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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작가: 강노을
이람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수란은 그런 이람이 늘 걱정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이람은 좀처럼 하지 않던 설명을 덧붙였다.

[나, 강제헌 씨랑 이혼했어요.]

수란은 깜짝 놀랐다.

“사모님이랑 대표님이 이혼하셨다고요? 사모님은 그렇게 대표님을 사랑하셨잖아요...”

[네, 했어요.]

이람은 담담했다.

수란은 곧 마음을 추스렸다. 이람의 선택을 이해 못 할 이유는 없었다.

굳이 이해하려 들 것도 없었다.

수란은 제헌이 이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일방적인 감정에는 애초에 ‘왜’ 같은 이유가 필요 없었다.

“그럼 대표님... 정말 그 하유리 씨랑 결혼하시는 건가요?”

말을 꺼내고 나서야 수란은 자신이 너무 무례했다는 걸 깨달았다.

“죄송해요. 제가 괜한 말을...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몰라요.]

‘그 사람의 마음은... 내가 3년을 안고 있어도 따뜻해지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통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서로 더 할 말도, 들을 말도 없었다.

...

전화를 끊은 뒤, 이람의 머릿속에 유리가 떠올랐다.

제헌을 알기 전부터, 이람은 유리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리가 제헌의 첫사랑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결혼하고 나서였다.

유리를 알게 된 계기는 단순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유리는 이람의 이모 심혜영과 관련이 있었다.

이람의 어머니 심혜주가 사고를 당한 뒤, 외삼촌 심기정은 해외에 정착했고, 심혜영이 외할아버지가 일군 가업을 이어받았다.

그러던 중,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심혜영은 유리의 아버지를 사랑하게 되었다.

맹렬한 사랑이었다.

유리의 어머니는 아이 셋을 남긴 채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심혜영은 단호하게 하씨 집안으로 시집갔다.

그때의 하씨 집안은 H시에선 유명하지 않은 작은 기업 하나를 소유한 것이 전부였다.

심혜영은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하씨 집안에 쏟아부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HT그룹이다.

몇 년 사이, HT그룹은 H시 재계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대기업이 되었다.

유리는 자연스레 재벌가의 정통 금수저가 되었다.

심혜주가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람은 이모인 심혜영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심혜영이 하씨 집안으로 시집간 후에도 둘은 자주 만났다.

이람은 심혜영을 친엄마처럼 의지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람이 제헌과 결혼한 이후, 심혜영의 태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연락조차 쉽지 않았고, 1년에 한 번 얼굴을 보는 것도 어려웠다.

이람은 처음엔 이해하려 했다.

‘이모도 이제 자신의 가정을 꾸렸으니까. 이젠 내가 중심이 아닐 수 있지.’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나도 받아들여야지.’

그래서 점점 이모를 찾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결국엔 아예 관계가 멀어졌다.

하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 변화는 단순히 새 가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제헌과 결혼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

[수요일 저녁 시간 돼?]

민서의 전화가 이람의 생각을 끊었다.

“응, 돼.”

이람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데 능했다. 목소리에도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왜?”

[‘황금빛 그릴’에서 만나. 내가 저녁 살게.]

...

SY그룹 대표가 곧 귀국한다는 소식이 돌자, 이람은 이번 주 내내 야근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요일 밤 8시, 겨우 민서가 알려준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였다.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 민서가 화난 얼굴로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이야?”

이람이 묻자, 민서는 이를 꽉 물며 말했다.

“네 생일, 제대로 챙겨주고 싶었는데, 개XX가 식당 통째로 빌렸대.”

‘생일을 챙겨준다고?’

올해 이람의 생일... 그날도 민서가 먼저 약속을 잡았었다.

하지만 이람은 막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날이었고, 기뻐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날, 남편한테 서프라이즈로 말해줘야지. 생일 선물처럼 말이야.’

그래서 미안하지만 민서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제헌을 기다렸다.

제헌은 일찍 들어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새벽 1시가 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람이 전화를 걸었을 땐, 지후가 대신 받았다.

[제헌 형이요? 지금 술 마시고 있어요. 친구들하고 좀 많이 마셨거든요.]

그녀는 그제야 알았다.

‘내 생일인 것도, 내가 기다리는 것도... 그 사람은 잊고 있구나.’

다음 날 아침, 이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제헌에게 톡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

