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임신 9개월 차,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가 같잖은 핑계를 대며 우리 집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나를 볼 때마다 여자는 서글픈 일이 떠오른 듯이 가슴을 움켜쥐었다. 남편은 내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배를 내밀고 다닌다고 굳게 믿었다. “시윤이는 몸이 약해서 아이를 가질 수 없어. 그런데 왜 매일 시윤이 앞에서 배를 내밀고 다니면서 시윤이를 자극하는 거야? 내가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했지?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못하게 이번 기회에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남편은 사람을 시켜 나를 아주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다락방에 가두고, 누구도 내게 음식을 가져다주지 못하게 했다. 나는 몸부림치면서 애원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뱃속의 쌍둥이가 너무 크게 자라 의사 선생님이 오늘 바로 입원해 출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그러나 남편은 마치 우스운 얘기라도 들은 듯이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출산 예정일까지 3일이나 남았잖아. 그런데 어디서 불쌍한 척을 하고 있어? 다락방에서 얌전히 반성이나 해. 그러게 왜 시윤이를 괴롭혀? 이건 다 네가 자초한 거야!” 진통이 시작된 뒤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문을 긁어댔지만,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나의 처절한 비명은 오랫동안 다락방 안에서 울려 퍼졌다. 끝내 나는 피바다 위에 쓰러졌다. 3일 뒤, 남편은 입맛에 맞지 않는 죽을 먹으면서 말했다. “강진솔한테 나를 위해 죽을 끓이라고 하고, 시윤이한테 사과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전해. 충분히 반성하고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면 병원에 가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줄 거라고 해.” 아무도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다락방에서 흘러나온 피는 이미 두 번째 계단까지 적신 상태였다.
View More검색 결과를 확인한 배찬규는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그래도 믿기지 않는 건지 페이지를 계속 넘겨 보다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나는 몰랐어! 정말 몰랐다고! 나는 임산부는 출산 예정일에만 아이를 낳는 줄 알았어. 강진솔이 출산 예정일보다 일찍 출산할 거라는 걸 아무도 나한테 말해 주지 않았다고!”배찬규는 다시 한번 고진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한껏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강진솔을 내게 돌려주기만 한다면 앞으로 협력 조건은 네가 원하는 대로 제시해! 내가 다 맞춰줄게!”전화기 너머에서 고진후의 욕설과 비웃음이 들려왔다.“협력? 누가 살인범이랑 협력하려고 하겠어? 그리고 하나 더 알려줄게. 너랑 결혼한 박시윤 말이야. 예전에 아이를 여섯 번이나 지웠어. 네가 직접 인터넷에서 확인해 봐. 지금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와 있으니까.”배찬규는 오랫동안 넋을 놓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바로 그때 박시윤이 위층으로 뛰어 올라왔다.“찬규 오빠, 지금 누군가 나에 대한 루머를 퍼뜨리고 있어. 얼른 돈을 써서 여론을 좀 잠재워줘!”배찬규는 미간을 찌푸린 채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했다.해온시 재벌가 도련님들이 실명으로 박시윤이 배찬규와 교제하던 시절, 자신들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낙태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있었다.심지어 그중에는 평소 배찬규와 친형제처럼 지내던 절친들도 몇 명이나 있었다.배찬규는 그 글들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입을 열어 물었다.“그러니까 네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건 여섯 번이나 낙태했기 때문이었어?”박시윤은 마치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창백한 얼굴로 날카롭게 따져 물었다.“지금 그 사람들 말을 믿고 나를 못 믿는 거야? 나를 사랑한다며? 그게 오빠가 말하는 사랑이야?”배찬규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비아냥대기 시작했다.“네가 몸이 좋지 않아서 내가 계속 병원에 가보자고 했을 때 너는 거절했지. 그런데 너는 몰랐겠지. 고진후는 한의학도 공부해서 맥을 볼 줄 알아. 고진후는
고진후는 손가락이 하얘질 정도로 배찬규의 멱살을 움켜쥔 채 계속 비아냥댔다.“배찬규, 너는 강진솔을 모함했을 뿐만 아니라 네가 강진솔을 죽게 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어. 너는 그냥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뿐이야. 네 손으로 직접 아내와 아이를 죽게 했다는 사실을 회피하고 있는 거라고!”“다락방에 있는 시신이 바로 강진솔이야! 강진솔은 아이를 한 명밖에 낳지 못했고, 다른 한 명은 결국 난산으로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채 죽었어!”고진후는 멱살을 놓고 도발하듯 말을 이어 갔다.“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네가 진실을 알게 된 뒤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야. 배찬규, 법의관을 불러서 부검해 볼 자신은 있어? 아니면 그 시신이 정말 강진솔일까 봐 무서워서 그래?”배찬규는 온몸에서 힘이 빠진 듯 휘청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난 후에야 겨우 중심을 잡았다. 배찬규가 다시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였다.박시윤은 이미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스타일의 옷으로 갈아입고 안방에 들어와 있었다.