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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청연
민씨는 소명주의 명예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원태준과의 혼사는 소설아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춘경원에서 나오자, 소명주가 소설아를 불러 세웠다.

"언니."

소명주가 한 걸음 다가서며 탐색하는 눈빛으로 소설아를 바라보았다.

"언니, 태준 오라버니를 마음에 들어 하더니, 어찌 그리 쉽게 포기하시는 겁니까? 설마 화가 나서 하는 말은 아니겠지요?"

그녀는 소설아 역시 회귀한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지난 생에서 소설아는 이 혼담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겼었다. 원태준의 어머니가 소설아를 극도로 싫어함에도 소설아는 기어이 원씨 가문에 시집가 원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려 했으니까.

'그런데 이번 생에서는 어찌 이리 쉽게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일까?'

소설아는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대꾸했다.

"내가 그를 버린 거지, 그가 나를 버린 것이 아니다."

소명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밀당을 하고 있는 모양이군.'

"그럼 언니는 태준 오라버니가 와서 잘못했다고 빌기를 기다리십시오."

'원태준이 직접 찾아오나 봐라, 그가 과연 너에게 잘못을 빌지!'

그녀는 생각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회귀할 수 있겠어? 오직 나만이 하늘의 보살핌을 받는 유일한 여자야.'

"언니, 너무 튕기지 마십시오. 그러다 태준 오라버니를 정말 화나게 해서 떠나보내기라도 하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원씨 가문처럼 좋은 가문은 다시 못 구할 겁니다."

소설아는 원태준을 사모하고, 원태준은 오직 그녀만을 마음에 두고 있다.

소명주의 몸에서 알 수 없는 우월감이 피어올랐다.

소설아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니 참 재미있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신경 끄거라."

소설아는 기가 찼다. 회귀를 하였음에도 소명주는 여전히 이리도 철이 없었다.

'겨우 내 혼담을 빼앗고자 제 평판을 스스로 더럽히는 우를 범하다니.'

조금도 나아진 게 없었다.

미래를 알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 실속을 챙길 생각은 못 하고 말이다.

소명주의 의기양양한 뒷모습을 보며 소설아는 계산을 마쳤다. 도자기도 어느 정도 바꿨으니, 이제 이 후부의 안살림도 넘겨줄 때가 되었다.

그녀는 소명준과 기녀의 혼례 준비를 맡고 싶지 않았다.

"일러두어라. 오늘부터 각 처소의 제비집은 전부 끊고, 매일 지급되는 분량도 절반으로 줄이고, 주인의 월급도 절반으로 깎거라. 누가 이유를 물으면 집안에 돈이 떨어졌다고 답하거라."

다음 날 아침, 큰 주방에서 돌아온 채홍이 분한 표정으로 소명주에게 고했다.

"둘째 아가씨, 큰 주방 놈들이 아주 안하무인이 따로 없습니다! 아가씨께서 매일 드시던 제비집 죽을 끊어버리고, 관리 부인이 오늘부터 아가씨의 배급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합니다."

"큰 주방에서 말하길, 앞으로 배급량 외의 물건이 필요하면 직접 은자를 가져와 사라고 하더군요."

소명주는 속으로 비웃었다.

'화가 안 났다더니, 이렇게 복수를 하는구나!'

"걱정 말거라. 은자를 가져가서 사면 그만이다."

같은 시각, 민씨의 처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춘경원에서 민씨의 곁을 지키는 큰 하녀 설강이 허리에 손을 얹고 앞의 어린 하녀를 꾸짖고 있었다.

"오늘 제비집은? 시간이 몇시인데 아직도 안 끓인 것이냐?"

"설마 너희들 중에 누군가 꾀를 부리며 몰래 먹어치운 건 아니겠지?!"

"설강 언니, 저희가 감히 어떻게 몰래 먹겠습니까. 큰 아가씨 처소에서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제비집은 일절 없답니다. 아, 그리고 과일도 끊겼다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어린 시녀가 식기를 내밀며 덧붙였다.

"앞으로는 분례며 반찬, 얼음까지 몽땅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랍니다."

설강이 식기를 받아 들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 됐다, 너랑 말해봤자지. 내가 이따가 직접 큰 아가씨께 가서 따져봐야겠다."

점심때가 되어 민씨는 식사를 기다렸다.

