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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리비아의 하녀가 되겠습니다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02 19:52:57

표찰의 날짜를 확인한 순간, 관 속보다 차가운 기운이 등을 훑었다.

내가 독을 마시기도 전이었다.

황후궁은 그때부터 내 시신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표찰을 넘기세요.”

황후의 집행관이 손을 내밀었다.

카엘은 자색 표찰을 검은 증거 봉투에 넣었다.

“사망 선고 전날 발급된 문서입니다.

발급 기록과 서명자를 확인할 때까지 장례청이 압수합니다.”

“황후궁 소유물입니다.”

“정상적인 문서라면 돌려드리죠.”

집행관이 봉투를 빼앗으려 했지만 카엘은 봉인부터 마쳤다.

에드릭이 관 앞으로 다가왔다.

“위조된 물건이오.”

“날짜도 보기 전에 어떻게 아시죠?”

리비아의 질문에 그의 걸음이 멎었다.

“네가 넣은 것이 아니냐?”

“제가 시신을 훔치고 황후궁 문서까지 위조했다면 꽤 바빴겠어요.”

그녀의 목소리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하지만 공작님은 부인이 언제 죽을지 알고 계셨으니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셨겠죠.”

누군가 독살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그 한마디가 조문객들 사이로 빠르게 퍼졌다.

그때 정문이 거칠게 열렸다.

안치실 관리인이 병사의 손을 뿌리치며 뛰어 들어왔다.

“공작가 병사들이 신고를 막았습니다!”

에드릭의 얼굴이 굳었다.

“끌어내.”

“공작부인의 시신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관리인이 내 시신표를 높이 들었다.

“제가 관을 처음 확인했을 때부터 비어 있었습니다.”

잘했다.

시신을 잃은 관리인은 공작가가 처리할 수 있다.

처음부터 빈 관이었다고 신고한 증인은 황실 장례청이 보호해야 한다.

관리인은 카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안치 기록과 운구 인원을 조사해주십시오. 장례청의 보호를 요청합니다.”

“증인을 확보하십시오.”

서기들이 관리인을 둘러쌌다.

에드릭의 목소리에서 마지막 예의가 벗겨졌다.

“이 장례식은 벨리어드의 일이다.”

“시신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장례식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카엘은 빈 관을 닫지 못하게 막았다.

“피장례인 미확인. 운구 기록 불일치. 사전 발급된 황후궁 인도표까지 발견됐습니다.”

그가 예배실 전체에 선언했다.

“유언장 낭독과 재산 승계, 두 번째 장례종 집행을 전면 보류합니다.”

집행관이 자색 봉인을 들었다.

“황실 비상 권한으로 집행하겠습니다.”

“대상이 없는데 누구의 종을 울리실 겁니까?”

집행관은 끝내 봉인을 내렸다.

대신 카엘이 가진 증거 봉투를 노려봤다.

“그 문서를 가져가면 황후궁을 적으로 돌리는 겁니다.”

“이미 그런 것 같군요.”

카엘의 대답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내 이름과 재산이 에드릭에게 넘어가는 길은 막혔다.

하지만 예배당의 모든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아무도 나가지 못하게 해.”

에드릭이 명령했다.

“시신과 장례를 망친 자를 전부 찾아.”

카엘이 즉시 서기들에게 지시했다.

“정문과 서쪽 회랑부터 봉쇄하십시오. 이층은 장례청이 직접 확인합니다.”

에드릭의 병사들이 아래층으로 몰렸다.

조문객들이 빈 관 주위로 몰려드는 사이 카엘이 이층 계단으로 올라왔다.

그는 난간 뒤의 좁은 문을 열었다.

“물품실로 이어집니다. 지금 가십시오.”

“숨으면 어떻게 되죠?”

“법적으로 죽은 상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내 이름을 되찾으려고 살아났는데 또 버리라는 말이군요.”

“잠시 다른 이름을 빌리는 겁니다.”

그가 회색 천 뭉치와 신분패를 건넸다.

엘린.

리비아 모렌의 임시 하녀.

“사흘 전 장례 인력 명부에 등록된 이름입니다.”

“내가 살아날지 확신하기도 전에요?”

“리비아 모렌은 실패했을 경우까지 준비했습니다.”

베일꽃의 비밀도, 해독제도, 도주용 신분도.

그녀는 내가 관에서 눈을 뜨기 전부터 다음 걸음을 알고 있었다.

고맙기보다 두려웠다.

“믿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믿지 않고 이용하겠습니다.”

나는 물품실에서 장례복을 벗고 회색 하녀복으로 갈아입었다.

손목의 낙인은 긴 소매로 가렸다.

머리를 낮게 묶자 리비아가 검은 반면 베일을 씌웠다.

“장례 하녀는 시취와 약품 냄새를 막으려고 얼굴을 가려요.”

그녀는 내 손에 빨랫감 바구니를 안겼다.

“오늘부터 제 뒤에서 걸어요.”

“왜 나를 살렸죠?”

“살아서 나간 다음에 물어요.”

우리는 혼란스러운 하인들 틈을 지나 뒷문으로 향했다.

출구까지 열 걸음.

다섯 걸음.

모퉁이를 도는 순간 검은 구두가 앞을 막았다.

에드릭이었다.

“처음 보는 하녀군.”

“오늘 고용했어요.”

리비아가 태연하게 답했다.

“이름은?”

“엘린입니다.”

에드릭의 시선이 베일 아래를 더듬었다.

나는 바구니 손잡이를 세게 쥐었다.

그의 눈이 내 왼손에서 멈췄다.

약지에 결혼반지가 남긴 옅은 자국이 있었다.

“그 손.”

에드릭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소매 아래의 낙인이 뜨겁게 타올랐다.

그의 다른 손이 검은 베일 끝을 잡았다.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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