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윤세현은 마침내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출정은 내일 이른 아침으로 정했다.그날 밤, 그는 홀로 영안전으로 향해 남경의 앞에 섰다.“세자, 자네도 잘 알겠지. 내가 공주를 자네에게 넘길 일은 없다는 것을.”남경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이 일은 더 이상 논의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하지만 윤세현의 표정은 그녀보다도 차갑고 단호했다.“폐하께서도 잘 아실 겁니다. 저는 이 소식을 전하러 온 것이지, 폐하와 의논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네 이놈!”분노한 남경은 얼굴을 찌푸리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어린놈이 감히 이렇게 무례하게 굴다니!몇십 년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앞에서 이토록 함부로 구는 자는 처음이었다.“폐하, 노여움을 거두시옵소서.”남경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던 한상궁은 곧장 그녀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이내 그녀는 정신을 차린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용체가 중요하옵니다. 부디 성을 거두시옵소서. 사실 제게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사실 이 일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윤세현이 이경을 두고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짐작하고 있었다.지금은 북란관의 상황이 급박해 그들을 설득하거나 협박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더군다나 윤세현은 어떤 설득이나 협박에도 쉽게 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남경이 기침을 멈추고 나서야, 한상궁은 윤세현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세자 나리께서 구공주를 두고 떠나지 못하시는 마음은 저희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리께서 구공주를 데려가시면, 저희로서는 더 이상 세자께 구속력을 행사할 방법이 없지 않겠습니까?”“세자께서도 현명하신 분이니, 폐하의 걱정 또한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윤세현은 말없이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한상궁은 그가 단단히 결심하고 찾아온 것이라 생각했다.모두 현명하고 눈치 빠른 사람들이니, 굳이 빙빙 돌려 말할 필요는 없었다.“저에게 고충이 하나 있습니다...”윤세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한상궁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나리,
"엄마, 이서영이 정말 엄마 딸이에요? 그 여자가 정말 제 동생이에요?""엄마, 전 그런 동생은 싫어요. 왜 저한테 그런 동생을 낳아주신 거예요?""엄마, 전 도저히 믿을 수 없어요. 이 일이 사실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 여자한테서는 엄마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엄마, 저 질투하는 거 아니에요. 동생한테 사랑받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그냥 이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마음이 악독하고 인색한 데다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며 음흉한 동생이라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경은 도무지 이서영을 자신의 동생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아니야, 절대 아니야! 엄마, 제발 말해줘요. 저 아이는 내 동생이 아니라고!""... 아니야."바로 그때, 이경이 갑자기 눈을 떴다.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와 한상궁의 목소리가 그녀를 깨운 것이었다.깜짝 놀란 청지는 당장 나가 그들을 막으려 했는데, 윤세현이 이내 손을 들어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남백훈은 비틀거리며 침대 옆으로 다가가, 생기를 잃은 이경의 눈을 바라보았다.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녀의 맥을 짚어볼 용기조차 내지 못했다.그녀가 대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경아."그때 윤세현이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그제야 흐릿하던 이경의 눈동자가 서서히 초점을 되찾았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침대 곁에 선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윤세현에게로 옮겼다."그 여자는?"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서영은 정말 그녀의 배다른 여동생이었다.역겹게 느껴지는 여동생.하지만 기계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인정해야만 했다. 윤세현과 남백훈은 어리둥절했다. 누구를 말하는 거지?얼마 뒤 이경은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다. 손을 들어 이마를 한 번 쓸어내리자, 손등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바로 그때, 밖에서 한상궁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세자 나리, 전쟁이 코앞에 닥쳤습니다. 만약 나리께서 계속 고집을 부리신다면, 이 영
