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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작가: 양순이
last update 게시일: 2026-04-08 08:39:21

천 귀인 유희의 처소인 경화전은 흡사 축제 분위기였다.

백일 만에 황제의 발길이 닿는다는 소식은 경화전뿐만 아니라 궐 전체의 공기를 바꿔놓았다.

나인들은 상궁의 서슬 퍼런 호통 아래, 황소의 기름을 섞어 만든 진득한 향료를 화로마다 가득 채웠다.

사방에서 타오르는 기름진 향연(香煙)은 비릿하면서도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전각 내부를 몽환적인 안개로 채워 나갔다.

“조금 더 세밀하게 닦아내어라. 털끝 하나에서도 향기가 배어 나와야 한다.”

커다란 욕조 안에서는 유희의 목욕이 한창이었다.

갓 따온 장미 꽃잎이 핏물처럼 떠다니는 따스한 유백색 침향수(沈香水) 속에 유희가 나신으로 앉아 있었다.

나인들이 거친 삼베와 부드러운 비단을 번갈아 쓰며 그녀의 살결을 붉게 달아오를 때까지 문질러 댔다.

목욕을 마친 유희가 침상에 오르기 직전, 상궁이 은밀하게 단지를 열었다.

그 안에는 서역에서 건너온 정체 모를 백색 유액이 담겨 있었다.

사내의 본능을 마비시키고 끝없는 갈증을 불러일으킨다는 비방(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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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 도성에서 가장 웅장한 천장군의 저택.내일 있을 입궐 준비로 저택은 대낮처럼 밝았다.수십 명의 하녀가 매끄러운 비단과 눈이 멀 듯한 보석 상자를 나르며 분주히 움직였다. 그 화려함의 중심에, 천유희가 있었다.그녀는 최고급 향유가 풀린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시녀가 정성스레 다듬어주는 손톱을 무심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 꽃물이 든 그녀의 손톱은 마치 방금 사냥을 마친 맹수의 발톱처럼 날카롭고 선명했다.“……뭐라 하였느냐.”유희의 낮은 목소리에 어깨를 주무르던 시녀의 손길이 덜컥 멈췄다.“그게…… 태후 마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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