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뭐?”
짜증 섞인 그의 말에 진은 괜히 손톱을 바라보다 다시 그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냥 하기 싫어서요. 딱 듣기만 해도 위험할 것 같은데.”
“위험하다고 안 하는 타입이 아닐 텐데. 타말 사막에도 다녀왔다고 들었네”
“소식도 빠르셔라. 전부 다 알고 오신 겁니까?”
“중요한 일에 아무나 쓸 것 같은가?”
“영광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데요.”
사내는 혀를 차며 가만히 진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에 대한 평가같은 걸 들었을때 가장 쓸만 했는데.
공작가와 안 좋은 일이라도 있던건가.
이러면 귀찮아 지는데.
“자네에 대한 경력과 일 처리 방식은 이미 알고 있다. 귀족가의 문제라고 안 하는 게 아니던데”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런 곳은 보호 대상이 죽을 확률이 높지 않습니까.”
“죽는게 문제인가?”
“안 그럼 위약금 물지 않습니까. 실패할게 빤히 보이는데, 제가 굳이 할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가만히 진을 바라보던 사내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벌써 하녀가 암살하려 했다는 말이 돈 건가.
이거, 귀찮게 되었는데.
”공녀가 죽는다고 해도 계약금은 주도록 하지. 공녀가 공작이 된다면, 추가금을 지급하겠다.“
진은 미간을 좁히고 가만히 사내를 바라보았다.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돈도 돈이지만, 이런거면 꼭 뒤탈이 안좋은건데.
아이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왜 굳이 이런 일을 나에게 시키는거지?
“그리고 자네는 나와의 예약은 그녀에게 알리지 마라.”
“알리지 말라는 말은 또 무슨 말 입니까?”
“몰래 호위를 하라는 것이지.”
인상을 찡그린 진은 사내를 바라보다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거, 미친 녀석인 것 같긴 했는데, 진짜 미친 자식이잖아?
몰래 호위를 하라고?
”원하시는 게 뭡니까?“
”공작 저 내의 동향. 그리고 공녀의 계승이다.“
”그쪽도 제정신은 아니시군요?“
짜증 섞인 진의 말에 사내는 툭툭, 제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머리가 빠른 것이, 답답할 일은 없을 것 같고….
공녀가 알아 차리면 더 좋을것 같은데 말이지.
“그리 말해주니 고맙군.”
“더 수상합니다. 안 하겠습니다.”
“조건을 더 주어야 겠군.”
“방금 두번째 거절이었습니다만?”
“추가 금액은…. 그래, 2000골드면 어떤가?”
진은 쯧, 혀를 차며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든 나를 쓰고 싶어 하는건가?
그렇다고 공작가를 들어가는건 너무 위험한데.
이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비싸게 부르면 안부려 먹겠지.
“위험수당은 두 배입니다. 일당은 10골드.“
“좋다. 거기의 두 배를 주지”
입술을 물어뜯던 진은 그의 가려진 얼굴을 한번 째려보았다.
하루에 20골드. 거기다 추가금까지.
싫다는 사람 왜 자꾸 꼬시는 거야?
아씨, 이거 진짜 받아야하나?
그 돈만 받으면 언니랑 둘이서 한적한 곳으로 옮길 수 있을 텐데….
아니, 근데 누구길래 이딴 소리를 하는거야?
“누구신데 그런 의뢰를 하는 겁니까? 그런 돈을 들여서? 저도 알아야 승낙하죠.”
“스피나 가문의 레이먼드”
“이런”
진은 미간을 좁히고 뒷목을 쓸었다.
수도 안의 돈은 전부 저 집 손을 거친다는 말이 있는 가문인데….
그렇다 해도 의도가 분명치 않았다.
스피나 가문이, 파말라 공작가의 동향을?
진짜 왜 그러는 거지?
“하나만 물어봅시다.”
“더 물어 봐도 괜찮네. 자네와 어떻게든 계약을 하고 싶으니까.”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체 왜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진의 얼굴을 본 레이먼드는 입꼬리를 올렸다.
하긴, 내가 굳이 나서서 움직이는게 이상하다고 느끼려나.
이 정도는 알아도 괜찮을것 같은데.
“그녀를 지지함과 동시에 내 개인적인 복수를 하기 위함이지.”
“복수요? 스피나 가문에서, 파말라 공작가에요?”
레이먼드는 여전히 불량한 진을 보다 길게 숨을 골랐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
그게 이 말이었나.
“내 약혼녀를 죽인 것들이 그녀의 곁에 있다. 누구인지 밝혀야 해.”
