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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황녀 전하의 시녀라뇨

ผู้เขียน: 훌리아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8-04 12:51:18

4화

익숙하지 않은 황금빛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머리 장식 아래로, 본 적 없는 옷자락이 은은하게 흘러내렸다. 그녀는 곧 몸을 낮추어 단정하게 예를 갖췄다.

“성 벨하임 바레노스 제국의 지빌라 폰 바뎀베르크힐 황녀 전하를 뵙습니다. 동부 클레브 백작가의 적녀, 레오노라라 합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놀라게 했나요?”

지빌라는 짧게 미소 지으며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레오노라라고 불러도 될까요? 당신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레오노라의 갈색 눈동자가 조용히 흔들렸다. 이 자리에 황녀가 직접 찾아올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예의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역시… 프레데리크 때문이겠지.’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제게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있어요.”

지빌라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시선이 조용히 레오노라의 얼굴 위에 멈췄다. 그녀의 눈빛에는 계산도, 거짓도 없었다. 오직 한 줄기 진심만이 담겨 있었다.

“지금 내 선택으로 인해, 프레데리크와 당신… 가장 미안한 사람은 아마 나일 거예요.”

레오노라가 대공에게 품은 순애를 모르는 이는, 제국에 없었다. 그 진심이, 결국 프레데리크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회귀 전 그는 전장에 나서기 며칠 전, 그녀와 극적인 결혼을 택했다.

하지만 베라트 가문에 드리운 저주는 그 결심조차 구하지 못 했다.

‘두 사람의 비극을 내가 막을 수 있을까?’

지빌라조차 그 확신은 없었다. 그녀는 벽에 걸린 그림을 조용히 스치며 전시실을 따라 걸었다. 그 뒤를 레오노라도 가만히 따랐다.

“오늘 프레데리크를 만났어요.”

지빌라는 짧게 숨을 고르며 말했다.

“우리 결혼이 성사됐죠. 당신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어요.”

레오노라는 순간 숨이 막혔다.

‘황녀가… 내 앞에 나타난 이유가 역시, 프레데리크 때문이야…’

레오노라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황녀가 굳이 이 자리를 마련한 의도를 곱씹었다. 이건 배려가 아니라 통보, 아니 경계였다.

‘그 남자의 곁은 내 자리야.’ 그런 말이 뒤에 숨어 있었다.

황녀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

“클레브 영애도 대공처럼 스물셋이면… 혼인을 고려할 시기죠.”

칭찬도 비난도 아닌 어조였지만 그 안의 함의는 누구보다 레오노라가 잘 알고 있었다.

‘늦기 전에 너도 선택해.’ 그 말 한 줄로, 지난 세월이 한순간 무너졌다.

“백작가에 좋은 혼처를 주선해 드릴 수 있어요. 그럼 영애도 더는 미루기 어려울 테고요.”

그 순간, 레오노라의 가슴이 조여왔다. 목 안쪽이 뜨겁게 죄어들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른 누구도 필요 없어요. 그 사람 외에는…….’

레오노라는 황녀 앞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차라리 수도원에 들어가겠다는 생각마저 스쳤다. 그녀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황녀 전하, 제발… 그것만은… 용서해 주세요.”

지빌라는 미간을 아주 조금 찌푸렸다. 그리고 잠시 말을 잇지 않았다.

“일어나요, 레오노라. 마치 내가 당신을 협박이라도 한 것처럼 들리잖아요.”

“……흐윽, 제발요…….”

그녀의 어깨가 떨렸다. 지빌라는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그럼… 내 시녀가 되어줄 수 있겠어요?”

구원의 손길이자, 족쇄 같은 제안. 레오노라는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레오노라는 눈물 어린 시선으로 황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여신 같았다. 그러나 그 푸른 눈동자, 그건 단순한 맑음이 아니었다. 바다처럼 깊고, 그 깊은 곳에는 누구도 닿을 수 없는 냉기가 흐르고 있었다.

“……황녀 전하의 시녀라뇨…….”

레오노라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렸다.

지빌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면, 내 곁에 있어요. 나를 섬기겠다면 혼인을 강요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레오노라는 숨을 고르며 떨리는 손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쪽이 무너지는 듯했다.

‘황녀는… 왜 이렇게 나를 흔드는 거지…?’

“지금은 혼란스럽겠죠. 시간을 줄게요.”

지빌라는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레오노라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무언가라도 삼킨 게 있었다면 당장 토해낼 듯한 역겨움이 올라왔다. 텅 빈 위장은 고통으로 조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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