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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 지워진 피의 후손

Penulis: 8489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08 13:17:20

불타는 집은 생각보다 오래 타지 않았다.

겉으로는 작은 불길뿐이었다.

하지만 땅 아래에서는 무너지는 소리가 계속 났다. 지하 기록실이 하나씩 주저앉는 소리였다.

태성의 피를 승인하고, 지우고, 분류해온 기록들.

엄마들의 이름.

아이들의 코드.

유지, 관찰, 폐기라는 말로 사람을 나눴던 문서들.

그중 일부는 사라졌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도윤의 장비 안에는 피해자 인덱스가 남았다.

회장의 손에는 Y-01 봉투가 있었다.

서아의 품에는 Y-00, S-01, N-12 파일이 있었다.

그리고 하윤은 민유라의 품 안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서아는 불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연이 옆에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언니, 여기 오래 있으면 안 돼. 불 났다고 신고 들어가면 경찰이든 소방이든 올 거고, 그 전에 위원회 쪽도 다시 붙을 수 있어.”

태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동해야 해.”

서아는 하윤을 바라봤다.

“엄마.”

민유라는 하윤을 꼭 안은 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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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핏빛 유산   173화 — 이름이 없는 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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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핏빛 유산   172화 — 빌린 이름

    Authorized legal visitor: Han Jae-wook한재욱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나는 오늘 구치소에 가지 않았습니다.”태준이 차갑게 물었다.“그럼 누가 당신 이름으로 들어갔죠?”도윤이 접견 기록을 확대했다.Visitor verification: legal foundation credential + facial match bypass한재욱의 얼굴이 굳었다.“안면 인증 우회?”“법무재단 고위 자문 권한입니다. 변호사 신분 확인이 끝난 계정은 긴급 접견 시 얼굴 확인을 생략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지연이 헛웃음을 흘렸다.“또 당신이 만든 편의 기능이에요?”한재욱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 침묵으로 충분했다.“…제가 승인한 제도입니다.”서아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또 한 번이었다.처음에는 산모를 보호한다는 조항. 이번에는 변호사의 긴급 접견을 돕는 제도.좋은 이유로 만든 문마다 누군가 숨어 있었다.서아가 말했다.“접견실 기록은요?”도윤이 고개를 저었다.“변호인 접견이라 영상 녹화가 없습니다. 출입 기록만 있습니다.”“목소리도?”“없습니다.”한재욱은 낮게 말했다.“그럼 이름만 있군요.”서아가 그를 보았다.한재욱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공포보다 분노에 가까웠다.“내 이름으로 들어가고, 내 권한으로 강도현을 만난 겁니다.”태준이 물었다.“누가 가능해?”한재욱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법무재단 내부에서 제 인증 토큰 구조를 아는 사람. 그리고 구치소 접견 사전등록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사람.”도윤이 접속 로그를 다시 확인했다.“접견 예약은 오늘 오전 11시 08분. 예약 등록자는…”그의 손이 멈췄다.Former Legal Foundation Compliance Officer — Park Seong-jin한재욱의 얼굴이 굳었다.“박성진?”서아가 물었다.“누구예요?”“예전 법무재단 준법감시실장이었습니다. 제가 482개 방해 템플릿을 폐기할 때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사람입

  • 핏빛 유산   171화 — 살아 있는 열쇠

    D-02 biometric legacy key.강무진은 화면에 뜬 기록을 한참 바라봤다.서아는 맞은편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먼저 변명하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태준이 물었다.“47분 전입니다. 협박 전화 직전에 회장님 생체키가 사용됐습니다.”강무진의 얼굴이 굳었다.“나는 사용하지 않았다.”서아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그 말부터 하지 마세요.”강무진이 그녀를 보았다.“아버지가 직접 했는지 묻기 전에 확인할 게 있어요. 아직도 그 키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침묵.그 짧은 침묵으로 충분했다.서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알고 있었네요.”강무진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폐기됐다고 생각했다.”“생각?”서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확인한 게 아니라?”강무진은 대답하지 못했다.도윤이 화면에 오래된 문서를 띄웠다.D-Line Emergency Biometric EscrowD-01 부재 시 D-02 생체인증으로 대리 집행 가능강무진의 서명이 있었다.서아가 물었다.“이것도 기억하세요?”“…기억한다.”“왜 만들었어요?”강무진은 한참 뒤 입을 열었다.“형이 사고를 당하거나 해외에 있을 때 그룹의 긴급 의료·복지 결재가 멈추지 않도록 만든 장치였다.”한재욱이 차갑게 말했다.“복지가 아니라 사람을 추적하는 권한까지 붙었습니다.”강무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건 나중에 붙은 거다.”“그래도 열쇠는 아버지 거였어요.”서아의 말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그 순간 강무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도윤이 화면을 보더니 굳었다.“잠깐.”문자 하나.법원 책임구조 전환 본인확인생체인증 재확인이 필요합니다.강무진이 화면을 보는 순간 표정이 변했다.서아가 알아챘다.“이거 본 적 있죠?”강무진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오늘 아침에.”태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뭐라고요?”“같은 문자가 왔다.”회의실이 얼어붙었다.서아가 물었다.“그리고요?”강무진은 한참 동안 딸을 보지 못했다.“인증했다.”서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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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핏빛 유산   9화 — 죽은 줄 알았던 여자

    비는 멈추지 않고 내리고 있었다.차창 위로 흐르는 물방울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고 있었다.윤서아는 아무 말 없이 앞을 보고 있었다.손에는—반지.피가 말라붙은 채 남아 있는 반지.“…이상해요.”강도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아의 시선이 움직이지 않았다.“뭐가.”“당신 어머니.”짧은 침묵.“죽은 기록이 없습니다.”서아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뭐?”도윤이 말을 이었다.“사망 신고.”“없습니다.”정적.“장례 기록도 없고.”“화장 기록도 없습니다.”차 안 공기가 멎었다.“…그럼 뭐야 그게.”

  • 핏빛 유산   8화 — 회장의 옛사랑

    태성가 본관은 밤이 되면 더 조용해졌다.낮에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시선이 오가지만, 밤이 되면—숨겨진 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서아는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손에는—그 반지.피가 묻어 있는 반지.손바닥에 쥐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시선이 갔다.“…엄마.”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가슴이 조였다.하지만 멈추지 않았다.걸음을 옮겼다.도착한 곳은—서재.회장의 공간.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그리고—노크 없이 문을 열었다.끼익—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강진호가 혼자 앉아 있었다.책상 위에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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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성병원은 새벽인데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응급실 쪽 복도는 여전히 분주했지만, 서아가 향하는 곳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었다.지하 기록 보관실.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여기 맞습니다.”강도윤이 문 앞에서 멈췄다.금속 문.지문 인식.그리고—이중 잠금.“일반 접근은 안 됩니다.”“그럼?”도윤이 카드 하나를 꺼냈다.“비정상 접근하죠.”짧은 침묵.삑—문이 열렸다.차가운 공기가 흘러나왔다.서아는 잠시 멈췄다가—안으로 들어갔다.안은 어두웠다.형광등 몇 개만 켜져 있었고, 천장에서는 낮은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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