“약혼녀”
중얼거린 진은 뒷목을 쓸며 시선을 돌렸다.
“그래. 15년 전에 실종된 내 약혼녀.”
레이먼드의 말에 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또 그 사건인건가.
왜 하필….
“아멜리아.”
진은 두 눈을 꾹 감았다.
왜 저들은 아직도 아직도 언니를 잊지 않은 걸까.
벤이 아무말 없이 고개를 돌리자, 헤이든은 성큼 그에게 다가갔다.“어떻게 저에게 까지 깜쪽같이 속이신 거예요!”“그래서, 네가안다고 해서, 지금과 달라질 게 있냐?”“할아버지!”“목소리 낮춰라! 어디서 소리를 키워!”벤의 호통에 헤이든은 두 눈을 꾹 감고 숨을 참았다.손이 차갑게 식고 덜덜 떨리는 것만 같았다.정말 아니어야 했다.진이, 그 애가 지금껏 감춘 것이 그것이 아니어야 했다.아니, 맞다고 해도 할아버지가 이럴 순 없었다.“제발 아니라고 말씀해주세요”“헤이든, 달라질 게 없는 일이다.”“뭐가 달라지지 않는 일인데요. 대체, 뭐가 그대로인 건데요?”“헤이든”그의 말에 헤이든은 마른 세수를 하며 다시 벤을 바라보았다.“진이 이네스 파말라고, 엘리 누님이 아멜리아 라 파말라 인 게, 달라질 일이 아니에요?”한글자씩 꾹꾹 눌러 말하는 헤이든에, 벤은 길에 한숨을 뱉었다.그 애들은 정말, 너무나도 위험했다.당장이고 죽을 수도 있는 아이들.내가 그것을 무시할수 있었을까.“그래서, 누가 보아도 제 집에서 습격 받은 아이들을 제 집으로 돌려 보냈어야 했다는 말이냐?”“그게 아니잖아요.”“난 지금 당장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아이비는 낮게 한숨을 쉬자, 진은 가만히 아이비를 바라보았다.백작이랑 무슨말을 했길래 이러는건지.또 이상한 일이라도 생겼으려나.“무슨 일 있으세요?”“아, 누굴 만날 일이 있는데,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누군데요?”“네이슨 레 하버릭이라…. 들어본 적 있니?”“하버릭 백작 둘째 아들이잖아요”“뭐야, 이런 건 또 잘 아네?”아이비가 놀란 듯 진을 바라보자 진은 어깨를 으쓱였다.그 이름을 여기서 또 듣다니.하긴, 공작가의 가신이니 들을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만.그 놈이랑 엮이면 또 귀찮아지는데.워낙에 원리원칙을 따지는 놈이었으니.“몇 년 전에 하버릭에서 일한 적 있거든요. 2년전이었나….”“어떤 사람이야? 일했으면 잘 알 것 같은데.”“알긴 알죠. 근데 뭐랄까…. 좀 꼴통 이랄까요?”“꼴통?”헛웃음을 보이는 아이비에 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계약때문에 얼마나 싸웠던지.그렇게 원칙 따지면 일은 어떻게 하라는건지.생각 할 수록 짜증나네.“원리원칙 주의자에 사사건건이 시비 거는 인간이에요. 같이 일하다가 화나서 때려 치고 싶었거든요.”“색다르게 정신
“또 뵙습니다. 백작부인”“오는 길은 평안하셨을까요. 공작 영애.”카트린이 웃으며 아이비의 손을 잡자,아이비도 웃으며 그녀의 손을 다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백작부인의 덕분에 무척이나 평안했답니다.”“그랬다니 정말 다행입니다.”아이비는 카트린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발을 옮겼다.브렌트가가 사교계에 발도 못 붙이게 한 건 카트린의 덕이 컸다.율리아가 말을 잘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나를 돕는 것인지.뭐, 좋은 게 좋은 것이겠지.“브렌트 가는 이번에 큰 고초를 겪는다 합니다. 아무래도 브리뉴 왕국과의 교역에 투자자를 찾지 못했으니.”“애석한 일이네요.”아이비의 웃음 섞인 말에 카트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어찌되었든, 간다고 하여도 교역이나 제대로 될지는 모를 일이지요. 워낙에 폐쇄적인 곳이니.”“그러니 왕실에서 백작님께 와인을 하사한 것 아니겠습니까.”주변을 둘러본 카트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자연스럽게 말하다니.영락없는 공작부인인것 같은데 말이지.“칭찬이 과하셔요.”“칭찬은요. 백작님의 노고를 왕실에서 치하 하신 것 아닙니까.”카트린은 미소 띈 얼굴로 아이비의 귓가에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ldqu
