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형사가 미용실 문을 나간 뒤에도 한동안 안쪽 공기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문 위의 작은 종이 한 번 흔들린 뒤 조용해졌고,바깥 골목의 소음만 희미하게 스며들었다.방금까지 누군가 앉아 있던 의자만이 조금 어색하게 남아 있었다.이수는 한동안 그 자리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손을 움직여 가위를 정리하고 수건을 접었다.평소와 같은 동작이었다. 다만 속도가 조금 느렸다.하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생각보다 빨리 왔네.”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기사 올라간 지 이틀이니까.”그녀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기자가 다녀간 뒤 하루가 지났지만,미용실 안의 공기는 여전히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겉으로 보면 모든 것이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예약 손님이 들어오고, 드라이어 소리가 울리고,거울 앞에서 가위가 움직이는 일상적인 풍경이 이어졌다.그러나 그 평범함 속에서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이제 상황은 이미 이전과 다른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오전 예약이 끝난 뒤 잠깐 숨을 돌리던 시간이었다.이수는 카운터 위에 놓인 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손끝이 약간 차가웠지만 손놀림은 안정적이었다.하빈이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다가 말했다.“조회수 또 올라갔어.”이수는 화면을 보지 않았다.
아침 햇빛이 골목 안으로 깊게 들어오고 있었다.미용실 유리창에 비친 간판 글자가 바닥 위에 길게 늘어졌고,그 위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천천히 겹쳐졌다.이수는 거울 앞에서 가위를 정리하고 있었다.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아침이었다.예약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었고, 골목은 비교적 한산했다.맞은편 카페에서는 커피 머신이 돌아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하빈은 카운터 뒤에서 노트북을 닫고 있었다.“오늘은 조용하네.”그가 말했다.이수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이런 날이 더 이상해.”하빈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아침 공기가 완전히 따뜻해지기 전 시간이었다.미용실 문을 열었을 때 골목은 아직 조용했고,맞은편 카페에서도 커피 머신이 돌아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렸다.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갔을 풍경이었지만,요즘 들어서는 작은 변화들이 눈에 더 또렷하게 들어왔다.이수는 문 위의 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안으로 들어왔다.수건을 정리하고 가위를 꺼내 거울 앞에 놓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몸은 익숙한 리듬을 기억하고 있었지만,머릿속은 전날 올라온 기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하빈은 이미 카운터 뒤에서 노트북을 켜 둔 상태였다.화면에는 뉴스 페이지가 떠 있었고,그 아래에는 여러 기사 링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밤새 댓글이 많이 달렸어.
다음 날 아침, 이수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눈을 떴다.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흐릿한 빛이 거실 바닥에 길게 번져 있었고,도시의 소음은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였다.집 안은 조용했고, 시계 초침 소리만 또렷하게 들렸다.이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천천히 주방으로 걸어갔다.커피를 내리면서도 머릿속은 어제 밤의 대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민준과의 메시지, 협상 제안,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진 정적까지.그 모든 흐름이 마치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막간처럼 느껴졌다.하빈도 일찍 일어나 있었다.그는 이미 노트북을 켜 둔 상태였고,화면에는 뉴스 목록이 떠 있었다.“올라왔다.”
민준에게 답장을 보낸 이후로 휴대폰은 한동안 조용했다.메시지 창에는 마지막 문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아직 이해 못 했네.]그 문장은 마치 대화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둔 것처럼 보였다.이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민준이 포기했기 때문이 아니라,다음 움직임을 준비하기 위해 멈춘 것이라는 것을.거실 안은 조용했다.시계 초침 소리와 냉장고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렸다.창밖에서는 늦은 시간의 자동차들이 천천히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이수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하빈은 테이블 위에 펼쳐 둔 노트북을 다시 열었다.“이제.”하빈이 말했다.
남자들은 너무 완벽한 것 앞에서 경계한다.완벽은 함정의 냄새가 난다.대신 ‘조금 과한 듯한 자연스러움’이 필요했다.그래야 자기 욕망을 자기 탓으로 돌릴 수 있다.이수는 파운데이션을 얇게 올렸다.눈매를 길게 뺐다.립은 선명하지만 젖지 않게. 향수는 거의 쓰지 않았다.향은 기억을 남기고, 기억은 나중에 문제가 된다.옷은 고민하지 않았다.고민이 길어지면 마음이 늦어진다.이수는 얇은 니트와 코트를 걸쳤다.너무 화려하지 않은 색.하지만 얼굴은 눈에 띄게.거울 앞에서 한 번 더 확인했다.표정은 비워두었다.웃는 얼굴
비는 천천히 내리고 있었다.급하지도, 망설이지도 않는 속도였다.우산을 쓴 사람보다 쓰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어차피 젖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얼굴들 같았다.구급차가 교차로를 가르며 지나갔다.사이렌 소리는 빗소리에 섞여 둔해졌고,사람들은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어떤 소음도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오후였다.이수는 미용실 안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정확히 말하면, 들었다기보다는 유리창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진동을 느꼈다.장미 미용실.간판의 ‘장미’는 오래전에 색이 바랬다.붉었던 글자는 연분홍
비는 밤새 그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아침이 되자 길 위엔 물기가 남았고, 공기는 묘하게 가벼웠다.무언가 씻겨 내려간 뒤의 냄새였다.이수는 카페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종이 울렸고, 그 소리에 진상이 고개를 들었다.“일찍 왔네요.”어제와 같은 말이었다.하지만 어제와는 조금 다른 눈빛이었다.말보다 먼저 인식하는 방식.그건 습관이 아니라 선택에 가까웠다.“네.”이수는 가방을 내려놓고 앞치마를 집어 들었다.손이 앞치마 끈을 묶는 동안,진상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손을 따라갔다.손목, 손가락, 매듭.이수는 그 시
카페의 아침은 생각보다 빨랐다.문을 열기도 전에 커피 향이 먼저 퍼졌고,기계가 예열되는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진상은 그 소리를 들으며 셔터를 올렸다.매일 같은 시간, 같은 순서였고 그래서 더 생각하지 않는 동작들이었다.이수는 그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문을 열자 종이 울렸고, 그 소리에 진상이 고개를 들었다.“일찍 왔네요.”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시계는 보지 않았다.시간을 확인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네.”이수는 짧게 답했다.목소리는 낮았고, 불필요한 온도는 없었다.앞치마를 두르는 동안 그녀는 카페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