이서영은 자신의 친아버지가 틀림없이 기품이 넘치는 사람일 거라 생각했었다.황족은 아니더라도, 분명 높은 지위와 막강한 권력을 지닌 인물일 거라고 그녀는 내심 잔뜩 기대했다.그런데 친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남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앞으로 다시는 이런 얘기 꺼내지 말거라."남경은 이서영의 손을 놓고 몸을 돌려 내당으로 걸어갔다.정말 지친 듯했다. 멀어지는 그 뒷모습은 몹시 피곤해 보였다.이서영은 크게 실망했다.폐하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이렇게까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이제는 더 이상 입에 올릴 수도 없게 됐다. 한 번씩 얘기를 꺼낼 때마다 자칫하면 자신마저 폐하의 미움을 살 수 있으니.하지만 단 한 가지, 꼭 말해야 할 일이 있었다."할마마마, 궐 안에 초나라 태후의 명을 받아 늘 제 곁에 붙어 다니며 저를 감시하고 괴롭히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누구냐?"남경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감히 우리 황족을 건드리다니, 죽음이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군.이서영의 얼굴에 기쁨이 스며들었다. 드디어 속에 쌓인 분을 통쾌하게 풀 수 있을 것 같았다."바로 욱양전에서 늘 제 곁을 지키던, 영은이라는 궁녀입니다!"...그날 밤, 한상궁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욱양전에 들이닥쳤다. 하지만 대체 영은은 어디서 소식을 들은 것인지 이미 도망친 뒤였다.그 뒤로 사흘 동안 추적했지만, 그녀가 어디로 달아났는지는 전혀 알아낼 수 없었다.마치 인간 세상에서 증발해 버린 듯, 흔적 하나 없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한편 영화전에서는, 이경이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채 이틀 밤낮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남경은 갈수록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당초 정해진 출정 날짜로부터 벌써 하루가 지난 상황이었다.윤세현은 고작 한 여자를 위해 폐하의 명까지 어기고 있었다.그러나 남경도 그를 어찌할 수는 없었다.윤세현이 애초에 이서영을 도와 북란관으로 출정해 창랑족을 평정하
초나라 태후와 황제가 남진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그 한마디에 한상궁과 남경은 당황한 채, 서로 눈을 마주쳤다.이내 남경이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냐? 자세히 얘기해 보거라!""당시 태후께서는 남성의 딸을 데려가신 뒤, 궁중의 다른 갓난아이와 바꾸셨습니다."이서영의 말에 남경은 주먹을 꽉 쥐었고, 이서영을 바라보는 눈빛도 순간 날카로워졌다.하지만 곧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아이가 바뀐 것이라면, 방금 한 친자 검증과 지난번 흠안전에서의 친자 확인, 두 번의 검증에서 모두 남성의 친딸로 증명된 것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이서영은 진지한 눈빛으로 남경을 바라보았다."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 정말로 남성의 딸입니다."그리고 며칠 전 이언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두 사람에게 전했다."그러니까, 태후조차 네가 진짜 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말이냐?"이 사실은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하지만 이서영이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하자, 비로소 모든 것이 분명해지는 듯했다."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당시에는 모두 갓난아이라 얼굴을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저를 궁 안으로 바꿔 넣은 뒤에도, 정작 태후께서는 저를 돌볼 마음이 없으셔서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으셨다고 합니다.""제가 어느 정도 자라 이목구비가 또렷해졌을 때쯤에는, 태후께서도 이미 제가 남성의 딸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계셨습니다.""그럼 초나라 태후가 이번에 너를 보낸 것은, 너를 이용해 남진의 땅을 집어삼키려 했다는 말이냐?"순간 남경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렇습니다!"이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할마마마께서는 이미 두 번이나 저와 친자 확인을 하셨고, 그 결과 제가 남성의 딸임이 증명되었으니 아마 이 일은 더 이상 감추기 어려울 겁니다.""감추기 어려우면 또 어떠냐. 내가 그 사람을 두려워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초나라 태후 하나쯤이야.남경에게 그런 인물은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서영아, 수많은 시련을 겪고 이제야 내 곁으로 돌아왔
이경은 지금 자신이 만들어낸 마경 속에 빠져 있다.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 심지어 어떤 행동을 하든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토록 확신했던 자신의 직감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만이 맴돌고 있었다.유아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이서영은 남성의 딸이 아니다’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말을 남기려 한 걸까?아무리 봐도 이서영에게서는 남성의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런데 정말 남성의 딸이라고? 엄마의 딸이라고?설마 엄마가 정말로 저렇게 비열한 딸을 낳았을 리가 있을까?현대의 엄마가 고대로 시간 회귀해 저런 못된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이경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럼 내... 여동생이라고?아니! 난 그런 여동생은 원하지 않아! 그렇게 악독하고 더러운 여동생은 절대로 원하지 않아!이서영이 어떻게 내 이복 여동생일 수가 있어?그럴 리 없어. 절대 불가능해!그런 여동생은 싫어… 싫다고!“경아...”윤세현은 이경의 안색이 점점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그녀를 붙잡고 자리를 뜨려는 순간, 이경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다.“아니야! 절대 그럴 수 없다고!”이내 그녀가 입을 벌리자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져 나왔고, 결국 그녀는 두 눈을 감은 채 기절해 버렸다.“경아!”윤세현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남백훈은 빠르게 달려와 그녀의 손을 잡고, 긴 손가락으로 맥을 짚었다.“울혈이 심장을 치면서 진기가 역행한 것 같소. 어서 데리고 돌아가 군의에게 침을 놓게 하시오!”남백훈도 의술을 어느 정도 알기는 했지만, 그는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일을 더 좋아했기에 의술은 간단히만 익힌 정도였다.지금 이경의 상태는 그가 감당하기에 다소 버거웠다.윤세현은 비록 남백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경의 안위보다 중요한 것이 없었다.곧이어 그는 이경을 안고 몸을 돌려 전각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길을 열거라!”눈치 빠른 남백훈은 앞장서서 길을 막고 있던 호위들을 밀어내며 물러서게
