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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Author: 청연
대청 안, 소명남은 서경수를 본 순간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그는 그날 밤에 보았던 구황자 전하가 이런 생김새가 아니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구황자 전하는 성이 서씨도 아닌 듯했다.

이 서 대인이라는 자는 겉모습이 온화하고 수려한 데다 몸에 걸친 의복과 장신구도 귀티가 흘러넘쳐, 보기에는 구황자 전하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이 서 대인이라는 사람도 혹시 설아를 연모하는 자는 아니겠지? 제 발로 직접 찾아오기까지 하다니, 쯧쯧.'

어쩐지 설아가 원태준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했다. 그저 용모와 기품만 보아도 원태준과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는 사내였다.

“서 대인, 차를 드시지요. 누이동생이 곧 올 것입니다.”

소명남이 넌지시 떠보며 물었다.

“서 대인께서는 춘추가 어찌 되시는지요? 혼인은 하셨습니까? 댁은 어디십니까?”

서경수는 길게 뻗은 눈매를 살짝 깜빡이며 그가 단단히 오해했음을 금세 알아차렸다.

그는 굳이 해명하지 않고 오히려 솔직하게 대답했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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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8화

    “현정아, 그래도 여전히 화친왕에게 시집가겠느냐?”설현정이 단호하게 대답했다.“태후 마마, 시집갈 것입니다. 반드시 시집가서 궁에서 돌아가신 설비 고모님의 죽음에 얽힌 진상을 밝혀내고, 고모님의 원수를 갚을 것입니다!”태후가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널 헛되이 키우지 않았구나.”설현정이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태후 마마, 아까 용비 마마께서 소씨 가문 큰 아가씨를 화친왕의 측비로 삼으려 했습니다만…”태후가 무심한 눈빛으로 설현정을 바라보았다.“측비란 그저 신분이 조금 더 높은 첩일 뿐이다. 네가 충분히 휘어잡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설현정이 무언가 더 말하려 하자, 태후가 말을 끊었다.“현정아, 설씨 가문에서 네게 가르친 법도를 설마 잊은 것이냐?”황가에는 진정한 정이란 없었다. 남녀 간의 정을 결코 최우선으로 여겨서는 안 되며, 설씨 가문의 여인이라면 마땅히 가문의 이익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했다. 가문이 번성해야 개인도 평안할 수 있는 법이었다.“소씨 가문 측비가 물러난다 한들 설씨 가문이나 왕씨 가문에서 측비가 또 들어오기 마련이다. 설마 화친왕이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살기를 바란 것이냐? 더군다나 소설아는 신분도 배경도 없는데, 감히 네 위로 기어오를 수 있겠느냐!”설현정은 억울함을 삼키며 입을 꾹 다물었다.가랑비가 실처럼 내려 궁궐의 기와 위로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 그사이 소씨 가문의 세 자매는 가마에 올라 궁을 나섰다.“설아 언니, 용비 마마께서 무슨 말씀을 그리 오래 하셨어요?”소명지가 물었다.소설아는 고개를 숙이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용비 마마께서 나를 화친왕 전하의 측비로 삼고 싶다고 하셨단다.”소명지는 손에 감긴 붕대를 만지작거리며 짓궂게 웃었다.“설아 언니, 내가 정혼만 하지 않았어도 그 측비 자리가 누구 차지가 되었을지 모를 일이네요.”소설아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소명지를 힐끗 보았다.“고맙다, 명지야.”오늘만큼은 정말 소명지에게 고마워해야 마땅했다. 소명지가 태자빈과 설현정의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7화

