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有

145화. 세 번째

作者: moominkiller
last update 公開日: 2026-08-13 23:06:26

상엄의 목에 댄 칼은 동루에서 내려온 줄 하나에 매여 있었다.

칼자루 끝의 고리가 가는 밧줄에 묶였고, 밧줄은 우물 기둥을 지나 동루 창으로 이어졌다. 창 안의 자가 당기기만 하면 칼이 늙은 총관의 목을 그었다.

온보요는 대야를 든 채 우물가에 무릎을 꿇었다.

"물 갈러 왔습니다."

상엄이 눈을 들었다. 피가 굳은 얼굴은 그녀를 알아보고도 움직이지 않았다.

동루에서 목소리가 떨어졌다.

"대야 놓고 꺼져라."

온보요가 대야를 기둥 곁에 놓았다. 손을 떼는 순간 물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비탈진 돌바닥을 탄 물이 밧줄 아래로 흘렀다.

소월백은 담장 그림자에 숨어 그 물길만 보고 있었다. 물이 닿은 곳이 밧줄의 가장 낮은 자리였다.

온보요가 대야 손잡이를 돌바닥에 한 번 부딪쳤다.

쨍.

문을 나서기 전 정한 소리였다. 소월백의 검이 나갈 때였다.

흰빛이 담장을 넘었다. 밧줄이 잘렸다. 동시에 진묵이 동루 아래 문을 걷어찼다. 쾅, 하고 문짝이 안으로 날아갔다.

상엄의 목에 얹힌 칼이 바닥
この本を無料で読み続ける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をダウンロード
ロックされたチャプター

最新チャプター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146화. 기름비

    동루 처마에서 기름이 비처럼 쏟아졌다.검은 물줄기가 동쪽 회랑 기와를 타고 안채 쪽으로 흘렀다. 불화살 하나면 서고와 침소가 한 줄로 탔다. 왕부 식솔들은 얼음광에서 빠져나왔으나 아직 서쪽 담 안에 모여 있었다.진묵이 검을 들었다."올라가서 목부터 따.""회랑을 자르세요."온보요가 말했다."동루와 안채 사이 지붕 셋을 무너뜨리면 불이 건너지 못합니다."노강의 얼굴이 굳었다. 첫 지붕 아래는 선대 삭왕의 전공을 새긴 군공패를 둔 전각이었고, 둘째 아래는 진묵이 세자 때 쓰던 병서가 쌓여 있었다."마마, 저곳은 선대왕의—""사람은 다시 지을 수 없습니다."진묵은 제 아버지의 전각을 한 번 보았다."베어."도끼가 기둥에 박혔다. 왕부 군사들이 회랑 두 곳을 뜯어냈다. 오래된 현판과 병서가 진흙 위로 쏟아졌다. 세 번째 기둥이 넘어갈 때 동루에서 불화살이 날았다.화르륵.기름 먹은 첫 지붕이 솟구쳤다. 불은 끊어진 회랑 끝에서 더 가지 못했다. 대신 선대 삭왕의 군공패가 걸린 전각이 붉은 불 속에 잠겼다.온보요는 식솔들을 우물과 서쪽 담 사이에 세웠다. 빈 항아리는 흙을 담아 지붕 끝으로 옮기고, 젖은 이불은 불길과 맞닿은 창을 덮었다. 조금 전까지 인질이던 시비와 노비들이 제 집을 살리려고 한 줄로 달렸다. 김 오르는 대야를 남기던 어린 시비도 치맛자락에 진흙을 묻힌 채 물동이를 날랐다."마마는 뒤로 가 계세요!""제가 보이는 곳에 있어야 줄이 안 끊깁니다."기침이 목까지 올랐으나 온보요는 입술을 깨물어 삼켰다. 목 안에서 피 맛이 났고 눈가에는 절로 물기가 고였다. 그래도 제가 보이지 않으면 물동이 줄부터 흐트러질 터였다.상엄이 노강의 등에 업힌 채 눈을 감았다. 진묵은 돌아보지 않았다."소월백. 서쪽 창."소월백이 처마를 밟아 올랐다. 흰 옷이 불빛을 받아 붉어졌다. 익위들이 아래에서 쇠뇌를 쏘아 창 안의 고개를 눌렀다. 소월백은 열린 창틀에 몸을 걸고 안으로 사라졌다.곧 비명 하나가 떨어졌다. 이어 기름항아리 둘이 창밖으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145화. 세 번째

