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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 냄새가 좋다는 게 아니라니까요

Author: 유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1 08:58:06

“꽤 마음에 들었나 봐.”

“나가요.”

“내가 들어온 것도 아닌데.”

“그냥 나가요!”

“복도인데?”

“복도에서도 나가요!”

레오나르드가 웃었다.

아주 조금.

그런데 그게 더 얄미웠다.

차라리 대놓고 웃었으면 덜 얄미웠을지도 모른다.

저 인간은 분명 알고 있다.

내가 지금 얼마나 창피한지.

“아침 식사.”

“안 먹어요.”

“왜.”

“입맛 없어요.”

“조금 전까지 잘 잤잖아.”

“그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잘 잤으면 배고플 텐데.”

“누구 때문에 입맛이 없어졌는데요?”

레오나르드의 시선이 침대 위로 향했다.

정확히는.

내가 조금 전까지 끌어안고 있던 황금빛 담요로.

나는 황급히 담요를 등 뒤로 밀었다.

“보지 마세요.”

“이미 봤는데.”

“잊으세요.”

“왜.”

“그냥!”

그가 팔짱을 꼈다.

“싫은데.”

“…….”

또.

싫은데.

이 남자는 왜 이렇게 싫다는 말이 많은 거야?

“공작님.”

“왜.”

“저희 계약서 기억하시죠?”

“전부.”

“서로의 사생활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래.”

“그러니까 제가 뭘 끌어안고 자든 신경 쓰지 마세요.”

“내 털인데.”

“…….”

“내 냄새도 배어 있고.”

“…….”

“내가 신경 쓸 만하지 않나?”

할 말이 없다.

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레오나르드가 한 걸음 가까이 왔다.

나는 반사적으로 담요를 품에 안았다.

그의 시선이 내려갔다.

“그렇게 좋아?”

“아니거든요!”

“그럼 왜 또 안고 있지?”

“공작님이 가까이 오니까 치우려고…….”

말하다 멈췄다.

……잠깐.

이거 이상한데.

레오나르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내가 가까이 오면 내 냄새가 나는 담요를 안는다?”

“아니.”

“그것도 꽤 의미가—”

“아니라고요!”

나는 담요를 냅다 던졌다.

퍽.

담요가 레오나르드의 얼굴을 덮었다.

“…….”

“…….”

아.

망했다.

황금사자 일족의 수장.

제국의 대공.

황제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는 남자에게.

담요를 던졌다.

그것도 얼굴에.

나는 침을 삼켰다.

“……실수예요.”

레오나르드가 천천히 담요를 내렸다.

“실수?”

“네.”

“내 얼굴을 정확히 맞혔는데?”

“여우는 원래 명중률이 좋아요.”

“처음 듣는데.”

“오늘부터 아시면 돼요.”

정적.

그러다.

“풉.”

그가 웃었다.

이번에는 확실했다.

“……지금 웃었죠?”

“아니.”

“웃었잖아요.”

“안 웃었다.”

“분명히 들었거든요?”

레오나르드가 담요를 팔에 걸쳤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씻고 내려와.”

“안 먹는다니까요.”

“오늘 로제니아 상단의 대리인이 온다.”

내 표정이 굳었다.

“……누가요?”

“로제니아 상단.”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단숨에 사라졌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왜요?”

“네 작은아버지가 보냈다더군.”

“…….”

역시.

결혼했다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쓰러진 뒤 가장 먼저 가문의 재산에 손을 대려고 한 사람.

데미안 로제니아.

내 작은아버지.

내가 발테리온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했던 인간이었다.

“무슨 일로 왔다는데요?”

“상단 운영권 문제.”

나는 피식 웃었다.

“빠르기도 하지.”

“예상했나?”

“네.”

“그래서 나와 결혼한 거고?”

나는 레오나르드를 바라봤다.

“그것도 이유 중 하나죠.”

“…….”

“왜요?”

“아무것도.”

또 저 말.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공작님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참 많네요.”

“네 앞에서는 그런 것 같군.”

“무슨 뜻이에요?”

“씻고 내려와.”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몸을 돌렸다.

“잠깐.”

레오나르드가 멈췄다.