    전각 밖으로 나온 뒤에야 소명주는 비로소 소명지와 단둘이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명지야, 언행을 좀 신중히 하거라. 되도록이면 입을 다물고 있으란 말이야.”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던 소명주는 마음 같아서는 바늘과 실로 소명지의 입을 꿰매 버리고 싶었다.“너 이번에 태자빈 마마를 제대로 노엽게 만들었어.”소명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태자빈이 용비 마마보다 신분이 높은 것도 아닌데 언니는 뭐가 그리 두려우세요? 용비 마마께서 저를 예뻐해 주시니 분명 절 도와주실 거예요.”소명주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태자빈 마마의 신분이 용비 마마보다 훨씬 더 높아!”소명지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예? 태자빈 마마의 신분이 용비 마마보다 높단 말이에요?! 어머나, 그럼 이제 어쩌면 좋아요?”소명주는 이마를 짚었다. 이 어리숙한 아이는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이미 일을 저질렀으니, 이제 우리는 꼼짝없이 용비 마마쪽 사람이 된 셈이야.”소명주는 이제 설현정에게 의지하려던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 먼저 다가간다 한들 설현정이 자신을 믿어 줄 리 만무했다.태자빈이 트집을 잡더라도 그저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삼황자가 즉위할 때까지만 버티면 될 일이었다…*태자빈은 설현정을 데리고 태후의 처소로 돌아왔다.“어찌 이리 일찍 돌아왔느냐?”태후가 설현정에게 손짓했다.“이번에는 용비가 너를 괴롭히지 않더냐?”설현정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태후 마마께서 보살펴 주신 덕분에 용비 마마께서 제게 무척 잘 대해 주셨습니다. 다만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들고양이 한 마리가 용비 마마의 얼굴을 할퀴고 말았습니다.”태후가 눈을 가늘게 떴다.“오, 후궁에 들고양이가 돌아다닌단 말이냐? 상처는 얼마나 심하더냐?”설현정은 아쉽다는 듯 턱 아래에 손가락 하나 길이만큼의 거리를 가늠해 보이며 웃었다.“이쯤에 손가락 하나 길이 정도의 상처가 났습니다.”태후가 말했다.“상처가 그리 깊지 않다니 다행이구나. 참, 원 상궁은 어디 있느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6화

    태자빈이 이토록 참을성이 없어 벌써 허점을 드러내다니… 감히 제 사람들을 처벌하려 들다니!“태자빈 마마, 신첩의 사람들을 모두 벌하시면 신첩은 누구의 시중을 받으란 말씀이십니까?”태자빈이 미소를 지었다.“용비 마마, 염려 마십시오. 내무부에는 사람이 넘쳐나니, 원하는 인원수 만큼 얼마든지 배정해드리겠습니다.”궁인이 소명지의 상처를 씻어 내자, 소명지는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용비를 두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태자빈 마마, 새로 온 이들은 용비 마마의 성정을 잘 모르니 필시 제대로 모시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요광전의 하인들은 당연히 용비 마마께서 벌하셔야 할 터인데, 태자빈 마마의 이러한 처사는 월권이 아니겠습니까?”태자빈은 이미 소명지의 횡설수설에 익숙해져 있었다.“용비 마마께서 다치지 않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전 그저 용비 마마가 마음이 약해 차마 사람을 벌하지 못할까 염려했을 뿐입니다. 이 궁궐에서 악독한 하인이 주인을 능멸하는 일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악독한 하인이 주인을 능멸하는 것은 총애를 받지 못하는 주인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용비처럼 총애를 받는 이를 감히 누가 업신여기겠는가?태자빈의 얕은 수작 따위는 용비의 안중에도 없었다.“걱정을 해 주시려거든 황후 마마께서 하셔야지요. 신첩은 태자빈 마마께 감사드릴 따름이니, 태자빈 마마와 설 아가씨는 이만 돌아가시지요. 저는 몸이 불편하여 두 분을 더는 대접하지 못하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물러가라 손짓했다.설현정이 물러났다. “용비 마마, 물러가겠습니다.”태자빈과 설현정이 떠난 후, 태의가 도착했다.용비의 상처는 보기에는 흉측했지만 턱 아래에 집중되어 있어, 나중에 상처가 아물면 분을 살짝 발라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태의는 약을 처방하고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한 뒤 물러갔다.상처를 소독하고 지혈까지 마치자 용비도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녀는 서둘러 궁인들에게 고양이를 잡으라고 재촉하는 대신 소명지를 바라보았다.“명지야, 날 구해줘서 고맙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5화

