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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مؤلف: 애월섬
그렇다면 이 남자는 심각한 병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순간 서현주는 울화가 치밀었다.

침대 주위에는 이 남자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녀는 사람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처음에는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며 너무 다그치진 않았다.

“실례합니다만 이 침대에 있던 전 환자는 어디로 갔나요?”

중년 남자와 그의 가족은 서현주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복도에 있을 거예요. 나가서 찾아보세요. 여긴 그쪽이 찾는 사람 없으니까!”

서현주는 이때까지도 예의를 갖추며 상냥한 말투로 물었다.

“그냥 한번 여쭤보는 건데 예전 환자분은 왜 멀쩡히 병실에 있다가 복도로 나가게 된 거죠?”

중년 남자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는 치킨을 치킨 통에 던졌다. 그는 치킨 가루가 묻은 입을 벌리고 흉악한 몰골을 드러냈다.

“뭐야? 네가 그 할망구 가족이야? 병실에서 쫓겨났다고 따지러 왔어?”

중년 남자가 피식 웃었다.

“그럼 잘 들어. 너희 같은 거지들이 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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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2화

    조금 전 문은성의 승진 문제를 논할 때만 해도 연지훈은 인내심 있게 연유준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연지훈의 태도에 타협의 여지라곤 없었다.“안 돼.”연유준의 어깨가 순식간에 축 늘어졌다.“왜요?”아이가 계속해서 말을 늘어놓았다.“아빠, 예전에는 엄마랑 사이좋았잖아요. 왜 이혼한 거예요? 다시 잘 얘기해봐서...”“유준아.”연지훈이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로 연유준의 말을 가로챘다.연유준이 멍하니 쳐다보자 그가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너희들이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다 알아. 아빠를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눈을 깜빡이며 입술을 깨문 연유준을 보며 연지훈이 이어 말했다.“할아버지를 굴복시키려고 약을 먹고 자살한 척까지 했잖아.”연유준의 표정이 눈에 띄게 변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그 일은 따지지 않을게. 대신 너도 아빠 결정에 간섭하지 마. 알았어?”아이가 손을 내렸다. 여전히 가시지 않은 충격에 눈동자가 흔들렸다.“아빠, 어떻게 알았어요?”연지훈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조사하면 다 나와. 너희들이 얕은꾀를 부린 거지.”풀이 죽은 연유준이 고개를 푹 숙이고 가지런히 모은 발끝을 내려다보면서 다시 한번 물었다.“정말 안 되는 거예요? 아빠, 난 아빠랑 엄마의 아들이에요. 내 체면을 봐서라도 다시 합치면 안 돼요? 난 우리 세 식구가 다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연지훈이 멈칫하더니 태블릿 PC를 내려놓았다. 이 얘기를 길게 늘어놓고 싶지 않았고 특히 어린 연유준의 앞에서는 더더욱 꺼렸다. 연유준이 어른들의 문제를 감당하기엔 너무 어렸다.하지만 연유준이 어린아이이기에 어떤 건 설명해줘야 했다.“넌 아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인격체야. 어리긴 해도 난 네가 많은 일을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난 성인이고 결혼 생활은 내가 결정해. 그 누구도 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어. 유준이 너를 포함해서도 말이야.”연유준이 멍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1화

