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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Author: 희나리K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6 18:30:55

우주가 이현의 앞 접시 위에 닭볶음탕 한 조각을 올려주었다. 그것도 튼실한 다리로 말이다.

“은하는 내가 따로 챙겨주면 돼. 어서 먹어.”

“감사합니다. 형님. 잘 먹겠습니다. 형님!”

방으로 돌아온 은하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백이현이 왜 저러는 건지 이유를 몰랐다.

오빠의 반응도 짜증이었다.

당장 백이현을 쫓아내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고맙다고?

“하….”

그러다 방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미묘한 대화 소리가 귀에 스쳤다.

순간,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몸을 일으켰다.

자신도 모르게 문 앞까지 다가가서는 귀를 바짝 갖다 댔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이상하게도 신경이 쓰였으니까.

“설희한테 들었어. 웬 남학생 두 명이 하루 종일 은하를 지키고 서 있었다고. 한 명은 태하겠지?”

“네. 태하랑도 친합니다. 그리고, 말씀 드렸다시피 저 싸움 되게 잘합니다.”

“푸하, 태하는 항상 진중해 보이던데, 둘이 성격이 되게 다르구나?”

그럼요, 완전히 정 반대입니다.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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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99화

    설희 역시 선뜻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요 근래 은하의 변화는 확실했고, 그동안 설희가 봐왔던 이현과 태하의 모습은 나름 믿음직스러웠다. 아무리 봐도 나쁜 아이들 같지는 않아 보였고, 오히려 순수하다는 쪽에 더 가까웠달까.“어려운 문제기는 한데… 늘 처음은 어려운 거니까. 이번 한 번만 은하랑 애들 믿고 보내주는 건 어때?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는 거잖아.”“괜찮을까…”“걱정 좀 내려놔. 한참 놀고 싶어 하는 나이야. 그게 정상이고.”맞다. 비록 다른 아이들과 조금은 다르지만, 한참 놀고 싶어 하는 나이. 그건 똑같다.그동안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했던 동생에게는 이제 남아있는 학창 시절이 유난히 짧다.허락이 떨어진 뒤, 은하는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은하가 막상 여행을 떠난 뒤, 우주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메시지로 도착하는 사진들과 이현의 보고가 끊임 없이 이어졌다.[형님, 저희 도착했습니다.][바닷가 가서 사진도 찍고 이제 저녁 먹어요. 은하도 좀 편해 보이고요.]식당에서 설희와 함께 저녁을 먹던 우주는 핸드폰을 확인하며 미소 지었다.“이현이는… 골 때리면서도 속은 꽤 깊은 녀석이라니까.”“근데 이현이랑 태하 말이야, 둘 다 은하 좋아하는 거 아니야?”“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긴 했었어. 셋이 너무 붙어 다니니까.”“자연스러운 감정이지 뭐. 그런 거 다 해봐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잖아.”“근데 은하한테 그런 감정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서.”시작은 좋았으나, 은하와 관련된 대화는 늘 걱정으로 끝이난다. 그리고 그 당연했던 대화가, 설희에게는 오늘따라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너는 꼭 은하 일에만 객관적이지 못하더라? 환자들한테는 네 입으로 그러잖아. 자연스럽게 오는 감정들을 받아들이라고. 그게 회복의 시작이라고.”“….”“가족 일이니까 이해는 하는데, 너도 좀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그냥… 왜 이렇게 어렵냐. 모든 일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98화

