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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7 04:27:48

[강서하 × 윤태오, 어젯밤 원본.]

공개까지 58분.

강서하는 화면을 캡처해 문재경에게 링크를 보냈다.

“올라오기 전에 서버 흔적 잡아.”

재경이 바로 답했다.

“예약 파일이면 캐시 남을 수 있어. 근데 제목 꼬라지 보니까 일부러 네가 보게 만든 것 같은데.”

“알아.”

현관 밖에 있던 윤태오가 말했다.

“내려가 있을게.”

“왜.”

“영상 뜨면 당신 혼자 보는 게 나을 수도 있으니까.”

서하가 문을 더 열었다.

“도망가려고?”

“선택권 주는 중.”

“들어와.”

태오는 잠깐 그녀를 봤다.

“확실해?”

“영상에 당신도 나온다며. 같이 봐.”

그제야 안으로 들어왔다.

둘은 노트북 2대를 펼쳤다.

52분.

41분.

23분.

조회수는 계속 올라갔다. 아직 영상도 없는데 댓글부터 붙었다.

[몰카업자답네.]

[호텔 다음엔 집이냐.]

[둘이 짜고 친 거 아니냐.]

서하는 전부 저장했다.

태오가 물었다.

“안 봐도 돼.”

“봐야 가짜인지 깨지.”

“가짜인 건 이미 알잖아.”

“어디가 가짜인지 증명해야지.”

정각.

페이지가 새로고침됐다.

영상이 떴다.

첫 장면은 진짜였다.

전날 밤 서하의 집 복도 CCTV. 둘이 함께 현관으로 들어가는 장면.

그다음부터는 없었던 일이었다.

침실과 닮은 공간.

서하와 태오를 닮은 두 사람이 가까이 붙어 있었고, 얼굴은 소름 끼칠 만큼 자연스러웠다. 조명 방향도, 체형도, 전날 입었던 옷까지 같았다.

서하는 영상의 소리를 껐다.

그래도 손끝이 굳었다.

“씨발.”

태오가 멈췄다.

“그만 봐.”

“놔.”

서하가 다시 재생했다.

노골적인 장면은 교묘하게 프레임 밖으로 밀어놓고 얼굴과 대화만 또렷했다.

그게 더 악질이었다.

진짜라고 믿게 만들기 충분했다.

영상 속 서하가 말했다.

―오늘 찍은 건 다 지워.

영상 속 태오가 대답했다.

―돈은 받았잖아.

서하가 바로 멈췄다.

“내 목소리까지.”

재경에게서 전화가 왔다.

“봤어?”

“응.”

“합성이야. 확실해.”

“근거.”

“입 주변 프레임 4군데 튀고 호흡 잡음 반복돼. 음성도 예전 샘플 섞었어.”

“얼굴은?”

“그쪽이 문제야. 존나 잘 만들었어.”

서하는 화면을 확대했다.

자기 얼굴.

자기 표정.

웃을 때 왼쪽 볼이 먼저 움직이는 습관까지 따라 했다.

가짜라는 걸 아는데도 순간 기억을 의심했다.

혹시 자신이 모르는 사이 찍힌 게 있었나.

혹시 카메라가 꺼진 줄 알았던 그 밤에도 누군가 보고 있었나.

서하가 노트북을 닫았다.

“이게 제일 좆같네.”

태오가 옆에 앉았다.

“뭐가.”

“내가 있었던 일을 내가 의심하게 돼.”

그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짜랑 가짜 구분하는 게 내 일인데, 내 얼굴로 저걸 만드니까 기억부터 확인했어.”

태오가 말했다.

“우리가 뭘 했는지는 우리 둘만 알면 돼.”

서하가 그를 봤다.

“세상 사람들이 저걸 믿어도?”

“그건 증거로 깨면 돼.”

“안 믿는 사람도 있을 텐데.”

“있겠지.”

“그럼?”

“그 사람들이 우리 밤을 결정하진 못해.”

서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말은 멋있네.”

“이번엔 칭찬으로 받을게.”

“다음에 써먹지 마.”

“당신한테만 할 건데.”

서하가 그의 팔을 밀었다.

“일해.”

둘은 다시 영상을 열었다.

광원 불일치.

손가락 경계 깨짐.

목소리 파형 반복.

그리고 재경이 제작 흔적 하나를 찾아냈다.

“서하야. 모델 식별값 떴어.”

화면에 코드가 나타났다.

HJ-Restore v3.8

서하가 굳었다.

“HJ.”

재경이 바로 덧붙였다.

“잠깐. 언니가 딥페이크용으로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야. 원래 깨진 영상 프레임 복원하는 모델이야.”

“그 기능을 뒤집어서 합성에 쓴 거네.”

“가능해. 누가 개조했어.”

서하는 영상을 다시 열었다.

17초.

31초.

44초.

특정 구간마다 보정 강도가 튀었다. 모두 자신과 태오의 얼굴 각도가 달라지는 부분이었다.

“재료도 우리 영상이야.”

“1812호?”

“그것만 아니야. 첫날 옥상, NOCK 앞 CCTV, 공개된 내 영상까지 섞였어.”

재경이 말했다.

“최소 6개 소스. 그래서 네 표정 습관까지 따라간 거야.”

누군가 진짜 강서하보다 세상이 믿기 쉬운 가짜 강서하를 만들어냈다.

휴대전화가 또 울렸다.

[이거 진짜야?]

서하는 답장 대신 링크와 시간을 저장했다.

태오가 말했다.

“안 괜찮아도 돼.”

“위로하지 마.”

“그럼 솔직히 말할게.”

그가 영상 속 자기 얼굴을 가리켰다.

“저 새끼가 나인 척하는 게 존나 싫어.”

서하가 처음으로 짧게 웃었다.

“그건 나도.”

서하는 HJ-Restore의 버전 정보를 열었다.

최종 업데이트는 강해진이 사라지기 12일 전.

설명란 아래 오래된 주석도 하나 남아 있었다.

[추정값을 사실로 표시하지 말 것.]

언니가 남긴 경고였다.

그런데 누군가는 정확히 반대로 사용했다.

추정값을 만들고,

그걸 사실처럼 세상에 뿌렸다.

서하가 개발자 필드를 열었다.

화면에 이름 하나가 나타났다.

KANG HAE JIN.

자신과 윤태오의 존재하지 않는 밤을 만들어낸 기술.

그 기반을 만든 사람은,

강해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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