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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Author: 금추
은서는 아쉬워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King은 줄곧 신비주의자라서 내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데도 보지 못했어요. 근데 그녀는 대본을 읽은 후, 영화 속 인물의 캐릭터에 따라 옷을 디자인했는데, 대단한 것은 우리는 만난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디자인한 옷은 뜻밖에도 전부 나의 안목에 부합하고요. 정말 신기하죠?”

청아는 넋을 잃었다.

"정말 대단해요! 그런데, King은 왜 줄곧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거죠?”

은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추측했다.

"북극 디자인 작업실의 일종의 자체 브랜드 마케팅 전력인 것 같아요. 북극은 신비한 King때문에 점점 유명해지고 King의 몸값도 점점 높아지는 거죠."

그녀는 멈칫하더니 계속했다.

"물론 어느 정도 인기가 많아지면 King은 오히려 얼굴을 내밀지 못할 거예요.”

“왜요?"

청아가 물었다.

소희도 궁금해서 그녀를 쳐다봤다.

은서는 그녀들이 너무 단순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사람들이 그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면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차라리 얼굴을 내밀지 않는 거죠. 또 다른 가능성은 바로 King이 한 사람이 아니라 한 팀인 거죠. 북극의 디자이너가 지혜를 모아 만든 효과이기 때문에 폭로할 수 없는 거죠."

청아는 탄복해하며 하게 은서를 바라보았다.

"그런 것 같네요!”

소희는 맑고 분명한 눈빛으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요? 바로 King은 얼굴을 내밀고 싶지 않고 그냥 조용히 창작하기를 좋아해서?”

은서는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흔들며 웃었다.

"소희 씨는 여전히 인간의 욕심에 대해 모르는 거 같군요. 높은 곳에 서서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남의 추앙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겠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라고요. 그들은 그저 탈속하고 청렴한 캐릭터를 잡고 있을 뿐이에요!”

“똑똑똑!”

세 사람이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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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6화

    밤은 길었다. 하룻밤 사이, 수많은 별들이 자리를 바꾸고 해가 바뀐 듯했다.그러면서도 또 짧았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되지 않는 혼미한 순간들이 스쳐 가는 사이, 창밖은 어느새 희뿌연 새벽빛으로 물들어 있었다.유진은 간간이 정신이 들었다가도, 다시금 깊은 혼란 속으로 빠졌다. 그 밤은 마치 거친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와 같았고, 유진은 눈부신 별 무리와 거센 파도 속을 지나, 고요한 수면 위에서 잔물결이 퍼지는 것을 보았다.물결이 일렁이며 유진의 몸을 두드렸다. 어쩔 땐 급하고, 또 어쩔 땐 느릿하게, 거칠기도 했고 따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그녀를 아껴주는 감정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날이 밝았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짙게 흐린 하늘, 그리고 창밖에 들리는 빗소리가 유진의 꿈결 속을 두드렸다. 하지만 유진은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더 자고 싶었다.은정은 유진을 품에 안은 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유진은 눈을 감은 채 베개 아래를 더듬다가, 은장식이 달린 가죽 팔찌를 꺼내 그의 손목에 끼워주었다. 하지만 이내 그 팔찌가 자기 허리에 닿는 게 신경 쓰인다는 듯, 살짝 벗겨냈다.그 모습을 본 은정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비 오는 날은 원래 더 잘 자는 법이었다. 그랬기에 하루 종일, 유진은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그 시각 밤, 여진구는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식당에서 우연히 장효성을 마주쳤다.효성은 친구들과 식사 중이었고, 진구를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왔다. 진구는 짧게 인사를 건네고는 자리를 뜨려 했지만, 효성은 갑자기 연하에 대한 말을 꺼냈다.“선배, 연하 그 애 원래 그래요. 절대 진심으로 대해주지 않아요. 괜히 감정 쏟지 마요. 아니면 완전 당해요.”진구는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물었다.“걔, 예전에 남자 많이 만났어?”“만났다기보다 그냥 갖고 논 거죠.”효성은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사귀었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상대들이었어요. 본인은 연애라고 생각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5화