    결국 설희에게 은하를 부탁하고, 일주일의 긴 출장을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면세점에 들러 은하와 설희에게 줄 향수도 샀다.기분 좋게 차에 올라타자마자 가장 먼저 일주일간 고생했을 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한국 왔어. 일주일동안 고생 많았다.”“우주야…”“응?”“사실 며칠 전에… 은하한테 일이 좀 있었어.”“…그게 무슨 소리야?”“학교에서 아이들이 은하를 창고에 가둬두고 협박을 좀 했나 봐. 은하는 당연히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왔었고.”우주의 언성이 곧장 높아졌다. 누가 봐도 그건 분노였다. “김설희! 그걸 왜 이제 말해!”“너 이럴까 봐. 또 다 내팽개치고 달려올까 봐. 그리고 이건 내 결정 반, 은하 결정 반이었어.”“뭐라고?”“은하가 깨어나자마자 담임 선생님께 부탁하더라. 제발 오빠한테 얘기하지 말아달라고.”“일단 끊자. 은하한테 가봐야겠어.”우주는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있던 일을 모두 전해 들었다. 창고에서 있던 일, 가해자들의 등교정지까지.하지만 한 번 터진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그 분노는 은하에 대한 것도, 설희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일주일이나 곁을 비운 스스로에 대한 분노였다.***학교 앞, 정문 앞에 차를 세우고 한참 동안 은하를 기다렸다.얼마 후, 은하를 발견한 그의 눈동자가 조금은 순해졌다.태하, 그리고 처음 보는 여학생과 함께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 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었다. 잠시 인사를 나눠보니 그 여학생은 처음 생겼다던 친구 민희였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최대한 태하와 민희에게 살가운 인사를 건넨 뒤 집으로 돌아왔고, 은하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설희에게 그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자신을 책망했었다.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탓이라고, 끝까지 출장을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얼마나 후회했던지.하지만 은하는 그런 우주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떨리는 손등 뒤에 자신의 손을 조심스레 포갰다.“오빠… 오빠는 아무 잘못 없어.”“….”“오빠는 세상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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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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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95화

    약속했던 저녁 식사 날, 설희는 단아한 원피스를 입고 집 근처 식당에서 우주와 은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식당 분이 열리며 우주와 은하가 들어오자,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은하야 안녕! 오랜만이다.”은하는 고개를 살짝 숙일 뿐, 인사도 미소도 없었다. 표정은 굳어있었고 시선은 바닥에만 머물렀다.식사를 이어가는 도중에도 분위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설희는 은하가 편하게 느낄 만한 주제로 가볍게 말을 건넸다.“요즘 학교에서 제일 재미있는 과목은 뭐야?”“딱히 없어요.”“영화는 좋아해? 언니는 클래식 영화 좋아하는데.”“잘 안 봐요.”설희의 눈짓에, 우주는 헛기침과 함께 통화를 하겠다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아 맞다! 여자가 된 거 축하해 은하야. 생리통은 심한 편이야? 언니는 엄청 심한데!”은하는 잠시 당황한 듯 두 눈을 내리깔더니, 이내 덤덤하게 대답했다.“그냥 그래요.”“무섭진 않았어?”“…네. 딱히요.”말은 딱딱한데,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이 왜 이렇게 순진하고 귀여워 보이는지. 설희는 정말로 언니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자꾸만 말이 길게 늘어졌다.“생리통이 심하지 않아도, 아랫배는 늘 따뜻하게 해줘야 해. 시작 전부터 핫팩 대주면 좋고, 양 많은 날에는 꼭 오버나이트 하고 자고, 캘린더에 일정도 체크해 두고!”“네.”“언니 번호 알지? 혹시라도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응?”그 말에 은하가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은하와의 짧은 만남 후, 설희가 우주를 향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뱉었다.“더 말이 없어졌네. 무뚝뚝하기도 하고.”“그래도 고맙다. 성별이 다르다 보니, 내가 해주기엔 어려운 말들이 많아서.”“은하도 걱정인데 네가 제일 힘들지 뭐, 논문도 힘들 텐데 은하까지 매번 챙겨야 하니까.”“난 하나도 안 힘들어. 은하는 내 전부야.”그 ‘전부’라는 말에 나라는 인간은 여전히 없는 걸까? 서운하면서도, 더더욱 그 ‘전부’를 지켜주고 싶었다.그래야 자신 역시 언젠가는 강우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94화

