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난 전하야. 내가 무엇을 부수든 내 마음이지, 네가 무슨 자격으로 간섭하는 거야?"이서영은 남백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신분이 고귀한 전하가 물건 몇 개 부수는 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그 말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장암은 조용히 진영 밖으로 나갔고, 남백훈 역시 이곳에 더 머물 생각이 없는 듯 몸을 돌리려 했다.그런데 그때 이서영이 다시 다급히 소리쳤다."너, 당장 돌아와!""전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신분상으로는 남백훈이 이서영보다 낮긴 했지만, 비굴하지도 오만하지도 않은 그의 태도가 오히려 이서영을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남양도 어쩌지 못한 마당에, 고작 황자 하나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넌 여기 남아서 나를 모셔!"이서영은 윤세현을 얻지 못했으니, 최소한 남백훈이라도 붙잡아 화를 풀 생각이었다.윤세현이 이경 곁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속이 뒤집혔다.해가 질 무렵 직접 윤세현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그는 만나주기는커녕 청지에게 자신을 쫓아내게 했다.이서영이 아는 오라버니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게다가 이 진영 안에서는 달리 어찌할 방법도 없었다.대체 언제쯤이면 윤세현이 제 말을 들어주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까…남백훈은 차갑게 이서영을 흘깃 보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그러자 화가 난 이서영이 물건 하나를 집어 그의 등 뒤로 냅다 던졌다.남백훈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그 물건은 그대로 날아가서 이서영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아악!"엄청난 아픔에 이서영은 하마터면 바닥에 나뒹굴 뻔했다.남백훈은 문을 활짝 젖힌 채, 머리 한 번 돌리지 않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 순간 단단히 화가 난 이서영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네가 정말 그 여자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그 한마디에 남백훈의 발걸음이 멈췄고, 문고리를 잡은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그제야 이서영은 깨달았다. 오직 이경만이 남백훈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윤세현도 그렇고, 남백훈도 그렇고,이 남자들은 하나같이 눈이 먼
“세자 나리!”장암은 윤세현을 힐끗 보기만 하고 바로 이경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애정 표현이 없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류만 봐도 이미 서로에게 깊이 빠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한단 말인가.“장암, 대체 무슨 일이야?”윤세현은 남진 사람들에게 그리 인내심을 보이는 편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장암은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인물이었고 태도 역시 친근한 편이라 그나마 눈에 거슬리진 않았다.한참을 망설이던 장암은 결국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나리, 전하께서 몸이 편찮으시다며… 나리께서 직접 좀 돌봐 주시길 바라십니다.”그 말에 윤세현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싫어.”몸이 아프다면서 의원도 아닌 사람을 왜 찾는단 말인가.장암은 순간 멍해졌다.거절당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단칼에 잘릴 줄은 몰랐다.“나리…”“남백훈이 곁에 있지 않아? 남백훈을 보내.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윤세현은 더 이상 이서영에게 신경 쓸 생각이 없었다.장암은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돌아가 명을 전하기로 했다.그런데 이때, 이경이 의아한 듯 물었다.“남백훈도… 여기 있다고?”“왜? 또 다른 남자 생각 하는 거야?”매일 내 곁에 있으면서도 그런 잡생각 할 여유가 있나 보지?이경은 기가 찼다.그저 남백훈이 대오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을 뿐이었다. 사흘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그런데 다른 남자 생각이라니? 지금은 병 때문에 밥 먹을 힘도 없는데, 무슨 힘으로 다른 남자를 생각한단 말인가.다른 건 몰라도 질투심 하나만큼은 일류였다.“다른 남자 생각 안 했어.”이경은 입술을 깨물고는 그의 의심에 반박했다.“하루 종일 당신만 생각했어!”“…”윤세현은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심장은 또 한 번 세게 욱신거렸다.아픈데, 달았다.이런 기분은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윤세현의 거절에 이서영은 한참을 울먹이다 결국 그대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이내
