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하늘에 대고 맹세하는데 지금은 정말 구경이나 하자고 온 게 아니야. 순전히 시아 씨가 걱정돼서 왔어.”하선재는 전례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시아 씨 배 속의 아이는 신성한 새 생명이야. 둘은 핏줄로 이어진 관계라 아이의 몸에 시아 씨 피가 절반 흐르는데 핏줄의 연을 끊으라는 건 말도 안 되지. 시아 씨에게 평생 후회로 남을 거야. 전엔 내가 왜 그렇게 미친놈처럼 이 일을 장난처럼 여겼는지 몰라. 이번엔 오롯이 널 지켜주려고 온 거니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그는 또다시 손을 들어 가슴을 툭툭 쳤다.요물 같은 남자의 얼굴이 진지해지니 왠지 모르게 믿음이 더 갔다.신시아는 덤덤하게 말했다.“고마워요.”그녀는 하선재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을 뿐이다.“왜 아직도 이렇게 말랐어?”하선재는 여전히 냉랭한 그녀의 태도에 살짝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하지만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려 애썼다.“괜찮아요.”신시아는 창밖을 흘끗 보며 그에게 일깨워주었다.“제 친구가 곧 돌아올 거예요. 밥 먹고 나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해요.”하선재는 꽃다발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알았어. 그럼 나 먼저 갈게. 아 맞다, 내 번호 아직 있지?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그는 손으로 전화하는 시늉을 하며 자리를 떴다.마침 밀크티를 사서 돌아오던 이은수와 스쳐 지나갔다.이은수는 멈춰 서서 그를 한번 쳐다보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방금 저 사람, 어쩐지 좀 낯이 익는데요?”신시아는 젓가락을 건네주며 말했다.“얼른 먹어요. 음식 다 식겠어요.”이은수는 젓가락을 받아들고 고맙다며 인사한 뒤, 밀크티를 마시면서 허겁지겁 식사를 시작했다.반 시간 후, 두 사람은 배불리 먹고 계산대로 향했다.신시아가 밥값을 내려고 계산서를 집어 들던 그때, 가게 점원이 말했다.“손님, 아까 어떤 남자분이 이미 계산하셨습니다.”“혹시 하선재 씨인가요?”“네, 맞아요. 게다가 손님께 몸 잘 챙기시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정다슬이 맹렬하게 욕설을 퍼붓자 앞서가던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길을 터주었다.한승윤이 비키지 않으니 그녀가 거침없이 밀쳐냈다.“뭘 계속 봐요? 지금 그쪽 말하고 있다고요!”한승윤은 키가 작고 꼭 마치 전쟁 시기의 앞잡이처럼 비쩍 마른 체형에 중간 가르마를 탄 머리였다.정다슬이 있는 힘껏 밀치자 그는 전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신 상무님, 우리도 이만 가요.”사람을 밀어낸 정다슬은 아양을 떨 듯이 신시아를 향해 웃으며 팔을 잡아끌고 나섰다.“눈이 제대로 삐었네!”한승윤은 허공에 대고 침을 뱉었다.“신시아가 실세에서 밀려났는데 아직도 따라다니는 거야?”한편 정다슬과 신시아는 이미 사무실을 벗어난 뒤라 그의 욕설은 문에 막혀 들리지 않았다.문밖을 나선 정다슬은 머리를 긁적이며 신시아에게 물었다.“우리 오빠 미쳤어요? 갑자기 왜 저런 한씨 가문 앞잡이 같은 한승윤을 중용하는 거냐고요?”“언행에 좀 더 신중해져요, 다슬 씨. 한승윤이 얼마나 음침한데 저런 사람한테 미운털 박히면 좋을 거 하나 없잖아요.”신시아는 한승윤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법이 없었다.“신경 안 써요. 그 인간 저한테 함부로 못 해요.”정다슬이 답했다.둘이 이야기하는 사이 신시아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고 그녀는 손짓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그래도 조심해야 해요.”신시아는 당부의 말을 몇 마디 건네고 사무실로 돌아갔다.한승윤 일행이 몇 분 뒤, 거들먹거리며 나왔다.신시아의 사무실 앞을 지날 때, 그는 일부러 걸음을 멈추고 안을 힐끔 쳐다보았다.“다들 돌아가세요. 저는 한태경 이사님께 좋은 소식 전하러 가야겠어요.”한승윤은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고 다른 사람들은 눈치껏 다른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사무실로 돌아온 한승윤은 한태경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소식을 전했다.“정 대표가 너한테 프로젝트를 맡겼다고?”한태경은 의외라는 듯 말을 이었다.“이상하네. 네가 내 사람이라는 걸 뻔히 아는데 이렇게 중용할 리가 없잖아.”“오늘 회의 때, 대표님이 신 상무를 대하