    고양이에게 할퀴어진 용비의 턱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남았고, 뼛속까지 저려 오는 듯한 통증이 밀려들었다.“어째서 이런 일이! 당장 태의를 불러오너라!”“저 짐승을 당장 잡아라!”순식간에 요광전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방 어멈은 어린 궁녀들에게 고양이를 잡으라고 소리치는 한편, 다른 이들에게는 서둘러 태의를 불러오라고 재촉했다.검은 고양이는 서너 번 펄쩍 뛰어오르더니 장식장 위에 올라앉았다. 금빛 눈동자에 사악한 기운을 번뜩이며 전각 안의 사람들을 오만하게 내려다보았다.소명지가 몸을 날려 막아선 덕분에 용비의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 턱 아래로 검지손가락 길이쯤 되는 깊은 상처가 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에 베인 듯 붉은 핏방울이 솟구쳐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은 마치 붉은 핏줄기가 흐르는 듯했다.“조심해라! 저 짐승이 또 할퀴려 든다! 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저 짐승을 잡아라! 반드시 가죽을 벗기고 뼈와 힘줄을 모조리 끊어 버릴 테다!”전각 밖에서 다시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검은 고양이는 쫑긋거리던 귀를 움직이더니 발톱을 휘두르며 사납게 할퀴어 댔다. 그러고는 바닥으로 뛰어내려 침전 쪽으로 달아났다.궁인들이 황급히 침전 안으로 뒤쫓아 들어갔지만, 고양이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전각 밖 숲속에서 원 상궁은 손에 쥐고 있던 나뭇잎을 툭 던져 버리고는 해우소로 가는 길목에서 기다렸다.잠시 후, 태자빈이 설현정을 데리고 걸어 나왔다.평범한 생김새에 궁녀 복장을 한 원 상궁은 군중 속에 섞이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희미했다.그녀가 앞으로 나서며 예를 올렸다. “태자빈 마마, 설 아가씨.”태자빈이 그녀를 힐끗 보았다. “일은 잘 끝났느냐?”원 상궁이 대답했다.“잘 처리했습니다.”태자빈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설현정의 손을 잡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 들어가서 어떻게 되었는지 보자꾸나.”요광전 안은 아까처럼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궁인들은 바닥에 떨어진 찻잔과 그릇 조각을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4화

    “언니도 방금 보셨잖아요. 제가 용비 그 여우 같은 사람에게 사실대로 말했는데도 믿지 않더라고요. 어쩜 그렇게 고집이 센지, 제 말은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더라니까요!”태자빈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소설아를 너무 얕봤구나! 감히 저토록 뻔뻔하게 나올 줄이야!”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게다가 소명지라는 아이는 그야말로 바보 천치더구나. 현정아, 안심하거라. 내가 저것들이 뜻을 이루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 방법을 써서 저들의 실체를 드러내면 그만이다. 용비가 이토록 어리석을 줄은 몰랐구나.”설현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 상궁 쪽은요?”태자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비가 지난 세월 동안 황제의 총애만 믿고 안하무인으로 굴었는데, 이런 상황도 이제 끝낼 때가 되었다.”용비는 그저 잘생긴 얼굴 하나만을 믿고 설치는 것에 불과했다. 그 얼굴만 망가뜨리면, 무슨 수로 황제를 홀릴지 두고 볼 일이었다.“우리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 좀 쐬자꾸나. 원 상궁 쪽은 알아서 잘 처리할 게다.”두 사람이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자, 소명지가 말했다. “용비 마마, 사람을 보내 설 아가씨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너무 슬퍼서 쓰러진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요. 설 아가씨도 참 투기가 심하네요. 전하께서 겨우 측비 한 명을 들이시겠다는데 반응이 저리 격하다니요. 설마 전하와 평생 단둘이 해로하기라도 바라는 건 아니겠지요?”소명주는 더는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용비 마마, 소녀도 잠시 자리를 비우고 싶습니다.”용비는 어린 궁녀에게 소명주를 안내하라고 시키려 했다. 하지만 소명주는 곧장 떠나지 않고 소명지를 바라보며 물었다.“명지야, 나와 함께 가지 않겠느냐?”소명주는 더 이상 소명지가 함부로 입을 놀리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먼 훗날 삼황자가 즉위하면 태자빈은 궁에서 쫓겨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겠지만, 지금의 태자빈은 엄연히 높은 지위에 있어 자신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상대였다. 삼황자가 황위에 오르기도 전에 태자빈의 손에 먼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3화

