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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민오
last update 게시일: 2026-06-28 07:46:44

네리나는 속으로 궁금한 부분을 꾹 참았다. 여기서 시간여행을 하는 외부인이라는 것을 들키면 안될 것 같았다. 솔직히 기대가 되기도 했다. 신랑으로 등장하는 조세르는 얼마나 멋있을까.

그가 언젠가 자기 곁을 떠나더라도, 이 결혼식으로 떠나려는 발걸음 한 자락을 붙잡을 수 있지 않을까.

“아가씨, 이제 뒤집어주세요.”

네리나는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갈무리하려 애썼다. 결혼식이라니, 가짜지만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셈이었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새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 밝아왔다. 네리나는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아리와 아티를 기다렸다.

“아가씨, 옷을 입으실 차례에요.”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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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46

    네리나는 속으로 궁금한 부분을 꾹 참았다. 여기서 시간여행을 하는 외부인이라는 것을 들키면 안될 것 같았다. 솔직히 기대가 되기도 했다. 신랑으로 등장하는 조세르는 얼마나 멋있을까.그가 언젠가 자기 곁을 떠나더라도, 이 결혼식으로 떠나려는 발걸음 한 자락을 붙잡을 수 있지 않을까.“아가씨, 이제 뒤집어주세요.”네리나는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갈무리하려 애썼다. 결혼식이라니, 가짜지만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셈이었다.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새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 밝아왔다. 네리나는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아리와 아티를 기다렸다.“아가씨, 옷을 입으실 차례에요.”“네, 네!”가장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아스완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치장을 할까? 새어머니보다 아름다울까?“깨끗한 무명천으로 만든 의복과 가장 푸르고 깨끗한 옥을 골라 만든 목걸이입니다.”그러니까,그러니까 조세르처럼 입으라는 거잖아?네리나는 내심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아티가 엄하게 말했다.“가장 정갈하고 깨끗한 마음만이 부부의 화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결혼식은 엘실실라의 사원 앞뜰에서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리와 아티가 길고 넓은 푸른 천을 들어 네리나의 온 몸을 가렸다.네리나가 얼핏 고개를 들어보니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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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배반당한 용이 아니라면, 모두 떠날 것입니다. 물의 신께서 선포하신 바, 이 곳은 인간의 땅입니다.”신관의 말에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용은 인간에게 큰 위협이었기 때문이었다.“조세르, 저 여자.”“쉿, 나도 듣고 있어.”네리나의 옆에 선 여자는 신관의 말에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저어….”“안돼, 네리나!”그녀가 여자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 것과 동시에 조세르가 그녀를 막았다.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본 여자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말했다.“왜 자꾸 뒤를 밟는 것이냐.”조세르가 하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이쪽의 소중한 것을 그쪽이 데리고 있다.”순간 여자의 머리가 용의 머리로 변하더니 불을 내뿜기 시작했다.조세르가 재빨리 뒤를 돌아 네리나를 보호했다. 용의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용이 한참을 포효하는데도 주변 사람들은 이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조세르와의 대화에서 네리나는 직감했다. 이 자가 벤자민을 납치한 그 용이라는 것을.“지금이라도 날아가요! 동족들을 따라가요!”“네리나, 과거의 존재에 말을 붙이는 건 조심해야 해!”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42