    촉감이 정말 좋았다.유진은 눈을 감은 채 나직이 감탄했다. 비교할 대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알 수 있었다.은정은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목소리는 한층 더 낮아져 있었고, 살짝 갈라져 있었다.“안 자고 있었어?”“깼어요.”유진이 작게 대답했다. 은정의 손이 자연스레 유진의 얼굴을 쓸고 내려왔다. 입술이 닿는 순간, 유진의 몸에 밴 은은한 달큰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그건 바디로션이나 향수 때문이 아니었다. 유진에게서만 나는 독특한 향이었는데 그 향은 은정을 늘 자극했다.자기도 모르게 숨을 거칠게 만들고, 이성의 끈을 위태롭게 했다. 유진은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처럼, 은정을 유혹하고 있었다.입맞춤이 길어졌고, 은정은 이내 숨을 고르고는 섹시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진아, 이제 자자.”그러나 유진은 은정의 셔츠를 가볍게 쥔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했다.“불 꺼요.”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스탠드의 불을 껐다. 방 안은 달빛만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 틈에 유진은 조용히 은정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유진의 얼굴은 익숙한 듯 수줍게 붉어졌고, 목소리는 얇게 떨렸다.“명분 생길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말했잖아요.”그 말에 은정은 단숨에 숨을 멈춘 듯 몸을 굳어졌고, 마른침을 삼켰다. 유진의 허리에 댄 손은 점점 뜨거워졌다.유진은 조심스럽게 그의 목덜미에 입술을 댔다. 유진의 입맞춤은 수줍지만 대담했고, 또 누구보다 뜨거웠다.은정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유진을 자신의 밑으로 깔았다. 분명 아주 급했지만 간신히 억제하면서 키스를 퍼부었다. 은정의 호흡은 거칠어졌지만,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다. 심장을 터질 것 같이 뛰고 있었고, 몽롱함과 기대감 그리고 긴장 속에서 유진은 호흡을 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다.그리고 숨이 차오를 때야 긴장한 손은 벌벌 떨었다. 은정의 몸은 굉장히 딱딱했는데, 마치 곧 폭발할 것 같았다. 이전에 비해서 극도로 자신을 제어하는 모습이 유진으로 하여금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은정이 불을 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4화

    우정숙은 웃으며 말했다.[다녀와. 이제부터는 주말마다 은정이도 함께 데리고 와서 밥 먹어.]임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알겠어요!”전화를 끊고 난 뒤에도 유진의 뺨은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두 손으로 뺨을 톡톡 두드린 후, 그녀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다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자 구은정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자, 유진은 먼저 말했다.“엄마한테 온 전화였어요.”은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집에 오라고 하셔?”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아니요. 주말에 집에 올 거면 사장님도 같이 오라고요. 엄마가 사장님 좋아하는 음식 해주신대요.”물론 조심하라는 충고는 차마 전하지 못했다.은정의 눈빛엔 오랜만의 따뜻한 기운이 돌았다.“너희 가족들, 정말 따뜻하신 분들이야.”유진은 은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이제부터는 사장님 가족이기도 하죠.”그 말에 은정의 눈빛이 깊어졌고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 단지를 지나던 중 유진이 말했다.“잠깐 멈춰줘요. 맞은편 편의점에서 뭐 좀 사야 하니까, 사장님은 먼저 올라가 있어요.”은정이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같이 가자.”유진은 손사래를 쳤다.“아냐, 괜찮아요.”은정은 유진이 여성용품이라도 사려는 줄 알고는 말했다.“그럼 차 안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 문을 열고 내렸다.무려 30분이 지나서야 그녀가 돌아왔다. 손엔 커다란 봉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 은정은 멍하니 그걸 바라봤다.“그게 다 뭐야?”유진은 봉지를 꽉 움켜쥐며 대답했다.“왜요? 뭐가 어때서요?”은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긴장하긴. 내가 그걸 뺏어 먹을까 봐 그래?”이번엔 유진이 말이 없었다.집에 도착해 주차를 마치고, 은정은 봉지를 들어주며 유진의 손도 함께 잡았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사실상 두 사람은 이미 동거 중이었다. 유진의 생필품은 모두 옮겨졌고, 유진이 쓰던 옆집은 더 이상 불이 켜질 일 없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3화