    사실 설희와 우주에게는 애초부터 데이트라는 단어가 사치였다.수업이 끝나면 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고, 각자가 어려워하는 과목은 써머리를 나누었다.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친한, 가장 의지하는 동기생이 되어 있었다.“강우주, 나 궁금한 거 있는데… 물어봐도 돼?”“응.”“동생은… 혹시 어디가 아픈 거야?”우주는, 그런 설희를 향해 조금씩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몸이 아니라 마음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거든. 지금은… 어린 시절 기억을 대부분을 잃어버렸어.”“그럼…PTSD?”“응.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 가끔 트라우마 증상이 나타나서 문제인데… 증상이 좀 심해.”“그동안 혼자서 감당하느라 많이 힘들었겠다.”우주의 어깨가 조금 내려갔다.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위로였다. 어떤 설명도, 판단도 필요 없는 문장이었다.“고마워.”***어느덧 시간이 흘러, 마침내 의사면허를 취득하던 날. 설희는 자신의 합격 소식보다 우주의 합격 소식에 더 기뻐해 주었다.“강우주! 진짜 고생했어. 너무너무 축하해.”우주 역시 그런 설희를 향해 작은 미소로 웃어 보였다.“너도 고생 많았어. 네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야.”나란히 같은 대학병원에서 인턴생활도 시작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설었지만, 함께라는 사실 하나로 갖은 피로와 긴장을 버틸 수 있었다.야간 근무 표를 확인하던 어느 날 밤, 카페인으로 잠을 떨쳐내는 그들은 오늘도 함께였다.“너 정신의학과 지원한 거, 은하 때문이지?”“당연하지. 너는?”“나? 나는 너랑 같이 근무하려고!”우주는 그런 설희를 놀란 듯 바라보았고, 설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내가 지켜주고 싶은 사람은 너니까.”“…김설희.”“고백하는 거 아니거든? 그러니까 괜히 긴장하지 마.”말은 그렇게 했지만, 설희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분명 처음으로 마음을 꺼내 놓은 고백이었고, 우주는 다행히도 거절의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아씨, 떨려 죽는 줄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8화

    다음날도 어김없이 시작된 학교생활.우주는 한결같이 동생 은하의 등교를 챙겼고, 교문을 지나던 은하는 커다란 은행나무를 보며 생각했다. ‘이틀이나 잘 해왔잖아. 이대로만 하면 돼.’ 다행히 은하의 생각대로 오늘은 별일 없이 무난한 시간이 끝나가는 듯 했다. 수업이 끝나고 청소 시간이 되자,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은하는 이번 주, 교실 청소 담당이었다.표정 없이 칠판을 닦고 있던 은하가 잠시 손을 멈추고 손에 묻은 분필 가루를 털어냈다.그리고 그 순간, ‘쾅—!’누군가 철제로 된 청소 도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7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이현이 투덜거렸다.“뭐야, 너는 왜 또 여기 앉아?”“자리가 남길래.”태하는 담담하게 국을 떠먹었다. 태도는 가벼워 보였지만, 그 속에는 '적당히좀 해라' 라는 의미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갑작스러운 태하의 착석에 은하와 민희 역시 적지 않게 놀란 듯 했다.모두가 퍽 어이없는 상황, 이현이 은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야 전학생.”“…….”“넌 좋겠다. 정태하가 매번 나서서 도와주네?”도발적인 말이 떨어지고, 은하보다 태하가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백이현.”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9화

    뒷문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태하가 은하를 향해 다가왔다. “괜찮아? 보건실 데려다 줘?”목소리엔 왠지 모를 걱정이 담겨 있었고, 눈빛에는 분명한 진심이 서려 있었다. 이현은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느릿하게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 뒤에 감춰진 감정은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까지가 흥미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아니… 나… 먼저 가봐야겠어. 담임 선생님께 말 좀 전해줘.”그 말과 함께, 은하는 가방을 들고 자리를 피하려는 듯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태하는 쉽게 수긍하지 않는 표정이었다.“은하야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6화

    “어제 그 말,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뭐?”“유치하다는 말, 굉장히 거슬리더라고?”순간, 주변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살짝 커졌다. 몇몇 학생들이 흘끔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현은 그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를 즐기는 듯 팔짱을 끼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은하를 지켜보았다.은하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와, 볼수록 웃기는 애네. 이거.”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현의 표정에서 장난기가 싹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주변 학생들 사이에서도 점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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