채린의 눈이 희망으로 반짝이더니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말씀인지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2화

    조금 전 문은성의 승진 문제를 논할 때만 해도 연지훈은 인내심 있게 연유준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연지훈의 태도에 타협의 여지라곤 없었다.“안 돼.”연유준의 어깨가 순식간에 축 늘어졌다.“왜요?”아이가 계속해서 말을 늘어놓았다.“아빠, 예전에는 엄마랑 사이좋았잖아요. 왜 이혼한 거예요? 다시 잘 얘기해봐서...”“유준아.”연지훈이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로 연유준의 말을 가로챘다.연유준이 멍하니 쳐다보자 그가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너희들이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다 알아. 아빠를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눈을 깜빡이며 입술을 깨문 연유준을 보며 연지훈이 이어 말했다.“할아버지를 굴복시키려고 약을 먹고 자살한 척까지 했잖아.”연유준의 표정이 눈에 띄게 변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그 일은 따지지 않을게. 대신 너도 아빠 결정에 간섭하지 마. 알았어?”아이가 손을 내렸다. 여전히 가시지 않은 충격에 눈동자가 흔들렸다.“아빠, 어떻게 알았어요?”연지훈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조사하면 다 나와. 너희들이 얕은꾀를 부린 거지.”풀이 죽은 연유준이 고개를 푹 숙이고 가지런히 모은 발끝을 내려다보면서 다시 한번 물었다.“정말 안 되는 거예요? 아빠, 난 아빠랑 엄마의 아들이에요. 내 체면을 봐서라도 다시 합치면 안 돼요? 난 우리 세 식구가 다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연지훈이 멈칫하더니 태블릿 PC를 내려놓았다. 이 얘기를 길게 늘어놓고 싶지 않았고 특히 어린 연유준의 앞에서는 더더욱 꺼렸다. 연유준이 어른들의 문제를 감당하기엔 너무 어렸다.하지만 연유준이 어린아이이기에 어떤 건 설명해줘야 했다.“넌 아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인격체야. 어리긴 해도 난 네가 많은 일을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난 성인이고 결혼 생활은 내가 결정해. 그 누구도 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어. 유준이 너를 포함해서도 말이야.”연유준이 멍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1화

    연지훈의 말에 연유준이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알아들었는지는 둘째치고 일단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연유준이 연지훈에게 기대어 손가락으로 연지훈의 팔을 콕콕 찔러보기도 하고 부드러운 옷감을 만지작거리기도 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정말 안 돼요? 하지만 이미 그 이모한테 약속했단 말이에요...”연지훈이 곁눈질로 연유준을 쓱 훑었다. 안경에 태블릿 PC의 빛이 반사되어 서늘한 기운을 풍겼다.“왜 그런 약속을 했어?”연유준이 고개를 푹 숙이고 웅얼거렸다.“그 이모가 나한테 잘해주니까 나도 당연히 잘해줘야죠.”아이가 애교를 부리며 덧붙였다.“아빠, 제발 들어줘요. 너무 높은 자리로 승진시키지 않아도 돼요. 유준이 체면 좀 세워줘요.”연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이러는 건 문 비서를 곤란하게 만들 뿐이야.”그 말에 연유준이 깜짝 놀라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곤란하게 만들다니요? 난 도와주려는 거예요.”“입사하자마자 승진하면 다른 사람들의 질타를 받기 쉬워.”아이가 알아듣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하지만 아빠가 회사에서 제일 높은 대표님이잖아요...”연지훈은 어린아이에게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아져 도우미더러 연유준을 데려가 씻기라고 일렀다.연유준이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욕실로 향했다.30분 후 연지훈이 문은성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졌다.“대표님.”“무슨 일이야?”문은성이 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도련님이 혹시 무슨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요?”연지훈의 말투가 하도 덤덤하게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문 비서를 승진시켜 달라고 했어.”그녀가 난처하게 웃었다.“역시 그랬군요. 죄송합니다, 대표님. 저의 뜻은 아니었어요. 도련님이 대표님의 아드님이시라 비서인 제가 대놓고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일단 장단을 맞춰드렸어요. 도련님이 하신 말씀은 그냥 한 귀로 흘려들어 주세요. 전 그저 대표님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고 싶을 뿐이지, 엉뚱한 수단으로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0화