    도로 위에서, 유진은 유난히 들뜬 얼굴이었다.“봐, 내가 말했잖아요. 사장님이 걱정하던 거, 하나도 안 생겼죠? 우리 집 사람들이 전혀 반대 안 했어. 오히려 시원하게 허락해 주셨다니까!”“괜히 걱정한 거예요. 나 삼촌이랑도 얘기했어요. 우리 둘은 따로따로 보면 된다고 했고, 굳이 자기한테 삼촌이라고 안 해도 된대요!”“소희는 말할 것도 없고.”그때, 은정이 갑자기 유진의 손을 꽉 잡았다. 마침 신호등 앞에 멈춰선 차 안에서,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런 거, 이제 신경 안 써.”유진의 눈동자엔 반짝반짝 별빛이 담겨 있었고, 유진도 손을 더욱 꼭 쥐며 말했다.“나 오늘 정말 기뻐요.”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유진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부터 우리, 진짜 연애 시작한 거니까!”은정은 얕게 웃으며 물었다.“정식 연애랑 그전이랑 뭐가 달라?”“당연히 다르죠!”유진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말했다.“이제는 거리 걱정도 없고, 데이트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눈치 안 보고 쇼핑도 가능하고!”“그래서 뭐 하고 싶어?”유진은 잠시 고민하더니,“첫 데이트니까 쇼핑하고, 영화 볼래요!”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다 좋아.”서로 손을 꼭 잡은 채, 유진은 더 환한 웃음을 보였다.은정이 평소 말수가 적은 걸 감안해, 유진은 굳이 쇼핑은 하지 않기로 하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주말이라 극장에 사람이 많을 걸 예상한 유진은 휴대폰으로 예매를 시작했다. 상영 시간표를 보던 유진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멜로 볼까요, 코미디 볼까요?”은정은 운전하며 짧게 말했다.“네가 골라.”“그럼 멜로로 할게요!”유진은 기분 좋게 웃었다. 마음껏 멜로 영화 고를 수 있다는 게 왠지 신나는 일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커플석까지 예매했다.두 사람은 영화관에 도착했다. 유진이 표를 찾아오는 동안, 은정은 매점에서 팝콘을 사고 있었다.유진은 그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영화를 보러 온 건지, 저 장면을 보기 위해 온 건지 모를 정도였다.조용히 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2화

    우정숙은 단정히 뒤로 빗어 넘긴 머리에 연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지닌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 너희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우리 두 집안이 훨씬 가까웠어.”“내가 임씨 집안으로 시집왔을 때, 집에 자주 오셔서 나한테도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주셨어.”“그분은 명문가에서 자라셨고, 몸이 좀 약하셔서 성격도 조용하고 유순했어.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셨고, 정말 교양 있는 분이셨거든.”“내가 들은 바로는, 의사들은 원래 임신을 권하지 않았대. 그런데도 아이를 낳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분이셨지.”“내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네 나이가 여섯, 일곱쯤이었는데, 그때 몇 번 데리고 오셨어.”“그때 넌 지금보다도 네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었어. 하얗고 여윈 얼굴에, 키도 남보다 크고 마른 느낌이었거든.”“그래서 내가 최근에 다시 봤을 땐, 처음엔 정말 몰라봤어. 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나한테 널 잘 부탁한다고 하셨어.”“그래서 몇 번 구씨 저택에 찾아가 봤는데, 그땐 서선영 씨가 널 참 잘 보살피고 있더라고. 마치 친어머니처럼.”“그래서 안심하고 그다음부턴 조금 마음을 놓았던 것 같아. 그리고 네가 집을 나갔을 때, 나랑 유진이 할머니가 구은태 회장님을 찾아갔었어.”“그땐 그분 말씀이, 젊을 때 한 번쯤 밖에 나가서 부딪쳐 보는 것도 괜찮다고 하더라고. 근데 정말 그때는 몰랐어. 그렇게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 줄은.”“생각해 보면, 네 어머니의 마지막 부탁을 내가 다 지키진 못한 셈이지.”은정은 고개를 저었다.“그걸 어떻게 장모님 탓으로 돌릴 수 있겠어요. 제 보호자도 아니었고, 그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실 일이 아니에요.”우정숙은 더 부드럽게 웃었다.“그래도 앞으로는 달라. 앞으로는 유진이 아끼듯, 너도 똑같이 아껴줄게.”은정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언젠가 기억 저편에 남아 있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 이 순간 눈앞의 우정숙과 겹쳐졌다. 목이 메인 듯, 그는 조용히 말했다.“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1화