나는 그의 팔에 걸린 담요를 가리켰다.

“그거 두고 가세요.”

그가 천천히 돌아봤다.

“왜.”

“…….”

왜긴.

오늘 밤에도 필요할 것 같아서.

하지만.

죽어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제 방 물건이니까요.”

“내 털인데.”

“저한테 줬잖아요.”

“필요 없다며.”

“마음이 바뀌었어요.”

“왜?”

“공작님.”

“응.”

“그냥 두고 가요.”

잠시 침묵하던 레오나르드가 담요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알았다.”

그리고.

그가 나가기 직전.

낮게 덧붙였다.

“오늘 밤에도 잘 자겠네.”

“나가요!”

문이 닫혔다.

나는 베개를 집어 던졌다.

⸻

한 시간 뒤.

나는 응접실로 내려갔다.

오늘은 귀와 꼬리를 완전히 감췄다.

어제처럼 내 감정을 레오나르드에게 실시간으로 중계해 줄 생각은 없었다.

“부인.”

집사가 고개를 숙였다.

“공작님께서는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공작님도요?”

“예.”

나는 걸음을 멈췄다.

“왜요?”

“……예?”

“로제니아 가문의 일이잖아요.”

집사가 잠시 당황했다.

“공작님께서는 부인의 일이니 당연히 참석하신다고…….”

당연히?

나는 문을 바라봤다.

계약 내용과 달랐다.

레오나르드는 내게 이름을 빌려주면 된다.

발테리온 공작부인이라는 지위.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내 가문의 문제까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다.

나는 문을 열었다.

안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레오나르드.

그리고 작은아버지의 대리인 두 명.

그중 한 명은 익숙했다.

“오랜만입니다, 아가씨.”

“이제 아가씨가 아니라 공작부인이죠, 로웬 경.”

남자의 얼굴이 굳었다.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레오나르드의 옆자리.

당연하다는 듯 준비된 자리였다.

앉으려는 순간.

레오나르드가 손을 뻗었다.

툭.

내 의자를 직접 빼주었다.

“…….”

나는 그를 바라봤다.

“왜.”

“아니에요.”

앉았다.

그가 의자를 밀어주었다.

로웬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일부러 그러는 건가?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분명 일부러다.

이 남자는 사교계에서 냉정하기로 유명하다.

아내의 의자를 빼주는 친절한 남편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말해.”

레오나르드의 낮은 목소리가 떨어졌다.

로웬이 흠칫했다.

“예, 전하.”

“무슨 일로 내 아내를 찾아왔지?”

내 아내.

어제부터 몇 번이나 들었는데.

이상하게.

지금은 느낌이 달랐다.

로웬 앞이라서 그런가.

“로제니아 상단의 운영권 문제입니다.”

그가 서류를 꺼냈다.

“공작부인께서 혼인하셨으니 상단 운영에서 손을 떼시는 것이 옳다는 로제니아 경의 판단입니다.”

예상대로다.

나는 서류를 받았다.

“이유는?”

“발테리온의 공작부인이 다른 가문의 상단을 운영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까요.”

“누가 그래요?”

“……예?”

“제국법 어디에 그런 조항이 있죠?”

“그건…….”

“상법?”

“…….”

“귀족법?”

“…….”

“황실령?”

로웬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서류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없죠?”

“하지만 관례상—”

“관례는 법이 아니에요.”

“공작부인.”

“그리고.”

나는 웃었다.

“로제니아 상단 지분의 42퍼센트는 제 명의예요.”

“…….”

“아버지의 지분을 제외하면 단일 최대 주주죠.”

“그건 혼인 전의 일이고.”

“혼인했다고 제 재산이 사라지나요?”

“발테리온 공작가에 귀속될 가능성이—”

“없다.”

낮은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로웬의 입이 닫혔다.

레오나르드였다.

그가 턱을 괸 채 남자를 바라봤다.

“혼인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다.”

“…….”

“세리아의 혼전 재산은 전부 세리아 로제니아 개인에게 귀속된다.”

내가 그를 바라봤다.

레오나르드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러니 발테리온을 핑계 삼지 마.”

로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라…….”

“그럼 무슨 뜻이지?”

“…….”