“회의 준비해.”정우진이 신시아보다 더 차분하게 말했다.어젯밤의 치열했던 신경전과는 달리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했다.그럴수록 신시아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그녀는 사무실로 돌아가 서류를 챙긴 후,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백영 그룹이 율제시에 지사를 설립한 후, 첫 번째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라 매우 중요했다.정우진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회의를 열고 향후 발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함이었다.“대표님, 연말에 정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저희가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영 그룹이 율제에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한승윤이 가장 먼저 발언했다.그가 언급한 프로젝트는 앞서 고현조가 정우진에게 제안했던 바로 그 건이었다.정우진은 대화의 흐름을 신시아 쪽으로 돌렸다.“신 비서는 어떻게 생각해?”그는 ‘신 비서’라는 호칭에 익숙해져 아직 고쳐 부르지 못했다.“제 생각엔 좀 무리일 것 같습니다. 율제시 정계 프로젝트는 기존 협력 파트너가 있습니다. 물론 경쟁해서 따낼 수도 있지만, 괜히 모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백영 그룹이 이제 막 이곳에 발을 들였으니 너무 거침없이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갑작스럽게 지목된 신시아는 신속하게 반응하며 가장 직관적인 생각을 말했다.그녀의 의견은 한승윤의 의견과 정반대였다.한승윤의 얼굴에 불만이 스쳤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그는 정우진이 신시아를 편드는 것으로 여겼고 분명 그녀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줄 알았다.그런데 그때...“백영 그룹이 언제 두려워한 적 있어?”정우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돌렸다.“한 부장은 안목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있으니 이번 정계 프로젝트는 한 부장이 맡아.”회의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그날 신시아를 감싸주었던 남자, 신시아가 기분이 좀 상했다고 회사 안에서 수만 명이나 해고할 수 있던 그 남자는 지금 뭇사람들 앞에서 신시아의 자존심을 처참하게
“그래, 그럼 잘 자. 내일 아침에 네가 좋아하는 아침 꼭 챙겨다 줄게.”김지원이 문 너머로 말했다.“네가 끝까지 인정 안 해도 정 대표님은 널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정 안 되면 우리 그냥 사표 내고 다른 데로 가버리자. 내가 너 데리고...”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이내 자리를 떠났다.신시아는 욕실로 들어가 세수를 했다. 문을 열자마자 세면대 가장자리에 검은색 셔츠 단추 하나가 놓여 있었다.다름 아닌 정우진의 것이었다.그녀는 몇 초간 바라보다 무심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박도영이 차를 몰아 정우진을 데리러 왔다.돌아오는 길 내내 정우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몸은 좀 괜찮아졌어?”박도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응.”“어쩌다 혼자 연회에 참석한 거야? 신시아 씨는?”‘신시아’라는 이름 석 자를 언급하자마자 정우진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그는 무언가 생각난 듯 박도영에게 물었다.“경원에 있을 때 시아가 너한테 산전 검사 받았지?”“응, 맞아.”박도영은 이어지는 말을 기다렸다.“그럼 그때 남자랑 같이 검사받으러 간 적은 있어?”이번에 박도영은 고개를 내저었다.“아니. 실은 그때 간호사들한테도 물어봤는데 시아 씨 남편은 아무도 본 적이 없다고 했어.”대부분의 임산부들은 남편과 함께 산전 검사를 받으러 온다.그러나 유독 신시아만 늘 혼자였고 가끔 김지원이 동행했다.간호사들은 그런 그녀를 두고 사석에서 몇 번이나 이야깃거리로 삼았었다.“배 속의 아이가 누구 아이인지 알아낼 방법은 없어?”정우진은 손끝으로 연신 무릎을 가볍게 두드렸다.“그건 불법이야.”“시키는 대로 해. 잡소리 말고.”정우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박도영은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두 사람의 샘플로 DNA 검사를 하면 둘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어. 시아 씨 배 속의 아이랑 누구를 같이 검사해보려는 건데?”“나.”정우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박도영은 핸들을 돌려 차를 길가에 세웠다.
