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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그림자 속의 빛

مؤلف: 데이지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4-02 09:25:21

새벽의 공기가 이상하게 차가웠다.

바람이 잦아든 해안선 위로 희미한 안개가 밀려들었다.

파도는 조용히 모래를 핥고, 그 위로 하얀 달빛이 얇은 베일처럼 깔려 있었다.

수진은 잠에서 깨자마자 창가로 다가갔다.

습기 낀 유리에 손가락으로 무심코 글자를 그렸다.

“빛.”

글자가 금세 흐려졌다.

그녀는 손끝의 온기를 바라보며 낮게 속삭였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뒤쪽 침대에서 강혁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또 악몽이에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나랑 똑같은 여자가 있었어요.”

“어디서요?”

“바다 밑에서요. 그 여자가 내 이름을 부르더니, 너는 빛이 아니라 그림자야라고…”

강혁의 눈빛이 굳어졌다.

그녀는 그 변화를 알아차렸다.

“왜요? 무슨 일이에요?”

“아니에요.”

그는 고개를 돌리며 커튼을 젖혔다.

“아침이니까, 햇살부터 봅시다.”

창밖은 붉은색과 금색이 섞인 수평선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빛은 분명히 돌아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묘하게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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