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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Author: 주광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에 은주의 인생 전부를 걸게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기에, 영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영호가 막 입을 열고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민혁과 예진이 서중국과 백윤선을 데리고 병실로 들어왔다.

병실 문이 열리고 백윤선을 보자 참아왔던 감정이 터져 버린 듯, 은주는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가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엄마 앞에서는 여전히 아이인 법이다. 그동안 은주는 늘 밝은 얼굴로 영호를 격려했고, 누구에게나 씩씩하고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 왔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깊은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호가 사라질까 봐, 그리고 또다시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너무나도 무서웠다.

눈에 띄게 야위어 버린 딸을 보자, 순식간에 서중국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백윤선은 딸을 안고서 가슴 아파했다.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 왜 이제서야 온 거야?”

백윤선이 그녀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여전히 뻔뻔한 거 좀 봐? 너 집에 안 들어온 지가 얼마나 됐어? 엄마 아빠 생각은 하나도 안 하고 밖에서만 지내더니, 이제서야 울면서 매달리네.”

씩 웃은 은주는 다시 백윤선의 품을 파고들면서 애교를 부렸다.

영호가 몸을 일으켜 인사하려고 했지만,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걸 본 민혁이 바로 손으로 영호를 부축하면서 다시 침대에 눕혔다.

“괜히 움직이지 마. 상처가 벌어지기라도 하면 큰일 나. 다 한 가족인데,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영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서중국과 백윤선을 바라보았다.

“아버님, 어머님... 멀리서 오셨는데 제가 차 한 잔도 대접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제야 백윤선은 시선을 영호에게 옮겼다. 많이 수척하고 창백한 얼굴이지만, 본래 인상이 좋다는 건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분명 훤칠하게 잘 생긴 청년이었을 것이다.

그제야 자기 딸이 이번에 왜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서중국이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다 한 집안 식구들인데 그런 건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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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진은 민혁의 팔짱을 다정하게 낀 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선아가 곧바로 부케를 예진의 손에 쥐여주면서 말했다.“예진아, 진심으로 축하해. 결혼 정말 축하해!”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은 재하가 웃으면서 말했다.“내 생각엔 민혁이를 더 축하해 줘야 할 것 같은데? 아내를 얻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잖아. 이 정도면 거의 마라톤 아니야?”민혁은 제법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예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너희들이 뭘 알아. 좋은 일일수록 시간이 걸리는 법이지. 이렇게 좋은 아내라면 얼마를 기다리든 다 가치 있는 거야.”영호의 휠체어를 밀던 은주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두 사람이 정말 여기까지 왔구나. 내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최고의 증인이지.”실내가 한창 떠들썩한 사이, 서빙하는 직원 복장을 한 하민이 술을 들고 다가왔다.아무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스피커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예진과 민혁은 댄스 플로어에서 부드럽게 춤을 추고 있었다.평소라면 은주는 이런 북적이는 분위기를 가장 좋아했을 테지만, 오늘은 사람들 속으로 섞이지 않았다.대신 줄곧 영호의 곁에 머물면서,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를 충분히 챙기지 못할까 신경 쓰고 있었다.영호는 그 모든 모습을 다 보고 있었다.‘은주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데도, 내가 불편할까 봐 여기 남아 있는 거겠지.’영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은주 씨, 저쪽에 정원이 참 예쁘더라고. 나 좀 거기로 데려가 줄래?”영호가 먼저 이런 부탁을 하는 건 드문 일이기에, 곧바로 샴페인 잔을 내려놓은 은주는 휠체어를 밀고 정원 쪽으로 갔다.선아가 꽃을 무척 좋아해서, 재하는 이 리조트 곳곳에 다양한 꽃을 심도록 했다.지금 눈앞에 펼쳐진 이 정원도 그 일부였다.형형색색의 작은 꽃들이 어우러진 그곳을, 은빛 롱드레스를 입은 은주가 걷고 있었다.마치 꽃밭 속을 걷고 있는 작은 공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이었다.영호의 휠체어를 정원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711화