    상엄의 목에 댄 칼은 동루에서 내려온 줄 하나에 매여 있었다.칼자루 끝의 고리가 가는 밧줄에 묶였고, 밧줄은 우물 기둥을 지나 동루 창으로 이어졌다. 창 안의 자가 당기기만 하면 칼이 늙은 총관의 목을 그었다.온보요는 대야를 든 채 우물가에 무릎을 꿇었다."물 갈러 왔습니다."상엄이 눈을 들었다. 피가 굳은 얼굴은 그녀를 알아보고도 움직이지 않았다.동루에서 목소리가 떨어졌다."대야 놓고 꺼져라."온보요가 대야를 기둥 곁에 놓았다. 손을 떼는 순간 물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비탈진 돌바닥을 탄 물이 밧줄 아래로 흘렀다.소월백은 담장 그림자에 숨어 그 물길만 보고 있었다. 물이 닿은 곳이 밧줄의 가장 낮은 자리였다.온보요가 대야 손잡이를 돌바닥에 한 번 부딪쳤다.쨍.문을 나서기 전 정한 소리였다. 소월백의 검이 나갈 때였다.흰빛이 담장을 넘었다. 밧줄이 잘렸다. 동시에 진묵이 동루 아래 문을 걷어찼다. 쾅, 하고 문짝이 안으로 날아갔다.상엄의 목에 얹힌 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온보요가 늙은 총관의 팔을 끌어당겼다. 익위들이 얼음광 문을 열어 식솔들을 빼냈다.동루 안에서 쇠뇌가 쏟아졌다. 진묵은 문짝을 방패 삼아 계단을 올랐다. 소월백이 반대편 처마를 타고 창으로 들었다. 아래에 남은 적 셋은 일영과 이영이 소리 없이 꺾었다.싸움은 반 각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동루 아래 돌문은 열리지 않았다. 적들은 셋째 층계의 문을 찾지 못한 채 위층에 틀어박혔다. 불을 붙이면 안의 밀지까지 탔다. 진묵은 계단 아래에 군사를 세우고 돌아왔다.상엄은 목의 피보다 먼저 온보요 배를 보았다."마마께서 어찌 이런 몸으로······.""왕야가 업고 왔습니다."진묵이 뒤에서 말했다."지금도 업는다."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보요를 들어 올렸다. 상엄과 왕부 식솔들이 보는 앞이었다. 온보요가 그의 어깨를 짚었다."상엄 총관부터 의원에게 보내세요.""노강. 늙은이 데려가.""걸을 수 있사옵니다.""닥치고 업혀."노강이 얼떨결에 상엄 앞에 등을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144화. 닫힌 집

    제 집으로 돌아가는 왕이 성문을 피해 개울을 건넜다.거꾸로 봉화가 북로를 타고 전해진 지 열하루째였다. 처음 이틀은 들것으로, 그 뒤에는 가마로 북쪽을 올랐다. 역원마다 말을 갈아도 온보요의 기침이 깊어지면 행렬은 멎었다. 경성 북문을 나선 지 꼭 열닷새 만이었다.왕부 정문에는 황제의 금룡기가 걸려 있었다. 갑옷 입은 낯선 군사들이 문루와 담장을 지켰다. 동루의 높은 창에는 불이 켜졌고, 왕부 사람들의 등불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온보요 일행은 성 밖 물레방앗간에서 말과 들것을 버렸다. 진묵이 그녀를 업었다. 내려 달라는 말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왕야, 제 발로 갈 수 있습니다.""기침 세 번 하면 다시 안는다.""지금도 업고 계시잖아요.""그러니 세지 마."소월백이 먼저 개울 아래 수문으로 들어갔다. 왕부 부엌의 버린 물이 빠지는 좁은 돌구멍이었다. 진묵은 보요를 업은 채 허리를 숙여 뒤따랐다. 차가운 물이 장화 안으로 들었으나 그의 걸음은 흔들리지 않았다.부엌 마당은 비어 있었다. 가마솥에는 죽이 눌어붙었고, 도마 위 파는 반쯤 썰린 채 말라 있었다. 사람들이 밥을 짓다 한꺼번에 끌려간 흔적이었다.진묵의 손이 검자루로 갔다."보이는 놈부터—""안 됩니다. 식솔들이 어디 있는지 먼저 찾아야 해요.""찾아."검끝이 내려가고 명령의 방향이 바뀌었다.온보요는 부엌에서 처소까지 걸었다. 문마다 황색 봉인이 붙어 있었고, 안은 텅 비었다. 서고 앞에는 탄 종이가 젖은 흙에 들러붙었다. 적들은 장부를 마당으로 끌어내 태웠고, 상엄의 곳간 열쇠로 열리지 않은 궤는 도끼로 쪼갰다.없어진 것은 종이만이 아니었다. 시비와 노비, 부엌 어멈까지 쉰셋. 왕부 전체가 인질이 되어 사라졌다.은그릇과 비단 궤는 손대지 않은 채였다. 먹을 것조차 제 몫만 덜어 썼다. 도둑도, 성을 차지하러 온 군사도 아니었다. 동루 안의 한 물건을 얻을 때까지 왕부 사람들을 목숨줄로 쥐려는 자들이었다."밀지를 찾으면 식솔들은 필요 없어집니다."온보요의 말에 진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143화. 남은 약

