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2. 재회

Author: 지호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1 21:27:19

열네 시간의 비행 끝에 윤서는 인천공항에 내렸다.

입국장을 빠져나오자마자 휴대폰부터 확인했다. 태호에게서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회사 단체 채팅방에는 기사 관련 대응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기사가 터진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며칠은 지난 것처럼 피곤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현관문을 열자 거실 불이 켜져 있었다.

태호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술은 마시지 않은 듯했다.

"왔어?"

윤서는 캐리어를 현관에 세워두고 거실로 들어갔다.

"얘기하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하세요."

태호가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기사 봤어."

"저도 봤어요."

"그게 다야?"

"무슨 말을 듣고 싶은데요?"

"그냥 밥만 먹었다?"

"사실이니까요."

태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이든 아니든 온 세상이 내 아내랑 그 자식을 엮어놨어. 그게 뭘 뜻하는지 알아?"

윤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사람들이 어떤 눈으로 나 보는지 알아? 다들 대놓고 말만 안 하지, 속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시어머니가 붙여준 도련님과 불륜 중입니다   25화. 마지막 시도

    최미연은 마지막 남은 가능성에 매달렸다."정자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의사는 신중하게 대답했다."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고, 발견된다고 해도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는 수술해봐야 압니다.""그래도 해볼게요."옆에 앉아 있던 태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을 바꿔가며 검사받는 것에 짜증을 냈다.이제는 그것조차 없었다."태호야."최미연이 불렀다."네.""수술받자."태호는 한참 뒤 고개를 끄덕였다."마음대로 하세요."수술 당일, 윤서도 병원에 왔다. 태호가 원해서는 아니었다.[수술 날짜 잡혔다.]그 말만 듣고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태호가 수술실로 들어간 뒤 두 사람은 대기실에 나란히 앉았다.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났다. 최미연은 몇 번이나 시계를 확인했다.윤서는 말없이 노트북을 열어 회사 메일을 확인했다.일이 손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최미연과 나눌 말도 없었다."윤서야."한참 만에 최미연이 불렀다."네.""너한테 미안하다는 말, 내가 한 적 없지?"윤서의 손이 멈췄다. 최미연은 윤서를 보지 않았다."병원 끌고 다닌 것도 그렇고. 애가 안 생기는 걸 전부 네 문제처럼 몰아간 것도 그렇고."윤서는 노트북을 천천히 닫았다."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그냥. 내가 너무 급했나 싶어서."사과라고 하기에는 늦었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는 말도 아니었다. 윤서는 잠시 최미연을 바라보다 말했다."저한테 미안하시면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시면 돼요. 저도 아이를 가지기 위해 결혼한 건 아니니까요."최미연의 입술이 굳었다.윤서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 한마디만으로도 두 사람이 이 결혼을 바라보는 방향이 얼마나 다른지는 충분했다.수술은 몇 시간이나 이어졌다. 담당의가 나오자 최미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떻게 됐나요?""일부 조직에서 정자세포가 확인되긴 했습니다."최미연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빛이 돌았다."그럼 된 거죠?""상태가

  • 시어머니가 붙여준 도련님과 불륜 중입니다   24. 두 번째 진단

    최미연은 첫 번째 진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며칠 동안 국내에서 이름난 대학병원을 알아봤고, 일주일 뒤 태호를 데리고 다시 비뇨기과를 찾았다. 태호는 접수대 앞에서부터 표정이 좋지 않았다."여기까지 와야 돼요?""확실히 해야지.""두 번이나 검사했잖아요.""병원이 바뀌면 결과도 다를 수 있어.""무정자증이 병원 바꾼다고 없어져요?"최미연의 걸음이 멈췄다."그런 소리 하지 마."태호가 헛웃음을 쳤다."의사가 한 말인데.""그러니까 다른 의사 말도 들어보자는 거야."최미연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의사는 이전 병원의 검사 기록을 한참 들여다봤다."두 차례 모두 정자가 관찰되지 않았네요."최미연이 곧바로 물었다."검사가 잘못됐을 가능성은 없나요?""검사가 잘못됐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그럼 치료는요?""우선 원인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무정자증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경우는 아니거든요."의사는 모니터를 돌렸다."정자를 만드는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데 배출되는 통로가 막힌 폐쇄성일 수도 있고, 정자 생성 기능 자체에 문제가 있는 비폐쇄성일 수도 있습니다.""폐쇄성이면 치료할 수 있나요?""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고, 정자를 채취해서 보조생식술을 시도하기도 합니다."최미연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럼 그것부터 확인해주세요.""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필요한 건 전부 해주세요."옆에 앉아 있던 태호가 어머니를 돌아봤다."엄마. 내가 한다고 했어요?"최미연의 얼굴이 굳었다."여기까지 와서 또 무슨 소리야.""그냥 물어보는 거예요.""확인해야 치료를 하든 말든 할 거 아니니."태호는 더 말하지 않았다.검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혈액검사와 초음파를 비롯해 필요한 검사가 이어졌고,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다시 시간이 걸렸다.그동안 최미연은 병원에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다.태호는 반대였다. 병원에서 연락이 와도 바로 받지 않았고, 추가 일정도 최미연이 확인해야 움직였다.윤서에게도

