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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hor: 한미소
고월영의 호응에 강현준은 마침내 모든 이성을 잃어버리고 심연으로 떨어졌다.

그는 거칠게 그녀의 옷을 벗겨냈다.

하얗고 둥근 어깨가 그의 시야에 드러났다.

장기간 전장에 몸담고 있어서 거칠어진 그의 손길이 옷섶을 가르고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고월영은 온몸에 힘이 빠져서 나른하게 그의 몸에 몸을 맡겼다.

“현왕 전하….”

그녀가 신음을 토하듯 그를 불렀다.

강현준은 말랑한 촉감을 꽉 움켜쥐고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괜찮다. 내가 여기 있지 않느냐.”

정말 미치도록 매력적인 목소리에 그녀는 취해버렸다.

“전하….”

두 사람은 동시에 침대로 쓰러졌다.

그의 거칠고 야성미 넘치는 숨결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의 키스는 뜨겁고 거칠지만 동시에 달콤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고월영은 상체를 들고 그의 손길에 호응했다.

눈가에서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 베개로 떨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뭘 하는지, 상대가 누구인지 사실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게걸스럽게 그를 안고 키스하고 그의 열기에 열광했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서 떨어져 목선을 타고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고월영의 손이 그의 머리에 닿았다. 처음에는 밀어낼 생각이었으나 어느새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있었다.

그녀는 제발 모든 것을 가지라는 듯이 그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이분은 현우 오라버니의 형님이신데….

“하아….”

고월영은 무력감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성실한 몸은 그의 침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깜빡할 사이에 옷이 바닥에 내던져졌다.

강현준은 그녀의 품에서 고개를 들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를 바라보았다.

뜨거운 손아귀가 그녀의 가녀린 발목을 잡고 힘껏 벌렸다.

그가 위로 올라탔다.

그냥 맞닿아 있을 뿐인데도 신음이 나올 것 같았다.

고월영은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 눈물이 주르륵 쉴 새 없이 흘렀다.

그녀의 저주스러운 몸은 벌써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꿈틀대고 있었다.

오늘밤이 지나면 그녀는 더 이상 강현우를 마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남남으로 살아가야겠지….

몸은 쾌락에 겨워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처연한 표정으로 울고 있었다.

“현우 오라버니….”

그 말이 비소가 되어 강현준의 가슴을 찔렀다.

시야에 울고 있는 그녀가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가 잡고 있는 발목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망할 약 같으니라고!

그는 갑자기 그녀를 놓아주고 바닥에 떨어진 의복을 주워들고는 침대를 내렸다.

챙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탁자에 있던 꽃병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고월영은 그제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현왕이 깨진 유리조각을 들어 자신의 다리를 찌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피가 뿜어져 나왔다.

“현왕 전하!”

고월영은 겁에 질려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그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저런 식으로 자해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를 내려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몸에서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침대 변두리를 짚고 있던 팔에 힘이 풀리며 그녀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강현준이 다가와서 그녀를 부축했다.

“현왕 전하….”

고개를 들자 현왕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보였다.

시선이 맞닿은 순간 아찔했던 아까의 장면이 다시 눈앞에 그려졌다.

고월영은 흠칫 어깨를 떨었다.

두 사람은 마지막 선만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았을 뿐, 서로의 몸 곳곳을 느끼고 만졌다.

그가 위에 올라타고 밀착해 올 때, 그의 단단하고 뜨거운 그것이 주었던 충격과 촉감이 잊혀지지 않았다.

그가 조금만 더 힘을 주었더라면 아마도….

이제 앞으로 어떤 얼굴로 그를 마주해야 할까?

더 미치겠는 건, 어렵사리 되찾은 의식이 다시 흐릿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몸은 여전히 뜨겁고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지?

또 안고 싶어.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아!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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