    연지훈의 말에 연유준이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알아들었는지는 둘째치고 일단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연유준이 연지훈에게 기대어 손가락으로 연지훈의 팔을 콕콕 찔러보기도 하고 부드러운 옷감을 만지작거리기도 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정말 안 돼요? 하지만 이미 그 이모한테 약속했단 말이에요...”연지훈이 곁눈질로 연유준을 쓱 훑었다. 안경에 태블릿 PC의 빛이 반사되어 서늘한 기운을 풍겼다.“왜 그런 약속을 했어?”연유준이 고개를 푹 숙이고 웅얼거렸다.“그 이모가 나한테 잘해주니까 나도 당연히 잘해줘야죠.”아이가 애교를 부리며 덧붙였다.“아빠, 제발 들어줘요. 너무 높은 자리로 승진시키지 않아도 돼요. 유준이 체면 좀 세워줘요.”연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이러는 건 문 비서를 곤란하게 만들 뿐이야.”그 말에 연유준이 깜짝 놀라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곤란하게 만들다니요? 난 도와주려는 거예요.”“입사하자마자 승진하면 다른 사람들의 질타를 받기 쉬워.”아이가 알아듣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하지만 아빠가 회사에서 제일 높은 대표님이잖아요...”연지훈은 어린아이에게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아져 도우미더러 연유준을 데려가 씻기라고 일렀다.연유준이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욕실로 향했다.30분 후 연지훈이 문은성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졌다.“대표님.”“무슨 일이야?”문은성이 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도련님이 혹시 무슨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요?”연지훈의 말투가 하도 덤덤하게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문 비서를 승진시켜 달라고 했어.”그녀가 난처하게 웃었다.“역시 그랬군요. 죄송합니다, 대표님. 저의 뜻은 아니었어요. 도련님이 대표님의 아드님이시라 비서인 제가 대놓고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일단 장단을 맞춰드렸어요. 도련님이 하신 말씀은 그냥 한 귀로 흘려들어 주세요. 전 그저 대표님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고 싶을 뿐이지, 엉뚱한 수단으로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40화

    태어날 때부터 연씨 가문의 유일한 아이라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아이에게 빼앗기게 되자 연유준은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다.연유준이 속상해하며 연지훈의 팔을 잡았다.“아빠, 만약에 고모랑 삼촌이 계속 황축복이랑 같이 살면 나 거기 안 갈래요. 아빠랑 여기서 살 거예요. 옆에 다른 아이가 있는 걸 용납할 수 없어요.”연채린과 연승재가 왜 황축복을 돌보기로 했는지 연지훈은 대충 짐작이 갔다.황축복이 엄마 없이 황태민의 손에 자랐고 황태민이 현재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니 아이를 돌볼 처지가 못 되었다.여러 관계를 동원해 황태민이 아이를 연채린과 연승재에게 맡겼을 가능성이 컸다.연씨 가문의 재력이라면 아이 하나 키우는 건 일도 아니겠지만 특별한 사안인 만큼 연지훈은 이 일이 가문에 불필요한 구설을 낳지 않기를 바랐다.연유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빠, 나 아빠랑 같이 살아도 돼요?”그가 손을 들어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럼. 네가 선택해.”연유준이 즉각 대답했다.“그럼 난 아빠요.”“그래.”연지훈은 짧게 대답하고는 더는 뭐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연유준이 혼자 심각해져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고모랑 삼촌처럼 갑자기 어디서 다른 애를 데려오고 그러면 안 돼요. 알았죠? 난 아빠의 유일한 아이가 되고 싶단 말이에요.”연지훈의 말투가 차가웠지만 대답은 단호했다.“그럴 일 없어.”그제야 연유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더니 연지훈의 팔을 꼭 껴안았다.“알았어요. 그럼 난 아빠랑 살래요.”두 부자 사이에 잠시 평화로운 정적이 흘렀다. 중간에 도우미가 들어와 깎아 놓은 과일을 티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연유준이 사과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아작아작 씹으며 웅얼거렸다.“아빠,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나름 의리가 있었던 연유준이 문은성에게 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연지훈이 물었다.“무슨 부탁?”연유준이 입안의 사과를 꿀꺽 삼키고 진지하게 말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39화

