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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같은 자리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Author: 유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8 08:20:08

“안 됩니다.”

엘라가 말했다.

테오도르가 바로 인상을 썼다.

“왜?”

“제 겁니다.”

“하나만.”

“싫습니다.”

“두 개나 있잖아.”

“두 개 다 제 겁니다.”

테오도르는 테이블 위의 접시를 바라봤다.

작은 딸기 타르트 두 개.

그리고.

그 앞을 철벽처럼 지키고 있는 엘라.

“너 아까 점심도 두 그릇 먹었잖아.”

“점심과 간식은 다릅니다.”

“뭐가?”

“시간이 다릅니다.”

“그게 무슨 논리야?”

“정확합니다.”

테오도르는 어이없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한입만.”

“전하께도 있었습니다.”

“먹었어.”

“그럼 끝입니다.”

“친구잖아.”

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친구라서 남의 타르트를 뺏어도 됩니까?”

“나 황태자인데.”

“더 안 됩니다.”

“왜?”

“황태자가 백성의 타르트를 빼앗으면 안 되잖아요.”

“네가 백성이야?”

“제국민입니다.”

테오도르의 입이 다물렸다.

잠시 뒤.

그가 말했다.

“너 진짜 말만 늘었다.”

엘라는 뿌듯한 표정으로 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었다.

“공부를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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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기에 잠식된 대공》   북부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멉니다

    출발 전날.엘라는 짐을 싸다가 세 번째로 멈췄다.“이건 필요합니다.”시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엇이요?”“과자입니다.”“공녀님.”“네.”“저희는 지금 북부로 가는 겁니다.”“알고 있습니다.”“여행 기간이 보름 가까이 걸립니다.”“그래서 필요합니다.”시녀는 말문이 막혔다.엘라는 아주 진지했다.침대 위에는 옷보다 먹을 것이 더 많이 올라와 있었다.말린 과일.견과류.작은 비스킷.꿀에 절인 사과.그리고.테오도르가 보냈다는 레몬 쿠키 한 상자.시녀는 머리를 짚었다.“짐칸이 부족합니다.”엘라가 고개를 들었다.“마차가 몇 대입니까?”“네 대입니다.”“그런데요?”“공녀님 짐만 싣는 게 아니니까요.”“저는 필요한 것만 가져갑니다.”시녀의 시선이 침대 위를 훑었다.“이게요?”엘라도 따라봤다.잠시 침묵.“쿠키는 필요합니다.”“왜요?”“전하께서 주셨습니다.”“황태자 전하께서요?”“네.”“그럼 가져가야죠.”시녀의 태도가 바로 바뀌었다.엘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는 안 된다면서요.”“황태자 전하께서 주신 거라면 의미가 다릅니다.”“어떻게요?”“선물입니다.”“제가 산 과자도 제 마음을 위한 선물입니다.”시녀는 대답하지 않았다.엘라는 승리한 얼굴로 상자를 다시 가방 안쪽에 넣었다.그때.문이 열렸다.“아직도 짐 싸니?”펠리시아 공작이었다.엘라는 고개를 들었다.“거의 끝났습니다.”공작은 방 안을 보고 그대로 굳었다.“이게 거의 끝난 거냐?”“네.”“이건 이사 수준인데.”“보름입니다.”“가는 데만.”엘라가 잠시 멈췄다.“그렇네요.”“돌아오는 데도 보름.”“그렇네요.”“북부에 얼마나 있을지도 모른다.”엘라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사실은.생각보다 더 묵직했다.이번 파견에 정확한 종료 날짜는 없었다.한 달이 될 수도.두 달이 될 수도.그보다 길어질 수도 있었다.엘라가 북부에 있는 동안.단테의 상태를 확인하고.필요하다면 신성력 반응을 시험하고.

  • 《마기에 잠식된 대공》   이번에는 북부로 가야 합니다

    “공녀님.”“네.”“지금 웃으셨습니까?”엘라는 책상 위의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아닙니다.”맞은편에 앉아 있던 소년이 눈을 가늘게 떴다.“분명 웃으셨습니다.”“착각입니다.”“제가 틀렸다고요?”“네.”“왜요?”엘라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지금 본인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신 겁니까?”소년의 입이 다물렸다.교실 뒤쪽에서 작은 웃음이 터졌다.아이들이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엘라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서류를 봤다.“자.”그리고.손가락으로 한 문장을 가리켰다.“다시 보겠습니다.”소년의 얼굴이 울상이 됐다.“또요?”“네.”“세 번째입니다.”“알고 있습니다.”“이번에도 틀렸습니까?”“아니요.”소년의 눈이 커졌다.“그럼 왜 다시 봅니까?”“맞았다고 해서 이유까지 맞는 건 아닐 수 있으니까요.”“…….”“왜 이 답을 골랐는지 설명해보십시오.”소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그리고.다시 문제를 읽기 시작했다.교실은 조용했다.하지만.긴장된 침묵은 아니었다.아이들은 저마다 문제를 풀었고.막히면 손을 들었다.누군가는 먼저 질문했다.누군가는 옆 사람과 의견을 비교했다.그리고.교실 앞.엘라는 예전처럼 직접 답부터 말하지 않았다.기다렸다.물었다.필요하면 힌트를 줬다.가끔은.“그건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이제 그 말을 하는 데.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몇 해가 흘렀다.황궁의 나무는 몇 번이나 꽃을 피웠고.눈도 여러 번 내렸다.아이들은 자랐다.그리고.엘라도 자랐다.어린 시절보다 훨씬 길어진 금빛 머리카락은 등 아래까지 내려왔다.검술 훈련 때문에 여전히 몸을 움직이기 편한 옷을 선호했고.황궁 수업이 있는 날이면 소매를 단정하게 걷어 올리는 버릇도 그대로였다.입이 빠른 것도.고집이 센 것도.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다만.예전보다 멈출 줄 알았다.자신이 아는 것과.모르는 것을 구분했고.상대가 원하는 도움과.자신이 주고 싶은 도움을 조금씩 구별할

