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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화

Author: 구름속
임지유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의 시작은 분명 우리 쪽이 잘못했으니까...’

경민준 앞에서 임지유는 늘 좋은 인상을 유지해 왔다. 그래서 경민준이 이번 일을 알게 된 후 혹시나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연미혜를 몰아붙였다고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손수희는 그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미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 남자의 마음을 오랫동안 붙잡아두기 위해선 보여지는 것들, 매너와 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금자 또한 경민준이 임지유를 특별하게 여기는 건 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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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56 화

    그날 오후, 연미혜가 넥스 그룹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민준의 전화가 걸려 왔다.세인티와의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세인티 입장에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전화 수신창에 ‘경민준’이라는 이름이 뜨는 순간, 연미혜는 그가 왜 전화했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하지만 경민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연달아 두 통의 전화를 더 걸어봤지만 연미혜가 끝까지 받지 않자, 결국엔 김태훈에게까지 연락을 돌렸다.김태훈은 그 역시도 그 목적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전화를 받았다.그리고 통화가 연결되자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57 화

    “몇 분 전에 저한테 먼저 전화 왔었어요.”김태훈이 코웃음을 쳤다.“비겁한 자식, 역시 너한테 먼저 연락했었구나...”임지유가 경민준에게 도움을 청했을 가능성, 그리고 그 일로 연씨 가문까지 건드릴 수도 있다는 건 김태훈과 연미혜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반대로 경민준도 그들이 넥스 그룹과 경문 그룹의 협력 프로젝트를 카드로 꺼낼 거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연미혜에게 연락해 틈을 보려 했지만 연미혜가 전혀 여지를 주지 않자 방향을 바꿔 김태훈을 택한 거였다.애초에 이 문제를 김태훈이 직접 나선 것도, 겉으로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58 화

    손아림은 눈이 동그래진 채 얼어붙었다.경민준이 직접 나섰음에도 해결되지 않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손아림은 다급히 말했다.“전 아직도 이해가 안 돼요. 그날 일은 그냥... 그냥 소소한 해프닝 아니었나요? 그걸로 진짜 계약 해지를 걸 수 있다는 게 말이 돼요?”임지유는 차분하게 설명했다.“세인티가 넥스 그룹이랑 계약할 때 쓴 계약서는 변호사를 통해서 다시 확인했어. 거기에 빼도 박도 못하게 명시돼 있었어.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피해자 측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손아림은 납득이 되지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59 화

    ‘출장 중이었구나...’임지유가 생각을 정리하던 그때 구진원이 담담하게 물었다.“나한테 다른 볼일 있어?”임지유는 고개를 저은 뒤, 어색한 웃음과 함께 말을 건넸다.“넥스 그룹에서 일하게 된 지도 꽤 됐지? 잘 적응하고 있어? 어려운 점은 없고?”“난 잘 지내.”구진원이 짧게 대답하고는 말을 이었다.“다른 일 없으시면, 난 먼저 올라가 볼게. 출근 시간이라...”그 말과 함께 구진원은 인사도 없이 곧장 등을 돌려 걸어갔다.머뭇거림 없이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지유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녀는 예전에 구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60 화

    하승태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연미혜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별거 아닙니다.”오전 일정을 마친 후, 오후에는 김태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방금 변호사한테 연락이 왔어. 임지유 쪽에서 아직도 계약 해지는 못 받아들이겠다고 했대. 대신 명예 훼손에 대한 배상금은 꽤 크게 제시했더라고. 근데 그건 내가 거절했어. 협상이 더 이상 의미 없다고 판단해서, 그냥 법적으로 절차 밟기로 했어.”연미혜는 짧게 응답했다.“네. 알겠습니다. 수고했어요.”잠시 뜸을 들인 김태훈이 다시 말을 이었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61 화