그렇게 남백훈은 억지로 원정대에 끌려가게 되었지만, 사실 그도 애초부터 진성을 떠날 생각이었다.오히려 이서영이 이렇게 나와준 덕분에 그럴듯한 핑계가 생겨서 다행이었다.다만 짜증 나는 점이 있다면, 이서영이 자꾸만 자신의 곁에 꼭 붙어 있으라고 집착하는 것이었다.그렇게 대오는 이틀 동안 행군을 이어갔고, 남백훈은 이경과 윤세현이 대열의 맨 앞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도 얼굴을 볼 기회를 얻지 못했다.사흘째 되는 날, 대열은 심양성을 떠나 산림 속으로 들어갔다.북란관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산림은 길이 험하고 좁은 곳이 많아, 아무리 봐도 마차가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산골짜기를 따라 행군한 지 반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서영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말 등에 엎드린 채 토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장암은 즉시 행군을 멈추게 하고, 그 자리에서 쉬어가기로 했다.“오라버니를 만나고 싶어.”이서영은 병사가 깔아준 양탄자에 앉은 채 힘없이 말했다.“오라버니한테 전해줘. 나… 몸이 안 좋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장암은 난감했지만, 어린 공주가 정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자 어쩔 수 없이 직접 대열 앞쪽으로 달려갔다.한편 윤세현은 여전히 이경과 함께 말을 타고 있었다.이틀 동안 행군을 이어간 이경도 이제는 견디기 힘든 듯, 온몸이 축 늘어진 채 윤세현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대열이 멈추자 윤세현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말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주었다.“어때?”그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눈빛에는 걱정이 스쳐 지나갔다.“아직도 가슴이 답답해? 내가 좀 주물러 줄까?”“아니…”그 한마디에 이경은 하마터면 그를 그대로 걷어차 버릴 뻔했다.분명 그에게 나쁜 뜻이 전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그래도 가슴을 주물러 주겠다니?사방에서 병사들이 보고 있는 건 모르는 건가?“아무것도… 아니야.”이경은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목소리는 몹시 쉬어 있었다.“그냥 좀… 피곤할 뿐이야.”하지만 윤세현은 이경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
이서영은 엄연히 전하였다. 그리고 곧 남진에서 장차 여황제가 될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그것도 장차 천하를 다스릴 자신이 사람들 앞에서 뺨을 맞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너를 죽여버릴 거야!”이서영은 정말 미쳐버린 사람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다.그러나 남양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여유로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볼 뿐, 눈앞의 무능한 전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였다.“전하, 안 됩니다!”다행히 한상궁과 장암이 재빨리 나섰다. 남양이 다시 손을 쓰기 전에 두 사람은 이서영을 붙잡아 뒤로 물러서게 했다.곧이어 한상궁이 급히 말했다.“전하, 장공주 마마는 전하의 고모님이시자 황실의 어른이십니다.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됩니다!”“내가 전하인데, 저 여자가 감히 나를 때렸잖아! 나를 때렸다고!”이서영은 울고불고 난리를 치며 소리쳤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체면이고 뭐고 돌아볼 겨를조차 없었다.“저 여자를 죽이고 말겠어! 당장 죽일 거라고!”“여러분, 들으셨습니까? 전하께서 저를 천인이라 욕하시더니, 이제는 아예 죽이겠답니다. 제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반드시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남양의 우렁찬 목소리가 순식간에 광장 전체로 퍼져 나갔다.“저는 그저 무례한 후배를 가르치려 했을 뿐입니다. 그게 죽을죄라도 된단 말입니까?”모두들 고개를 떨군 채 숨소리조차 죽였다.단단히 화가 난 이서영은 입술까지 떨고 있었다.사람을 때려 놓고도 오히려 저렇게 당당하다니!설마 내가 누군지 잊은 건 아니겠지? 나는 남진의 미래 여황제라고!“내가 죽여…”“전하, 그만하십시오!”한상궁이 호통 치며 이서영을 확 끌어당긴 탓에 하마터면 그대로 넘어져 땅에 구를 뻔했다.간신히 중심을 잡은 그녀가 한상궁을 노려보았다.“당신까지…”“전하, 폐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내신 것은 전하께서 대군을 이끌고 성을 나가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한상궁의 얼굴은 잿빛으로 굳어 있었다. 이서영이 남성의 딸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진작 눈앞
"한상궁, 할마마마는 지금 어디 계시지?"이틀 동안 남경이 보인 관용과 다정함에 이서영은 한껏 기세가 올라 있었다.이제는 한상궁 앞에서조차 버릇없이 굴 정도였다."나 할마마마를 뵈러 가야겠어. 이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를 괴롭힌다고 말씀드릴 거야!"그러자 한상궁은 장암을 흘깃 바라보았고, 곧 장암이 입을 열었다."전하께서 마차를 타길 원하십니다. 말을 타고 나서는 것은 원치 않으십니다."한상궁은 이서영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원래도 응석받이였던 사람이 요 이틀 사이 더욱 건방져진 것이다.하지만 한상궁은 그래도 공손한 태도를 유지했다."전하, 폐하께서는 오늘 몸이 편찮으셔서 직접 나오지 못하실 것입니다.""그럼…""전하께서는 장차 폐하가 되실 분입니다. 저희 남진의 역대 전하들은 모두 한 번씩 말을 타보신 분들이셨습니다."한상궁은 이내 말을 끌고 와 이서영 앞에 세웠다."전하, 지금부터 말을 타기 두려워하시면 장차 어떻게 말을 타고 천하를 누비시겠습니까?"그 말에 이서영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누가 말을 타고 천하를 누비겠다고 했어?정 안 되면 다른 사람이 대신 이 천하를 장악해도 되는 거고, 난 그저 궁 안에 숨어 먹고 놀기만 하면 되는 거지.내가 얼마나 존귀한 신분인데, 나더러 직접 나가 싸우라고?사실 이번 출정도 이서영에게는 그저 형식적인 참석일 뿐이었다.실제로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것은 신분 낮은 병사들이었고, 이서영은 그런 사람들의 목숨 따위는 자신의 것과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한상궁, 난 마차를 탈 거야. 마차가 없으면 출정하지 않을 거야!"그 말에 장암은 깜짝 놀란 얼굴로 한상궁을 바라보았다. 그마저도 이서영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는데, 한상궁은 이틀 동안 거의 매일같이 이서영과 함께했다.그녀는 속으로 화가 치밀었지만, 상대는 어쨌든 존귀한 전하였기에 그저 참으며 좋은 말로 달랠 뿐이었다."전하, 이번 원정은 전하께서 공을 세우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게다가 세자 나리의 도움도 있으니
