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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화

Author: DearStor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30 23:00:47

“오랜만이군, 제2황자.”

황제는 입꼬리를 스르르 올렸다.

“짐이 널 찾느라, 제법 애를 먹었지.”

“폐하…. 몇 번이고 말씀드렸듯, 전 황위를 넘본 적도, 넘볼 생각도 없습니다. 단 한 번도.”

“그 말을 짐이 어떻게 믿겠느냐?”

황제의 눈이 가늘게 찢어졌다. 아주 섬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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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2-35화

    신들의 영역도 인간의 세계도 아닌, 이름조차 없는 허공이 끝없이 펼쳐졌다.벨루알은 그 고요한 어둠 속에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 서 있었다.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은 채 다만 숨을 참은 듯,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그때였다. 신들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졌다. —네루실리아.—무겁고 웅장하며,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을 담은 것만 같은 소리였다.네루실리아는 그 목소리를 외면했다.그녀의 눈에는 오직 하나, 라이엔뿐이었다. 무너진 그의 몸 앞에 무릎을 꿇고,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한 번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신의 생명. 자신이 가진 마지막 것. 그것마저 그에게 흘려보내려 했다.그러나 생명이 그의 몸속으로 채 스며들기도 전에, 인간의 창조주 레아토르가 라이엔을 데려갔다.그제야 네루실리아는 순간 모든 동장을 멈추며 고개를 들었다.“안 돼…! 안 돼…! 레아토르—! 제발… 라이엔을 돌려줘…!”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그녀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자신의 생명 일부가 라이엔에게 흘러든 순간, 신의 본질이 이미 금이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제 온전한 신도, 완전한 인간도 아닌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불완전한 형체로 신들을 마주 볼 수 없었기에, 그녀는 그저 어둠 속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만을 들었다.—어리석은 네루실리아. 너는 신으로서의 규율을 어겼다.——너의 행동으로 인해, 이제 너는 신으로도 인간으로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마땅히 소멸되어야 한다.—“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네루실리아의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이 맴돌았다.라이엔.라이엔을 되살려야 한다. 그것뿐이었다. 신들의 웅장한 선고도, 자신의 소멸도, 그녀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네가 살리려 했던 그 인간 또한 이제 소멸되어야 할 존재가 되었다.—“안 돼…! 라이엔만은… 라이엔만은 살려줘. 내가 사라질게. 내가 대신 소멸될게. 제발….”그녀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가늘게 떨렸다. 신들의 목소리가 잠

  •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2-34화

    라이엔은 그 찰나의 순간, 네루실리아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겼다.그녀의 몸이 그의 뒤로 밀려났다. 한순간에 그녀의눈앞에 그의 등이 가득 들어찼다.그리고—푹.살을 꿰뚫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네루실리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떨어졌다.라이엔의 몸을 관통한 검끝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순간 그녀의 숨이 멎었다.“라이엔!!!!”네루실리아의 절박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큭흐흐흐흐하하..하…아…으윽.”

  •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2-33화

    “오랜만이군, 제2황자.”황제는 입꼬리를 스르르 올렸다.“짐이 널 찾느라, 제법 애를 먹었지.”“폐하…. 몇 번이고 말씀드렸듯, 전 황위를 넘본 적도, 넘볼 생각도 없습니다. 단 한 번도.”“그 말을 짐이 어떻게 믿겠느냐?”황제의 눈이 가늘게 찢어졌다. 아주 섬뜩하게.그는 검을 빼어 들어 검을 라이엔에게 겨눴다. 그의 뒤편 기사들도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형님!”라이엔이 외쳤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 끝은 떨리고 있었다. 손에 쥔 검도 미세하게 흔들렸다.어릴 적엔, 그래도 함께 웃으며 자랐던 사이였다. 무엇보다 황제이기 전에, 그는 분명 그의 형이었다.라이엔은 그 사실 하나 때문에 여태껏 도망쳐 왔다. 싸우지 않기 위해, 피 흘리지 않기 위해.그저 조

  •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2-32화

    ‘나의 네루실리아님이… 저런 하찮은 인간에게…. 그런 눈빛을…?’벨루알은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이름을 붙이기도 전에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일렁임을 느꼈다.들어가고, 어둡고, 낯선 감정이었다.그녀의 손이 그 하찮은 인간 남자의 손을 꼭 잡았다.그 남자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진심이 있었다. 마치 그녀를 전부 품겠다는 듯.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듯.그녀의 미소 하나, 손끝의 온기 하나조차 자신에게만 향하길 바랐던 벨루알은 그 순간 처음으로 깨달았다.그녀는 자신을 저런 눈빛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저 인간만… 없으면… 저 인간을 그녀 곁에서 치워버린다면… 모든 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까?’질문은 곧 답이 되었다. 한순간, 단 하나의 욕망이 모든 것을 잠식했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2-31화

    네루실리아가 말한 ‘잘생긴 인간’이 자신을 뜻하는 건지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라이엔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부디 그렇다고 말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숨길 수 없이 눈빛에 담겨 있었다.“내가 본 인간 중에서는.”“세상엔 잘생긴 인간은 많아요. 그럼 잘생기기만 하면 다—”라이엔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한 채 입을 다물었다.상상도,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살짝 저었다.그리고 조용히 말했다.“라이엔이라 불러주세요, 실리아님.”네루실리아는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라이엔.”네루실리아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l

  •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2-30화

    “짝짓기라니…. 아니, 단어도 왜 하필 짝짓기라는 거예요? 그게 뭔 줄 알고 자꾸 그러는 거예요?!”라이엔이 귀끝이 붉어진 채 외쳤다.“두 인간이 밀폐된 공간에서 옷을 벗는 거?”“그니까–”라이엔은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길게 숨을 내쉬었다.“하아…. 누가 그렇게 알려 줬어요.”“베….”“... 베?”그는 눈썹을 치켜세웠다.하지만 네루실리아는 천사인 벨루알의 이름을 그에게 알려줄 수 없었다.“벨… 아는… 이, 인간이….”그녀의 대답에 라이엔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벨? 여자인 것 같긴 한데… 여자라서 그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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