신시아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매처럼 날카로운 정우진의 시선은 그녀의 비밀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숨기려면 끝까지 숨겨. 영원히 나한테 들키지 않는 게 좋을 거야.”그는 몸을 일으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재킷을 벗어 팔에 걸친 뒤, 길가 쪽으로 걸어갔다.신시아의 아이가 그의 아이일 리는 없었다.하지만 직감이 말해주길 아이는 분명 그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었다.꼼꼼히 되짚어보려 했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인지 도통 짐작이 안 갔다.별장 단지에는 택시가 잘 다니지 않았다.정우진은 임신한 그녀를 이곳에 홀로 두고 갈 수 없었다.다만 그녀 또한 정우진을 다시 차에 태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결국 다른 길로 차를 몰아 떠났고 백미러 속에는 고개를 떨구고 담배를 피우는 정우진의 모습이 보였다.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밤공기가 차게 와 닿았다. 연기가 짙게 피어오르며 정우진의 주변을 감쌌다.이제 신시아에게는 이 남자를 속여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가 필요했다.그렇지 않고서는 이 상황을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잘못된 선택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실수를 낳았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애초에 사직을 언급하지 않고 지사에 계속 남아 있는 편이 나았을 텐데.숨기지도, 그렇다고 굳이 알리지도 않은 채 정우진의 코앞에서 그냥 아이를 낳아버렸더라면 이런 골치 아픈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집에 돌아오자 김지원이 야식을 챙겨주다가 그녀의 안색이 안 좋은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소파에 몸을 웅크린 신시아는 힘없이 김지원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김지원은 곧장 그녀를 위로했다.“기계도 가끔은 오류가 나는데 인간이라고 어떻게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겠어? 넌 그냥 아이를 너무 아끼다 보니 잠시 판단력이 흐려지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뿐이야. 다 내 탓이야. 옆에서 덩달아 경원을 떠나라고 부추겼잖아.”신시아는 초점이 풀린 채 멍하니 소파에 기댔다.“그래도 우리 탓만은 아니지. 상대가 하필 정우진인데. 그 사람이 아이의
“다시는 장건우가 상권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해.”정우진은 통화 중이었다. 그렇다면 상대는 과연 누굴까? 임정현?신시아는 다급하게 그의 팔을 잡아끌며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다만 정우진이 팔을 들어 올린 탓에 까치발을 해도 닿지 않았다.“책임감 없는 남자를 뭘 그렇게까지 감싸고 돌아? 시아 넌 버림받는 걸 제일 싫어했잖아.”단 한번도 말한 적은 없지만 사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버림받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보육원 아이들은 전부 버림받은 처지였고 그녀도 마찬가지이니까.신시아의 손톱이 그의 손목뼈를 파고들며 끔찍한 핏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그녀는 필사적으로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장건우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정우진은 철저한 원칙주의자라 불합리한 일 따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결혼을 앞둔 은유라조차 용서하지 않는데 하물며 신시아라는 부하 직원의 거짓말을 어찌 눈감아줄 수 있을까?공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왜 말을 안 해?”정우진의 얇은 입술이 열렸다. 눈빛에는 분노가 서렸고 날카롭고 모진 말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정씨 가문 사모님 행세를 할 때는 번마다 아이 안 가지려고 안전조치를 하더니.”합법적인 관계에서는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아등바등하던 그녀가 다른 남자를 만나더니 덜컥 임신까지 하는 게 말이 되는 경우인가?그녀가 딴 남자의 품에서 희열을 느끼고 아양을 떠는 모습을 떠올리자 정우진의 마음속 불길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한편 신시아는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을 붉혔다.“저는 그냥 대표님이 싫어서 아이를 가지길 거부했던 거예요. 다정하길 하나, 자상하길 하나, 종일 차가운 얼굴로 꼭 마치 온 세상에 불만이 있는 것처럼 굴었잖아요.”정우진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희미한 분노 속에 이마의 실핏줄이 튀어 올랐다.“게다가 대표님 마음속에는 이미 다른 여자가 있잖아요. 대표님이 과연 제대로 된 남편이었어요? 법적인 부부일 때도 저에게 특별히 잘해주지 않으
정다슬은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기현주가 방을 나가자마자 그 뒷모습을 향해 입을 삐죽거렸다....한편, 은유라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향하던 정우진과 서로 밀착해 앉아 있던 두 사람의 잔상이 신시아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차라리 보지나 말걸...’돌아오는 길에서 신시아는 찬 밤바람을 맞으며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허기진 배를 달래려 편의점에서 따뜻한 죽 한 그릇을 먹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이어진 며칠 동안 정우진과 은유라의 결혼 임박 뉴스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정작 신시아를 초조하게 만든 것은 사직서에 대한 아
신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패딩 자락을 끌어당겨 아직 평평한 배를 가렸다.“했어요 출근. 올해는 유독 추위를 타네요. 나이를 먹었나 봐요.”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제 노트북이 필요하신가요? 그럼 차에서 가져올게요.”“내 거 써.”정우진이 노트북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잠금 화면에 남녀의 뒷모습이 담긴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띄워져 있었다.신시아는 한눈에 알아봤다. 남자는 정우진이고 여자의 실루엣을 보아 은유라와 닮아 있었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곧장 파일을 열어 기계적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기 시작
거실에 있던 몇 사람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정우진의 어머니 기현주가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왔다.쉰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그녀의 몸매는 30대처럼 완벽하게 관리되어 있었다.그녀는 빨간 숄 하나만 어깨에 걸친 채 영하 10도에 달하는 바깥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님을 맞으러 나섰다.눈이 부시던 헤드라이트가 꺼지자 신시아는 비로소 정우진과 함께 차에서 내리는 은유라를 똑똑히 보게 됐다.평소 신시아 앞에서는 고고하게 거리만 두던 기현주가 은유라에게는 제 팔짱을 흔쾌히 내어주고 있었다.정우진은 입가에
은유라가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임정현은 한창 비행기 티켓을 예매 중이었다.“오빠는요? 비행기 티켓은 왜 예매해요?”“휴식실에 계세요. 지사에 급한 일이 생겨 대표님께서 급히 출국하셔야 합니다.”임정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은유라가 가방에서 여권을 꺼냈다.“내 것도 같이 예매해줘요. 따라갈 테니까.”“네?”임정현이 당황한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이에 은유라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대꾸했다.“왜요? 우진 오빠한테 직접 확인이라도 받으라고요?”지난 반년, 정우진이 가는 곳엔 늘 은유라가 있었다.임정현은 씁쓸하게 그녀의 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