    민혁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예진은 살짝 웃었다.“내가 한 번 꼬집어 줄까요? 꿈인지 아닌지 구분하게.”민혁은 그녀를 단번에 끌어안으면서 말했다.“꼬집는 건 됐어요. 대신에 키스는 꼭 해야지요.”예진이 망설임 없이 민혁의 볼에 입을 맞추자, 그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굳어졌다.“이건 예진 씨가 내 아내가 되고 나한테 한 첫 키스예요. 평생 기념해야 할 사건이라고요!”민혁의 말에 예진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의 달콤하고 행복한 모습은 한쪽 구석에서 몰래 숨어 있던 누군가의 카메라에 또렷하게 담겼다.촬영을 마친 사람은 곧바로 차에 올라 자리를 떠났고, 30분쯤 지나서 교외에 있는 한 폐공장 앞에 차를 세웠다.카메라를 든 남자가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공장 안쪽의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미끈하게 빠진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서 근심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턱에 난 점을 계속해서 문지르는 그 남자는 바로 전에 사람을 사주해서 서일그룹을 음해했던 신세준의 부하였다.신세준의 부하에게 다가간 남자가 핸드폰을 내밀면서 방금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건하 형님, 서민혁 그 자식만 아니면 세준 형님 집안이 그렇게 망하지는 않았을 거예요.”“세준 형님도 무리하게 판을 벌일 필요가 없었고, 우리가 이렇게 햇빛도 못 보고 숨어 지낼 일도 없었을 테지요.”“우리 인생을 이렇게 망쳐 놓은 서준혁 그 새끼는 잘 먹고 잘 살면서, 오늘 아침엔 혼인신고까지 했습니다.”핸드폰 속의 사진을 넘겨보면서 김건하는 이를 악물었다.누렇게 뜬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핸드폰을 쥔 손가락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관절 마디마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건하의 입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민아, 지금 경찰이 눈을 부릅뜨고 있어. 세준 형님도 이미 잡혀 들어가고 이제 우리 둘만 남았지만, 이 분노를 이렇게 그대로 삼킬 수는 없지.”고개를 끄덕인 박하민이 모자를 벗어서 바닥에 내리쳤다.“맞습니다, 건하 형님. 그 새끼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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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중간에 윤제가 끼어들어 한때 인연을 가로챘다 해도, 윤제가 빼앗아 간 인연은 결국은 다시 민혁의 곁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었으니까.영호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사실 사회에 나와서 경찰로 일하면서 예전에 나를 후원해 줬던 분을 꼭 한번 만나서 직접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학교에도 연락해 봤는데, 개인정보라며 알려줄 수 없다고 했어. 후원자 본인도 드러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결국 하늘이 직접 감사할 기회를 주셨네.”은주는 씩 웃었다.“나도 몰랐어. 그때 돈만 좀 썼을 뿐인데, 남자친구로 돌아올 줄은. 하지만 나는 말로만 하는 약속은 안 믿어. 정말로 고맙다면, 감사할 방법은 내가 정해야 돼”영호는 미소 짓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두 눈에 가득한 애정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다.“그럼 우리 은주 씨가 어떤 감사를 받기를 원하시는지, 한번 들어볼까요?”말이 끝나자마자, 은주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면서 영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아쉬운 듯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쥔 영호의 혀가 그녀의 이를 부드럽게 감싸면서, 두 사람은 키스를 계속 이어갔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술을 뗀 은주는 얼굴마저 붉어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입술을 깨물며 몰래 웃던 은주는, 이불 위로 솟아오른 영호의 그 부분을 보자 무심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봐요, 예 형사님. 몸 상태가 꽤 좋으시네요? 이렇게 다치고도 생리 반응은 멀쩡한데요?”시선을 내리고 이불 위를 본 영호의 얼굴에 그제서야 옅은 홍조가 번졌다.“서민주 씨, 이 정도인 걸 다행으로 아셔야죠. 이런 기본적인 생리 반응조차 없다면, 서민주 씨의 남은 인생에서 행복이 크게 줄어들 테니까요.”“나 참!”영호를 놀리려다 오히려 되치기를 당한 것이다.은주가 시원찮으면서 점잖은 척한다면서 놀리자, 영호가 눈썹을 치켜세웠다.“네가 원하는 감사가... 바로 이거야?”은주는 고개를 저었다.“무슨 소리! 이건 이자일 뿐이지. 내가 원하는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708화