    타 버린 약 냄새가 밤까지 옷에 붙었다.폐역의 방은 하나뿐이었다. 소월백과 익위들은 마구간에 자리를 잡았고, 진묵은 묻지도 않고 온보요를 안아 방 안으로 들였다. 문이 닫히기 전 그가 소월백에게 말했다."포로 눈 떼지 마. 죽으면 네가 대신 불어.""왕야께서 들을 만한 말은 모릅니다.""그럼 더 오래 살겠네."문이 닫혔다.방 안에는 깨진 약탕기와 마른 쑥 한 줌뿐이었다. 진묵이 솥에 물을 붓고 쑥을 던졌다. 해검원 의원이 연기를 마신 자에게 뜨거운 김을 쐬라 하던 것을 기억한 모양이었다.온보요가 웃었다."다 들으셨네요.""쓸 말만."물이 끓자 그가 그녀 겉옷의 고름을 풀었다. 손끝은 익숙하고 느렸다. 젖은 옷을 어깨에서 벗겨 내고 얇은 중의만 남긴 뒤, 제 겉옷으로 등을 감쌌다. 뜨거운 김이 목과 쇄골에 물방울로 맺혔다.진묵의 엄지가 그 물방울을 훔쳤다."숨 쉬어."온보요가 천천히 들이마셨다. 쑥 냄새가 목을 긁었다. 기침이 터지자 진묵이 등을 쓸어 내렸다. 거친 손바닥이 중의 위를 오르내릴 때마다 젖은 천이 살에 붙었다 떨어졌다."왕야도 벗으세요.""왜.""어깨에 피가 났습니다.""내 피 아니야.""거짓말은 제 앞에서 하지 마시고요."그는 잠시 그녀를 보다가 등을 돌렸다. 온보요가 갑주 아래 끈을 풀었다. 검은 옷이 내려가자 어깨 뒤로 화살이 스친 붉은 자국이 드러났다. 얕았으나 길었다."앉으세요."진묵은 침상 끝에 앉아 등을 내주었다. 그녀가 남은 쑥물을 무명에 적셔 상처를 닦았다. 문밖에서는 포로 신음과 소월백의 낮은 문초 소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방 안에서는 젖은 무명이 살을 지나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났다.쓱. 다시, 쓱.진묵이 뒤로 손을 뻗어 그녀 허리를 끌었다. 온보요의 무릎이 그의 넓적다리 양옆에 닿았다. 상처를 보려 가까이 간 자세가 한순간 다른 것이 되었다."왕야.""닦아."명령은 퉁명스러웠으나 고개는 그녀가 보기 좋게 낮아졌다. 온보요가 상처 끝을 누르자 그의 숨이 짧게 새었다. 그녀 목덜미에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142화. 검은 깃