    “내가 바닥에서 잘게요. 조세르는 침대에서 자요.”“…왜 그래야 하지?”“네?”네리나의 천진난만한 얼굴에 조세르가 쓴 과일을 먹은 것 같은 얼굴로 친절히 말했다.“왜 우리가 따로 자야 하지, 여보?”“네에? 우리끼리 있을 때는 안그래도 되잖아요!”“난 한시도 당신과 떨어지고 싶지 않아. 당신도 그렇지?”조세르가 능글맞게 말했다. 네리나는 가슴이 쿵쾅거렸지만, 싫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덥썩 좋다고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했다.조세르가 다홍빛 눈동자를 살풋 접으며 눈웃음을 지었다. 자연스럽게 그녀를 침대로 이끌어 눕히자 네리나는 못이기는 척 그를 힐끔 바라보며 자리에 누웠다.그는 네리나에게 이불을 꼼꼼히 덮어주고, 자신은 이불 위에 누웠다. 네리나는 내심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조세르.”“음?”“언제쯤이면 다 말해줄거예요? 약속이니, 아까 도우미 일족이니 하는 것이요.”“네리나, 그대의 영혼이 지식을 감당할 무게가 된다면.”네리나가 입술을 비죽 내밀고 투덜거렸다.“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언제냐구요.”조세르가 그녀의 양 입술을 엄지과 검지로 콱 집고 흔들었다.“그떄가 되면 내가 먼저 말하지, 나의 네리나. 그러니 이제 자 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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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네리나와 조세르는 갑자기 북적이는 사람들에 놀란 눈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흰 옷을 입고 있었다. 가만히 서있는 그들이 수상한지, 노부부가 다가와 그들에게 말을 붙였다.“둘은 무슨 사이인가? 여기 어쩐 일이지?”조세르가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부부일세.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러 왔지.”노부부는 놀란 얼굴로 네리나를 돌아보며 말했다.“도우미일족과 사랑이라도 한다는 건가? 특이한 청년이군.”“….”조세르는 그 말을 못 들은 척했다. 하지만 네리나는 자신을 ‘도우미일족’이라고 칭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무슨 의미인지 추궁하려 할 때였다. 종소리가 뎅뎅 울리더니, 신관이 나타나 소리쳤다.“신전을 닫을 시간입니다. 모두 기도를 마무리하고 나가주시길 바랍니다.”“조세르, 이제 어떡해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아무래도, 네리나. 우리는 시간을 되돌아온 모양이구나.”태연하게 말하는 조세르조차도 얼굴은 초조해보였다. 그가 네리나의 어깨를 꽉 감싼 채로 신전을 빠져나왔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조세르와 네리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의심쩍은 얼굴을 했다.“조세르. 도우미일족이 뭐예요?”“아직, 네리나. 아직 네가 준비가 되지 않았어.”“무슨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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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괜히 금지된 숲이 아니라고.”“긴, 긴말하지 말고 네리나부터 보호해요.”긴이 투덜대자 오르하가 그에게 핀잔을 주고는 픽 웃었다.“긴말하지 않는 긴.”“웃기냐?”그때 네리나가 인간의 덫에 걸려 절뚝거리고 있는 사슴을 발견했다. 뿔은 온통 밧줄에 걸려 있었고, 뒷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듯 보였다.사슴이 도와달라는 듯 느린 울음을 토해냈다.“제가 저 사슴 좀 구해주고 와도 되죠?”“금지된 숲에, 인간의 덫에 걸린 사슴이라고? 수상해….”긴이 그녀를 말렸다. 에녹도 합세했다.“위험해.”“그래도 심하게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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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하가 엘프의 말로 무어라 중얼거리고는 말했다.“제1시대 마지막 전쟁이야.”“그렇게 부르나보군, 제1시대라고.”오르하의 말에 조세르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망자들 중 유독 많은 이들이 다홍빛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에녹을 비롯한 일행이 조세르를 힐끔 쳐다보았다.강의 한 가운데 돌과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었다. 마차 세 대가 나란히 지나가도 좋을 만큼 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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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녹의 환영 속에는 네리나 자신이 울고 있었다. 에녹이 네리나의 환영에게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점점 멀어졌다. 에녹이 손을 툭 떨구고는 고개를 숙였다.“에녹!”에녹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느새 그의 눈 앞에 네리나가 서 있었다.“에녹, 정신차려봐요!”에녹이 환하게 웃었다. 다시 손을 들어 그녀의 눈꼬리 쪽을 훑고는 만족했다는 듯

  • 잃어버린 벤자민을 찾아서   10. 리르카의 숲

    “벤자민? 너 뭐라고?”정신이 아득해졌다. 벤자민이 자신을 배척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조금만 가족 행세를 해줬다고 해서 좋아 날뛰는 모습이 참 웃겨.”“아아….”믿기지 않는 현실에 네리나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 침대 기둥에 등을 대었다. 그때 손등에서 할짝임이 느껴졌다. 네리나가 두 눈을 똑똑히 뜨고 눈앞의 벤자민을 노려보았다.“벤자민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 벤자민은 그럴 아이가 아니야.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쭉.”네리나가 말하자마자 눈 앞이 유리조각이 깨지듯 챙강챙강 소리를 내며 조각나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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