    연미혜가 사무실에 막 돌아오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는 경다솜이었다.조금 전 회의실에서 경민준이 식사를 제안했던 그 의도를 떠올리며, 연미혜는 경다솜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하지만 경다솜은 포기하지 않고 연이어 세 번이나 전화를 걸어왔고, 끝내 통화가 되지 않자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엄마, 나 다음 달에 펜싱 대회 나가야 돼요. 내일 펜싱 연습이 있는데, 같이 가줄 수 있어요?]그 문자를 본 연미혜는 손에 든 휴대폰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바쁘게 움직이던 손이 그대로 멈췄다.경민준을 따라 경다솜을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62 화

    경다솜과의 통화를 마친 지 십여 분쯤 지났을 무렵, 경민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내일 경다솜이 훈련받을 장소와 시간을 문자로 보내왔던 것이었다.하지만 문자에는 필요한 정보만 짧게 적혀 있을 뿐, 다른 말은 단 한 마디도 덧붙여져 있지 않았다.다음 날, 연미혜가 펜싱장에 도착한 지 5분쯤 지났을 무렵, 경다솜 도착했다.차에는 경다솜과 기사만 타고 있었고, 경민준은 함께 오지 않았다.차에서 내린 경다솜은 반갑게 웃으며 연미혜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연미혜의 손을 꼭 잡고는 힘차게 말했다.“엄마, 같이 가요!”그러고는 연미혜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63 화

    코치는 끝내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연미혜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사실 코치가 굳이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경다솜이 펜싱을 배우게 된 건 아마 경민준이나 임지유의 영향일 거라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그 사실에 대해 연미혜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이미 양육권을 포기한 입장에서, 아이의 미래에 자신이 얼마나 개입할 수 있을지 잘 알고 있었고,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거리는 더 멀어질 거란 것도 받아들이고 있었다.그렇다고 해도 경다솜은 그녀가 열 달 동안 뱃속에 품었던 아이였기에, 언젠가 거리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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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81 화

    캐벳 스미스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내 박사 과정 학생, 임지유입니다.”그는 임지유 외에도 네댓 명의 학생들을 데려왔는데, 그중 임지유만이 유일한 동양인이었다.임지유가 캐벳 스미스의 제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현장에선 감탄과 부러움이 쏟아졌다.“세상에, 스미스 교수님 박사 과정 학생이라니 완전 대단한데?”“그런데 저렇게 예쁘기까지 해? 신이 모든 걸 다 줬네. 너무 불공평해!”“더 기가 막힌 건... 저 여자가 경민준의 여자 친구라는 거잖아.”“헐... 진짜 비교할 게 못 되네. 나 같은 인생은 어떡하라고...”순식간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80 화

    이틀 뒤, 김태훈은 서원시에서 열리는 국제 인공지능 대회에 참석했다.지난해의 기술 박람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행사 역시 업계 관계자들이 AI 관련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이번에 그와 함께한 일행은 연미혜, 그리고 최근 넥스 그룹에 새로 합류한 구진원을 포함한 몇몇 엔지니어들이었다.구진원을 비롯한 신입 직원들을 함께 데려온 이유는 아직 이들이 회사의 핵심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서원시에 도착한 뒤, 행사장에 들어서자 이미 내부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9 화

    구진원은 결국 연미혜와 함께 래프팅을 타볼 기회를 잡지 못했다.하지만 저녁 무렵, 그는 또 한 번 ‘우연히’ 연미혜와 연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쳤다.그녀의 외삼촌 연창훈과 외숙모 하여진은 반갑게 인사하며, 그와 그의 친구에게 같이 식사하자고 흔쾌히 자리를 권했다.이야기를 나누다 그가 구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연창훈이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근데 어쩐 일이에요? 갑자기 도원시로 내려올 생각을 다 하고...”구진원은 젓가락을 잠시 멈췄다.도원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가 순간 머릿속을 스쳤던 그는 짧게 숨을 고르고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8 화

