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괜찮아.”강준은 별아를 더 꼭 끌어안았다. 오랜만에 강준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내 얼굴, 진짜 두껍거든.”별아가 강준의 가슴을 밀었다가 다시 강준을 올려다봤다.“하강준, 나중에 또 네가 어떤 신인이랑 눈빛 주고받는 거 걸리면... 나 진짜 손 나간다.”별아는 더 참지 않기로 했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답답하면 풀었다. 스스로를 막다른 데로 몰아넣는 건 별아 자신에게도 너무 가혹했다.강준이 바로 받아쳤다.“때려. 세게 때려.”강준은 같은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해외에서 돌아온 뒤, 남정은 별아가 한결 나아진 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강준이 옆에서 챙기면서 별아도 약을 조금씩 줄여 갔다.강준은 일이 아무리 바빠도 매일 밤 반드시 집에 들어왔다. 출장은 길어도 사흘을 넘기지 않았다. 강준은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별아에게 쓰려고 노력했다.별아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어느 날.남선애가 별아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별아야, 오늘 별현이가 여자친구 데리고 집에 온대. 너랑 하 서방도 한 번 와.]별아는 바로 대답했다.“네, 엄마. 알겠어요.”동생의 여자친구를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별아는 제대로 된 첫인사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수지에게 연락해 같이 쇼핑을 가자고 했다.수지가 웃으면서 말했다.“별현이도 여자친구가 생겼어? 세월 진짜 빠르다. 사진은 봤어? 어떤 애야?”“아직.” 별아가 고개를 저었다. “별현이는 되게 순한 편이잖아. 나도 별현이랑 비슷한 느낌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별아는 수지를 데리고 구찌 매장으로 들어갔다.여자들은 가방을 좋아하니, 가방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낮았다.수지가 별아를 말렸다.“첫 만남에 구찌 가방은 너무 과해. 네가 이렇게 주면, 받는 사람도 난처해. 받아도 ‘욕심 많은 애’로 보일까 걱정하고, 안 받으면 또 네 기분 상할까 걱정하고.”별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엄마 말로는 둘이 사귄 지 일 년 넘었대. 우리 집 사정도 어느 정도는 알 거고. 우
별아는 부서진 사람처럼 강준을 바라봤다.그녀는 자신부터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지금의 강준은 별아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강준은 별아의 말 앞에서 더 밀어붙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같이 치료할게. 우리... 먼저 병부터 제대로 고치자.”...별아의 병은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 병이었다.전생에서 별아는 감정을 너무 밖으로 쏟아냈다. 그래서 이번 생에는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별아는 몰랐다. 숨겨둔 감정이 어느 날 되돌아와 별아 자신을 물어뜯을 줄은.아픈 건, 예상한 일이기도 했다.별아는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을 너무 강한 존재로 여겼다. 하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못 버티고 있었다.별아에게는 세상이 싫어지는 감정이 찾아왔다.가끔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 물이 붉게 보였다. 별아는 그 붉은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면도칼로 손목을 긋고, 그 붉은 물에 섞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스치곤 했다.하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그런데도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죽어.’별아는 그게 무서웠다.그래서 밤에 잠들기 전, 창문을 닫고 또 닫았다. 혹시 자신이 제정신이 아닐 때, 창문을 열고 뛰어내릴까 봐...강준이 별아를 품으로 끌어안았다. 하지만 곧바로 별아의 몸이 차갑다는 걸 느꼈다.“왜 이렇게 차가워? 어디 아픈 거야? 내가 체온계 가져올게.”별아가 조용히 말했다.“괜찮아. 조금 있으면 따뜻해져.”강준은 별아를 더 꼭 끌어안고 이불을 단단히 여몄다.“내가 이불 데워줄게.”...밤.별아는 잠을 제대로 못 잤다.5분 자고, 한 시간 눈을 떴다. 불면증은 여전히 심해서, 도저히 못 자게 되면 별아는 약을 먹었다. 처음엔 한 알이었는데, 이제는 세 알로 늘었다.강준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그는 조심스럽게, 별아에게 상의했다.“새해 지나면 우리 둘이 여행 가자. 우리 재결합하고도 결혼식도 제대로 못 했잖아. 그