설강이 식기를 열어보고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민씨의 규격대로라면 한 끼에 고기 반찬 셋, 채소 반찬 셋이 올라와야 하는데, 불교를 믿어 채식만 하는 민씨를 위해 보통 여섯 가지 채소 요리가 나왔다.

민씨는 고기는 안 먹지만, 이 채소 요리들은 반드시 닭 육수나 소 골수, 햄으로 우려낸 진한 육수로 조리해야 했고, 고기는 없어도 그릇마다 기름기가 자르르 흘러야 하는 법이었다.

오늘 올라온 찬이라곤 고작 세 가지뿐이었는데 정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찐 가지에 삶은 오이, 데친 청경채가 전부였다. 기름기 하나 없이 맹물에 둥둥 떠 있는 꼴이, 그저 설거지통 물보다 더 맑고 투명하여 그릇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지경이었다.

상에 놓인 음식을 본 민씨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무엇이냐?"

설강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부인님, 노여워 마십시오. 당장 가서 따져보고 오겠습니다. 주방에서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민씨는 염주를 굴리며 나직이 "아미타불"을 외웠다.

"어서 다녀오너라."

설강은 먼저 큰 주방으로 향했다가 그것이 소설아의 지시임을 확인하고는 곧장 의란거(倚蘭居)로 들이닥쳤다.

"큰 아가씨, 오늘 부인님 쪽의 배급량이 뭔가 잘못되었습니다."

소설아는 담담히 대꾸했다.

"마침 잘 왔다. 돌아가서 부인님께 전하거라. 후부의 예산이 부족하니 앞으로 각 처소의 배급량은 전부 절반으로 줄일 것이다. 하녀와 머슴들도 그렇게 많이는 필요 없으니, 부인님께 명단을 추려 인원의 절반은 내보내라고 하거라."

그 말에 설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연중에 각 지방의 장원 관리인들이 소작료를 막 바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은자가 부족할 리가 있습니까! 또한 아가씨의 향료 가게에서 벌어들이는 은자가 얼마인데, 저를 속이려 하십니까!"

소설아의 눈매가 살짝 휘어졌다.

민씨의 사람은 주인 앞에서 삿대질을 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노비라는 자칭조차 쓰지 않았다.

지난 생에서 소설아는 굴욕적으로 살았기에 민씨 곁의 하녀도 제멋대로 굴며 그녀를 무시했고, 민씨의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도 그녀는 감히 단속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소설아는 그들을 차갑게 훑어보았다.

"끌어내서, 뺨을 쳐라."

지난 생에 소설아에게 빚을 졌던 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유 어멈이 번개처럼 달려들어 설강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고, 설강은 정신이 멍해졌다.

'큰 아가씨가 감히 어떻게?!'

'난 부인님의 총애를 받는 큰 하녀로서 부인님의 체면을 대변하는 존재이기에 명주 아가씨조차 나를 예우해 주거늘. 큰 아가씨가 감히 날 때리다니!'

분하고 억울해서 몸이 떨렸다.

"나가거라. 다음에 내 앞에서 입을 열 때는 먼저 예의부터 배워서 오고."

단이가 즉시 그녀를 쫓아냈다.

"패를 가져오거라. 삼천삼백 냥을 인출해서 향료 가게의 장부를 정리하거라."

후부는 향료 가게에서 향을 가져다 쓰면서 돈을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향료는 값이 비싼데, 특히 민씨가 쓰는 단향은 빙편이 첨가되어 한 냥에 은자 열 냥이나 했다.

민씨는 매일 향을 피우니 한 달에 적게는 수백 냥, 많게는 천 냥이 넘게 나갔다.

후부는 늘 외상으로 가져가고는 갚지 않았다.

이 삼천 냥으로 향료 가게의 빚을 다 갚을 수는 없겠지만, 천천히 갚아나가면 그만이기에 상관없었다.

망해가는 배에도 쇠못은 남는 법, 후부가 몰락했다 해도 아직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재산은 있었다.

"예."

유 어멈은 대답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후부에서 향료 가게에 대금을 치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혹여나 큰 아가씨가 마음을 바꿀까 봐 조마조마했던 것이다.

한편, 설강이 매를 맞았다는 소식을 들은 소명주는 몰래 민씨의 처소로 향했다.

"설강아, 이 약 좀 바르거라. 여자는 얼굴이 제일 중요한데, 언니는 어찌 이리 잔인하게 얼굴을 때린 것인지."