“내 아내의 재산을 빼앗겠다는 뜻?”

공기가 변했다.

사자.

그 단어가 떠올랐다.

평소에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 잊고 있었다.

이 남자가.

제국 최강의 포식자라는 것을.

로웬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결코 아닙니다.”

“그럼.”

레오나르드가 말했다.

“돌아가.”

“전하.”

“그리고 데미안 로제니아에게 전해.”

황금빛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다음부터 내 아내에게 볼일이 있다면 직접 오라고.”

“…….”

“대리인을 보내 예의를 논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로웬이 서둘러 일어났다.

두 사람은 거의 도망치듯 응접실을 나갔다.

문이 닫혔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왜 그랬어요?”

레오나르드가 나를 봤다.

“뭘.”

“도와준 거요.”

“도와줬나?”

“네.”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공작님.”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계약할 때 그랬잖아요.”

서로 필요한 것만 주기로 했다.

“저한테 필요한 건 발테리온이라는 이름이었어요.”

“알아.”

“가문 문제에 직접 개입해 달라고 한 적은 없어요.”

“알아.”

“그런데 왜.”

레오나르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 앞으로 걸어왔다.

“세리아.”

“네.”

“한 가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뭘요?”

“계약결혼이라고 해서.”

그가 내 앞에 멈췄다.

“네가 내 아내가 아닌 건 아니다.”

“…….”

“1년 동안은.”

레오나르드가 말했다.

“확실하게 내 아내야.”

심장이.

쿵.

“그러니까 누군가 내 아내를 건드리면.”

그가 허리를 숙였다.

얼굴이 가까워졌다.

나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내가 개입하는 게 맞지.”

“……그건.”

“계약에도 없는 내용인가?”

“……네.”

“그럼 추가해.”

“뭐라고요?”

“남편은 아내의 편을 든다.”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그런 조항이 어디 있어.

계약결혼에.

그런데.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아주 조금.

가슴이 간질거렸다.

그래서 더 문제였다.

“……필요 없어요.”

나는 시선을 피했다.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

“알아.”

“그런데요?”

“네가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그가 말했다.

“혼자 해야 하는 건 다르니까.”

“…….”

왜.

이 남자는 가끔.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까.

나는 괜히 찻잔을 들었다.

차는 이미 식어 있었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먼저 말해 주세요.”

“알았다.”

“그리고 너무 무섭게 하지 마세요.”

“누구를.”

“방금 사람들.”

“무섭게 안 했는데.”

“그게요?”

“포효도 안 했고.”

“…….”

“이빨도 안 보였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냥 말하지 마세요.”

⸻

문제는.

그날 오후에 터졌다.

발테리온 공작부인으로서 처음 참석하는 황실 연회.

나는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드레스를 확인했다.

어깨가 드러나는 짙은 적색 드레스.

목선은 생각보다 조금 깊었다.

“……너무 파였나?”

“아닙니다.”

시녀가 말했다.

“정말 아름다우세요.”

“그래?”

“예. 특히 목걸이를 하시면…….”

시녀가 보석함을 열었다.

그런데.

문이 열렸다.

“준비됐나.”

레오나르드였다.

나는 거울 너머로 그를 바라봤다.

검은 예복.

금빛 장식.

평소보다 더 단정하게 넘긴 머리카락.

……잘생기긴 했다.

아주.

짜증 날 정도로.

그런데.

레오나르드가 갑자기 멈췄다.

그의 시선이.

내 목에 꽂혔다.

“왜요?”

대답이 없다.

“공작님?”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드레스.”

“네.”

“다른 거 없어?”

나는 눈을 깜빡였다.

“왜요?”

“너무 파였다.”

“…….”

나는 내 드레스를 내려다봤다.

이 정도는 사교계에서 흔하다.

오히려 얌전한 편이다.

“안 파였는데요?”

“파였어.”

“이 정도가요?”

“그래.”

“공작님.”

“왜.”

“혹시.”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제 옷에 간섭하세요?”

그가 입을 다물었다.

계약서.

서로의 사생활에 관여하지 않는다.

나는 씨익 웃었다.

“계약 위반.”

“…….”

“벌써 몇 번째예요?”

