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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Author: 꽃미소
순간 공관 부인과 윤이영의 안색이 굳어졌다.

이 계집애가 뜻밖에도 먼저 얘기를 꺼내다니!

윤여화는 방금까지 이서영의 험담을 하던 이경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필경 이서영의 어머니인 남성은 그녀와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으니까.

그러나 오만하기 그지없고 차가운 듯 무심한 이경의 눈빛은, 왠지 윤여화로 하여금 그리움을 불러일으켰다.

대체 이 계집애가 왜 이렇게 남성과 비슷한 느낌을 보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내심 슬픔을 느끼기도 했다.

윤이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지, 지금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시피 세자와 현주가...”

예상을 벗어나가는 이경의 행동에 윤이영은 감당해낼 수가 없었다.

이 시점에 현주와 윤세현의 일을 꺼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이경에게 약간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생각도 그저 윤이영의 머릿속에서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이내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는 일부러 차갑게 말했다.

“공주, 한 아가씨의 명성은 매우 중요한겁니다. 게다가 현주는 황실이 직접 임명한 관리직의 딸이기도 하고요.”

“그렇군요.”

이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무슨 뜻인건지? 받아들인건가?

순간 윤이용과 공관 부인, 그리고 란 이모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일이 정말 이렇게 순조롭게 흘러간다고? 아직 말 못 한 말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경을 설득하거나 협박하거나 회유하거나 모든 수단을 준비해왔었다.

그런데 한 마디도 쓸모가 없게 됐네?

오직 윤여화만이 이경을 조용히 바라보며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단순한 기대감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남성과 같은 눈빛을 가진 계집애라면 결코 쉽게 순종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이경의 한 마디는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만약 세자 나리가 직접 저를 내치기만 한다면, 나중에 그가 누구랑 결혼하든 전 신경도 안 쓰겠습니다.”

“너!”

충격을 받은 공관 부인은 충격 먹은 나머지 의자 손잡이를 탁하고는 쳤다.

“너 지금 기어코 서영이를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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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분위기는 고요했다. 윤세현은 한 글자도 내뱉지 않았다.방 안은 바늘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마저 잘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공관 부인은 의자 손잡이에 손을 얹은 채 저도 모르게 손잡이를 꽈악 쥐었다.윤이영은 애써 여유롭게 잔을 들고는 차를 마셨다.하지만 마음은 매우 불안했다.그녀는 아랫 사람 앞에서 이렇게까지 조심스러워 본 적은 처음이다.두 번 다시 겪고 싶지도 않았다.그러나 현주를 들여오기 위해, 남성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비록 방금 그녀의 말투는 이경의 말투와는 좀 다르긴 하지만,내용 차이는 별로 없는건 사실이다.이내 윤이영은 잔을 내려놓고는 덤덤하게 윤세현을 바라보았다.“세현아, 내가 보기에 공주는 처음에는 너에게 각별한 정을 두었으나, 지금은... 그 마음이 식은 듯하구나.”지겨워 한다니.그 말에 윤세현은 벌컥 화가 났다.그 여자가 감히!“어찌 됐든 그 여자는 엄연히 황족의 여자다. 세현아, 우리는 황족과...”공관 부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계속하여 말했다.“알다시피, 지난번 황제께서 군권을 직접 장악하고 네 아버지를 고립시켜 장렬히 전사하도록 내버려두신 후로, 우리 윤씨 집안은 황실 일가와는 무슨 연이든 맺으려 하지 않는다.”윤세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공관 부인과 윤이영은 서로 눈빛을 주고 받고는 이어 말했다.“구공주는 황실 공주인만큼, 이번 기회를 빌어 황제께 파혼을 허락받으시려는 모양이더구나. 하지만 이 혼사야말로 우리 윤씨 가문도 처음부터 바라지 않았던 일이니.”“네가 그 여자랑 결혼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 공주가 잘못을 저지르고 우리랑 흔쾌히 파혼하려 한다면 이 일은 더이상 우리 윤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거고 백성들도 우리를 탓하지 않을 거다.”“그래, 세현아. 할머님 말씀 잘 새겨들어. 화리서 한 통만 쓰면...”“그 여자가 실수한건 없잖아요?”윤세현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빛으로 할머니와 고모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마치 얼음장 같았다.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154화

    “그럼 그날 밤 네가 현주 방에 머물렀다는 그 말은 모두 거짓말이더냐?”윤세현의 부인에 윤이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모든 게 가짜라면 떠도는 소문은 왜 이렇게 사실로 받아들일 정도로 생생한 거지?윤세현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아무런 대답도 않았다.공관 부인과 윤이영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내 윤이영이 물었다.“그 말은, 네가 정말 현주의 방에 머물렀다는 거야?”윤세현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그런데 방금은...”윤이영은 어머니의 안색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 녀석, 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지?아까 현주와는 부적절한 관계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세현아, 여자에게 정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느냐?”어머니가 직접 꺼내기 어려운 말들은, 윤이영이 대신하여 말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최대한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이미 그 처녀의 방에서 밤을 보낸 주제에, 지금 와서 도리어 혼인을 거절한다? 이 할머니 앞에서 하는 소리가 그게 무슨 말이냐!”윤세현은 아무 말도 않았다.공관 부인은 오히려 자신의 손자를 아까워했다.“세현아, 무슨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느냐?”“아닙니다.”몇몇 남자 배우들과 함께 있었던 이서영에게는, 더이상 순결함이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그날 밤 이서영은 두 번이나 자결을 시도했기에, 그가 무시할 수는 없었다.그리하여 한밤 중에 이서영의 방으로 찾아가 머무른 것이었다.공관 부인은 굳어진 안색으로 말했다.“세현아, 너와 그 아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할미가 다는 모르겠다만, 이제 황성 장안 사람들 모두가 네가 현주와 하룻밤을 함께했다는 소문을 들었다”“사태가 이 지경이 된 바에야, 현주를 우리 윤씨 문중으로 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애의 일생이 입방아에 망가지고 말 것이다.”윤세현은 아무 말도 않고, 그저 주먹을 꽉 쥘 뿐이었다.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 윤이영은 애써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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