    “그 두 가지는 아마 일어나지 않을 거야.”소희는 담담하면서도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임구택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진 않을 거고, 아버님도 구은태 회장님 체면은 지켜줄 거야. 그리고 서인, 걔가 여기까지 왔다면 물러설 일은 없어.”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마음이 조금 놓인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응.”유진은 알고 있었다. 은정이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을 거란 걸. 그리고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지금은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은정을 믿고, 자신을 믿으면 되는 일이었다.삼십 분쯤 지나, 서재에 있던 가족들이 하나둘씩 거실로 나왔다. 안에는 임시호와 구은태,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그때 구은태가 먼저 입을 열었다.“서선영 씨와 이혼 정리는 이미 마쳤어. 유진이가 시집와도 시어머니 문제로 고민할 일은 없을 거야.”“두 사람이 밖에서 살겠다고 해도 나는 절대 간섭하지 않을 거고. 앞으로의 삶은 조용하고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거야.”임시호는 눈빛만으로도 압도적인 기운을 풍기며, 묵직한 어조로 말했다.“이번 일 겪고 나면, 은정은 다시는 용서하지 않겠지.”방금 전 서재에서도, 은정은 단 한 번도 구은태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구은태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담담히 말했다.“은정이 구씨그룹에서 자리를 잡는 게 우선이야. 그렇게 된다면 난 은정이 엄마에게도, 내 자신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될거고. 그 외의 건, 상관없어.”임시호는 고개를 저으며 낮게 웃었다.“너도 그렇고, 아들도 그렇고 말 한마디 없이 뭐든 다 속으로만 삼키고 넘어가니.”구은태는 얕게 웃으며 말했다.“그게 내 아들이라는 증거겠지.”임시호는 진지한 눈빛으로 덧붙였다.“우리 유진이는 아직도 순수해. 은정이 절대 상처 주는 일 없어야 해.”은태는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 유진이가 이 집에서 공주였다면, 우리 집에서도 그대로일 거니까.”임시호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거실에서 유진은 이미 분위기로 집안 어른들이 혼인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80화

    임지언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로서 정말 부끄럽네. 유진이 마음을 전혀 몰랐어.”임구택이 덧붙였다.“형수는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둘 사이에 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 형한텐 말 안 했던 거죠.”임시호는 구택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꼈지만, 당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노정순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 나이 차가 열 살은 되지 않아?”구은태가 급히 말했다.“열 살은 안 돼요.”그때 은정이 노크를 하고 들어섰고, 방 안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 은정은 아버지 구은태를 한번 바라보고, 소파에 앉아 있는 임시호 부부를 향해 정중히 말했다.“죄송해요, 어르신. 좀 더 일찍 찾아뵙고 유진이와의 관계를 말씀드렸어야 했어요.”임시호는 가볍게 웃었다.“말은 해야지. 우리 손녀딸을 언제 그렇게 홀랑 데려갔어?”은정은 약간 당황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유진이에게 진심이에요.”임시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혹시 우리 유진이한테 억지로 떠밀린 건 아니고?”은정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지만, 그 한마디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곧이어 임시호는 진지하게 물었다.“근데 너희 둘이 이렇게 되면 족보는 어떻게 되는 거냐?”은정은 바로 대답했다.“제가 맞출게요. 하지만 어르신과 저희 아버지 사이의 호칭은 예전 그대로 유지하세요.”임시호는 고개를 돌려 구은태를 보며 물었다.“이거 괜찮겠나?”구은태는 여유롭게 웃었다.“은정이가 스스로 족보 문제를 뛰어넘은 걸 보니,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네. 그게 아니었다면 저도 이 자리에 오지 않았겠지.”구택은 부모님과 형의 의견을 물었다.“아버지,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시호는 눈앞에 선 단단하고 성숙한 청년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자식들 인생에 우리도 일정 부분만 관여할 뿐이지, 다 간섭할 순 없지. 임지언이랑 자네만 괜찮다면 난 반대 안 하네.”구은태는 그 말을 듣고 안도하며 미소 지었다. 임지언은 차분한 말투로 농을 섞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79화