별아는 감정이 변해 가는 과정의 모든 단계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었다.그런데 별아는 몰랐다. 이렇게 빨리, ‘진짜로’ 그런 단계가 올 줄은.별아도 인정했다. 요즘의 무기력은 별아의 몸 상태와 떼어 놓을 수 없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과하게 곱씹다 보면, 없는 장면이 눈앞에 떠오를 때도 있었다. 잠은 달아나고 마음은 가라앉고, 자신이 싫어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넘겼다.별아는 이런 감정의 원인을 종종 결혼 탓으로 돌렸다.좋은 결혼은 사람을 살린다.나쁜 결혼은 사람을 깎아 먹는다.그러다 죽고 다시 태어나, 모든 걸 다 내려놓은 채 혼자 살아가게 되는 것.별아에게 사랑은 좋은 뜻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다.별아에게 사랑은 파괴였다. 피로 물든 상상이고, 고통이었다. 적어도 별아에게는 그랬다.왜 요즘 생각이 자꾸 비극 쪽으로 잔혹한 쪽으로만 기우는지, 별아 자신도 이상했다. ‘약을... 더 늘려야 하나?’강준이 별아를 보며 말했다.“여보... 나한테 완전히 실망한 거지.”강준은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이 결혼은 정말 어렵게 이어왔다. 강준은 별아의 손을 잡고 늙어 죽을 때까지 같이 가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킬 생각이었다.그건 책임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됐고, 맹세도 아니었다. 강준에게는 사랑이었다. 강준은 별아를 정말로 사랑했다.별아는 강준을 가볍게 밀어냈다.그리고 안방을 가로질러 걸었다.실망은 쌓여서 생긴다. 그런데 강준이 별아에게 대놓고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다. 별아 스스로 안에서 갉아먹는 느낌이었다.그녀가 말했다.“네가 같이 눈 보러 가고 싶으면, 난 상관없어.”별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들뜨지도 않았고, 기대도 없었다.강준은 느낄 수 있었다. 별아의 마음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걸.강준은 별아 옆에 몸을 숙여 앉았다.“그래. 그럼 이따가 내가 짐 챙길게.”...여행에서 돌아온 뒤.둘의 관계는 아주 조금 누그러진 듯했지만, 얼음이 완전히 녹은 건 아니었다. 매일 밤 같은 방, 같
“그래...”남정은 이 타이밍에 강준 얘기를 꺼내야 할지 망설였다. 그래도 결국 마음을 다잡고 물었다.“강준도 우리랑 같이 가?”“저... 아직 강준 씨한텐 말 안 했어요. 어머니도 보셨잖아요. 요즘 저희는 만나기도 힘들어요.”별아의 말끝에 묘한 씁쓸함이 묻었다.남정은 더 묻지 않았다. 이미 다 알아들은 듯한 표정이었다.“강준이 얘기는 일단 접자. 내가 애들 방한복부터 챙길게. 오랜만에 나가는 건데, 즐거운 게 제일이야.”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여행 계획은 강준에게 알리지 않았다.연말은 XY그룹이 가장 바쁜 시기였다. 별아도 그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소은 일로 한 번 부딪친 뒤, 별아와 강준 사이의 온도는 더 내려갔다. 별아는 가끔 ‘사랑이 옅어진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사람은 감정의 동물인데, 같이 지낼수록 더 달라붙고, 더 못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얻고 나면 끝난 게임처럼 굴었다.별아는 게임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클리어’가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는 몰랐다. 그래도 어쩌면 지금 별아 마음이 그런 걸지도 몰랐다.‘재미가 없어지면... 지우는 거.’하지만 인생은 게임이 아니었다. 별아에겐 아이가 셋이나 있다. 진짜로 이혼까지 가면, 아이들 때문에 또 한 번 거센 싸움이 될 것이다. 머리로는 그게 너무 분명했다.별아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한 걸음씩 가 보자.’눈이 내렸다.별아는 베란다에 서서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을 올려다봤다. 마음 한쪽이 이유 없이 축축해졌다.벽 모서리에 있는 자귀나무는 내년에 꽃을 피울까?장미는 이 겨울을 버틸 수 있을까?바람이 불었다. 별아의 머리카락에 눈이 내려앉았다. 서늘했고, 갈피를 못 잡는 기분이 들었다.그때, 별아의 몸이 갑자기 따뜻한 품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두툼한 모직 코트가 별아를 감쌌다. 별아의 등이 강준의 가슴 쪽에 붙었다. 따뜻한 느낌에 별아는 잠깐 ‘내가 착각하나’ 싶을 정도였다.강준