    말 두 필 사이에 맨 들것은 수레보다 느리고, 관보다 조용했다.진묵은 오른쪽 말의 고삐를 잡고 걸었다. 온보요가 기침할 때마다 그의 걸음이 느려졌다. 뒤따르던 익위들은 왕야의 등을 보며 속도를 맞췄다. 누구도 늦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소월백이 앞길을 살피고 돌아왔다."금룡기는 고개 너머에서 사라졌습니다. 말굽은 열둘입니다.""황제의 친위가 열둘씩 움직일 때는 둘 중 하나지. 사람을 데려가거나, 입을 없애거나."진묵의 말에 온보요가 눈을 떴다."왕야. 들것을 세워 주세요.""누워 있어.""말굽 소리가 없습니다."앞은 바위가 양쪽에서 오므라든 좁은 길이었다. 흙에는 새 발굽 자국이 선명한데 바람 속에는 말의 숨도, 재갈 소리도 없었다. 열두 필이 길을 건넜다면 고요할 수 없는 자리였다.진묵이 손을 들었다. 행렬이 멎었다.그 순간 검은 깃이 바위 위에서 떨어졌다.금실 용이 온보요 얼굴을 덮기 직전, 진묵의 검이 깃대를 두 동강 냈다. 바위 뒤에 엎드렸던 자들이 일제히 쇠뇌를 들었다.퉁. 퉁퉁.진묵이 들것을 뒤집어 제 몸으로 덮었다. 화살 셋이 나무틀에 박혔다. 소월백의 검이 흰 선을 그으며 왼쪽 비탈을 올랐다. 익위 둘이 오른쪽으로 갈라졌다."여자부터 잡아! 동패는 그 여자에게 있다!"외침이 골짜기에 부딪혀 돌아왔다.온보요는 뒤집힌 들것 아래서 손을 옷섶에 넣었다. 동패는 없었다. 떠나기 전 마숙의 붕대 안에 넣어 서쪽 보루로 보냈다. 왕부를 서두르는 자라면 보요가 지녔다고 여길 터였다.그 믿음이 지금 칼 열둘을 전부 이쪽으로 불렀다.진묵이 들것 밖으로 나갔다. 먹빛 자락이 한 번 돌아갈 때마다 사람이 하나씩 흙 위에 누웠다. 살려 두라는 명을 받은 익위들이 칼등을 썼으나, 진묵의 검에는 그런 자비가 없었다."왕야, 셋은 살리세요!"검끝이 사내 목 한 치 앞에서 멎었다."셋."그 한마디에 익위들이 세 사람의 턱을 꺾어 입 안을 막았다. 나머지는 달아나지 못했다.짧은 싸움이 끝났을 때 약 수레에 불이 붙어 있었다. 마지막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141화. 숨값

    왕부로 가는 길은 열렸으나, 온보요의 숨이 먼저 닫혔다.마른기침 끝에 흰 무명 위로 핏빛 한 점이 떨어졌다. 진묵의 손이 그녀 턱을 들었다. 해검원 의원은 맥을 짚다 말고 바닥에 이마를 붙였다."연기를 깊이 마셨사옵니다. 이틀은 수레도 타시면 아니 되옵니다. 배 속 아기까지 놀랄 수 있사옵니다.""놀라면.""피가 비칠 수도······."진묵의 눈이 서늘해졌다."왕야. 의원에게 화내지 마세요.""안 냈어."의원의 어깨가 더 낮아졌다. 온보요가 그 등을 보자 진묵이 혀를 차고 한마디를 덧붙였다."살려 준다. 일어나."그제야 의원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창밖에서 매의 날갯소리가 났다. 일영이 검은 깃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왕부 파발매의 꼬리깃이었다. 매의 발목에는 쪽지 대신 상엄이 쓰는 곳간 열쇠의 반쪽이 매여 있었다.열쇠는 가운데가 잘린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칼날로 세 번 찍어 부러뜨렸다. 왕부 안에 칼 든 자가 들었다는 상엄의 옛 신호였다.일영이 무릎을 꿇었다."어젯밤 동루를 비우라는 황명이 닿았사옵니다. 총관이 문을 잠근 뒤 소식이 끊겼습니다."해검원에서 왕부까지 꼬박 이틀. 빠른 말은 하루 반. 불을 지른 자들 가운데 먼저 떠난 말이 있다면 이미 성문을 넘었을 때였다.진묵이 몸을 돌렸다."말 내라.""전하."소월백이 핏기 없는 온보요를 보았다."마마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그래서 본왕만 간다."온보요가 진묵의 소매를 잡았다."동패는 제가 읽었고, 옥패는 월백 공자가 가졌습니다. 왕야 혼자 가시면 칼부터 쓰실 테고요.""잘 아네.""그러니 함께 갑니다.""안 돼."그녀는 대답 대신 그의 손을 제 배 위에 얹었다. 아직 아무 움직임도 느낄 수 없는 자리였다. 그런데도 진묵의 손가락은 닿자마자 힘을 잃었다."달리는 수레는 안 됩니다. 말 사이에 들것을 매달면 흔들림이 줄어요. 다친 이들은 서쪽 보루에 맡기고, 걸을 수 있는 사람만 데려갑니다."마숙이 붕대 감은 손을 들었다."동패도 제가 지니고 서쪽으로 가

続きを読む
無料で面白い小説を探して読んでみましょう
GoodNovel アプリで人気小説に無料で!お好きな本をダウンロードして、いつでもどこでも読みましょう!
アプリで無料で本を読む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