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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화. 버린 봉지, 남은 손 (2)

ผู้เขียน: 윤미주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8-16 16:23:20

우리는 다시 각자 가져온 것들을 정리했다.

종이와 플라스틱이

각각의 통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마지막 상자를 밀어 넣을 때쯤

태준도 접은 박스를 다 버렸다.

태준이 손을 털고

건물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도 종이봉투를 접어

마지막으로 버렸다.

이제 돌아가면 됐다.

태준이 먼저 몇 걸음 걸었다.

나는 뒤따라 한 걸음 움직이다가 멈췄다.

“태준아.”

그가 돌아봤다.

“응?”

입을 열어놓고

잠깐 망설였다.

부탁할 건 없었다.

더 버릴 것도 없고,

같이 들고 갈 것도 없었다.

그런데 바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 전까지 옆에 있던 사람이

벌써 자기 층으로 돌아가는 게

조금 아쉬웠다.

“조금만 있다 들어갈래?”

내가 말해놓고도

잠깐 낯설었다.

태준의 표정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놀란 건지,

기쁜 건지

금방 지나가서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그래.”

왜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먼저 건물 옆쪽으로 걸었다.

태준이 따라왔다.

건물 옆에는 낮은 화단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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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열주의   261화. 버린 봉지, 남은 손 (3)

    집에 들어와가장 먼저 손을 씻었다.비누를 묻혀검지 옆을 몇 번 문지르자남아 있던 끈적임은 금방 없어졌다.물기를 닦고욕실을 나오다가 다시 손을 봤다.깨끗했다.테이프가 붙어 있었던 자리도이제는 잘 보이지 않았다.그런데 떠오른 건그 자국이 아니었다.“조금만 있다 들어갈래?”내가 했던 말이었다.분리수거는 이미 끝난 뒤였다.더 부탁할 일도,같이 해야 할 것도 없었다.그래도 나는 태준을 불렀다.몇 분만 더옆에 있었으면 했다.그 마음을 다시 떠올리는데이번에는 이상하게 피하고 싶지 않았다.그냥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었다.그걸 인정하자가슴 안쪽이 조용해졌다.나는 식탁 앞에 앉아손바닥을 펴놓았다.아무것도 없었다.어젯밤의 젤리 봉지도,오늘 붙었던 테이프도.버릴 건 다 버렸다.그런데 오늘 내가 먼저 붙잡은 몇 분은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았다.조금만 있다 들어갈래?나는 그 말을마음속으로 한 번 더 읽었다.오늘은 지우지 않았다.그 정도는남겨둬도 될 것 같았다.⸻【서윤의 기억 29】우리가 한창 사랑하던 때가 있었다.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고,서로의 집을 오가고,헤어질 시간이 되면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으려고괜히 시간을 끌던 때.그날도 그랬다.퇴근하고 태준의 집에 갔는데현관 앞에 택배 상자가 네 개나 쌓여 있었다.“뭘 이렇게 많이 샀어?”내가 상자 하나를 발끝으로 살짝 밀어보며 묻자태준이 커터칼을 가져왔다.“생활용품.”“생활용품을 네 박스씩 사?”“한꺼번에 시켰어.”“혼자 사는 사람이?”“두고 쓰면 되니까.”상자를 열어보니 정말 별것 없었다.세제.샴푸.휴지.생수.그중 제일 큰 상자에는휴지가 가득 들어 있었다.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이게 네가 말한 생활용품?”“맞잖아.”“틀린 말은 아닌데.”태준도 웃었다.우리는 거실 바닥에 앉아상자에서 물건을 하나씩 꺼냈다.태준은 꺼낸 것들을 안쪽으로 옮기고,나는 빈 상자를 접었다.테이프가 생각보다 질겨서손톱으로 몇 번 긁어

  • 미열주의   260화. 버린 봉지, 남은 손 (2)