레오나르드의 표정이 굳었다.

“갈아입을 생각 없어?”

“네.”

“전혀?”

“네.”

“…….”

그의 시선이 다시 내 목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목과 어깨 사이.

수인에게는 꽤 민감한 곳.

배우자가 체향을 남기는 자리.

“거기.”

그가 말했다.

“너무 드러나.”

“그래서요?”

“다른 놈들이 본다.”

“보라고 입는 드레스인데요?”

황금빛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아.

이거.

재미있는데?

나는 일부러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겼다.

목선이 더 드러났다.

레오나르드의 턱이 굳었다.

“세리아.”

“왜요?”

“일부러 그러지.”

“뭘요?”

나는 웃었다.

“계약 남편이 왜 신경 쓰시는데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승리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가 한 걸음 다가오기 전까지는.

“……?”

또 한 걸음.

나는 뒤로 물러났다.

“왜 와요?”

레오나르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 등 뒤로 화장대가 닿았다.

더 물러날 곳이 없었다.

“공작님.”

그가 바로 앞에 섰다.

커다란 몸이 시야를 가렸다.

“뭐 하려고…….”

손이 올라왔다.

나는 움찔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내 몸에 닿지 않았다.

대신.

머리카락 한 가닥을 잡았다.

천천히.

앞으로 가져왔다.

드러나 있던 목선을 붉은 머리카락으로 가렸다.

“됐어.”

“…….”

나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뭐 하신 거예요?”

“가렸다.”

“왜요?”

“보기 싫어서.”

“뭐가요?”

“다른 놈들이 보는 거.”

“…….”

목소리가 낮았다.

농담이 아니었다.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지는 것 같았다.

“싫으면.”

나는 그를 올려다봤다.

“공작님이 안 보면 되잖아요.”

정적.

레오나르드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차.

그 순간 알았다.

내가 말을 잘못했다.

“그래?”

“……네.”

“내가 안 보면 돼?”

그가 조금 더 몸을 숙였다.

나는 본능적으로 화장대 가장자리를 잡았다.

“그러면.”

낮은 목소리가 귓가 가까이 떨어졌다.

“다른 놈들은 봐도 되고?”

“그런 뜻이 아니라…….”

“세리아.”

그의 손이 내 옆 화장대를 짚었다.

닿지 않았다.

그런데도 갇힌 것 같았다.

짙은 체향이 가까워졌다.

사자의 향.

어젯밤.

내가 끌어안고 잠들었던 바로 그 냄새.

내 귀가 나타났다면.

분명 바짝 서 있었을 것이다.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어떤 식으로요?”

“시험하는 것처럼.”

“제가 언제…….”

“내가 어디까지 참나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까.”

심장이 철렁했다.

레오나르드의 시선이 내려갔다.

눈.

코.

입술.

그리고.

목.

아주 천천히.

다시 올라왔다.

“특히.”

그가 말했다.

“그 목을 내 앞에서 일부러 드러내면서.”

“…….”

“그러지 마.”

이번에는 웃을 수 없었다.

목덜미가 뜨거워졌다.

“왜요?”

겨우 물었다.

레오나르드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물고 싶어지니까.”

“……!”

숨이 멎었다.

그의 눈동자가 짙어졌다.

“어제도 말했지.”

“…….”

“참고 있다고.”

나는 목을 가렸다.

레오나르드가 한 걸음 물러났다.

그제야 막혀 있던 숨이 터졌다.

“후…….”

“그러니까.”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소매를 정리했다.

“다른 드레스 입어.”

“……싫어요.”

레오나르드가 나를 봤다.

“아직도?”

“네.”

나는 괜히 고집을 부렸다.

“이거 입을 거예요.”

“…….”

“계약 위반이니까 간섭하지 마세요.”

레오나르드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좋아.”

순순히 물러났다.

……뭐지?

왜 더 불안하지?

⸻

그 이유는.

황실 연회장에 도착하고 십 분도 지나지 않아 알게 됐다.

“발테리온 공작 전하와 공작부인께서 입장하십니다!”

수백 개의 시선이 우리에게 향했다.

나는 레오나르드의 팔에 손을 얹었다.

완벽한 부부처럼.