  • 《마기에 잠식된 대공》   다시 만날 약속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특별한 것은 없었다.“세드릭!”“왜!”“제 빵입니다!”“한 입만 먹었잖아요!”“한 입이 너무 큽니다!”“빵은 원래 크게 먹는 겁니다!”“누가 그럽니까!”황실 예비교육반의 점심시간은 평소처럼 시끄러웠다.노아가 세드릭의 손에서 남은 빵을 빼앗았다.“그거 클라라 거야.”“알아.”“아는데 왜 먹어?”“맛있어 보여서.”클라라가 울상을 지었다.“제 딸기잼도 다 묻었는데요.”세드릭은 빵을 내려다봤다.딸기잼이 두껍게 발라져 있었다.잠시 고민하던 그가 말했다.“새 거 줄게.”“두 개요.”“왜 두 개야?”“제 건 딸기잼까지 있었습니다.”“잼이 빵 하나 값이야?”“저한테는 그렇습니다.”세드릭이 억울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공녀님.”엘라는 자기 접시에 있는 치킨 파이를 먹으며 말했다.“클라라 말이 맞습니다.”“왜요?”“남의 것을 먹었으니까요.”“한 입인데.”“한 입이 컸습니다.”세드릭이 테오도르를 바라봤다.“전하.”테오도르는 차를 마시며 고개를 저었다.“나한테 오지 마.”“아직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네가 무슨 말 할지 알아.”“황태자께서 이렇게 백성을 외면하시면 안 됩니다.”엘라가 씹던 걸 멈췄다.테오도르도.둘이 동시에 세드릭을 바라봤다.세드릭이 당황했다.“왜요?”엘라가 천천히 말했다.“그 말.”“네?”“어디서 배웠습니까?”세드릭이 그녀를 가리켰다.“공녀님이요.”이번에는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테오도르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다 퍼뜨리고 다니네.”엘라의 표정이 억울해졌다.“저는 그런 식으로 쓰라고 가르친 적 없습니다.”“말은 배운 사람이 쓰는 거지.”에런이 말했다.“맞습니다.”엘라는 에런을 바라봤다.“왜 바로 동의합니까?”“논리적으로 맞아서요.”“요즘 자신감이 너무 늘었습니다.”“공녀님 덕분입니다.”반박할 수 없었다.릴리안이 웃었다.노아도.클라라도.루카도.그렇게 한참을 웃었다.정말.평소와 똑같았다.그래서 엘라는 조금 이상