  • 시어머니가 붙여준 도련님과 불륜 중입니다   23. 무정자증

    병원 진료실, 태호는 의사 앞에 앉아 있었다.지난번 결과에서 정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뒤, 의사는 한 번의 검사로는 확신할 수 없다며 재검을 권했다.오늘이 그 결과를 듣는 날이었다. 처음엔 혼자 오겠다고 했지만, 이번만큼은 최미연이 굳이 따라나섰다.의사가 차트를 넘겼다."지난 검사에 이어 재검에서도 정액 내 정자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태호가 의사를 바라봤다."그게 무슨 뜻인데요?""무정자증입니다."진료실 안이 조용해졌다. 태호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그게…… 확실한 건가요?""두 차례 검사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무정자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이번에는 최미연이 물었다."치료 방법은 없나요?""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폐쇄성인 경우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정자를 채취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우선 추가 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그럼 애를 아예 못 갖는다는 뜻은 아니죠?""지금 단계에서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최미연은 그제야 조금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태호는 의사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지 않았다. 무정자증. 그 단어 하나만 머릿속을 맴돌았다.진료실을 나온 뒤에도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복도를 걷던 태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엄마."최미연은 대답하지 않았다."엄마, 뭐라고 말 좀 해봐요."그제야 최미연이 걸음을 멈췄다."괜찮아."태호가 허탈하게 웃었다."뭐가 괜찮아요?""의사가 아직 방법이 없다고 한 것도 아니잖아. 추가 검사도 받고,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보면 돼.""만약 안 되면요?"최미연의 입이 다물렸다."치료해도 안 되면 어떡할 건데요. 손주 그렇게 노래하더니.""태호야.""윤서한테는 그렇게 병원 다니라고 하면서, 정작 문제는 나였네요."최미연의 표정이 굳었다."아직 다 나온 거 아니야.""무정자증이라잖아요. 재검까지 해서 나온 결과인데...

  • 시어머니가 붙여준 도련님과 불륜 중입니다   22. 병원

    예약된 날 아침, 태호는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씻고 나와 정장을 입는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았다. 넥타이를 매다 말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윤서는 출근 준비를 하다 그를 바라봤다."오늘 병원 가죠?""응.""같이 갈까요?"태호가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당겼다."됐어. 혼자 갈게.""어머니는요?""엄마까지 왜 와. 검사 하나 받는데 사람을 몇 명이나 끌고 가려고."윤서는 더 권하지 않았다. 현관을 나서는 태호의 얼굴에는 긴장보다 불쾌함이 짙었다.비뇨기과 대기실에 앉은 태호는 휴대폰만 들여다봤다.맞은편에 앉은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시선을 내렸다.오는 내내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검사받고 아무 문제 없다는 결과지만 가져다주면 끝이었다.어머니도 더는 닦달하지 않을 테고, 윤서도 자신에게 검사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것이다.그런데 막상 병원에 와 있으니 기분이 더러웠다."남태호 님."이름이 불렸다. 진료실로 들어가자 의사가 차트를 확인했다."결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몇 달 됐습니다.""배우자분은 먼저 검사받으셨고요?"태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네.""특별한 이상은 없으셨고?""그렇다던데요."의사는 몇 가지 생활 습관을 확인했다."음주는 얼마나 하십니까?""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요."실제로는 그보다 많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다."흡연은요?"질문이 이어질수록 태호는 점점 귀찮다는 표정이 됐다."이런 것도 다 상관있어요?""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확인하는 겁니다."의사가 차트를 내려놓았다."우선 기본 검사부터 하겠습니다. 결과는 며칠 정도 걸립니다.""오늘 바로 나오는 거 아니에요?""확인할 항목이 있어서요. 결과 나오면 연락드리겠습니다."태호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번에 끝날 줄 알았던 일이 며칠 더 이어진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병원을 나온 태호는 곧바로 최미연에게 문자를 보냈다.[검사 받았어요.]답은 금방 왔다.[그래. 결과 나오면 바로 연