    추영우가 떠난 뒤, 소설아는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러고는 태자빈을 슬쩍 살펴보았다.태자빈은 갓 스물을 넘긴 나이로, 이목구비가 설현정과 어딘가 닮아 있었다. 어릴 적부터 같은 교육을 받으며 자란 탓인지 단정하게 앉아 있는 자세마저 비슷했다. 다만 태자빈은 수양과 인내심 면에서 설현정보다 한 수 위였다.평국공 설씨 가문의 여식들은 어려서부터 떠받들려 자란 탓에 오만함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었다. 남을 억누르는 방식 또한 신분을 내세워 상대를 찍어 누르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신분에 유독 집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설현정이 추영우의 혐오를 뻔히 알면서도 화친왕비라는 자리를 기어코 놓지 못하는 이유 역시 바로 그 때문이었다.소설아가 보기에, 태자빈 역시 두려워할 상대가 못 되었다. 소명지처럼 뼈 있는 말을 못 알아듣고 상황 파악도 못 하는 얼간이를 만나니, 태자빈조차 허둥지둥 대지 않는가. 실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꼴이었다.하지만 소설아가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대체 설현정의 그 '불임약'이 어디서 났느냐는 것이었다. 현재 태자에게는 두 딸과 태자빈이 갓 낳은 아들뿐이었다. 그 두 딸조차 총애받지 못하는 시첩의 소생이었다. 반면 태자의 세 측비는 모두 회임조차 하지 못했다. 소설아는 그 불임약이 틀림없이 태자빈의 손에서 나왔을 것이라 강하게 의심했다.머지않아 당유화가 태자에게 시집가 측비가 될 터였다. 그녀가 출가하기 전에 꼭 한 번 만나, 반드시 태자빈을 몹시 경계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어야겠다고 다짐했다.“다들 다과 좀 드시지요.”용비가 소명지의 손을 잡고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명지야, 넌 동생인데 어찌 이리 일찍 정혼을 한 게냐? 참으로 아쉽구나. 정혼만 안 했어도 내 널 며느리로 삼았을 텐데.”그 말에 소명지는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소설아를 힐끗 쳐다보았다. 소설아는 자신이 보국공 가문의 작은 공자를 놓친 걸 뼈저리게 후회할 거라고 했지만, 후회는 무슨 얼어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4화

    대청에서 나온 소설아는 거처를 새로 옮겼다.그 연놈이 더럽힌 곳에는 단 한 발자국도 들여놓고 싶지 않았다.이 후부도 이제는 더는 머물 곳이 못 되었다. 하지만 조정의 법도상 여인은 홀로 호적을 가질 수 없으니, 혼인도 하지 않은 몸으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후부를 떠나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했다.소설아가 하녀들을 시켜 이삿짐을 옮기게 하고, 거처를 옮긴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소명주의 시녀가 찾아왔다. "큰 아가씨, 둘째 아가씨께서 노비를 보내 물어보라 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이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3화

    "소명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있느냐?!"민씨는 염주를 쥔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주었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소명주는 민씨의 표정에 겁을 먹었다."어머니, 제 설명을 들어보십시오…"민씨는 무의식적으로 소설아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으나 허공만을 휘저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민씨는 소설아가 오늘따라 왜 저러나 싶었다.'후부의 세자가 기녀를 아내로 맞겠다는데, 이토록 큰일 앞에서 소설아가 이토록 침착하다니?''가장 격렬하게 반대해야 할 사람은 바로 소설아가 아닌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2화

    "아버지, 어머니, 소자는 평생 임현 낭자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습니다!""임현 낭자가 비록 춘란원(春欄院)의 기녀라 하나 몸가짐이 깨끗합니다. 경성의 수많은 귀공자가 그녀를 위해 천금을 아끼지 않았으나, 그녀는 오직 소자 한 사람만을 허락했습니다.""부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허락해 주십시오!""만약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내년 과거 시험에도 응시하지 않겠습니다!"소설아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었다.'오라버니는 여전히 이토록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고작 기녀 한 명 때문에 과거 시험을 담보로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1화

    "형부… 서두르지 마십시오…""내가 어찌 서두르지 않겠느냐, 곧 있으면 네 언니가 올 텐데…"바람이 등나무 꽃을 흔들며 고요한 연못에 파문을 일으켰다.소설아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꿈속에서 그녀는 아직 시집가기 전이었다.그녀는 침실 문 앞에 서서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탕한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자세히 분별하지 않아도 안에 있는 남녀가 자신의 정혼자 원태준과 동생 소명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녀의 정혼자와 동생이, 그녀의 침실에서, 그녀의 침대 위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침실 안의 목소리는 마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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