    우리는 다시 각자 가져온 것들을 정리했다.종이와 플라스틱이각각의 통 안으로 들어갔다.내가 마지막 상자를 밀어 넣을 때쯤태준도 접은 박스를 다 버렸다.태준이 손을 털고건물 쪽으로 몸을 돌렸다.나도 종이봉투를 접어마지막으로 버렸다.이제 돌아가면 됐다.태준이 먼저 몇 걸음 걸었다.나는 뒤따라 한 걸음 움직이다가 멈췄다.“태준아.”그가 돌아봤다.“응?”입을 열어놓고잠깐 망설였다.부탁할 건 없었다.더 버릴 것도 없고,같이 들고 갈 것도 없었다.그런데 바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조금 전까지 옆에 있던 사람이벌써 자기 층으로 돌아가는 게조금 아쉬웠다.“조금만 있다 들어갈래?”내가 말해놓고도잠깐 낯설었다.태준의 표정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놀란 건지,기쁜 건지금방 지나가서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그래.”왜냐고 묻지 않았다.나는 먼저 건물 옆쪽으로 걸었다.태준이 따라왔다.⸻건물 옆에는 낮은 화단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우리는 화단 끝에 서서잠깐 골목 쪽을 바라봤다.퇴근 시간이 조금 지난 거리에는사람이 많지 않았다.차 한 대가 천천히 지나가고,멀리서 배달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오늘 일은 어땠어?”내가 먼저 물었다.태준이 나를 봤다.“현장 갔다 왔어.”“어디?”“성수 쪽.”“멀진 않았네.”“응. 대신 오래 있었어.”“피곤하겠다.”“조금.”태준이 물었다.“너는?”“수정 하나가 계속 안 끝났어.”“끝났어?”“퇴근 직전에.”“다행이네.”“그러니까.”대화가 잠깐 멈췄다.나는 앞을 봤다.말이 끊겼는데도불편하지 않았다.굳이 다음 말을 찾아내지 않아도 됐다.그냥 같은 곳에 서 있었다.내가 그러자고 했으니까.그게 조금 신기했다.라떼를 건넬 것도 없고,우산을 같이 쓸 일도 없었다.젤리도 이미 다 먹었고,분리수거도 끝났다.그런데도 태준은 옆에 있었고,나는 먼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바람이 한 번 지나갔다.나는 손을 가볍게 맞잡았다.아까 테이프가 붙었던 검지

  • 미열주의   259화. 버린 봉지, 남은 손 (1)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자현관 한쪽에 모아둔 재활용품이 눈에 들어왔다.택배 상자 몇 개와다 마신 생수병,배달 음식에 딸려온 작은 종이 포장들.주말에 한꺼번에 버리려고 했는데종이봉투 옆이 벌써 조금 벌어져 있었다.나는 가방을 내려놓고재활용품부터 정리했다.생수병은 한쪽으로,종이는 다른 쪽으로.상자를 눌러 접다가손바닥을 내려다봤다.어젯밤에는 이 손으로태준에게 작은 젤리 봉지를 건넸다.마지막 하나가 들어 있던 봉지.태준은 그 안의 젤리를 먹고빈 봉지를 버렸다.이제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봉지였다.나는 접은 상자를 종이봉투에 넣고그걸 들고 다시 집을 나섰다.⸻분리수거장에는종이 상자가 몇 개 쌓여 있었다.나는 가져온 봉투를 바닥에 내려놓고생수병부터 꺼냈다.라벨을 떼고,뚜껑을 따로 모으고,병을 플라스틱 통에 넣었다.남은 상자를 펼치려는데옆에서 종이 눌리는 소리가 났다.고개를 들었다.태준이었다.편한 티셔츠 차림으로택배 상자 두 개를 들고 있었다.“너도 버리러 왔어?”“응.”태준이 내가 펼쳐둔 상자들을 한번 보고자기 손에 든 것도 내려놓았다.“많네.”“미뤘어.”“며칠?”“그건 비밀.”태준이 작게 웃었다.“많이 미뤘네.”“그러니까 비밀이라고.”나도 조금 웃으며다시 상자 쪽으로 몸을 돌렸다.태준도 옆에서 자기 상자를 접기 시작했다.나는 남은 생수병을 버리고종이 상자를 눌렀다.두꺼운 상자 하나가 잘 접히지 않아모서리에 손가락을 걸고 힘을 줬다.그때 태준이 말했다.“서윤아.”“응?”“손에 뭐 붙었어.”나는 손을 멈췄다.“어디?”태준이 시선으로 내 오른손을 가리켰다.“검지 옆.”손을 뒤집어보니투명한 테이프 조각 하나가 붙어 있었다.아까 상자를 접다가 묻은 모양이었다.“아.”손톱으로 끝을 잡아 떼었다.테이프가 손가락 끝에서 작게 말렸다.나는 그걸 쓰레기통에 버렸다.손에는 끈적한 자국만 조금 남았다.태준은 그동안자기 상자를 마저 접고 있었다.내 손을 봤지만손을