    태어날 때부터 연씨 가문의 유일한 아이라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아이에게 빼앗기게 되자 연유준은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다.연유준이 속상해하며 연지훈의 팔을 잡았다.“아빠, 만약에 고모랑 삼촌이 계속 황축복이랑 같이 살면 나 거기 안 갈래요. 아빠랑 여기서 살 거예요. 옆에 다른 아이가 있는 걸 용납할 수 없어요.”연채린과 연승재가 왜 황축복을 돌보기로 했는지 연지훈은 대충 짐작이 갔다.황축복이 엄마 없이 황태민의 손에 자랐고 황태민이 현재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니 아이를 돌볼 처지가 못 되었다.여러 관계를 동원해 황태민이 아이를 연채린과 연승재에게 맡겼을 가능성이 컸다.연씨 가문의 재력이라면 아이 하나 키우는 건 일도 아니겠지만 특별한 사안인 만큼 연지훈은 이 일이 가문에 불필요한 구설을 낳지 않기를 바랐다.연유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빠, 나 아빠랑 같이 살아도 돼요?”그가 손을 들어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럼. 네가 선택해.”연유준이 즉각 대답했다.“그럼 난 아빠요.”“그래.”연지훈은 짧게 대답하고는 더는 뭐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연유준이 혼자 심각해져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고모랑 삼촌처럼 갑자기 어디서 다른 애를 데려오고 그러면 안 돼요. 알았죠? 난 아빠의 유일한 아이가 되고 싶단 말이에요.”연지훈의 말투가 차가웠지만 대답은 단호했다.“그럴 일 없어.”그제야 연유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더니 연지훈의 팔을 꼭 껴안았다.“알았어요. 그럼 난 아빠랑 살래요.”두 부자 사이에 잠시 평화로운 정적이 흘렀다. 중간에 도우미가 들어와 깎아 놓은 과일을 티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연유준이 사과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아작아작 씹으며 웅얼거렸다.“아빠,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나름 의리가 있었던 연유준이 문은성에게 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연지훈이 물었다.“무슨 부탁?”연유준이 입안의 사과를 꿀꺽 삼키고 진지하게 말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50화

    서현주는 몇 번 거칠게 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아 가슴 깊이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증오를 억눌렀다.그 순간, 유이영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음향을 통해 흘러나왔고 객석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함성을 멈추고 조용히 그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서현주는 무대 뒤 커튼 너머로 유이영의 뒷모습을 멀리 바라보았다.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든, 어떤 다짐을 했든, 서현주는 언제나 이렇게 무대 아래 서서 무대 위의 눈부신 유이영을 올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우아한 자세,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손가락이 건반을 두드릴 때마다 유려한 선율이 천천히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8화

    소년의 손가락이 그녀의 상처 부위에 닿았다. 서현주는 아픔에 신음하며 말했다.“좀 살살해.”소년의 귀가 더 붉어졌다. 그는 황급히 손을 떼려다 실수로 그녀의 다른 상처 부위를 누르고 말았다.서현주는 이를 악물고 숨을 들이켰다.“됐어. 내가 할게.”소년은 손을 떼려다가 또다시 그녀를 부축했다.“안 돼. 이런 일은 너 혼자 할 수 없잖아.”서현주는 그의 손길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찰과상을 처리했고 소년은 옆에서 찡그린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약이라도 사 올까?”“아니, 내일 내가 알아서 살게.”다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43화

    “잘 들어, 연승재!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야. 나도 복수할 거야 이제.”그녀는 손바닥에 숨겨둔 작은 칼을 탁자 위에 던졌다. 곧이어 칼의 철 조각과 유리 술잔이 부딪치며 맑은소리가 났다.연승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눈동자가 한없이 짙어졌다.서현주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뭇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게 바로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무대 아래는 싸늘한 정적에 잠겼고 모두가 놀라움과 공포에 질린 눈으로 서현주를 바라보았다.뒤에서 연승재가 황급히 떠나는 발소리가 들렸고 이에 그녀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48화

    서현주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두 손을 아랫배 앞에서 모았다.옅은 웃음을 지었지만 눈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그제야 사람들이 그녀가 입은 드레스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유이영의 드레스에는 비할 수 없었지만 서현주가 입고 나니 충분히 눈부셨고 맞설 만했다.보통은 ‘옷이 사람을 빛낸다’고들 하지만 서현주는 그 반대로 ‘사람이 옷을 빛낸다’는 걸 온전히 보여주고 있었다.늘 서현주를 짓밟으려 하던 연채린조차 그 순간만큼은 그녀의 자태에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멈칫했다.이곳은 개교기념일 공연을 앞두고 출연자들이 모여 화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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