도설이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자, 도지철도 일단은 믿는 눈치였다. 도지철은 다시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호민을 힐끔거렸다.“근데 저 남자, 딱 봐도 돈이 있어 보이는데? 부자 아니면 뭐 있는 사람 같잖아. 회사 대표 같은 느낌인데... 진짜로 네 남자친구 아니야?”도설이 바로 받아쳤다.“그쪽도 보이지, 부자 아니면 뭐 있는 사람처럼 말이야. 근데 그런 사람이 나를 왜 만나? 대표이사가 나 같은 여자를 왜 보겠냐고.”“나한테 뭘 바라서? 몸에서 회사 냄새 나는 거? 한 달에 300만 원 버는 거? 아니면 피 빨아먹는 아빠가 있는 거?”도지철은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동화에는 왕자가 신데렐라 좋아한다잖아.”도설은 비웃듯 숨을 뱉었다.“일단 신데렐라는 원래도 귀족이야. 난 뭐야? 아빠 나한테 뭘 해줬는데? 나 어릴 때부터 배불리 밥 먹은 적이 몇 번이나 돼?”“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집에서 쫓아내기나 하고, 지금 와서 그런 소리를 해?”도지철은 더 얘기해 봐야 얻을 게 없다는 걸 알아챈 듯 입을 다물었다.“그래, 그래. 내가 괜히 말했다.”도설은 도지철을 재촉했다.“됐고, 돈 받았으면 빨리 가. 진짜 내 일자리 날아가면, 그땐 아빠한테 한 푼도 못 줘. 앞으로도.”도지철은 송금 알림을 확인하고는 돌아섰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호민을 한 번 더 훑어봤다.‘저런 남자랑 엮이면...’도지철의 눈에는 계산이 선명했다. 도설이 저런 돈 있는 남자하고 짝이 되기만 하면, 자신은 평생 놀고먹어도 될 거라는 표정이었다.도지철을 겨우 보내고, 도설은 호민 쪽으로 걸어갔다. 바람에 흩어진 잔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방금 일을 감추려는 듯 말을 꺼냈다.“저... 회사도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배 대표님. 굳이 안 데려다 주셔도 돼요.”호민이 물었다.“아까 그분... 누구십니까?”도설은 얼버무렸다.“그냥... 친척이요.”호민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어떤 친척이요?”도설은 답을 피했다.“그냥요. 흔한 친척
호민이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이 여자... 남한테 빚지는 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 같네.’“도설 씨, 친구 추가하시죠.”호민은 자기 핸드폰 화면을 도설 앞에 내밀었다.“업무 계정 말고, 개인 계정으로요.”도설은 핸드폰을 슬쩍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고 웃으면서 거절했다.“괜찮습니다, 배 대표님. 저희는 평소에 개인적으로 연락드릴 일이 없잖아요. 업무 계정만 있으면 충분해요. 개인 계정은... 굳이 안 하셔도 됩니다.”호민이 도설을 바라봤다.“저를 싫어하시나요? 아니면... 저를 안 좋게 보시나요?”“아니요, 아니요, 아니에요.” 도설이 당황해서 손을 저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요. 정말로요.”호민은 말없이 손을 뻗었다. 도설의 뒤로 팔을 돌리더니, 도설이 숨겨둔 핸드폰을 ‘툭’ 하고 가져왔다. QR코드를 띄워서 스캔하고, 바로 톡친구를 추가했다. 그리고 자기 핸드폰에서 승인까지 눌렀다.도설이 작게 탄식을 흘렸다.“아...”‘이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추가해 봤자, 돌아가서 조용히 삭제하면 그만인데.’...소고기 국수집을 나오자 밖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하늘에서 흩뿌려지는 눈송이를 보고 사람들은 흔히 낭만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도설에게 눈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도설에게 눈은 슬픈 기억을 끌어올리는 것에 가까웠다.도설이 여섯 살이던 해에도 이렇게 눈이 내렸다.그날 도지철은 도설과 엄마를 집 밖으로 내쫓았다. 갈 곳이 없어서 두 사람은 다리 밑에서 밤을 보냈다. 바람은 살을 베듯 차가웠다. 들개가 다가와 도설을 물려고 하자, 엄마는 도설을 감싸면서 버텼다. 들개가 엄마의 다리를 물어뜯어서 피범벅이 되었다.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을 돈조차 없었다. 두 사람은 그저 대충 씻고, 대충 상처를 감고 대충 묶었다.그 뒤로 엄마의 다리에는 길고 보기 싫은 흉터가 남았다.눈 오는 날 연인들은 함께 늙어가자는 말을 떠올리지만, 도설은 달랐다. 도설은 그 밤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