  • 《마기에 잠식된 대공》   계속 같은 자리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안 됩니다.”엘라가 말했다.테오도르가 바로 인상을 썼다.“왜?”“제 겁니다.”“하나만.”“싫습니다.”“두 개나 있잖아.”“두 개 다 제 겁니다.”테오도르는 테이블 위의 접시를 바라봤다.작은 딸기 타르트 두 개.그리고.그 앞을 철벽처럼 지키고 있는 엘라.“너 아까 점심도 두 그릇 먹었잖아.”“점심과 간식은 다릅니다.”“뭐가?”“시간이 다릅니다.”“그게 무슨 논리야?”“정확합니다.”테오도르는 어이없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한입만.”“전하께도 있었습니다.”“먹었어.”“그럼 끝입니다.”“친구잖아.”엘라의 눈이 가늘어졌다.“친구라서 남의 타르트를 뺏어도 됩니까?”“나 황태자인데.”“더 안 됩니다.”“왜?”“황태자가 백성의 타르트를 빼앗으면 안 되잖아요.”“네가 백성이야?”“제국민입니다.”테오도르의 입이 다물렸다.잠시 뒤.그가 말했다.“너 진짜 말만 늘었다.”엘라는 뿌듯한 표정으로 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었다.“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그 공부를 이런 데 쓰라고 한 건 아닐 텐데.”“배운 것은 활용해야 합니다.”테오도르는 결국 포기한 듯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그때.응접실 문이 열렸다.에드먼드 교수가 들어왔다.손에는 서류 뭉치가 들려 있었다.엘라가 입안의 타르트를 삼켰다.“교수님.”“두 분 다 계셨군요.”테오도르가 물었다.“무슨 일입니까?”교수는 두 사람 맞은편에 앉았다.그리고.서류 하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다음 달부터 교육반 일정이 조금 바뀝니다.”엘라의 손이 멈췄다.“왜요?”“일부 학생들이 황립 아카데미 예비과정으로 이동합니다.”“누가요?”교수는 명단을 펼쳤다.“세드릭.”첫 번째 이름.“에런.”두 번째.“릴리안.”세 번째.엘라의 얼굴에서 장난기가 조금 사라졌다.“노아는요?”“기사단 견습 과정 비중을 늘릴 겁니다.”“그러면.”엘라는 잠시 계산했다.“지금처럼 다 같이 수업하지 않습니까?”“횟수가 줄어들겠지요.”“얼마나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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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하.”엘라는 테오도르를 바라보았다.“키가 크셨습니까?”테오도르가 책을 읽다 고개를 들었다.“갑자기?”“네.”엘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테오도르 앞으로 걸어갔다.손바닥을 자신의 머리 위에 올리고.그대로 앞으로 가져갔다.테오도르의 이마 아래쯤.엘라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정말입니다.”“뭐가?”“전하가 저보다 커지셨습니다.”테오도르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원래 내가 컸어.”“아닙니다.”“맞아.”“지난달에는 거의 같았습니다.”“네가 잘못 기억하는 거야.”엘라는 단호하게 말했다.“기록이 있습니다.”테오도르의 얼굴이 굳었다.“키도 기록했어?”“지난달 건강검진 때 적었습니다.”“왜?”“기록하면 보이는 것이 생긴다고 배웠으니까요.”“그걸 거기까지 써먹어?”엘라는 가방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테오도르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진짜 있네.”엘라가 페이지를 펼쳤다.황태자 전하 — 엘라보다 약 반 마디 큼.그리고 오늘.엘라는 테오도르를 다시 재봤다.“이제 한 마디 정도 큽니다.”테오도르의 얼굴에 승리감이 떠올랐다.“봤지?”“무엇을요?”“내가 더 크다고.”“키가 조금 큰 게 그렇게 기쁩니까?”“당연하지.”테오도르는 어깨를 폈다.“이제 네가 나한테 꼬맹이라고 못 하겠네.”엘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저는 전하를 꼬맹이라고 부른 적 없습니다.”“눈으로 그랬어.”“눈으로 어떻게 부릅니까?”“그런 눈이 있어.”“이상한 말씀입니다.”두 사람이 또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교탁에서 책을 정리하던 에드먼드 교수가 한숨을 쉬었다.“두 분.”둘은 동시에 멈췄다.“오늘 수업이 무엇인지 기억하십니까?”테오도르가 말했다.“제국사.”엘라가 덧붙였다.“제4대 황제 통치기.”“그러면 황태자 전하의 키 이야기는 나중에 하십시오.”테오도르가 자리에 앉으며 중얼거렸다.“중요한 건데.”“제국의 역사보다요?”“내 키니까.”에드먼드 교수는 대답하지 않았다.엘라는 웃음을 참으며 책을 펼쳤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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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녀님.” 엘라는 걸음을 멈췄다. 뒤에서 달려온 릴리안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저…….” 릴리안은 주변을 한번 살폈다. 복도에는 시종 몇 명이 오가고 있었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췄다. “잠깐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엘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두 사람은 창가의 작은 의자로 이동했다. 릴리안은 손가락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평소보다 긴장한 모습이었다. 엘라는 재촉하지 않았다. “말하고 싶을 때 말씀하십시오.” 릴리안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오늘 황궁에 오십니다.” 엘라가 눈을 깜빡였다. “왜요?” “제가 지난번 과제를 다시 한 것을 아셨습니다.” “…….” “교수님께 면담을 요청하셨습니다.” 릴리안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리고 공녀님도 만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엘라는 잠시 멈췄다. “저를요?” “네.” “왜요?” 릴리안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엘라는 그 얼굴만 보고도 대충 알 것 같았다. 좋은 이유는 아닐 것이다. “화가 나셨습니까?” 릴리안이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답을 베꼈다는 사실보다.” “…….” “공녀님께서 제 과제를 다시 하게 한 것을 더 화내시는 것 같습니다.” 엘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얼굴이었다. “왜요?” “제가 이미 좋은 답을 썼는데.” 릴리안은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굳이 망신을 주고 다시 쓰게 했다고요.” 엘라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저는 망신을 주려고 한 게 아닙니다.” “알아요.” “그리고 처음에 다른 아이들 앞에서 물어본 건 제가 사과했습니다.” “그것도 알아요.” “그럼.” 릴리안이 갑자기 엘라의 손을 잡았다. “공녀님.” “네.” “어머니께 제가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면 안 됩니까?” 엘라는 멈췄다. “무엇을요?” “제가 수업 잘 듣고 있고.” “…….” “요즘은 틀려도 다시 하고 있고.” “…….” “공녀님이 저를 좋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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