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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Author: 숲속의사슴
“우리 둘이 역할을 나눠서 움직이자. 너는 여준이를 맡고, 나는 네 이모를 맡을게.”

“반드시 임시유가 자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부씨 집안에서 완전히 쫓아내야 해.”

새나의 눈빛에 순간 사악한 기색이 스쳤다.

지금 새나는 시유를 뼛속 깊이 증오하고 있었다.

...

시유는 집에서 꼬박 사흘을 기다렸다.

그리고 사흘 뒤, 마침내 여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준은 시유에게 TS레스토랑에서 만나 앞으로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야기하자고 했다.

시유는 곧장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2층 룸의 문을 열자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여준뿐만 아니라 유란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시유는 잠시 멈칫했다가 금세 표정이 굳었다.

“일 얘기하자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런데 왜 부유란 대표님까지 데리고 온 거야?”

여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란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시유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눈빛에는 이전과 달리 진심 어린 호의가 담겨 있었다.

“내가 여준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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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homejoa
시유 말이 맞다. 너무 늦었어. 이제 불리하니까 사과? 그리고 소새나 때문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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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196화

    영우가 새나를 대하는 태도는 지나치게 차가웠다.차갑다 못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여준의 마음까지 서늘해질 정도였다.그런데 시유를 대할 때는 전혀 달랐다.영우가 시유를 챙기는 모습은 여준에게도 뜻밖이었다.영우는 여준에게 옷깃을 붙잡힌 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그저 자신의 옷깃을 움켜쥔 손을 내려다봤다.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여준의 눈을 똑바로 마주 봤다.“내가 왜 새나와 결혼했는지, 네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영우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하지만 그 말은 여준의 가슴을 세게 내리쳤다.“그날 밤, 우리 둘 다 술에 취했잖아. 분명 우리 둘이 같은 방에서 잤는데,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내 옆에 있던 건 네가 아니라 새나였어. 지금까지도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난 내 행동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야. 술에 취했다고 아무 여자와 쉽게 관계를 가질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 그때 넌 눈이 벌게진 채 주먹까지 쥐고 나한테 새나의 인생을 책임지라고 몰아붙였지.”영우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여준의 손목을 붙잡은 손에 힘이 조금씩 들어갔다.그동안 억눌러 두었던 감정이 처음으로 눈빛에 드러났다.“그때 널 친구라고 생각했으니까 새나와 결혼하겠다고 한 거야. 내가 왜 새나와 결혼했는지, 네가 누구보다 잘 알잖아. 그날 밤 나와 새나 사이에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데.”영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나도 아직 의문이 남아 있어. 그날 밤 넌 어디에 갔던 거야? 왜 갑자기 사라졌고, 새나는 어떻게 우리 방에 들어온 거지? 나와 새나가 결혼하게 된 과정에 네 잘못은 조금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어?”마지막 말이 떨어지자 영우의 목소리에 희미한 원망이 묻어났다.사실 이 이야기는 끝까지 마음속에 묻어 둘 생각이었다.친구였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제는 달랐다.두 사람의 우정은 이미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그때부터 마음속에 남아 있던 의문이 이제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가슴을 찔렀다.이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195화