  • 미열주의   258화. 하나 남은 것, 나눠 가진 것 (3)

    나는 식탁 위 빈자리를 한 번 더 봤다.젤리 하나가 사라진 자리.그 자리에 오늘은짧은 말 하나가 남아 있었다.알아.내가 마지막 하나를 먹지 않았다는 걸,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다결국 자기에게 건넸다는 걸.굳이 다 설명하지 않았는데도조금은 닿은 것 같았다.나는 그 말을 오래 붙잡지는 않았다.그렇다고 바로 접어두지도 않았다.오늘은 그냥마음 한쪽에 잠깐 펼쳐두었다.망가지지 않을 만큼만.⸻【태준의 속마음 41】집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휴대폰이 울렸다.[집이야?]서윤이었다.나는 화면을 보다가소파에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 일으켰다.[응. 방금 들어왔어.]답장을 보내고도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잠시 뒤,다시 화면이 켜졌다.[잠깐 로비로 내려올래?]문장을 두 번 읽었다.잠깐.로비로.내려올래?서윤이 먼저 나를 불렀다.그 사실이 좋아서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그래. 내려갈게.]답장을 보내고그대로 현관으로 갔다.신발을 신으면서도괜히 휴대폰 화면을 한 번 더 봤다.메시지는 그대로였다.잠깐 로비로 내려올래?예전에는 이런 말이 흔했다.나와.내려와.편의점 갈래?뭐 좀 같이 사자.그때는 서윤이 부르면 나갔고,내가 부르면 서윤이 왔다.그게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오랜만에 다시 받은 말은이상할 만큼 오래 눈에 남았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숫자가 하나씩 줄었다.괜히 느렸다.나는 닫힌 문만 보고 있었다.로비에 도착하자서윤이 먼저 보였다.그리고 그다음에,서윤의 손에 들린 작은 봉지가 보였다.포도맛 젤리였다.어제 내가 준 것.아직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마지막 하나 남았어.”서윤이 말했다.봉지가 작게 흔들렸다.“안 먹었어?”“응.”“왜?”서윤은 이번에는 오래 망설이지 않았다.“네가 먹었으면 해서.”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서윤은 이미 내 쪽으로 봉지를 내밀고 있었다.“포도맛 좋아한다며.”나는 그 봉지를 봤다.어제

  • 미열주의   257화. 하나 남은 것, 나눠 가진 것 (2)