    연유준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류를 유심히 살피더니 입을 삐죽거렸다.“모르겠어요. 아빠가 설명해주면 안 돼요?”연지훈이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공부 열심히 해. 그러면 나중엔 알아볼 수 있어.”마치 후계자 수업의 신호처럼 들리기도 했다.문은성이 기척을 죽인 채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연유준이 입을 삐죽거리며 중얼거렸다.“나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데.”그 모습을 지켜보던 문은성이 웃음을 터뜨렸다. 연유준이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스럽게 쏘아붙였다.“왜 웃어요?”연지훈이 무심하게 고개를 들어 문은성을 쳐다봤다. 그 눈빛이 깊고도 서늘했다.문은성이 허벅지 위에 놓인 손을 미세하게 움츠렸다. 거리감을 좁히려고 최대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처럼 말했다.“도련님을 웃은 게 아니에요. 도련님이 워낙 영리하고 똑똑해서 나중에 이 서류들을 다 이해할 날이 오겠구나 싶어 기특해서 웃은 거예요.”연유준이 팔짱을 낀 채 연지훈을 보며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까딱거렸다. ‘아빠, 이모가 어떻게 말하는지 좀 들어봐요.’연지훈이 문은성을 힐끗 쳐다봤다. 두 눈에 날카로운 탐색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문은성이 빈틈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서류 검토를 마친 연지훈이 밑에 사인한 뒤 문은성에게 건넸다. 서류를 받아 든 문은성이 인사를 건넸다.“그럼 전 이만 방해하지 않고 가보겠습니다.”연지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문은성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연유준에게 손을 흔들었다.“도련님, 저 갈게요.”연유준이 연지훈의 팔에 매달려 문은성에게 대충 손을 휘저었다.그녀가 떠나자마자 연유준이 소파에서 방방 뛰며 연지훈의 주위를 맴돌았다.“아빠, 오늘은 아빠랑 같이 잘래요.”연지훈이 단칼에 거절했다.“안 돼. 혼자 자.” 연유준의 얼굴이 금세 시무룩해졌다.“왜요? 우리 며칠 만에 만난 거잖아요.”딱히 이유는 없었다. 연지훈은 그저 혼자 자는 게 습관 됐을 뿐이었다. 그가 더 설명하지 않고 짧게 못 박았다.“안 된다면 안 되는 줄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38화

    “수고했어. 그만 가봐.”연유준에게 보여줬던 모습과 달리 지금의 문은성은 흐트러짐 없이 신중했다. 다른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비서 본연의 모습이었다.문은성이 왼손에 든 서류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대표님, 급히 결재해야 할 서류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그녀가 열린 문틈 사이로 집 안을 슬쩍 살폈다.“혹시 괜찮으시다면 안에서 기다려도 될까요?”연지훈의 시선이 문은성에게 잠시 머물렀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매달려 있는 연유준을 떼어내지 않고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문을 조금 더 넓게 열었다.“들어와.”“실례하겠습니다.”연지훈이 연유준을 데리고 들어오자 도우미가 다가와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내 두 사람 앞에 놓아주었다.새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상황 파악이 덜 된 도우미는 세 사람을 조심스럽게 살피고는 나름의 판단을 내린 듯 이렇게 말했다.“사모님, 도련님. 어서 오세요.”앞서 걷던 연지훈이 고개를 돌려 뭐라 하기도 전에 연유준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뭐라고요? 지금 뭐라고 불렀어요? 이 이모는 우리 아빠 와이프가 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아니라고요. 난 엄마가 따로 있어요. 이 이모가 아니에요.”당황한 도우미가 뒷걸음질 치며 세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연지훈의 얼굴이 평소처럼 차가웠고 연유준이 입을 삐죽거리며 노려봤다.문은성이 곤란한 기색을 내비치며 수습에 나섰다.“아주머니, 오해하셨어요. 전 대표님의 비서예요.”도우미가 당황해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큰 실례를 범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이곳은 문은성이 함부로 나서서 뭐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조용히 시선을 늘어뜨리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연유준이 기분이 몹시 나쁜지 입을 삐죽 내밀고 계속 씩씩거렸다.도우미는 더욱 어쩔 줄 몰라 하며 자리에 서서 머리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큰 오해를 했네요. 제 잘못입니다...”결국 연지훈이 상황을 정리했다.“물 떠오세요.”도우미가 서둘러 고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37화

