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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나 한번만 핥아봐

Autor: SeuMim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9-22 07:00:54

"……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화장이나 지워. 화장 독 올라서 피부 더 썩어."

나는 애써 붉어진 시선을 피하며 소파 탁자 위 빈 캔을 집어 들려 했다.

"내가 뭐! 씨바, 억울해서 그래! 나도 진짜 여자로 대우받고 살고 싶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빽 악을 쓰던 유라의 발끝이 거실 러그 모서리에 툭 걸렸다.

"어어-!" "야, 조심……!"

술기운에 완전히 중심을 잃은 유라의 몸이 내 쪽으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반사적으로 두 팔을 뻗어 그녀의 얇은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철푸덕-!

"아씨, 깜짝이야. 칠칠맞게 진짜……."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내 품으로 쏟아진 유라의 몸에서 훅 끼쳐오는 짙은 알코올 향.

그 속에 섞인 달콤한 향수 냄새와 미열이 섞인 땀 냄새.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부드럽고 끈적한 촉감이 내 입술을 덮쳤다.

'……어?'

우연한 충돌이었다.

내 입술이 유라의 오른쪽 볼에 깊숙이 처박혀 있었다.

단순히 부딪힌 수준이 아니었다.

놀라서 살짝 벌어져 있던 내 입술 틈으로, 끈적한 내 타액이 그녀의 피부를 타고 진득하게 스쳐 지나갔다.

두껍게 발린 파운데이션의 텁텁한 이물감.

그 아래로 느껴지는 뜨거운 맨살과 체온.

내 체액이 그녀의 화장기 덮인 볼에 생생하게 스며드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나는 황급히 입술을 뗐다.

'미쳤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고 해도 십 년을 한집에서 살아온 누나다.

내가 방금 찰나의 순간에 무슨 은밀한 생각을 한 건지조차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거실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코끝이 닿을 만큼 가까이 맞닿은 두 사람의 숨결만이 허공에서 뜨겁게 얽혔다.

유라의 두 눈이 당장이라도 터질 듯 커져 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긴 속눈썹 아래로, 극도의 당황스러움과 숨기지 못한 묘한 갈증이 교차했다.

내 단단한 팔에 안긴 그녀의 허리가 눈에 띄게 긴장으로 굳어가는 것이, 얇은 셔츠 너머 손끝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너, 너 지금 뭐……."

"아, 아니. 네가 넘어지니까 잡으려다가 우연히 닿은……."

"나, 나 씻을게! 화장도 다 번졌어!"

유라가 불에 덴 사람처럼 스프링 튕기듯 내 품에서 튀어 올랐다.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푹 숙인 채, 그녀는 도망치듯 자신의 방에서 옷을 챙겼다.

그리고 화장실로 쏜살같이 뛰어 들어갔다.

쾅-!

거칠게 닫힌 화장실 문을 보며 나는 마른세수를 했다.

"하아…… 미치겠네 진짜."

손등으로 입술을 거칠게 문질렀다.

입술 끝에 아직도 그녀의 뺨에서 묻어난 서늘하고도 부드러운 온기가 생생하게 남아있는 듯했다.

가족이라는, 남매라는 금기가 가장 원초적인 마찰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금이 간 순간.

가슴속에서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미친 듯이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화장실 안에서 샤워기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물소리.

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맨몸으로 물을 맞고 있을 그녀를 상상하자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방금 전 내 품에 안겨 바들바들 떨던 유라의 체온과 향기가 겹쳐졌다.

바지 앞섬이 기분 나쁘지 않게, 아니 미친 듯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20분쯤 지났을까.

"헉……!"

거센 물소리를 뚫고 유라의 날카로운 헛숨 들이켜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쨍그랑-!

이어서 무언가 단단한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 나는 반사적으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나? 야, 윤유라! 왜 그래? 넘어졌어?"

대답이 없었다. 화장실 안에서는 거친 숨을 헐떡이는 소리만 간헐적으로 울릴 뿐이었다.

"야! 문 연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척추를 타고 오싹하게 스쳤다.

문손잡이를 꽉 잡고 힘을 주어 거칠게 돌리려던 찰나였다.

달칵.

문이 열렸다. 짙고 후끈한 수증기가 훅 끼쳐 나오며 유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 너 아까 나한테……."

나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유라의 목소리는 사시나무처럼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세안을 막 마친 그녀.

젖은 앞머리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하얀 쇄골을 적시고 있었다.

얇은 샤워가운 틈새로 살짝 비치는 속살이 평소 같으면 눈을 돌리게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 물에 젖어 살결이 비치는 몸이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이었다. 정확히는, 그녀의 '오른쪽 볼'이었다.

왼쪽 뺨은 평소 내가 알던 윤유라의 얼굴 그대로였다.

수분을 잃어 칙칙한 피부 톤.

세수를 하느라 붉게 달아오른 화농성 여드름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방금 전 거실 소파에서 넘어지며 내 입술이 닿았던, 내 타액이 진득하게 묻어났던 오른쪽 볼.

'말도 안 돼.'

그곳만은 마치 처음부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피부처럼 완전히 딴 세상의 피조물로 변해 있었다.

모공 하나, 미세한 잡티 하나 보이지 않는 완벽한 백옥 같은 피부. 마치 포토샵으로 최고급 블러 처리를 한 것처럼, 갓난아기의 살결 같은 투명하고 맑은 광채가 터질 듯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좌우가 완전히 분리된 얼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기적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진우야……."

유라가 휘청거리며 내 앞으로 한 걸음 바짝 다가왔다.

나를 올려다보는 유라의 눈빛.

아까까지 그녀를 지배하던 취기는 완벽하게 날아간 지 오래였다.

대신, 평생을 괴롭히던 지독한 콤플렉스가 눈앞에서 박살 난 것을 확인한 사람의 절박한 흥분이 번지고 있었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확인했음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신의 오른쪽 볼을 두 손으로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 매끄러운 피부 결을 따라 그녀의 손가락이 미끄러졌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너, 아까 거실에서 내 볼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그게."

"말해. 대체 뭘 발랐길래 내 피부가 이렇게 돼?"

뜨거운 숨결이 온전히 닿을 만큼 좁혀진 거리.

수증기를 머금은 그녀의 달아오른 콧김이 내 턱끝을 노골적으로 간지럽혔다.

이성의 끈이 끊어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하게 요동치는 젖은 눈동자가 나를 탐욕스럽게 옭아맸다.

그녀의 시선이 내 눈을 지나, 내 입술을 향해 진득하게 꽂혔다.

"나…… 반대쪽 볼에도 한 번만 더 해줘."

잠시 망설이던 유라가 내 두 손을 덥석 부여잡았다.

샤워를 막 마치고 나온 그녀의 뜨거운 체온이 손바닥을 타고 전해졌다.

"아니."

유라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젖은 목소리로 말을 고쳤다.

"나, 한 번만 핥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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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체액이 명약이다.   4화.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맨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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