    태준이 봉지를 봤다.“안 먹었어?”“응.”“왜?”이번에는 대답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네가 먹었으면 해서.”말하고 나니 조금 간지러웠다.나는 괜히 봉지를 살짝 흔들었다.안에서 젤리 하나가 움직였다.“포도맛 좋아한다며.”태준은 잠깐 나를 바라봤다.그 시선이 생각보다 오래 머물러내가 먼저 말했다.“안 먹을 거야?”“먹을 거야.”태준이 봉지를 받아 들었다.그게 다였다.왜 하루 종일 가지고 있었냐고 묻지도 않았고,왜 마지막 하나를 남겼냐고 다시 확인하지도 않았다.나는 그게 좋았다.태준이 접힌 입구를 펼쳤다.구석에 붙어 있던 마지막 젤리를손끝으로 꺼냈다.작고 보라색인 하나.그걸 보고 있으니아침부터 계속 신경 쓰였던 일이갑자기 정말 작은 일처럼 보였다.태준이 젤리를 입에 넣었다.몇 번 씹는 걸 보고 있다가 내가 물었다.“어때?”“맛있네.”“그치?”“응.”나는 웃었다.“포도가 제일 낫다며.”“그래서 아쉬웠지.”뜻밖의 대답이었다.“아쉬웠어?”“하나밖에 없어서.”“그런데 왜 나 줬어?”묻고 나서어젯밤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는 게 생각났다.태준의 입가가 조금 움직였다.“네가 골랐잖아.”또 그 말이었다.나는 결국 웃었다.“그럼 이제 됐네.”“뭐가?”“너도 먹었으니까.”태준이 나를 잠깐 바라봤다.“그래.”짧은 대답이었다.그런데 그걸 듣고 나니아침부터 가방 안에 들어 있던 작은 하나가정말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았다.내가 거의 다 먹었고,마지막 하나는 태준이 먹었다.그 정도면 됐다.태준은 비어버린 봉지를 한번 내려다본 뒤근처 쓰레기통으로 걸어갔다.그리고 그대로 버렸다.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봤다.아침에 식탁에서 집어 들었던 것.회사까지 가지고 갔다가,다시 집으로 가지고 돌아왔던 것.하루 종일 가방 안에서몇 번이나 생각났던 작은 봉지.이제는 없었다.그런데 아쉽지는 않았다.태준이 돌아왔다.“갈까?”“응.”우리는 나란히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었다.버튼을 누르고

  • 미열주의   256화. 하나 남은 것, 나눠 가진 것 (1)

    아침에 물을 마시러 식탁 앞을 지나다가작게 접힌 젤리 봉지를 봤다.어젯밤 그대로였다.나는 물컵을 내려놓고봉지 입구를 펼쳤다.안에는 포도맛 젤리 하나가 남아 있었다.손가락으로 집어 올렸다가잠시 보고 다시 넣었다.먹으면 금방이었다.그런데 아침부터 단 게 당기지도 않았고,무엇보다 어젯밤 알게 된 말이 생각났다.포도맛은 하나뿐이었다는 것.태준은 그걸 한 번도 먹지 못했다.나는 봉지 입구를 다시 접었다.출근 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들었을 때도식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현관까지 갔다가 멈췄다.잠깐 뒤돌아봤다.보라색 봉지가 눈에 들어왔다.어젯밤에는내일 먹을지,계속 남겨둘지 정하지 않았었다.지금도 딱히 정한 건 없었다.그런데 그냥 두고 나가기는 싫었다.나는 다시 식탁으로 가젤리 봉지를 집었다.그리고 가방 안쪽 작은 주머니에 넣었다.바스락.마지막 하나가 안에서 작게 움직였다.아직 그걸 어떻게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다만 식탁 위에 두고 나오는 것보다가방 안에 넣어두는 편이 마음이 덜 쓰였다.나는 가방 지퍼를 닫고문을 열고 나왔다.⸻오후 늦게,가방에서 충전기를 찾다가 젤리 봉지가 같이 딸려 나왔다.책상 가장자리에 떨어진 작은 봉지를 보고나는 손을 멈췄다.아침에 넣어둔 뒤로한 번도 꺼내지 않았었다.봉지를 집어 들자안에서 젤리 하나가 아래로 미끄러졌다.정말 하나뿐이라소리도 거의 나지 않았다.옆에서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누군가는 전화를 하고 있었고,누군가는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였다.나는 젤리 봉지를 손에 든 채잠깐 의자에 기대앉았다.배가 조금 고팠다.점심을 먹은 지도 꽤 됐다.지금 먹어도 됐다.포장을 열고,하나 꺼내 입에 넣으면 끝이었다.누가 뭐라고 할 일도 아니었다.나는 접어둔 입구를 조금 펼쳤다.보라색 젤리가 보였다.어젯밤 태준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포도맛은 하나뿐이었어.][네가 가져간 게 그거야.]그리고,[네가 골랐잖아.]하나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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