    연하는 머리를 말린 뒤, 바닥에 떨어진 셔츠 단추를 주워 진구에게 건넸다.“신경 쓰지 마요. 성인 남녀가 술에 취해서 한 번 같이 잤다고 이상해할 거 없어요.”진구는 연하의 손을 흘깃 보고는 받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난 너처럼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사람 아냐.”연하는 어깨를 으쓱였다.“그럼 미안하단 말밖에 할 수 없네요. 그렇게 불편하면 우리 이제 안 봐도 되죠 뭐.”어차피 곧 해외로 나갈 예정이었다. 진구는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려 문을 열고 나갔다.거실을 지나던 진구는 문득 눈에 들어온 테이블 위의 담배를 보곤 멈춰 섰다.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그 물건이 떠올랐다.진구가 떠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연하는 나왔다. 침대에서 벗겨낸 시트를 세탁기에 넣고 거실을 지나던 중, 탁자 위의 담배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자신이 놓아둔 담배 대신, 처음 보는 여성용 박하 향 담배가 놓여 있었다. 새 제품,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상태.연하는 담뱃갑을 집어 들고는 손가락에 힘을 줘 꼭 쥐었다. 다른 손안엔, 조개껍질 무늬가 박힌 셔츠 단추 두 개가 꼭 쥐어져 있었다....연하가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장효성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연하야, 미안해. 어제 선배 얘기 듣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가 너무 섣불렀던 것 같아. 혹시 우리 다시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연하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담담하게 웃었다.“사과가 좀 늦었네?”효성은 당황해하며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야? 용서 안 하겠다는 거야?]“아니, 이미 네 바람대로 됐잖아. 나, 어젯밤에 선배랑 잤거든.”연하는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숫자를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효성은 이내 이를 악물고 욕을 내뱉었다.[방연하, 너 진짜 쓰레...]연하는 전화를 끊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타고 안으로 들어섰다.한편, 오늘은 출근할 필요 없었던 임유진은 애착 베개를 끌어안고 침대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78화

    연하는 눈이 흐릿하게 풀린 채 술기운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누나가 술 친구 해줬는데, 너도 뭐라도 보상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보상?”진구는 어리둥절했다.‘그리고 얘가 누구한테 누나라고 해. 이거 꽤 많이 취했는데?’“누나, 남자 손 안 잡아본 지 오래됐단 말이야.”연하는 몸을 숙이며 진구에게 눈을 찡긋했다. 화사한 얼굴에 은근한 유혹이 번졌다.“오늘 밤은 누나가 널 예쁘게 아껴줄게.”그 말을 하며 이미 진구의 허리춤에 손을 댔고,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진구는 깜짝 놀라 손발이 바빠졌다.“야, 연하야! 너 진짜 술에 취해서 미친 거야?”연하는 고개를 들어 진구를 바라보며 놀란 듯 말했다.“설마, 너 혹시 경험이 없어?”진구는 그 말에 얼어붙었고,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진짜네!”연하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같은 애는 조선시대였으면 황금값이었어. 경매 붙었을걸?”‘얘는 대체 나를 뭐로 보는 거지?’연하는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움직이지 마. 누나가 너한테 신세계를 열어줄게!”진구는 아까까지만 해도 기운 하나 없던 여자가 이럴 땐 어쩜 그렇게 힘이 넘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막고, 위는 막지 못하고, 결국 셔츠는 풀렸고, 벨트까지 푼 상태였다.진구는 여전히 저항하고 있었지만, 연하는 어느새 진구의 무릎 위에 올라타고 있었고, 자기 옷까지 벗어버렸다.그 순간, 진구의 머릿속은 웅하고 멈춰버렸다. 겨우 정신을 차리려는 순간, 이미 모든 건 돌이킬 수 없었다.다음 날 아침진구는 눈을 떴다.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 10초쯤 정적이 흘렀다.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고, 상황이 정리되기 시작했다.진구가 이불을 들췄고,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베란다에서 통화 중인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연하는 진구의 셔츠를 걸쳐 입고 있었고, 그 헐렁한 셔츠는 그녀의 몸을 거의 다 가렸지만, 가늘고 긴 다리만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아침 햇살 아래, 그 다리는 유난히 눈부셨고, 진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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