  • 시어머니가 붙여준 도련님과 불륜 중입니다   21. 최후통첩

    최미연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태호를 집으로 불러 마주 앉혔다.거실 조명 아래, 두 사람 사이에는 며칠 전 식사 자리와는 전혀 다른 공기가 흘렀다."다음 주로 병원 예약 잡았어. 이번엔 무조건 가.""싫다고 했잖아요.""태호야."최미연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윤서는 받을 검사 다 받았어. 병원에서도 너도 받아보라고 했다잖아.""그게 왜 제가 받아야 할 이유가 돼요?""그럼 언제까지 윤서만 병원에 보내?"태호의 표정이 굳었다."엄마가 보냈잖아요.""그래. 내가 보냈어. 애가 안 생기니까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려고.""그럼 걔한테 문제가 없으면 그냥 기다리면 되잖아요.""언제까지?"태호가 입을 다물었다. 최미연은 한동안 아들을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걱정과 조바심이 뒤섞여 있었다."너 계속 이러면 나도 더는 가만히 못 있어.""뭘 어떻게 하게요.""병원에서 하라는 검사 하나도 안 받으면서 애는 갖겠다고? 그럼 내가 널 어떻게 믿니.""엄마.""검사받고 아무 문제 없으면 끝이야."최미연이 잘라 말했다."너도 편하고 나도 편하고, 윤서한테 더 검사받으라는 소리 안 해도 되고."태호가 헛웃음을 쳤다."결국 윤서 때문에 이러는 거네요.""걔 때문이 아니라 네 자식 문제야."태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왜 자꾸 나한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해요?""누가 문제 있대?""지금 그러고 있잖아요.""그러니까 가서 확인하라고. 멀쩡하면 그걸로 끝나는 일을 왜 이렇게까지 버티니?"태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문제가 있을까 봐 두려운 건 아니었다.그런 검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윤서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이제 자신이 확인받아야 할 차례가 됐다는 것도 기분이 나빴다.무엇보다 어머니와 윤서가 자신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은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태어나서 지금까지, 자신이 뭔가를 증명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를 겪어본 적이 없었다."난 멀쩡해요.""그럼 보여줘.""뭘 보여줘요?""검사받고

  • 시어머니가 붙여준 도련님과 불륜 중입니다   20. 이번엔 당신도

    최미연에게 다시 연락이 온 건 며칠 뒤였다. 점심 약속이 있다는 말에 나갔지만, 막상 도착한 곳은 진성갤러리 근처 호텔 라운지였다. 윤서가 자리에 앉자 최미연은 차부터 권했다."요즘 회사 많이 바쁘니?""네. 뉴욕 건도 정리해야 하고요.""그래도 몸은 챙겨야지."말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 것 같았다. 윤서는 찻잔을 내려놓았다."무슨 말씀 하시려고요?"최미연이 잠시 윤서를 바라봤다."병원 한번 더 가자."역시나였다."지난번에 검사받았잖아요.""그건 기본적인 것만 본 거고. 이번에는 제대로 확인해보자고.""특별한 문제 없다고 했어요.""그때는 그때고."최미연은 이미 알아본 게 있는 듯 병원 이름까지 꺼냈다."난임 쪽으로 잘 보는 선생님이 있대. 예약 잡기 어려운데 내가 부탁해놨어."윤서는 어이가 없었다. 자신에게 묻기도 전에 알아보고, 부탁하고, 이제는 통보하고 있었다."어머니. 왜 자꾸 저만 검사받아야 해요?"최미연의 손이 멈췄다."무슨 말이니?""아이 가지려고 검사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저만 해요?"최미연의 표정이 조금씩 굳었다. 윤서는 그대로 물었다."태호 씨는요? 태호 씨도 같이 검사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최미연이 황당하다는 듯 윤서를 바라봤다."멀쩡한 애가 무슨 검사를 받아.""저도 멀쩡해요.""여자는 겉으로 멀쩡해도 모르는 거야.""남자는 안 그래요?""윤서야."목소리가 낮아졌다."괜히 말 이상하게 만들지 마. 내가 너한테 문제가 있다고 했니?""그럼 확인은 왜 저만 하는데요?"최미연이 입을 다물었다. 윤서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저도 검사받을 수 있어요. 필요한 검사라면 받을게요. 대신 이번에도 아무 문제 없으면 태호 씨도 검사받게 해주세요.""그건 나중에 생각해. 일단 너부터 제대로 확인하고."또 그 말이었다. 윤서는 더 실랑이하지 않았다."알겠어요."최미연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래. 괜히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마. 다 너희 생각해서 그러는 거니까."윤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