우리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주변에 있던 육식계 남성 수인들이 우리를 바라보다가.

하나둘.

시선을 피했다.

“……?”

왜 저래?

특히 내 쪽을 보던 남자들이 유난히 그랬다.

한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아예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나는 레오나르드에게 속삭였다.

“공작님.”

“왜.”

“사람들이 왜 저래요?”

“뭐가.”

“저를 피하잖아요.”

“그런가.”

“그런가가 아니라…….”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나는 맡았다.

짙은 향.

나무.

숲.

따뜻한 햇빛.

“…….”

익숙하다.

너무 익숙하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레오나르드가 태연하게 앞을 보고 있었다.

“공작님.”

“왜.”

“저한테.”

“응.”

“뭐 했어요?”

“아무것도.”

“거짓말.”

나는 내 머리카락을 잡았다.

향이 났다.

그의 향.

어젯밤 담요보다도 선명했다.

“언제 묻혔어요?”

“마차에서.”

“……언제!”

“네가 창밖 볼 때.”

나는 입을 벌렸다.

이 인간이.

“계약 위반!”

“뭐가.”

“영역 표시하지 말랬잖아요!”

“그 조항.”

그가 태연하게 말했다.

“계약서에 아직 안 들어갔는데.”

“…….”

“네가 추가하자고 했고.”

황금빛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나는 거절했지.”

“…….”

말문이 막혔다.

레오나르드가 아주 조금 웃었다.

그리고 내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러니까.”

몸이 가까워졌다.

“오늘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공작님.”

“왜.”

“손.”

“응.”

“허리에서 내려요.”

“싫은데.”

“또!”

나는 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발테리온 공작부인.”

우리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은발의 남자가 서 있었다.

늑대 수인.

그는 내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리고 내 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한 곡 청해도 되겠습니까?”

“…….”

나는 남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옆을 바라봤다.

레오나르드가 웃고 있었다.

아주 아름답게.

그런데.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내 허리를 감싼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아.

나는 직감했다.

이거.