[어제, 무슨 날이었는지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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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서주연은 바쁜 일정 중 잠시 시간을 내, 어린 하준을 보러 왔다.어린 하준은 ‘엄마’라는 사람이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또래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하준이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엄마’라는 존재는, 온전히 의지해도 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그래서 기대도 컸고 동시에 긴장도 많이 했다.실제로 서주연을 처음 마주했을 때, 어린 하준은 먼저 압도당했다.‘엄마’라는 사람은 지나치게 아름다웠고, 화려하기까지 했다.다른 아이들의 엄마들과는 전혀 달랐다. 더 예쁘고, 더 크고, 더 멀리 있는 것 같았다.하준은 겁이 나서 말을 잃었다.조심조심 서주연 앞에 다가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누구예요...?”그때 서주연은 무릎을 굽혀 하준과 눈높이를 맞췄다.잠시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이었지만, 세 살짜리 하준에게는 너무나 무서운 눈빛이었다.어린 하준은 본능적으로 도망치고 싶었다.하지만 그 순간, 서주연의 손이 하준의 볼을 세게 잡아당겼다.“이게 내 아들이야? 왜 이렇게 멍청해 보여? 엄마라는 말도 못 해?”놀람과 노골적인 불만이 섞인 목소리였다.그 한마디는 어린 하준을 바닥으로 푹 꺼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서주연은 그날 저녁에도 일정이 있다며 오래 머물지 않았다.모자는 그렇게,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첫 만남을 끝냈다.그 후로도 좋지 않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다.그리고 하준이 일곱 살이 되어 서주연을 따라 J시로 가게 되면서,그곳에서 하준은 차마 사람이라 부르기 힘든 이들을 여럿 보게 되었다.그쪽 친구들과 비교해 보니, 제헌의 어린 시절 사소한 신경전들은 오히려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다.J시에서의 성장 과정은, 하준의 세계를 빠르게 넓혀 주었다.그와 동시에 하준은 분명히 깨달았다.서주연은 아들을 돌볼 줄 모르는 여자였고, 어떻게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그래서 모자의 관계는 늘 팽팽하게 굳어 있었다.그러다 하준은 성장했고, 혹은 서주연이 나이를 먹었고... 물

  •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제4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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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대로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제헌은 주먹을 꽉 쥔 채 이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냉소 섞인 목소리로 내뱉었다.“내가 쓰레기라며. 그런데도 넌 나를 3년이나 사랑했잖아?”이람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고, 다시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는 소리는 마치 뺨을 세게 후려치는 소리처럼, 제헌의 얼굴에 그대로 꽂혔다.어릴 때부터 제헌의 머릿속에는 늘 딱 한 가지만 있었다.어떻게 더 잘될 것인가, 어떻게 서하준보다 우위에 설 것인가?그 외의 것들은 담을 자리가 없었다.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인 적도 없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이람에게 쏟았는데... 돌아오는 게 이런 태도라고?제헌은 이를 악물었다.‘조이람. 나... 너 줄 선물도 준비했어.’‘하유리한테 준 것보다 훨씬 신경 써서, 직접 경매까지 가서 산 거야. 집에 놔뒀어.’‘오늘 만나서, 네가 다시 같이 살겠다고 하면, 집에 돌아가서 너한테 주려고 했어.’‘그런데 이렇게 가버린다고? 나를 여기 혼자 버려 두고?’제헌의 얼굴은 분노로 새파랗게 굳었다.하지만 그는 이람에게 그 사실을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예전에도 설명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먼저 식사를 제안하고, 고개를 숙인 것만으로도 제헌에게는 이미 자존심이 크게 깎인 일이었다.거기에 그 선물까지 꺼내는 건...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는 일이었다.제헌은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부르곤, 혼자 전통찻집으로 향했다.기분이 어지러울 때면, 제헌은 늘 혼자 조용히 있는 걸 택했다.어릴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었다.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을 때마다 억울해도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삼키며 버텼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이 장소를 아는 사람은 고지후뿐이었다.지후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제헌은 받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지후가 직접 찾아왔다.지후는 맞은편에 앉아 제헌을 잠시 살폈다.“형, 좋은 소식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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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굳이 여기까지 와서, 자존심도 다 버리고 조이람한테 고개까지 숙였는데... 그게 안 통한다고?’제헌은 이람이 다시 내민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려다보며 눈빛을 잔뜩 가라앉혔다.제헌이 원하는 건 늘 같았다.말 잘 듣고,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며 자신에게 다 맞추던 이람.지금처럼 사사건건 맞서고, 제헌의 말을 거부하고, 명령을 따르지 않는 이람은 애초에 제헌이 좋아하던 모습이 아니었다.하지만 제헌은 안다. 이람은 아직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조금만 시간을 주면, 예전처럼 마음도 시선도 다 ‘강제헌에게만 향하던 해바라기 같은 여자’로 돌아올 거라고.제헌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제야 명확히 알게 된 걸 다행이라 여겼다.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람의 태도에 이미 폭발했을지도 모른다.‘조금만 더 참으면 돼... 조이람이랑 다시 결혼만 하면...’‘그다음엔 적당히 흉내만 내도... 조이람은 나를 떠나지 못할 거야.’제헌은 반지를 다시 집어넣으며, 이람의 차가운 눈매를 바라봤다.“그래. 하루 줄게.”이람은 곁눈질로 핸드폰 화면에 뜬 알림을 보았다.하준에게서 온 메시지였다.하지만 지금은 확인하지 않았다.이람의 시선은 제헌에게 향해 있었다.예전의 이람에게는 제헌을 바라볼 때 항상 콩깍지가 씌워져 있었다.제헌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었다.그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고 행복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콩깍지가 벗겨진 자리에는 제헌의 오만함과 냉담함만이 선명하게 보였다.제헌은 고개를 숙여 재결합을 말하면서도, 진짜로 내려오지는 않았다.그 말투는 부탁이 아니라, 마치 크게 인심쓰는 척에 가까웠다.게다가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다시 함께 살고 싶은 이유가 ‘사랑’도 ‘후회’도 아닌, 그저 이람이 자신을 잘 챙겨주던 그 편안함 때문이라고.보통 사람이라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 최소한 감정적인 미련 정도는 있지 않나?그래서 이람은 오히려 제헌이 대단하다고 느꼈다.다른 사람이 고개를 숙였다면, 최소한의 연기라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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