소명주의 다정하고 선한 모습이 소설아의 모질고 매정한 성격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둘째 아가씨, 감사합니다."

설강은 약을 받아 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가엾게도, 잘못을 했더라도 공이 있는 사람이고, 어머니를 봐서라도 이렇게 때려선 안 되는 건데."

소명주는 부드러운 말투로 덧붙였다.

"참, 어머니께선 뭐라 하시더냐?"

설강이 나직이 속삭였다.

"부인님께서 무척 화가 나셨습니다."

소명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래, 내가 들어가서 어머니를 달래보마."

민씨의 얼굴은 잔뜩 어두워져 있었다.

"어머니, 언니가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소명주가 민씨의 등 뒤로 다가가 살며시 어깨를 주물렀다.

소설아의 갑작스러운 돌변에 민씨는 미간을 찌푸린 채 몹시 짜증스러워했다.

소명주는 민씨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어머니, 후부의 안살림이라면 저도 맡을 수 있습니다."

지난 생에 그녀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몰락한 줄 알았던 후부는 화려했고, 하인들은 후부의 번영이 모두 소설아의 공이라고 수군거렸었다.

'소설아 같은 계집이 대체 무슨 큰 공을 세웠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소설아만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면, 나의 관리 하에 후부는 분명히 더욱 찬란하게 빛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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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영우가 고개를 들었고,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긴 속눈썹에 가려져 서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집안 어른도, 남자 형제도 오지 않고 어린 낭자만 보낸 걸 보니, 오라버니와 사이가 아주 각별한 모양이구나.""전혀 그렇지 않습니다."소설아가 덤덤하게 미소 지었다."오라버니와 저는 사이가 아주 나쁩니다. 틈만 나면 저를 구박하고 매질하곤 했으니까요."추영우는 순간 멍해졌다.예상치 못한 대답에 준비해둔 말이 막혀버렸지만 그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방식을 바꾸면 인간 본연의 어두운 면을 끌어낼 수 있었다."그렇다면 원래는 오고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8화

    연서의 꼴을 보는 순간 소설아는 소명준이 도박을 하다 사고를 쳤음을 직감했다.그녀는 모르는 척 물었다."무슨 일입니까?"민씨가 바닥에서 떨고 있는 연서를 가리켰다."저 화근 덩어리가 네 오라버니를 도박장으로 꾀어냈단다! 결국 금의위에게 잡혀가게 만들었어!"조정에서 막 도박 금지령을 내린 터라 기존 도박장들은 문을 닫았으나, 몰래 영업하는 대담한 곳들이 있었다.소명준은 하필 운 나쁘게 금의위 순찰에 걸려 잡혀간 것이었다.위원후가 이를 갈며 분노했다."그 못난 놈, 좀 빨리 도망이라도 치지! 연서 저놈은 도망쳐 나왔지 않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2화

    의란거에서.소설아는 난초를 돌보고 있었다.그녀는 이 난초가 전생에 전설로 불리던 '녹운'임을 확신했다.그녀의 정성 어린 보살핌 속에 난초는 다시 싹을 틔웠고, 이 싹이 자라면 옮겨 심을 수 있을 것이었다.그때가 되면 이 난초 화분은 아주 큰 역할을 할 터였다."오늘은 물고기 전골을 준비하거라. 물고기를 푹 고은 뒤 물고기는 건져내고 다시 물고기 머리를 넣어 끓여라. 두부, 부드러운 쇠고기, 건두부, 죽순을 곁들이고 찍어 먹을 고추장을 준비하거라. 그리고 닭고기 냉채도 한 접시 내오너라. 닭고기는 너무 푹 삶지 말고 고추기름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1화

    "방을 예약한 것은 명주이니 저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면전에서 물어보자고 제안한 것도 명주이니 그 또한 저와는 무관합니다."소설아는 여전히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사실을 읊었다.그 말에 위원후는 멍해졌다.예전에는 모든 일을 소설아가 도맡아 했기에 당연히 오늘 방 예약도 소설아가 했을 거라 짐작했던 것이다.'참, 그러고 보니 이제 안살림은 명주에게 넘어갔지.'입술을 맞아야 한다면 확실히 소명주가 맞아야 했다.두 하녀는 위원후의 명을 기다리며 제자리에 서 있었다.위원후는 잠시 침묵에 빠졌다.소설아가 일깨워주었다."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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