재미있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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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 리시안은 다시 세 걸음을 걸었다.전날 네 걸음을 안정적으로 끝냈다고 해서 오늘도 네 걸음을 반복하지는 않았다. 치료사는 오른쪽 무릎과 발목을 차례로 확인한 뒤 종아리를 눌러보고, 발가락 감각까지 점검한 다음 오늘의 훈련량을 정했다.“세 걸음 하겠습니다.”리시안은 잠깐 치료사를 바라봤다.“네 걸음 뒤라서요?”“그것도 있고, 어제 오후에 오래 앉아 있었으니까요. 계약 서류를 봤다고 들었습니다.”리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아주 오래 봤어요.”“두 시간이 안 됐어.”“쉬는 시간 빼고도?”리시안이 입을 다물었다.치료사가 웃음을 삼키며 새 보행화의 오른쪽 지지대를 확인했다.“앉아 있는 것도 피로입니다. 오늘은 세 걸음으로 반응을 확인하겠습니다.”“알겠습니다.”이번에는 다섯 번째를 묻지도 않았다.기립은 다섯 번이었다.첫 번째에는 오른쪽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감각을 확인했고, 두 번째에는 양쪽 무릎의 높이를 맞췄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안정적이었다. 다섯 번째에는 손에 실리는 힘을 조금 줄였지만 몸이 기울지 않았다.잠깐 쉬고 걷기를 시작했다.첫 번째.두 번째.세 번째.리시안은 세 번째 발이 바닥에 완전히 닿은 것을 확인한 뒤 멈췄다.“끝.”아쉬움은 있었다.하지만 몸이 앞으로 쏠리지는 않았다.다음 발을 내딛고 싶은 마음과 실제로 다음 발을 내딛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치료사가 기록했다.신규 보행화 11일 차.기립 5회.3보 1회. 추가 보행 없음.전일 4보 수행 후 부하 조절. 우측 무릎·발목 안정. 종아리 긴장 증가 없음. 감각 정상 범위 유지.리아가 기록을 내려다봤다.“이번에는 아무 말도 안 하네.”“뭘.”“왜 세 걸음이냐고.”“들었잖아.”“다섯 걸음은 언제냐고도 안 물었고.”리시안은 잠깐 검은 보행화를 내려다봤다.“물어도 오늘 걸을 건 아니니까.”리아의 눈이 조금 커졌다.“오.”“왜.”“그냥.”“그 표정 뭔데.”“우리 오빠가 참을성을 배웠구나 싶어서.”“나 원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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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은 걷지 않았다.아침에 치료사가 오른쪽 종아리를 확인한 뒤 내린 결정이었다. 통증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발목도 안정적이었고, 발가락 감각에도 변화가 없었다. 전날의 세 걸음 뒤 특별한 이상 반응도 없었다.그런데 그래서 더 걸을 이유도 없었다.“오늘은 근력과 균형만 하겠습니다.”리시안은 예전처럼 곧바로 이유를 묻지 않았다. 대신 한 번 확인했다.“어제 상태가 나빠져서요?”“아닙니다.”“그럼 부하 조절입니까?”“맞습니다. 새 보행화로 네 걸음까지 확인했고, 다음 날 세 걸음으로 조절했습니다. 오늘은 보행 없이 발목과 무릎의 반응만 보겠습니다.”리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리아가 옆에서 팔짱을 끼고 말했다.“이제 오빠가 먼저 답을 거의 다 말하네.”“확인한 거야.”“그게 그거지.”“달라.”“어떻게?”리시안은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내가 정한 게 아니잖아.”리아가 눈을 깜빡였다.치료사가 웃음을 참듯 입가를 움직였다.리시안은 조금 민망해져 시선을 돌렸다.오늘 걸을지 말지를 자신이 정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른 채 따르는 것도 아니었다. 치료사가 무엇을 확인했고 왜 오늘 걷지 않는지 들었다.그 정도면 됐다.오전 재활은 예정대로 근력과 균형 훈련만 했다. 오른쪽 발목을 천천히 굽혔다 펴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체중을 옮겼다. 보행은 없었다. 기립 횟수로 세는 훈련도 하지 않았다.기록은 짧았다.신규 보행화 9일 차.보행 없음.근력·균형 훈련 시행.우측 종아리 긴장 감소. 발목·감각 안정.리시안은 기록을 읽고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았다.어제 세 걸음.오늘은 영 보.그런데도 이상하게 뒤로 돌아간 느낌은 들지 않았다.오히려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 멈춘 것인지 알고 있으니 기다릴 수 있었다.문제는 재활실에서 나와 서재로 돌아왔을 때였다.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보자 리시안의 시선이 곧바로 가장 위의 종이에 꽂혔다.제3호 매각 협의 — 통행로 현장 실측 결과.어제 자신이 요청했던 자료

  • 사자와 결혼한 여우의 사정   제가 승인한 것은 이 문장이 아닙니다

    다음 날 아침, 리시안은 다섯 번째 걸음을 묻지 않았다.치료사가 먼저 새 보행화를 벗겨 오른쪽 발목을 확인했다. 복사뼈 주변에 눌린 자국은 없었고, 발가락 감각도 전날과 같았다.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안 통증도 없었다. 다만 종아리 뒤쪽을 눌렀을 때 전날보다 아주 조금 단단한 부분이 있었다.“아픕니까?”“아니요.”“당기는 느낌은요?”리시안이 발목을 천천히 움직여봤다.“조금 있습니다.”치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은 세 걸음 하겠습니다.”리아가 이제는 놀라지도 않고 말했다.“어제 네 걸음 했으니까 오늘 세 걸음.”치료사가 웃었다.“꼭 그것만으로 정하는 건 아닙니다.”“그래도 맞았잖아요.”“오늘은 맞았습니다.”리시안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신발을 다시 신었다. 오른쪽 신발의 지지대를 조절한 뒤 천천히 일어섰다.오늘 기립은 다섯 번이었다.첫 번째에는 체중이 왼쪽으로 조금 기울었다. 두 번째부터 바로잡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안정적이었다. 다섯 번째에는 일어난 상태로 열을 셀 동안 오른쪽 다리에 힘이 과하게 들어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조절했다.잠깐 쉬고 걷기를 시작했다.첫 번째.두 번째.세 번째.어제 네 번째를 밟았던 자리보다 한 발 앞에서 멈췄다.“끝.”치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리시안은 돌아와 앉았다.이번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전날보다 덜했다. 네 걸음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매일 네 걸음을 증명할 필요는 없었다.치료사는 오른쪽 종아리를 다시 확인한 뒤 기록했다.신규 보행화 8일 차.기립 5회.3보 1회. 추가 보행 없음.전일 4보 반복 수행 후 부하 조절. 우측 종아리 경미한 긴장. 보행 후 증가 없음. 발목·감각 안정.리아가 기록을 보다가 말했다.“이제 오빠도 익숙해졌지?”“뭐가.”“어제보다 적게 했다고 뒤로 간 게 아니라는 거.”리시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치료사가 신발을 벗기는 동안 오른쪽 발을 내려다봤다.“조금.”“조금?”“알기는 아는데. 기분까