하얀 망사 스타킹을 신은 박시윤은 마치 뼈가 없는 사람처럼 나른한 자태로 배찬규에게 몸을 기댔다.“찬규 오빠, 나 오늘을 정말 오래 기다렸어. 나 드디어 오빠의 여자가 됐어...”그렇게 말한 뒤 눈을 감고 발뒤꿈치를 들어 배찬규에게 입을 맞추려고 했다.그런데 뜻밖에도 배찬규가 스킨십을 거절했다.배찬규는 박시윤을 밀어내며 시선을 이리저리 피했다.“시윤아, 회사에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이 좀 남아 있어. 그래서 오늘 밤은 일단 서재에서 잘게...”말을 마친 배찬규는 곧장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다급해진 박시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옷을 벗어 던진 채 배찬규를 쫓아갔다.하지만 박시윤이 알몸이 된 상태에서도 배찬규는 그저 짧게 당부할 뿐이었다.“밤에는 이불을 잘 덮고 자. 감기 걸리지 말고.”그러고는 몸을 돌려 침실 문을 닫았다.배찬규는 서재로 가는 대신 몸을 돌려 다락방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갔다.드디어 이 모든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러 가는 걸까?배찬규는
배찬규는 기자회견을 열어 환한 표정으로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그리고 인터넷에서 대놓고 서로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돌고 돌아 결국 너야.][나의 종착점도 오빠뿐이야.]배찬규와 박시윤의 동창들도 축하 인사를 남겼다.[둘이 그렇게 죽고 못 살더니 결국은 결혼하네. 축하해!][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인연이라니. 나 다시 사랑을 믿게 됐어.]하지만 고진후가 남긴 댓글의 분위기는 어딘가 동떨어져 있었다.[살아있는 강진솔을 찾은 거야?]배찬규는 오직 고진후의 댓글에만 답글을 달고 그것을 아예 상단에 고정했다.[고진후, 네가 몰래 숨겨둔 여자를 내가 어떻게 찾을 수 있겠어?]배찬규가 남긴 말의 속뜻은 너무나도 분명했고, 그 탓에 고진후의 댓글 아래 온갖 비난과 욕설이 달렸다.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네티즌들은 내가 과거 야외 탐험을 했던 경력까지 다시 들춰내며 온갖 루머를 퍼뜨렸다.[야외 탐험대 사람들은 남녀 관계가 엄청 복잡하다고 들었는데, 혹시 대장 자리도 몸으로 얻어낸 건 아니겠지?][그래서 그때 배찬규가 넘어갔던 거네. 워낙 남자를 꼬신 경험이 많으니까 말이야.]심지어 일부 범죄자들은 그런 자극적인 소문을 이용해 내 얼굴을 AI로 합성한 뒤, 수많은 가짜 영상을 만들어 퍼뜨리기까지 했다.쏟아지는 악의적인 모욕과 비난에 나는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그러나 배찬규는 이를 막기는커녕 직접 악성 루머에 ‘좋아요’까지 눌렀다.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는 배찬규의 얼굴에는 통쾌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강진솔, 언제까지 숨어있을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나는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손을 휘둘렀다. 그러나 내 손바닥은 배찬규의 얼굴을 그대로 통과할 뿐이었고 나는 그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배찬규와 박시윤의 약혼식은 가장 호화로운 호텔에서 진행되었다.그러나 시부모님의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전혀 없었다.예전에 시부모님은 나와 배찬규의 결혼을 극구 반대했다.임신을 준비하던 몇 년 동안, 나는 배찬규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배찬규의 몸이 허약해서 임
벽에 피가 낭자한 흔적과 구석진 곳에 창백한 얼굴로 기괴한 자세를 한 채 쓰러져 있는 내 몸을 본 박시윤은 겁을 먹고 연신 비명을 지르며 배찬규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시윤아, 무서워하지 마!”배찬규는 박시윤을 품에 안으며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쟤들이 나를 속이려고 일부러 가짜 시체를 가져다 놓은 것뿐이야. 강진솔, 이 망할 년이 쟤들이랑 짜고 우리 배씨 가문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했어!”말을 마친 뒤 배찬규는 날 선 눈빛으로 앞에 있는 집사와 고진후를 바라봤다.“나는 내일 바로 강진솔과 이혼할 거야. 우리가 이혼하면 강진솔이 낳은 아이는 배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수 없어. 그리고 너희들! 계속 직장을 다니고 싶다면 강진솔한테 얼른 돌아와서 시윤이한테 사과하라고 해!”“강진솔은 죽었어. 지금 네 앞에 강진솔 시신이 있잖아! 대체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고진후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고진후, 배씨 가문과 고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친분이 두터웠어. 그래서 나도 너와 사이가 틀어지고 싶지는 않아. 강진솔이 그렇게 마음에 들면 너한테 줄게. 하지만 일단 돌아와서 나랑 이혼해야 해!”박시윤의 목소리에서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느껴졌다.“찬규 오빠, 정말 진솔 언니랑 이혼할 거야?”“응! 강진솔을 찾으면 바로 이혼할 거야. 시윤아, 내 신부가 될 준비는 됐어?”박시윤은 쑥스러운 듯 배찬규의 품속을 파고들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지. 나는 오래전부터 준비가 돼 있었다고.”고진후는 바닥에 침을 퉤 뱉었다. 더 이상 이 말도 안 되는 소동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집사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배찬규를 따라 다락방을 샅샅이 뒤지며 내가 도망친 흔적을 조금이라도 찾으려고 애를 썼다.나는 황당하고 가소로울 뿐이었다.내 시신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대체 뭘 찾겠다는 건지.다락방을 구석구석 살폈지만 결국 그들은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구석진 곳에 나동그라져 있던 아기를 인형으로 착각하고 쓰레기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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