    마침 신호가 붉은색으로 바뀌어 문은성이 차를 세웠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두 눈에 적절한 놀라움과 기쁨이 서려 있었다.“고마워요, 도련님. 도련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앞으로 회사 생활이 아주 순탄할 것 같네요.”연유준이 우쭐거리며 턱을 까딱거렸다.문은성이 다시 앞을 보고 차를 출발시켰다. 동시에 입가에 머물던 미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핸들을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차 안에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아빠와 할아버지, 고모와 삼촌의 제약이 사라지고 아빠의 부하 직원만 옆에 있자 연유준이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아이가 앞 좌석 시트를 붙잡고 말했다.“핸드폰 좀 줘요. 게임 할래요.”휴대폰에 담긴 정보들 때문에 문은성은 절대 휴대폰을 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부드럽게 타일렀다.“도련님, 제가 지금 휴대폰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잠시 드릴 수가 없어요.”연유준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지자 문은성이 서둘러 아이를 달랬다.“도련님, 대신 만화를 틀어드릴까요?”아이는 탐탁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빨리 틀어줘요, 그럼.”문은성은 알겠다고 답한 뒤 잠시 차를 갓길에 세워 연유준에게 만화를 틀어주었다. 남은 길을 가는 동안 연유준이 만화에 푹 빠진 덕분에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연지훈이 경연시의 고급 주택에 머물렀다. 차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문은성이 연유준을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에 타고서야 연유준이 뒤늦게 긴장한 기색을 내비쳤다.아이는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며 머리와 옷깃을 매만졌고 등에 멘 책가방의 끈을 다시 고쳐 잡았다. 기대와 긴장이 뒤섞인 눈빛이었다.연유준이 문은성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물었다.“나 어때요? 더 정리해야 할 데 있어요?”문은성이 허리를 숙여 아이와 눈을 맞췄다. 표정이 다정하면서도 아주 진지했다.아이가 옷을 만지작거리며 비장한 표정으로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긴장하지 마세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50화

    서현주는 몇 번 거칠게 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아 가슴 깊이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증오를 억눌렀다.그 순간, 유이영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음향을 통해 흘러나왔고 객석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함성을 멈추고 조용히 그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서현주는 무대 뒤 커튼 너머로 유이영의 뒷모습을 멀리 바라보았다.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든, 어떤 다짐을 했든, 서현주는 언제나 이렇게 무대 아래 서서 무대 위의 눈부신 유이영을 올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우아한 자세,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손가락이 건반을 두드릴 때마다 유려한 선율이 천천히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8화

    소년의 손가락이 그녀의 상처 부위에 닿았다. 서현주는 아픔에 신음하며 말했다.“좀 살살해.”소년의 귀가 더 붉어졌다. 그는 황급히 손을 떼려다 실수로 그녀의 다른 상처 부위를 누르고 말았다.서현주는 이를 악물고 숨을 들이켰다.“됐어. 내가 할게.”소년은 손을 떼려다가 또다시 그녀를 부축했다.“안 돼. 이런 일은 너 혼자 할 수 없잖아.”서현주는 그의 손길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찰과상을 처리했고 소년은 옆에서 찡그린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약이라도 사 올까?”“아니, 내일 내가 알아서 살게.”다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43화

    “잘 들어, 연승재!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 아니야. 나도 복수할 거야 이제.”그녀는 손바닥에 숨겨둔 작은 칼을 탁자 위에 던졌다. 곧이어 칼의 철 조각과 유리 술잔이 부딪치며 맑은소리가 났다.연승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눈동자가 한없이 짙어졌다.서현주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뭇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게 바로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무대 아래는 싸늘한 정적에 잠겼고 모두가 놀라움과 공포에 질린 눈으로 서현주를 바라보았다.뒤에서 연승재가 황급히 떠나는 발소리가 들렸고 이에 그녀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48화

    서현주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두 손을 아랫배 앞에서 모았다.옅은 웃음을 지었지만 눈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그제야 사람들이 그녀가 입은 드레스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유이영의 드레스에는 비할 수 없었지만 서현주가 입고 나니 충분히 눈부셨고 맞설 만했다.보통은 ‘옷이 사람을 빛낸다’고들 하지만 서현주는 그 반대로 ‘사람이 옷을 빛낸다’는 걸 온전히 보여주고 있었다.늘 서현주를 짓밟으려 하던 연채린조차 그 순간만큼은 그녀의 자태에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멈칫했다.이곳은 개교기념일 공연을 앞두고 출연자들이 모여 화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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