  • 사자와 결혼한 여우의 사정   이제는 제가 결정할 차례입니다

    다음 날에도 다섯 번째 걸음은 없었다.치료사가 재활실에 들어오자마자 전날 기록을 펼쳤다.신규 보행화 4일 차.기립 4회.4보 1회. 추가 보행 없음.우측 발목 지지 및 감각 안정. 4보 후 이상 반응 없음.밤사이 통증과 저림은 없었다. 붓기도 없었다. 다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른쪽 종아리가 조금 당겼다가 움직이고 나니 풀렸다. 치료사는 그 사실까지 기록한 뒤 발목과 종아리를 눌러보고, 발가락 감각과 무릎 움직임을 차례로 확인했다. 새 신발을 신긴 뒤에도 곧바로 걷게 하지는 않았다.“오늘은 세 걸음입니다.”리아가 먼저 눈을 크게 떴다.“어제 네 걸음 했는데요?”“그래서 오늘은 세 걸음입니다.”리시안도 치료사를 바라봤다.“상태는 괜찮은데도요?”“괜찮습니다. 하지만 어제 네 걸음을 한 번 걸었다는 것과 네 걸음이 이제 안정적인 훈련량이 되었다는 건 다릅니다.”치료사는 기록지를 리시안 쪽으로 조금 돌렸다.“한 번 가능했던 것을 곧바로 다음 기준으로 삼지 않습니다.”리시안의 시선이 어제 기록에 머물렀다. 분명 네 걸음을 걸었다. 걸은 뒤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그래서 오늘도 네 걸음은 당연히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어쩌면 다섯 번째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그럼 다섯 걸음은요?”“네 걸음이 반복해서 안정적이라는 걸 확인한 다음입니다.”기립은 다섯 번이었다. 네 번째에 오른쪽 무릎이 아주 조금 안쪽으로 기울었지만 스스로 바로잡았고, 다섯 번째에는 일어난 상태에서 열을 셀 동안 자세를 유지했다.그다음 걷기.첫 번째.두 번째.세 번째.리시안은 세 번째 발을 완전히 디딘 뒤 멈췄다. 어제 네 번째 걸음을 내디뎠던 자리가 바로 앞에 있었다.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한 발만 더 옮기면 된다는 것도 알았다. 발목이 아픈 것도 아니었고 무릎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었다.그래도 가지 않았다.“끝.”치료사가 말하기 전에 먼저 말했다.“네. 돌아가겠습니다.”자리로 돌아와 신발을 벗긴 뒤에도 발목과 감각에는 이상이 없