    “임시유! 강영우! 문 열어! 안에 있는 거 다 알아!”여준은 예전에 영우와 함께 이 오래된 골목에 와 본 적이 있어 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쏟아지는 빗속에서 여준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며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안에 있는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악을 쓰듯 외쳤다.영우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고함에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마당에 있는 나무 대문의 빗장을 풀고 문을 열었다.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여준이 서 있었다.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턱선을 따라 빗물이 계속 흘러내렸다.핏발이 선 눈으로 영우를 노려보는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둘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여준의 목소리는 거칠게 갈라져 있었다.“강영우, 선 넘지 마.”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준은 영우의 어깨를 거칠게 밀쳤다.그리고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여준은 방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다급하게 방 안을 둘러봤다.그러다 익숙한 모습을 발견한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따뜻한 노란빛 조명이 집 안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시유는 원목 식탁 앞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흰색과 연한 파란색이 섞인 체크무늬 면 잠옷을 입고 있었다.목둘레가 살짝 벌어져 하얀 쇄골이 드러났고, 젖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쇄골 위에 붙어 있었다.막 씻고 나온 모습이었다.그런데 시유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두 손으로 그릇을 감싸 쥔 채 여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여준을 다시는 가까이 오게 하지 않겠다는 듯한 눈빛이었다.그 모습을 본 여준은 가슴 한구석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질투와 후회가 한꺼번에 밀려왔다.“한밤중에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시유의 목소리는 차분했다.감정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담담했다.여준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시유에게 다가갔다.시선이 시유와 영우 사이를 오갔다.“둘이 여기서 단둘이 있는데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된 일인지 나한테 설명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영우는 여준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네가 시유 씨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194화

    영우는 아직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시유의 젖은 머리카락을 바라봤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영우가 단호하게 말했다.“차라도 끓여 줄게요. 몸 좀 녹여요.”시유는 온몸이 축축하고 끈적거려 불편했다.이번에는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옷을 받아 욕실로 들어갔다.욕실 역시 깔끔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다.은은한 프리지아 향에 소나무 향이 어우러져 긴장했던 마음까지 조금씩 풀리는 듯했다.시유가 씻고 나오자 영우는 오픈형 주방 조리대 앞에 서 있었다.원목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영우는 흰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냄비 속 국물을 천천히 저어 보고 있었다.탄탄한 팔뚝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고개를 숙인 영우의 표정은 차분하고 진지했다.평범한 집안일조차 영우가 하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특별해 보였다.잠시 후 영우가 정갈한 그릇을 시유 앞에 내려놓았다.“따뜻할 때 마셔요.”영우가 숟가락을 건넸다.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웠다.“꿀도 넣었어요. 속이 불편할 때 도움이 될 거예요.”시유는 정말 속이 좋지 않았다.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시자 달콤하면서도 은은하게 알싸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따뜻한 기운이 목을 타고 내려가 속까지 천천히 퍼지는 것 같았다.시유는 그릇을 쥔 손에 살짝 힘을 줬다.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영우를 바라봤다.복잡한 감정이 눈빛을 스쳤다.“고마워요.”영우도 맞은편에 앉았다. 손에는 차 한 잔을 들고 있었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영우가 시유를 바라봤다.맑고 흔들림 없는 눈빛이었다.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만큼은 분명했다.“시유 씨 몸은 시유 씨가 챙겨야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건강까지 해치면서 무리하지 마요. 오늘 제가 우연히 빗속에서 혼자 걷는 시유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몰라요.”시유의 손이 잠시 멈췄다.시선이 그릇 안으로 내려갔다.잔잔하게 흔들리는 국물 위로 자신의 모습이 어렴풋이 비쳤다.시유는 작게 대답했다.“네. 앞으로는 안 그럴게요.”창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193화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몇 초 동안 영우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켰다.그리고 고개를 살짝 돌렸다.하지만 등에 업힌 시유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힘이 빠져 잠든 건지, 아니면 정신을 잃은 건지 알 수 없었다.영우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영우는 걸음을 재촉해 곧장 오래된 골목으로 들어섰다.그리고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집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지문 인식기에 손가락을 대자 곧 문이 열렸다.영우는 시유가 다치지 않도록 단단히 받친 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오래된 골목 입구.여준은 긴 손잡이가 달린 검은 우산을 든 채 쏟아지는 빗속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조각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여준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얇게 다문 입술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눈빛에 서린 한기는 쏟아지는 빗줄기보다도 차가웠다.그때 뒤에서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꽃무늬 우산을 든 채 차에서 내려 비틀거리며 달려왔다.새나는 치맛자락을 한 손으로 걷어 올린 채 여준에게 달려왔다.“왜 여기 서 있어? 얼른 차 타. 비가 너무 많이 와!”새나는 여준의 우산 아래로 들어왔다.우산을 접은 뒤 자연스럽게 여준의 팔에 팔짱을 끼려 했다.목소리에는 애교와 서운함이 섞여 있었다.“역시 세상에서 나를 제일 아껴 주는 사람은 오빠뿐이야. 분명 다시 나를 찾으러 올 줄 알았어. 영우 씨는 다르잖아. 그 사람 마음에는 애초에 내가 없으니까.”여준은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차 타. 먼저 집에 데려다줄게.”차 안은 내내 숨이 막힐 정도로 조용했다.여준은 핸들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머릿속에서는 조금 전의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시유가 빗속으로 뛰쳐나갔을 때, 여준은 본능적으로 따라가려 했다.그런데 몸을 돌리는 순간 맞은편 도로에 서 있는 새나가 눈에 들어왔다.그때 새나는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빨간 원피스가 몸에 달라붙어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192화