    ‘경민준 씨는 바쁘다며 다솜인 못 챙긴다더니, 정작 임지유랑은 같이 있고?’그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연미혜는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그보다 먼저, 경다솜이 해맑게 말했다.“엄마, 조금만 더 일찍 전화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헬기 타고 있을 때 영상 통화했으면 진짜 멋지게 보여드릴 수 있었을 거예요!”그 말에 연미혜는 조심스럽게 웃었지만, 경다솜이 이번 여행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져 더는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그럼에도 마음 한쪽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가슴안에 찜찜함이 또 하나 차곡히 쌓였다.경다솜은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7 화

    연미혜도 같은 생각이었다.그녀는 짧고 단호하게 메시지를 보냈다.[바빠. 그리고 약속 지켜. 다솜이 외할머니댁엔 절대 못 가게 해.]잠시 뒤, 경민준에게서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알겠어.]이후로 그는 더 이상 아무 연락도 해 오지 않았다.어린이날 연휴 다음 주말은 마침 주말이었다.그날 오후, 연미혜는 가족들과 함께 관광지에서 래프팅을 준비하고 있었다.그때 차예련에게서 사진 한 장이 도착했는데, 사진 속 인물은 임지유였다.차예련은 지금 쿠바나에 머무르며 패션쇼 준비로 한창이었다.사진을 본 연미혜는 메시지를 보냈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6 화

    ‘넥스 그룹이랑 세인티가 해지한 건 알고 계신가요? 교수님의 제자인 김태훈 대표가 요즘 하는 짓을 보면 재능을 믿고 우쭐대는 것도 모자라, 사사건건 여자한테 휘둘려서 점점 판단력도 흐려지고 있던데요. 혹시 그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염성민은 막 입을 열려다 말았다.곁눈질로 경민준이 있는 걸 본 순간,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이 쑥 들어가 버렸다.사실 이 얘기는 전부 임지유와 관련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임지유의 옆에 경민준이 있었다.염성민의 입장에서 굳이 나서서 이런 말을 할 명분이 없었다.괜히 앞장서서 이런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5 화

    임지유는 곧바로 해약서에 서명했다.배상금은 계약서에 명시된 기한 내에 전액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이 소식을 들은 김태훈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생각보다 행동이 빠릿빠릿해서 좋은걸?”해약 이후의 처리 절차는 변호사가 맡았고, 임지유가 서명한 뒤로는 김태훈과 연미혜 모두 더 이상 그 일에 신경 쓰지 않았다.이삼일 뒤, 유명욱이 휴가를 맞아 오랜만에 두 사람을 불러 모았다. 한동안 얼굴을 못 본 터라, 사제지간에 오붓하게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던 것이었다.연미혜와 김태훈은 회사를 나와 약속 장소인 식당에 도착했는데, 식당 입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4 화

    임지유는 계약 해지를 결정한 뒤, 곧바로 경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경매 날에 김태훈 어머님이랑 얘기하다가, 내가 말을 좀 잘못했어. 그걸 사모님이 딱 집어냈고... 게다가 김태훈 쪽은 아예 세인티랑 엮일 생각이 없어 보여. 만약 소송으로 가서 이긴다고 해도 나중에 또 딴지를 걸어 협력 관계가 틀어지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담담히 결론을 내렸다.“그쪽이 처음부터 협력 의지가 없었다면, 괜히 시간 끌기보다 지금 깨고 다른 파트너 찾는 게 낫다고 봐.”경민준은 그녀가 무슨 말을 실수했는지 구체적으로 묻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73 화

    ‘김태훈 어머니가 연미혜를 좋아한다고? 그게 말이 돼? 진짜라면... 어제 김태훈 어머니한테 했던 말들은 대체...’임지유는 갑자기 이미연이 대화 도중 갑자기 통화하러 다녀온 일이 떠올랐다.머릿속에 전화를 받는다며 자리를 비운 장면이 스치자, 묘한 불안감이 다시 가슴을 짓눌렀다.그녀의 낯빛이 안 좋아진 것을 본 경민준이 곁에서 물었다.“왜 그래? 어디 아파?”그 말에 임지유는 정신을 가다듬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아니야. 나 괜찮아.”그날 저녁, 임지유는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렸다.이미연이 연미혜를 마음에 들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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