    은주는 마치 구명줄이라도 붙잡은 듯 급히 말을 받았다.“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두 사람도 결국 결실을 맺었네!”은주의 반응을 본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영호는 말없이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한동안 민혁과 예진의 이야기를 하면서 기분좋게 대화를 나눴다.시간이 꽤 지난 뒤에야 은주는 모두를 배웅했다. 문이 닫히고 난 뒤 병실에는 영호와 그녀 둘만 남았다.그제서야 은주는 다시 어색해졌다. 사과를 깎겠다고 했다가, 또 시간이 늦었다며 세수를 해야겠다고 하기도 했다.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영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은주 씨, 우리 이야기 좀 하자.”세면대 가장자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은주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었다.‘이야기하자고? 무슨 이야기를... 이렇게 똑똑한 사람인데, 이미 다 알아차렸겠지. 내가 그때 후원한 사람이라는 걸...’마음이 불안하게 흔들리자, 그런 느낌이 싫은 은주도 이를 악물고 결심했다.세숫대야를 옆에 내려놓은 뒤, 마치 각오를 다진 사람처럼 영호의 앞에 섰다.“잠깐만, 말하지 마. 내가 먼저 다 말할게. 나도 지하실의 그날 밤 이후에야 우리 사이에 이런 인연이 있었다는 걸 알았어.” “나는 그 일과 상관없이 영호 씨하고 사귀는 거야. 그 돈도 동정해서 준 게 아니고. 그러니까 괜히 이상한 생각 하지 마.” “만약 이 일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나랑 헤어지자고 하면... 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은주가 이렇게까지 진지한 표정을 짓자, 잠시 멍해졌던 영호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영호의 웃음에 괜히 민망해진 은주는 고개를 숙인 채 손끝으로 옷자락만 괜히 비틀었다.예전에는 늘 일이 바빠서, 사귀면서도 실제로 함께 보낸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하지만 병원에 함께 있는 이 시간 동안, 둘은 비로소 매일 함께 보내게 되었다. 그제서야 영호는 은주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철없는 재벌가 아가씨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녀는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707화

    그리고 백윤선과 서중국을 바라보면서 영호가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제가 조금 감정이 북받쳐서 순간적으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습니다. 괜히 웃음거리를 만든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사실은 좀...”오글거리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서, 영호는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은주가 얼른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자, 예진도 옆에서 부드럽게 덧붙였다.“괜찮아요. 흐린 날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비가 온 뒤엔 무지개가 뜨잖아요.”비록 진부한 말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위로였다.바로 그때, 백윤선이 문득 뭔가 떠오른 듯이 말했다.“그러고 보니 자네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한가 했어. 영호라고 했지? 은주야, 예전에 네가 후원했던 그 경찰행정학과 학생 이름도 영호 아니었어?”어머니가 이 이야기를 꺼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은주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했다.얼른 반응하면서 은주가 다급하게 손을 내저었다.“아니야! 내가 후원한 사람은 경찰행정학과 학생도 아니고 이름도 영호가 아니었어. 엄마가 기억을 잘못한 거야. 괜히 없는 말 만들지 마!”서중국도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이 말했다.“나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구나. 네 엄마가 잘못 기억한 건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우연일 수가 있지? 영호가 네가 예전에 후원했던 그 학생은 아니겠지?”그 말을 듣는 순간, 붉게 상기됐던 영호의 눈가가 굳어 버렸다. 잠시 멍해졌던 영호는, 문득 모든 것이 이해되는 듯했다.‘그래서 그때 지하실에서, 내 이야기를 듣고 은주가 그렇게 크게 반응했구나.’‘설마 했는데... 원래 그 사람이 은주였던 거야!’사실 은주는 이 일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 사실이 영호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까 봐 무의식적으로 두려웠기에.또 한편으로는, 자신과 영호의 감정이 다른 이유로 왜곡되어 보이는 걸 원하지 않았다.급해진 나머지 말도 앞뒤가 맞지 않았고, 은주의 얼굴에는 당황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무슨 소리야,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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