    시유는 지금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지금 시유가 바라는 건 단 하나였다.이렇게 쏟아지는 비가 몸에 남은 여준의 흔적은 물론이고, 마음속에 남은 흔적까지 모두 씻어 내렸으면 했다.지금은 몸에 남아 있는 여준의 흔적조차 견딜 수 없이 싫었다.행복했던 과거를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싫었다.단 한순간이라도 그때를 떠올리는 건,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자신이 견뎌 낸 모든 고통을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쾅!천둥이 울리는 순간 번개가 번쩍이더니 시유의 바로 앞 콘크리트 바닥에 내리꽂혔다.빗물이 사방으로 튀었다.시유는 한참을 걸었지만 뒤에서 차가 따라오는 기척은 없었다.여준은 따라오지 않았다.사람들 앞에서는 새나가 비를 맞을까 봐 걱정된다며 서둘러 뛰쳐나갔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정작 자신이 빗속으로 뛰쳐나오는 모습을 뻔히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역시 여준에게는 자신보다 새나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다.그 생각이 들자 시유는 허탈하게 웃었다.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비를 맞으며 한참을 걷다 보니 자신이 어디까지 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때 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무거운 발걸음이 빗소리를 뚫고 점점 가까워졌다.곧 커다란 검은 우산이 시유의 머리 위로 펼쳐졌다.거센 비와 바람이 더 이상 몸에 닿지 않았다.시유가 고개를 들었다.영우였다.우산은 시유 쪽으로 한껏 기울어져 있었다.정작 영우의 어깨는 빗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영우는 숨을 헐떡이며 가슴을 크게 들썩이고 있었다.급하게 뒤쫓아온 게 분명했다.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콧날을 타고 빗방울이 흘러내렸다.그런데도 영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시유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걸쳐 주고는 자신의 몸으로 시유를 비바람에서 가려 줬다.“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뭐 하는 거예요? 몸도 아직 회복 중이잖아요. 이렇게 비 맞고 있으면 나중에 고생할 수 있어요.”영우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191화