아이비는 아리엘과 눈을 마주치자 작게 웃었다.이 녀석들, 그사이에 무슨 재미있는 일을 한건지 모르겠는데.“공작저에도 급한일은 없어. 아리엘도 있으니 네가 걱정할 일은 없을텐데.”“아뇨. 원래 제가 근접 호위 아닙니까. 계약대로 해야지요.”“왜이러는지 모르겠네. 헤이든과 할이야기도 있지 않나?”멀뚱히 다른곳을 바라보는 진에 헤이든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잠깐잠깐 나오는건 공작성 내부의 저희 다른 인력이 있어 가능하긴 했습니다. 아리엘의 계약은 다른 것이니 진이 하는 말도 옳은것이지요.”“또 편들기는. 이리 말하는데 그럼 돌아가지.”아이비의 말에 아리엘은 작게 허리를 숙였다.“헤이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가겠습니다, 먼저 마차에 계시지요.”“그래. 먼저 가 있겠네.”아이비를 따라 가는 진의 뒷모습에 헤이든은 입안을 다셨다.평소랑 비슷한데, 묘하게 거리를 둔 단 말이지.진짜 그날 일이라도 생각하는 건가.장난친 거 아니 었나?대체 무슨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단 말이야.“쟤 뭐 사고친거 아니지?”“딱히. 사고 라고 할만 한건 델란 백작영애를 울린 정도?”“근데 쟤 상태가 왜저런지 모르겠네.”아리엘은 가만히 진과 헤이든을 번갈아 보다 헤이든의 앞을 가렸다.그
헤이든의 말에 진은 고개를 내저었다.혹여나 누군가 알아볼 수도 있었다.언니도 오고 싶겠지만, 아이비의 호텔이라고 하면 거절하겠지.아직도 겁을 먹고 있을 테니.“아서라. 코앞인 것도 아니고, 마차로 와야 하잖아.”“그래도 올만하지. 정원만 한번 볼 건데 뭐 어때?”“하지만….”진은 쓰게 웃으며 숨을 크게 들이마졌다.혹여나 동선이 겹친다면 들킬 수도 있었다.초상화도 없는 나와는 달리, 공작부인의 처소에 있는 초상화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언니였으니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기도 했고.“아냐. 괜찮아.”“공녀님한테 안 들키게 오면 되지. 걸려서 혼날까 봐 그러냐?”“참나, 작당모의도 아니고 무슨”진의 웃음에 헤이든도 덩달아 웃으며 진의 어깨에 팔을 걸치자, 진은 슬적 그의 팔을 빼며 목을 돌렸다.“뭐야?”“아니 뭐….”헤이든은 가만히 진을 보다 다시 웃으며 진의 앞으로 가 뒤를 돌아 진과 눈을 마주쳤다.어색하게 시선을 돌리는 진에 헤이든은 입을 다시며 뒷목을 쓸었다.얘가 왜이러는 건지 감도 안잡히네.“어릴 때 이런 장난 많이 했잖아. 누님도 보면 좋아 할 테니까 하자”“그래도….”“안들켜. 걱정마.”“아,
“제법 볼만하군. 같은 호텔이라고 해도 아무도 안 믿겠어.”아이비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이전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제법 괜찮단 말이지.높은 천장과 거대한 샹드리에. 그리고 이곳에 석상과 그림까지 올라간다면 제법 웅장할 것같고.“공녀님의 마음에 드시니 다행입니다.”“마음에 안들었으면 다 갈아 엎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말이야.”“저도 그걸 걱정 했었습니다.”헤이든의 대답에 아이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자리를 옮겼다.이정도까지 만드느라 헤이든이 고생을 했겠지.따로 수당을 더 챙겨 주어야 하려나.“자네가 꽤나 고생 했겠어”“아닙니다. 일전에도 말씀 드렸다 시피, 전부 돈이니까요”아이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진을 흘겨 보았다.딴청을 피우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진에, 아이비는 픽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이쯤이면 깐족 거리며 한마디를 얹었을 텐데.싸운 건가? 애들도 아니고.정말 둘이 무슨 일이 있었나?“따로 자네에게 설명을 들을건 없을것 같고.”“나머지 객실은 어떻게 안내를 해 드릴까요?”아이비는 고개를 저으며 아리엘과 눈을 마주쳤다.“아리엘과 함께 둘러 볼 터이니 자네들은 쉬고 있게.”“알겠습니다. 그럼 좋은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d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