  • 사자와 결혼한 여우의 사정   팔 수 있는 집이라고 아무렇게나 팔 수는 없습니다

    제3호 협의에 필요한 추가 자료는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목교 회의를 마친 다음 날 오전이었다. 리시안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재활실로 가기 전에 서재에 들렀다가 책상 오른쪽에 놓인 두꺼운 봉투를 발견했다.상속권자 직접 협의 요청 제3호.그 아래에는 자신이 붙여둔 표찰이 있었다.자료 확인 중.봉투 위에는 황실 재산관리국의 추가 표시가 하나 붙어 있었다.요청 자료 1차 취합 완료.리아가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벌써 왔어?”“그러게.”“읽고 재활 갈 거야?”리시안은 시계를 봤다. 재활까지 삼십 분 정도 남아 있었다. 손은 이미 봉투 쪽으로 갔다. 봉인 끝에 손가락까지 걸렸다가 멈췄다.삼십 분이면 첫 장 몇 장은 읽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한 장을 읽으면 다음 장을 펼칠 것이고, 이상한 숫자가 있으면 이유를 찾을 것이고, 확인할 것이 생기면 관련 자료까지 꺼낼 것이다. 그러다 재활 시간이 가까워지면 중간에서 끊든지, 재활실에 가서도 읽던 내용을 계속 생각하게 될 게 뻔했다.어제 목교 회의를 앞두고 치료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할 수 있는 만큼과 오늘 해도 되는 만큼은 다릅니다.당시에는 다리 이야기였다.리시안은 봉투에서 손을 뗐다.“아니.”리아가 눈을 깜빡였다.“안 읽어?”“재활 끝나고.”“삼십 분이나 있는데.”“읽을 수는 있어.”리시안은 봉투를 다시 책상 가운데에 놓았다.“그런데 끝까지는 못 볼 것 같아.”“조금만 보면 되잖아.”“그러면 나머지가 계속 신경 쓰일걸.”리아가 잠시 오빠를 바라봤다. 리시안은 표찰 아래에 작은 메모를 끼웠다.재활 후 확인.“지금은 재활부터 할래.”리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요즘 진짜 잘 멈추네.”“그게 이상해?”“조금.”“너 자꾸 내가 이상하다고 하지 마.”“좋은 뜻이야.”“좋은 뜻으로도 하지 마.”리아가 웃으며 먼저 문을 나섰다.리시안은 책상 위의 봉투를 한 번 더 봤다.읽을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읽지 않기로 했다.그리고 재활실로 갔다.⸻새 신

  • 사자와 결혼한 여우의 사정   제 이름 위의 빈칸을 채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리시안은 어젯밤 뜯지 않았던 봉투부터 확인했다.상속권자 직접 협의 요청 제3호.봉투를 열기 전에 시계를 봤다.아침 여덟 시 십 분.식사도 끝냈다.치료사가 새 신발을 확인하기로 한 시간까지는 충분했다.리시안은 어젯밤 자신이 적어둔 내일 오전 확인이라는 메모를 떼어 옆에 놓고 봉인을 잘랐다.제3호 협의는 남동쪽 작업장 인근의 주택과 부속 토지 매입 요청이었다.오래 임차해 살던 가족이 자신들이 거주 중인 주택을 사들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차 기간은 십일 년. 지붕과 외벽 일부를 거주자가 자기 비용으로 고쳤고, 뒤뜰 우물로 이어지는 통로 일부를 이웃 두 가구가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매각을 검토하려면 감정가뿐 아니라 거주자가 부담한 수선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공동 통행로와 우물 이용권을 어떻게 남길지, 인접 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확인해야 했다.리아가 맞은편에서 첫 장을 읽었다.“이것도 복잡하네.”“응.”“이것도 회의할 거야?”리시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먼저 마지막 장을 봤다.긴급성: 없음.현재 임대 계약은 일곱 달 남아 있었다.거주자 역시 즉시 매입을 요구하지 않았다.희망 사항: 계약 갱신 시점 전까지 매입 가능 여부를 알고 싶음.리시안은 펜을 들었다.이번에는 사람 이름부터 적지 않았다.첫 장 오른쪽 위에 썼다.긴급 집행 없음.그 아래.현 임대 조건 유지.그리고 별도의 요청란에 적었다.감정가 산정 근거.거주자 자비 수선 내역 및 증빙.공동 통행로·우물 이용 현황.인접 두 가구 의견.매각 시 통행권 유지 가능 방식.리아가 물었다.“그럼 이것도 자료부터?”“응.”“직접 회의는?”“자료 보고.”리시안은 제3호 협의를 새 받침에 넣었다.표찰에는 아직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잠시 생각하다 적었다.자료 확인 중.리아가 그걸 보다가 웃었다.“두 번째랑 다르네.”“다른 일이잖아.”“어제는 사람부터 불렀는데.”“어제 건은 서류에 적힌 말의 뜻을 모르겠어서 불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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