    시유는 입술에 느껴지는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곧바로 손을 들어 여준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당신 정말 미쳤어?”하지만 여준은 시유의 두 손목을 한꺼번에 움켜쥐더니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그리고 목덜미에까지 거칠게 입을 맞췄다.시유는 분노가 치밀어 욕설을 내뱉으려 했지만, 여준은 다시 그녀의 입술을 틀어막았다.거칠고 집요한 입맞춤에 시유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여준은 숨이 막힐 듯 버둥거리는 시유를 겨우 놓아주었다.여준은 시유의 턱을 움켜쥔 채 차갑게 내려다봤다.눈빛에는 짙은 소유욕이 어려 있었다.“당신은 내 아내야.”“미쳤어?”시유가 이를 악물고 쏘아붙였다.여준은 그런 시유를 바라보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이미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그래. 나 미쳤어. 당신 때문에 미칠 것 같아.”시유는 분노에 찬 눈으로 여준을 노려봤다.그러다 여준의 손아귀가 잠시 느슨해진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리를 들어 힘껏 걷어찼다.“미칠 거면 혼자 미쳐. 나한테 와서 이러지 말고.”여준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다행히 발에 맞지는 않았지만, 시유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시유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여준의 품에서 빠져나왔다.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봤다.입술은 벌써 붉게 부어 있었고, 옷깃 사이사이에도 붉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시유는 손등으로 입가를 거칠게 닦았다.손끝에 묻어난 붉은 자국을 확인한 순간, 눈빛이 싸늘하게 굳었다.이제 와서 어떻게든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끌려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분했다.시유는 반드시 최대한 빨리 여준과의 혼인 관계를 끝내겠다고 마음먹었다.잠시 눈을 감았다 뜬 시유가 차갑게 말했다.“내일 당신 앞으로 소장이 두 개 들어갈 거야. 하나는 이혼 소송이고, 다른 하나는 세오름타워 저작권 분쟁 소송이야. 두 소송 모두 내가 반드시 이길 거야. 못 믿겠으면 기다려 봐.”말을 마친 시유는 망설임 없이 차 문을 열었다.이 답답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5화

    “환자분은 출산 후 체력 소모가 심한 상태입니다. 이전에 대량 출혈로 응급 처치까지 받으셨고요.”“이런 상태에서는 저혈당으로 쓰러지기 쉽습니다. 영양 보충 꼭 잘 하셔야 하고,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일도 피하셔야 합니다.”검사가 끝난 뒤에도 시유는 병실 침대에 누워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의사는 병실 안에서 마리에게 시유의 상태를 차분히 설명했다.장순영이 옆에서 한숨을 쉬었다.“사모님은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하셨어요. 첫 보름은 젖몸살이 너무 심해서 음식도 마음대로 못 드셨고, 그 다음엔 아기가 소화를 잘 못 시켜서 밤마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4화

    유민자가 허둥지둥 방에서 뛰쳐나오며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지진이에요? 지금 지진 난 거예요?”장순영은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안고 있다가, 요란한 소리에 놀라 맨발로 가방부터 움켜쥐고 현관 쪽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심지어 신발을 신을 겨를도 없었다.유민자와 장순영이 거실로 뛰어들었을 때,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늘 차분하고 이성적이던 시유가 미친 사람처럼, 한때 그토록 아끼던 장식품들을 하나씩 바닥에 내던지고 있었다.유민자는 다급히 시유에게 달려가 말렸다.“사모님, 그만하세요! 제발 그만하세요! 무슨 일이든 차분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3화

    시유는 액셀을 깊게 밟아, 두 사람의 신혼집이 있는 단독주택 단지 ‘그림빌’로 차를 몰았다.현관문을 밀고 들어섰을 때, 이 집에서 오래 일한 가사도우미 유민자와 시유가 따로 고용한 시터 장순영이 아이를 어르고 있었다.시유의 새하얗게 질린 낯을 본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사모님, 어디 편찮으세요?”시유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괜찮아요. 배가 좀 고파서요. 따뜻하게 닭칼국수 한 그릇만 해 주세요.”장순영의 품에서 아이를 받아 든 시유의 복잡하게 뒤엉킨 마음은, 보드랍고 발그레한 아기 얼굴을 보자 겨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화

    연회장 안.시유의 시선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여준에게 박혀 있었다. 여준은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술잔을 들고, 새나를 데리고 테이블마다 돌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제 친구 영우가 해외 현장에 장기 파견을 나가 있어서, 돌아오려면 1년은 더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제가 영우 대신 인사도 드리고, 술도 대신 받겠습니다.”“새나는 아직 몸조리 중이라 술도, 찬 음료도 조심해야 합니다. 새나 몫으로 주시는 잔은 제가 대신 받겠습니다.”“...”시유는 입안으로 넘어간 오렌지 주스가 유난히 차갑고 쓰게 느껴졌다. 가슴 안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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