“전하, 폐하께서는 그런 뜻이 아니셨습니다! 폐하께서는... 그저 험담을 막기 위해 신중을 가해서 선택을 하셨을 뿐입니다.”한상궁은 곧바로 이서영을 뒤따라갔다. 아까와 달리, 이번에는 거칠게 굴지 않았다.뜻밖에도 이서영의 신분은 진짜로 밝혀졌다.비록 한상궁은 내심 실망했지만, 사실은 받아들여야 했다.이제부터는 더 이상 어떤 의문도 품지 않기로 했다.한상궁이 조심스럽게 이서영의 손을 잡자, 이서영은 뒤돌아 남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할마마마, 저는 사실 다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저를 좋아하지 않으셨지요?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차라리 제가 떠나게 내버려 두시지 그러셨어요? 할마마마라는 호칭조차 편히 입 밖에 내지 못하게 하셨으면서요!”그녀는 얼굴을 가린 채 펑펑 울었다.남경은 이 상황이 몹시 짜증 나고 견디기 어려웠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내야 했다.“난... 그런 뜻이 아니었다. 날 할마마마라 부르고 싶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부르거라.”어찌 됐든 남경은 그동안 이서영의 혈통과 신분을 수없이 의심해 온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누구라도 이런 일을 당하면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방금 이서영이 도망치려 한 것도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남경은 나약하게 우는 이서영의 모습이 정말 보기 싫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된 일이었기에 차마 화를 낼 수는 없었다.“모두 내 잘못이니라. 내 탓이야.”남경의 한마디에, 아래에 서 있던 관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폐하, 폐하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 간악한 자들이 이간질한 것일 뿐입니다. 저희들도 하마터면 속을 뻔했습니다!”한 나라의 군주가 어찌 쉽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설령 정말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마땅히 다른 이의 잘못으로 돌려야 했다.그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이경에게 쏠렸다. 그 시선은 몹시 매서웠다.남양도 이경을 노려보며 더욱 증오에 찬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이경은 그들의 시선 따위는 개의치 않았
이경은 단단히 분노했다.하지만 그녀조차도 자신이 지금 무엇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분명한 건 윤세현은 이서영을 두둔하면서 그녀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이었다.이것도 어쩌면 일종의 변칙적인 "공평과 공정"이라 할 수 있었다.이경은 주먹을 꽉 쥐고는 고개를 들어 윤세현을 바라보았다.이내 보이는 그 옅은 웃음은 의미심장해 보였다. "역시 세자님께서는 현명하십니다. 이젠 의모도 죽게 되고 세자 나리께서 저랑 초아를 도와 원수를 갚아주셔서 매우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또 하실 얘기가 있으실까요?"그러고는 치맛자락을 잡
"초아야, 사실 난..."망설이는 문정수의 표정에, 초아는 왠지 불안해졌으며, 굳이 그가 하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왜냐하면, 그녀 자신 또한 어떤 일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할 방법이 없으니."문 시위...""오라버니라고 불러!"문정수는 꿋꿋이 말을 이어갔다.그 단호함은 초아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그녀는 아랫 입술을 깨물고는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라버니." "그래!" 기뻐난 문정수는 다급히 말했다."초아야, 할 말 있어. 나...""오라버니, 나 얼른 돌아가야 돼. 공주 마마께서 기다리고 있다고!"
갑자기 숲 뒤켠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놀란 초아는 다리를 덜덜 떨며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손에 든 바구니는 툭하고는 땅에 떨어졌고, 그녀는 몸을 돌려 잽싸게 캠프로 달려갔다.누군가 풀숲에서 쫓아오는 것이 분명했다. 초아는 고개 돌릴 겨를도 없이 후다닥 도망 쳤다.계속하여 뒤를 쫓고있는 이는, 초아가 빨리 달릴수록, 똑같이 속도를 높였다.결국 발이 나른해진 초아는 갑자기 몸이 앞으로 곤두박질치게 됐다.쫓아온 이는 재빨리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고, 이내 자신의 큰 손으로 땅에 쓰러지기 직전인 초아를 일으켜 세웠다."초아..."
이내 이경은 몸을 돌려 의자 앞을 스쳐 지나갔다.그런데 그 순간,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향란이 던진 단도가 의자에 떨어지게 되었고, 그 낡은 의자에 금이 나게 됐다. 꽤나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경은 뜻밖에도 반격하지 않았다.향란은 결코 장난칠 사람이 아니었다. 누가 감히 소주를 건드리게 되면, 그녀는 반드시 죽기내기로 싸울 것이다. 무연은 그런 향란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구공주가 다시 반격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반드시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그는 비록 여전히 구공주가 왜 도망간 후에 다시 돌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