그렇게 두 시간쯤 지나서야 윤세현이 방에서 나왔다.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했지만, 평소보다 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그 뒤를 따라 나온 이경은 어딘가 기운이 빠져 보였고, 시선도 내내 바닥에만 향해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 수도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필사적으로 잡아당겼다. 아니, 뽑아 올렸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런 걸 잡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이 일이 전적으로 이경의 탓도 아니긴 했다. 그때는 정신이 흐릿했으니 손에 잡힌 게 뭔지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것도 당연했다.그때 앞서 걷던 윤세현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그렇게 아직도 딴 생각에 빠져있었던 탓에, 이경은 그대로 그의 등에 쿵 하고 부딪히고 말았다.생각보다 등이 너무 단단해서, 코끝이 찡하고 머리까지 핑 도는 바람에 그녀는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윤세현은 곧바로 몸을 돌려 그녀를 붙잡았다."힘없는 척하는 거야? 아까는 그렇게 힘이 넘치더니."간신히 몸을 가누던 이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아까 힘이 넘쳤던 건, 정말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젖 먹던 힘까지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도무지 변명할 낯이 없었다."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일부러 약한 척을 한 건 아니었다.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본 윤세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한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약해졌다."마차는 없어. 괜찮겠어?"그가 진지하게 물었다."만약…""괜찮아. 이보다 더 험한 곳도 겪어봤어."이경은 이번 출정길이 얼마나 힘들지 이미 알고 있었다.담담하게 대답하는 그녀를 보며 윤세현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더 험한 곳…?"한 나라의 공주로 태어나 평생 궁 안에서 귀하게만 살아온 사람이었다.그런 그녀가 대체 어디서 험한 환경을 겪어봤다는 걸까.그러나 윤세현은 이경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다만, 그녀가 말한
무연은 굳은 표정을 한채 한 손에 장검을 들고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소주!"둘째 가주는 재빨리 쫓아가 그가 나서는 것을 가로막았다."소주, 아...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으셨으니 위험을 무릅 써서는 안됩니다.""난 괜찮아." 무연이 그를 밀어냈지만, 둘째 가주는 여전히 단호하게 막았다."소주, 지금 가주께서 중상을 입은 상황에 아직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만약 소주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희 산채는 어떡합니까?"“내가 가지 않으면 그 여자는 어떻게 될 것 같은데?”무연은 차가운 눈동자로 그녀를
무연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자 이경은 더욱 크게 웃기 시작했다."그렇게 기세등등하던 소주가 약을 마신 처녀를 두려워할 줄은 몰랐네."무연의 안색은 가라앉게 됐다."두 남녀가 서로 가깝게 지내서는 안되는거니까."그리하여 이경을 부축하지 않는 것도, 사실은 그녀를 두려워해서라는 원인은 아니었다."나도 두렵지 않은데 네가 왜 두려워해? 다른 사람이 나를 부축하는건 정말 싫어.""불편하면 일단은 계속 방에 있어."무연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러자 이경은 그를 노려보며 화를 냈다."네가 나를 데리고 나가지 않으면 난 앞으로 밥
자신이 죽을거라 예상했던 초아는 뜻밖에도 다시 살아나게 됐다.그리고 어렴풋이 눈을 때, 침대 옆에는 한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연지였다."공주 마마 구해야 돼! 공주... 구해야 돼."초아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 "구... 공주..."그 모습에 연지는 가슴이 찡했다."초아야, 괜찮아? 안 그래도 이미 여의사를 찾고 있는 중인데..."지금 이 대오에는 현주 전담 여의사들만 있었다. 하지만 현주는... 좋은 마음을 품을 리가 없었다."마마를 구해야 돼..."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초아는 온몸에
다시 시간은 현재로 돌아왔다. 윤세현의 차가운 두 눈동자에는 여전히 약간의 기대감이 스치고 있었다."누구 말하는거야?" 윤여화는 모르는 척하면서 화제를 돌리려 했다.그러나 어두운 윤세현의 시선에 못 이겨 윤여화는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그 계집애 말이야? 지금 궁에서 잘 지내고 있던데, 여기에 올 일이 뭐가 있어?""그 여자를 본 것 같아요. 꿈은 아니었어요." 윤세현의 태도는 단호했다.그러나 윤여화는 그의 이러한 태도가 그 자신을 설득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내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